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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STYLE

#money #interview

옆집 엄마는 어떻게 부자가 됐을까

EDITOR 이혜민 기자

2019. 01. 17

전셋집에서 신혼 생활을 시작한 이지영 씨와 김유라 씨는 “아이에게 더 나은 환경을 만들어주기 위해” “갖고 있던 펀드가 반 토막 나는 바람에 위기감에” 재테크 공부를 시작했다. 평범한 주부였던 이들이 자산가 반열에 오를 수 있었던 비결을 공유한다.

“수도권 청약을 노리면서 모의 투자로 시황을 꾸준히 분석할 것”
원룸 빌라에서 20억 자산가로 이지영 씨

초등학생 두 아들을 키우는 이지영(42) 씨는 2006년 보증금 1천5백만원의 원룸 빌라에서 신혼 생활을 시작했다. 대기업에서 동시통역사로 일했지만 월급만으로 아이들을 풍족하게 키우기에는 부족하다는 사실을 깨닫고 본격적으로 돈 공부를 시작했다. 경제 관련 세미나에 참석하고 시뮬레이션 투자 등을 통해 투자 감각을 익혔다. 

신혼 시절 3년간 종잣돈 1억원을 모아 79㎡(24평) 아파트를 매수한 것을 시작으로 부동산 재테크에 발을 내디딘 그는 상가와 아파트 투자 등으로 20억원에 달하는 자산을 일궜다. ‘엄마의 돈 공부’(다산북스), ‘엄마의 가계부 2017’(한빛라이프), ‘엄마의 첫 부동산 공부’(다산북스)를 펴낸 이씨는 현재 직장을 그만두고 경제 교육 전문 강사이자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재테크를 공부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결혼 초 일과 육아를 병행하다 보니 늘 일에 쫓겨서 가족과 함께할 시간이 부족했어요. 워킹맘이라고 해서 저축을 많이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요. 무엇보다 아이들에게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기 위해서, 돈 때문에 불안해지고 싶지 않아서 재테크 공부를 시작했어요. 

주로 부동산을 통해 자산을 일궜는데, 그 과정이 궁금해요. 



신혼 초 3년 동안 1억원을 모아서 서울에 아파트를 장만한 후 여러 번 갈아타기를 통해 집을 넓혔어요. 그리고 인천의 상가와 지방의 소형 아파트에 투자했죠. 지금은 이런 방식의 투자가 적절하지 않아요. 정부가 부동산 규제 정책을 펴고 있고, 금리가 높아진 데다 다주택자는 대출이 거의 불가능하거든요.
 
그럼 올해 재테크는 어떤 방식이 좋을까요. 

당장은 부동산, 주식 모두 시장이 좋지 않아요. 승률이 좋은 사람은 진짜 이길 수 있는 싸움만 한다고 하잖아요. 시장을 분석하면서 투자 타이밍을 기다리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개인의 상황에 따라 투자의 적기가 따로 있는데, 가령 1주택자는 지금이 기존 주택을 처분하고 신규 분양 아파트로 갈아탈 적기라고 봐요. 아파트 공급 물량이 평소보다 많은 데다 새 아파트의 인기가 점점 더 높아지는 추세거든요. 서울보다 가격 메리트가 있는 수도권의 신규 분양 아파트를 노려볼 만하다고 생각해요. 

신규 분양이 아니라 매입으로 내 집 마련을 하거나 갈아타려는 사람은 언제가 적기일까요. 

제 경험상 아파트 매입의 적기는 ‘약간의 회복세’를 보일 때예요. 부동산 경기가 좋지 않을 때는 급매물이 많이 나와요. 가격이 더 떨어질 것을 염려해 물건을 시세보다 싸게 내놓는 거죠. 그러다 다시 경기가 좋아지면 급매가 줄면서 부동산 중개소에 ‘귀한 매물’ ‘귀한 전세’라는 문구가 나붙기 시작하는데, 이건 경기가 회복되고 있다는 신호거든요. 이런 매물을 사는 게 좋아요. 평소 부동산 중개소에 드나들면서 시장 상황을 파악해야 집의 매입 시점도 알아차릴 수 있어요. 돈이 없어도 시뮬레이션을 해보세요. 

모의 투자를 해보라는 말씀인가요. 

쇼핑을 많이 해본 사람이 좋은 물건을 고르는 안목이 있는 것처럼 부동산 사무소에 자주 드나들다 보면 시장의 흐름이 보이거든요. 

