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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행 불패 하지원이 ‘로코’를 만났을 때

글 · 김지영 기자 | 사진 · 홍중식 기자, SBS ‘너를 사랑한 시간’ 제공

입력 2015.08.18 15:47:00

믿고 보는 배우! 하지원처럼 이 말이 잘 어울리는 연기자도 없을 것이다. ‘다모’에서 ‘발리에서 생긴 일’ ‘시크릿가든’ ‘기황후’까지, 그는 데뷔 후 오랜 시간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시청자들의 기대를 충족시켜왔다. 그가 1년여 만에, 이진욱과 호흡을 맞춘다는 점 만으로도 드라마 ‘너를 사랑한 시간’을 선택하는 이유로 충분하다.
흥행 불패 하지원이 ‘로코’를 만났을 때
안방극장에서 시청률 보증수표로 통하는 하지원(37)이 ‘기황후’ 이후 1년여 만에 브라운관으로 돌아왔다. 6월 말 방송을 시작한 ‘너를 사랑한 시간’에서 솔직하고 당당하지만 마음은 여린 구두업체 마케팅팀장 오하나 역을 맡은 것. ‘너를 사랑한 시간’은 학창 시절부터 사랑보다 먼, 우정보다는 가까운 관계를 유지해온 남녀의 아슬아슬한 감정과 성장통을 그린 드라마로, 하지원이 ‘시크릿가든’ 이후 4년여 만에 선택한 로맨틱 코미디물이다.

“한동안 액션이나 판타지 장르에서 강한 캐릭터를 맡다 보니 현실감 있는 작품에서 몸에 힘을 빼고 달달한 로맨스를 연기하고 싶었어요. 오하나는 지금까지 연기한 인물 중 가장 현실적인 캐릭터거든요.”

이서진, 조인성, 소지섭, 현빈 등과의 케미 비결

하지원은 6월 ‘너를 사랑한 시간’ 제작발표회에서 남자 주인공 최원 역을 맡은 이진욱에 대해 “상대가 편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배려하는 남자”라고 평가했다. 이진욱도 “대한민국의 모든 남자 배우가 함께 연기하고 싶어하는 여배우 1위와 호흡을 맞추게 돼 영광”이라며 “같이 연기해보니 왜 그런 평가를 받는지 알 수 있었다. 촬영에 임할 때뿐만 아니라 연기를 준비하는 내내 존경스러울 정도다. 남을 많이 배려하고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이끌어가는, 연기 외적인 모습까지 사랑스러운 배우”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동안 ‘발리에서 생긴 일’의 조인성과 소지섭, ‘다모’의 이서진, ‘시크릿가든’의 현빈 등 극 중 상대 배우와 진짜 사랑에 빠진 듯한 감성 연기를 선보여 보는 이들을 가슴 설레게 한 하지원은 남자배우와 케미스트리가 좋은 연기자로도 정평이 나 있다. 비결이 뭘까.



“연기할 때는 극 중의 감정을 즐기며 그 상대를 정말 좋아하고 사랑해요. 그런 제 눈빛과 마음이 시청자들에게 보이는 게 아닌가 싶어요. 이진욱 씨가 연기하는 최원도 여심을 흔들어놓는 멋진 캐릭터여서 명목상으로는 친구지만 때론 ‘심쿵’ 하며 설레는 시간을 보내고 있죠(웃음).”

▼ 이진욱 씨가 “하지원 씨와 호흡이 워낙 잘 맞아 여자 사람 친구와 연인으로 발전할 수 있겠단 생각이 든다”고 하던데 그 말에 동감하나요.

원래 첫 느낌에 반해서 빠져들어야 이성과 사귈 수 있는 스타일인데 저도 이번 드라마를 하면서 바뀌었어요. 오하나의 곁을 한결같이 지켜주는 원이처럼 편안한 친구가 있다면 연인으로 발전할 수도 있겠다 싶어요.

▼ 최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이상형을 소유진 씨의 남편인 백종원 씨라고 밝혔다고 들었어요.

좀 와전됐어요. 진행자가 이상형을 묻기에 ‘편안하고 자상한 스타일이 좋다. 유머가 빠지면 안 된다. 유머가 1번, 요리가 2번, 자상함이 3번’이라고 대답했어요. 그랬더니 진행자가 ‘그럼 백종원 씨네’ 하고 결론을 내리더라고요(웃음).

▼ 마음을 사로잡은 남자친구가 생기면 어떤 존재가 되고 싶나요.

