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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롯데가에 있었던 일

면세점 탈락 다음 날 신격호 회장 생일

글 · 김명희 기자 | 사진 · 동아일보 사진DB파트 뉴스1

입력 2015.12.14 17:48:00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이 면세점 특허 재승인 심사에서 탈락했다. 심사 발표 다음 날은 마침 신격호 총괄회장의 생일. 반갑지 않은 선물을 앞에 두고 롯데가에선 무슨 얘기가 오갔을까.
그날 롯데가에 있었던 일

1 신동빈 회장은 월드타워점 면세점 사업자 재승인 탈락은 상상도 못한 일이며 99% 자신의 책임이라고 밝혔다. 2 두산그룹으로 넘어간 월드타워점은 지난해 매장 이전 및 확장 사업에 3천억원을 투자했던 터라 더욱 충격이 컸다.

롯데그룹이 오너 일가의 경영권 분쟁과 함께 서울 송파구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의 면세점 특허 재승인 탈락으로 위기를 맞고 있다. 심사 대상이던 본점(소공점)과 월드타워점 중 본점만 재승인을 통과하고, 월드타워점 사업권은 두산그룹으로 넘어갔다. 이로써 2016년 말로 예정된 제2롯데월드 준공과 연계해 월드타워점을 세계 최고 면세점으로 키우겠다는 계획은 물거품이 됐고, 뜻밖에 터진 악재로 신격호(93) 총괄회장과 신동주(61) SDJ 코퍼레이션 회장 대 신동빈(60) 롯데그룹 회장의 경영권 분쟁도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서울 시내 면세점 특허 재승인 심사 발표가 있던 다음 날인 11월 15일은 신격호 총괄회장의 93번째 생일. 롯데가는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서울 중구 롯데호텔의 레스토랑에서 신 총괄회장의 생일 모임을 가져왔다. 올해도 35층에 위치한 프렌치 레스토랑 피에르 가니에르에서 가족끼리 저녁 식사를 함께할 계획이었으나, 이날 오후 1시경 갑자기 취소했다. 대신 신동빈 회장이 오후 3시 50분경 아버지가 머물고 있는 롯데호텔 34층을 전격 방문했고, 30분 후에 신동주 SDJ 코퍼레이션 회장 내외도 도착했다. 이 자리에는 남편의 생일을 맞아 한국을 찾은 신 총괄회장의 부인 시게미츠 하츠코 여사도 있었다.

신동빈 “면세점 탈락, 상상도 못한 일이 벌어졌다”

SDJ 코퍼레이션 측에 따르면, 50분 정도 계속된 이 만남에서 신격호 총괄회장은 차남인 신동빈 회장에게 “이사회를 마음대로 움직여서 나를 그만두게 한 것이 맞느냐”고 추궁했고, 신동빈 회장은 “죄송하다”고 답했다고 한다. 이어 신격호 총괄회장은 신동빈 회장에게 일주일 안에 자신과 신동주 전 부회장을 원위치로 돌려놓으라고 요구했고, 이에 신 회장은 “알겠다”고 대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신 총괄회장이 이에 대한 확인 각서를 받으려고 하자 신동빈 회장이 거부하고 집무실을 나갔다는 것이 SDJ 코퍼레이션 측의 주장이다. 지난 7월 16일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로 선임된 신동빈 회장은 신격호 총괄회장이 자신을 포함한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 6명을 7월 27일 해임하자 이에 반발해 다음 날 아버지를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에서 해임했다. 신동주 회장은 이에 앞서 경영권 분쟁이 본격화되기 전인 지난 1월 신동빈 회장 측에 의해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에서 물러났다. 원위치란 신격호 총괄회장을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에, 신동주 SDJ 회장을 부회장 자리에 복직시키는 걸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SDJ 코퍼레이션 측이 이런 내용을 공개하자 롯데그룹 측은 “가족의 사적인 대화를 공개하는 저의가 의심스럽다”며 “대화의 내용을 알지도 못하지만 설령 신동빈 회장이 ‘알았다’고 대답했다 해도 법적 효력도 없고, 특별히 의미를 부여할 사안도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신격호 총괄회장과 신동주 회장의 원직 복직에 관해서 롯데그룹 관계자는 (양측이 이 문제로 엄청난 출혈을 겪었고, 여러 건의 소송까지 걸려 있는 사안이라)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일본 롯데홀딩스는 일본 롯데그룹의 지주회사이자, 한국 롯데그룹의 지주사 격인 호텔롯데의 최대 주주로, 누가 이곳을 차지하느냐가 경영권의 향배를 가른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가족 갈등이 ‘내우’라면,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의 면세점 사업자 재승인 탈락은 ‘외환’이다. 연 매출액이 5천억원에 달하는 월드타워점은 본점(연 매출 2조원)과 함께 롯데 국내 면세점 사업의 주축으로 자리 잡아왔다. 정규직과 협력업체를 포함, 직원 3천여 명이 근무하는 데다 지난해 롯데백화점 잠실점에서 지금의 제2롯데월드로 옮기면서 매장 확장과 인프라 구축에 3천억원을 투자한 터라 충격이 더욱 크다. 신동빈 회장은 아버지를 찾아가기에 앞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면세점 탈락은 상상도 못한 일이다. 99%가 내 책임이다. 직원들의 고용 안정이 가장 중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후 롯데 사장단은 “계열사들이 힘을 합쳐 면세점 직원들의 고용을 승계하겠다”고 발표했다. 내우외환에 시달리는 롯데가 면세점 탈락의 후폭풍을 극복하고 유통 명가의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디자인 · 유내경

여성동아 2015년 12월 62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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