상가 투자로도 수익을 많이 낸 걸로 알고 있어요. 

상가 투자는 상권을 분석해야 하고 공실 위험도 있기 때문에 아파트 투자보다 어려워요. 그럼에도 중소형 평형 비율이 높은 아파트 단지 내 상가는 투자해볼 만하다고 생각해요. 상권이 안정적이고 시세에 큰 변화가 없거든요. 다만 5억원 미만의 꼬마 상가를 사는 게 좋아요. 이런 상가는 임대료가 낮기 때문에 다양한 업종이 들어올 수 있고 공실 위험도 낮아요. 

신규 분양 상가는 어떨까요. 

신규 분양 상가의 상권이 형성되려면 시간이 많이 걸려요. 상권이 이미 형성된 곳의 상가를 사면 리스크를 줄일 수 있어요. 아파트와 마찬가지로 상가도 모의 투자를 해보세요. 상가는 퇴직 후 안정적인 수입을 위해 투자하는 분들이 많은데, 통장에 퇴직금이 입금된 후 급하게 투자처를 물색하는 것보다 그 전에 미리 공부해서 투자하시길 권해요. 마음이 급하면 판단력이 흐려져 잘못된 선택을 할 가능성이 있거든요. 

부동산 외에 다른 투자는 거의 하지 않는 걸로 알고 있어요. 부동산이 수익률이 가장 높기 때문인가요. 

주식 투자를 하려면 실시간으로 시황을 모니터링해야 하는데, 저는 그게 어렵더라고요. 제게 가장 맞는 재테크는 부동산 투자지만 누구에게나 정답이 될 수는 없어요. 자신에게 맞는 재테크를 찾아 깊이 파고드는 게 중요해요.

“올해는 저축으로 재테크, 저축하면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슈퍼짠’에서 지방 아파트 15채 보유 김유라 씨

2006년 결혼한 김유라(35) 씨는 임신을 하면서 다니던 은행을 그만뒀다. 알뜰살뜰 살림을 꾸려 펀드 투자를 했는데 2008년 미국발 금융 위기 때 큰 손해를 보고 난 뒤 재테크 공부를 시작했다. 

김씨는 외벌이 남편의 월급을 아껴서 종잣돈을 마련하는 데 힘썼다. 포털 사이트 다음 ‘짠돌이 카페’에서 2013년에 개최한 ‘슈퍼짠 선발대회’에 참가해 대상을 수상할 정도로 절약 노하우가 남달랐다. 드디어 2010년, 2천만 원으로 대전 월평동의 76㎡(23평) 아파트를 매입한 것을 시작으로 아파트를 사고팔아 시세 차익과 임대 수익을 냈다. 

그간의 노하우를 엮어서 ‘나는 마트 대신 부동산에 간다’(한국경제신문), ‘내 집 마련 가계부’(한국경제신문), ‘아들 셋 엄마의 돈 되는 독서’(차이정원)를 펴낸 김유라 씨는 ‘선한 부자 프로젝트’ 블로그를 운영하고 재테크 강사로도 활동한다.

재테크 정보를 책에서 얻는다고요. 

맞아요. 그동안 경제서, 역사서, 철학서 등 1천 권 이상을 읽었는데요. 경제서를 읽으면 투자에 대한 이해와 응용이 가능해져요. 그 밖에 다른 분야의 책을 읽으면 투자에 대한 철학을 얻게 되죠. 사마천의 ‘사기’에 ‘흔할 때 주워 담고, 귀할 때 내다 팔아라’라는 구절이 나오더군요. 

본격적인 재테크는 언제, 어떻게 시작했나요. 

2010년, 전세 1억5천만원을 끼고 제 돈 2천만원을 더해 대전에 1억7천만원짜리 아파트를 샀어요. 집값이 오르는 걸 보면서 전세를 끼고 주로 지방의 소형 아파트를 샀죠. 초기에는 자금이 넉넉지 않아 주로 1억원 미만의 아파트만 샀고, 후에는 주로 3억원대 아파트를 샀어요. 수요가 많은 역세권에 위치한 20평대 이하 소형 아파트를 공략했죠. 신규 공급이 이뤄지는 곳은 피했어요. 공급이 넘치는 곳에서 값이 싸다고 오래된 아파트를 샀다가는 임차인을 구하지 못할 수도 있으니까요. 