제 닉네임이 ‘햇님’인데 그 애칭처럼 따뜻한 교감과 웃음으로 남자친구에게 어필할 거예요. 그래서 이 여자와 함께 있으면 시간 여행을 하는 것 같다, 시간이 멈춘 것 같다, 항상 같이 있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하고 싶어요. 하지만 요리에 소질이 없어서 그런 감동을 계속 이어가긴 힘들 것 같아요(웃음).

흥행 불패 하지원이 ‘로코’를 만났을 때
출연 결정하면 시청률 연연하지 않아

그동안 그는 여러 드라마와 영화에서 불우한 환경에도 꿋꿋하고 씩씩하게 살아가며 사랑을 쟁취하는 여성상을 연기했다. 하지만 실제 모습은 ‘시크릿가든’의 스턴트우먼 길라임보다 ‘너를 사랑한 시간’의 오하나에 가깝다고 밝혔다.

“오하나와 비슷한 면이 많아요. 저도 일할 때는 열심이지만 집에 가면 편한 복장으로 털털하게 다니거든요. 또 여러 작품에서 비친 이미지와 달리 여성스러운 면도 있고요. 이번 작품은 그런 모습을 모처럼 보여드릴 수 있는 기회라서 그 어느 때보다 편안한 마음으로 촬영 중이에요.”

1남 3녀 중 둘째인 그는 시간이 날 때마다 부모와 맛집 탐방을 하거나 여행을 다니는 살가운 딸이다. 오래전 결혼해 집을 떠난 언니를 대신해 그가 집안에서 장녀 노릇을 하고 있다. 그의 어머니는 그와 종종 술잔을 기울이며 비밀 이야기를 들어주는 솔메이트 같은 존재라면, 그의 아버지는 그가 촬영장에 갈 때마다 직접 싼 과일 도시락으로 건강을 챙겨주는 자상한 응원군이다.

그의 취미는 운동. 일이 없을 때도 오전 7~8시에 일어나 운동으로 하루를 여는 아침형 인간이다. 그는 음악을 틀어놓고 상쾌한 아침 공기를 마시며 모닝커피를 즐기는 것도 좋아한다. 음악 취향은 클래식과 인디 뮤직, 팝송, 가요 등 장르를 가리지 않는 잡식성이다.

성격은 긍정적이고 진취적이다. 어릴 때는 좋아하는 남학생 얼굴을 정면으로 볼 수 없어서 옆모습만 보여주고 올 정도로 수줍음이 많고 내성적이었지만 배우로 살면서 성격이 바뀌었다고 한다.

“예전에는 고민을 떨치지 못하고 작은 일에 연연하고 그랬는데 이제는 과거에 집착하거나 안 좋은 기억을 끌어안고 있지를 못해요. 연기자는 어떤 캐릭터도 품을 수 있어야 하니까 저 스스로 성격을 긍정적으로 바꾸려고 꾸준히 마인드 컨트롤을 했더니 해가 갈수록 더 쾌활해지는 것 같아요. 하하하.”

▼ 회상 장면에서 교복을 입고 고교생 연기를 하는 게 부담스럽지 않던가요.

이진욱 씨도 같이 교복을 입어서 부담이 덜하긴 했지만 이 나이에 좀 무리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은 들었어요. 근데 다행히도 감독님이 풋풋하게 잘 찍어주셔서 고등학생처럼 보인다고들 하더라고요. 사실 교복을 입고 연기하는 게 마지막일 수도 있고, 고교 시절로 시간 여행을 간 거라 그 상황을 마음껏 즐겼어요. 점심시간에 떡볶이를 사 먹고, 학창 시절 못 해본 말뚝박기를 하다 보니 아련하면서도 행복했어요.

▼ 하지원 씨가 출연하는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라서 ‘제2의 시크릿가든’이 될 거라는 기대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데 시청률을 어느 정도로 예상합니까.

물론 많이 나오면 좋겠지만 섣불리 말하기는 어려워요. 요즘은 시청률이 예전 같지 않을뿐더러, 출연을 결정한 다음에는 시청률에 연연하지 않고 제가 선택한 작품 안에서 캐릭터를 즐기는 데 집중하는 편이거든요. 가슴이 콩닥거리는 기분 좋은 감정을 안고 끝까지 재미있고 행복하게 촬영하고 싶을 뿐이에요. 보시는 분들이 저의 이런 감정에 동화된다면 시청률은 저절로 따라올 거라 믿어요.

‘너를 사랑한 시간’은 방영 전 담당 PD 교체 위기와 두 차례에 걸친 작가진 교체로 어려운 출발을 했다. 하지원의 ‘흥행 불패 신화’가 뒷심을 발휘할지 자못 궁금하다.

디자인 · 최진이 기자

여성동아 2015년 8월 62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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