재테크 공부를 시작한 이유는 뭔가요. 

2008년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갖고 있던 주식형 펀드의 원금이 반 토막 나면서 수천만원을 잃었어요. 돈을 잃은 이유를 알기 위해, 그리고 세 아이에게 좀 더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기 위해서요. 처음엔 무조건 아끼는 걸로 시작했어요. 남편 월급이 2백50만원이었는데 그중 1백20만원을 저축할 정도였으니까요. 

수입에 비해 저축이 굉장히 많았네요. 

미래를 바꾸려면 현재를 바꿀 수밖에 없어요. 당장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저축밖에 없었죠. 종이 한 장도 모아뒀다가 고물상에 가서 팔고, 길에서 은행을 주웠어요. ‘짠돌이 카페’에서 주최한 ‘한 달 동안 10만원으로 살기’에도 도전했는데 대상을 수상해 50만원을 받았죠. 그 일을 계기로 방송 출연을 많이 했고, 재테크 노하우를 엮어 책을 내 재테크 강사가 됐어요. 저축을 통해 인생이 바뀐 거죠. 

어떻게 저축을 많이 할 수 있을까요. 

돈을 모으려면 수입을 늘리는 것 못지않게 지출을 통제하는 게 중요해요. 일단 예산을 교육비, 교통비, 식비, 문화비 등 항목별로 분류하고, 각 예산 안에서 써야죠. 정부도 부처별로 예산을 나눠서 쓰잖아요. 아파트 관리비, 보험금 등 고정 지출은 은행 계좌에서 자동이체를 신청해 매달 빠져나가게 하고, 생활비는 체크카드로 쓰는 게 좋아요. 체크카드가 연동된 계좌에 일주일 단위로 일정 액수를 이체해두고 그 안에서 돈을 쓰는 거죠. 아이들에게는 매주 용돈을 주지만 그 돈을 어떻게 썼는지 묻지 않아요. 돈 액수를 통제했으니 쓰임새는 자유롭게 풀어주죠. 돈은 주인 의식을 갖고 써야 해요. 

예산 안에서 돈을 쓴다는 건 당연한 것 같기도 한데요. 항목을 정해서 쓰면 어떤 점이 좋은가요. 

그렇게 하면 정말 중요한 곳에만 돈을 쓰게 돼요. 예산에 맞춰서 돈을 써야 하니까 싸게 파는 곳을 알아보게 되고, 지인을 만나면서 쓰는 예산도 정해져 있으니 불필요한 인간관계는 맺지 않죠. 저축할 때는 같은 목표를 가진 사람들이 모이는 온라인 카페에서 활동하며 마인드 컨트롤을 하면 좋아요. 돈을 안 쓰고 ‘소확행’을 누릴 수 있는 방법은 많아요. 도서관에서는 책을 공짜로 빌릴 수 있잖아요. 좋아하는 작가의 인스타그램, 유튜브를 보다 보면 한가할 틈이 없어요. 

올해는 어떤 재테크를 해야 할까요. 

정부의 부동산 규제 정책도 많고, 금리도 인상됐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주택을 추가로 소유하는 건 좋지 않아요. 지금은 저축할 때예요. 저축해둬야 기회가 왔을 때 투자할 수 있거든요. 저축할 생각을 하지 않고 투자로 돈을 벌겠다는 사람들이 많은데, 자기가 가진 돈 관리도 못 하는 사람이 어떻게 투자로 수익을 내겠어요. 

재테크를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독서를 권하는 걸로 유명한데, 최근 읽은 책 중에서 추천을 부탁드려요. 

얼마 전에 ‘미라클 일주일 지갑’을 읽었어요. 일본 재무 컨설턴트가 돈을 아끼려는 고객에게 주 단위로 돈을 나눠서 쓰는 방법을 권하는 내용이에요. 제가 그동안 실천한 방법과 같아서 굉장히 놀랐어요. ‘10년 동안 적금밖에 모르던 39세 김 과장은 어떻게 1년 만에 부동산 천재가 됐을까?’라는 책은 평범한 직장인의 투자기라 마음에 와 닿았고요. 저는 학창 시절부터 경제적으로 많이 힘들었는데 생각해보면 그 덕에 여기까지 온 것 같아요. 많은 분들이 돈 공부를 해서 경제적 여유를 얻길 바랍니다.

사진 조영철 기자 홍태식 디자인 김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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