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뿔난 아내들, ‘드림맨’과 결혼했어요!

이혜정 · 박미선 · 박해미 · 루미코

글 · 김유림 기자 | 사진 · 지호영 기자

입력 2015.08.18 15:18:00

로맨스와는 거리가 먼 남편 대신 평소 꿈꾸던 이상형의 남자와 한집에서 산다면?
육아와 가사에 지친 아내들이 이상형의 남자, 일명 ‘드림맨’과 가상 결혼생활을 하고, 그 모습을 실제 남편들과 함께 지켜보는 채널A ‘아내가 뿔났다’가 화제다.
네 명의 출연자가 밝힌 내 남편의 치명적 단점, 드림맨과의 행복한 결혼생활.
뿔난 아내들, ‘드림맨’과 결혼했어요!
지금 당신은 이상형과 살고 있는가?’란 질문에 자신 있게 ‘Yes’를 외칠 수 있는 아내가 과연 몇이나 될까. 결혼해서 살다 보면 남자 여자로서 설레는 감정은 저 너머 안드로메다로 날아가버리고, 남편을 부르는 호칭도 ‘웬수’ ‘저 인간’ 등으로 바뀌어버린다. 지난 7월 10일 첫 방영한 채널A ‘아내가 뿔났다’에도 남편에게 불만 있는 네 명의 아내가 등장했다.

‘아내가 뿔났다’는 결혼 후 육아와 가사, 사회생활로 지친 아내들에게 평소 꿈꾸던 ‘드림맨’을 남편으로 보내주는 리얼 관찰 프로그램으로, 이들의 가상 결혼생활을 촬영한 뒤 스튜디오에서 실제 남편들과 아내들이 VCR을 함께 감상한다. 남편들은 처음에는 드림맨과 행복해하는 아내의 모습을 보며 분노하지만 프로그램 말미에는 아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남편상이 무엇인지를 깨닫고 반성의 시간을 갖는다.

‘아내가 뿔났다’를 연출 중인 이진민 PD는 “아내들이 왜 뿔이 나는지를 남편들에게 직접 보여주고, 그 뿔을 남편들이 잘라줌으로써 오랜 세월 누적된 부부 갈등을 해결해주고자 한다”고 프로그램 의도를 밝혔다. 사실 ‘아내가 뿔났다’는 방송 전 ‘불륜을 조장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시선도 받았지만, 막상 프로그램이 공개되자 아내들의 드림맨에 대한 판타지보다는 드림맨을 통해 부부들 스스로 갈등 요인을 찾고 해결점을 찾으려 애쓰게 된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아내가 뿔났다’는 첫 방송부터 종합편성채널 동시간대 1위를 차지하며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다.

집에서는 얼음 공주 박미선 VS. 남편 이봉원 드림맨 최필립

뿔난 아내들, ‘드림맨’과 결혼했어요!
박미선의 이상형은? 반 곱슬머리에 하얀색 티셔츠와 운동화가 잘 어울리는 체격 좋고 미소가 부드러운 남자. 연예인 중 이상형은 고수.



첫 회 주인공인 박미선의 드림맨은 최필립. 평소 남편 이봉원이 자신과 눈을 맞추지 않고 건성으로 대화하는 것을 가장 못마땅하게 여긴 박미선은 최필립의 다정다감한 말투와 상추쌈을 직접 싸서 먹여주는 자상함에 행복감을 숨기지 못했다.

“녹화 전에는 제가 다른 남자랑 있는 장면을 스튜디오에서 남편과 같이 본다는 것이 과연 가능할까 싶을 정도로 걱정이 많았어요. 너무 좋아하는 표정을 지으면 어쩌나 싶지만 그렇다고 너무 움츠릴 수도 없고 적정 수위를 맞추기가 쉽지 않을 것 같더라고요. 과연 이 프로그램이 될까 싶은 생각까지 들었는데, 최필립 씨를 보는 순간 참 좋았어요. 하하. 남편이 이 화면을 볼 거란 생각을 잠깐잠깐 잊어버리게 되고, 제 얘기를 들어주는 게 참 고맙고 시간이 멈추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죠. 그냥 그 순간에 충실했던 것 같아요. 처음 녹화하고 나서 ‘이 프로그램 되겠다’ 싶었어요(웃음).”

그렇다면 이봉원은 어떤 기분이었을까. “처음에는 나오는 욕을 꾹 참느라 고생했다”며 씩씩대던 그는 이내 “그래도 화면을 보다 보니 와이프가 저렇게 잘 웃는 사람이었나 싶더라. 22년 함께 살면서 부부 간에 대화가 너무 없었다는 걸 새삼 깨달았고, 다른 남자(드림맨)를 통해서 알게 됐다는 것 자체가 부끄럽지만 아내의 뿔을 잘라줄 수 있는 일이라는 점에서는 출연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첫 회 방송 말미에 이봉원에게는 ‘1분 동안 아내의 눈을 바라보고 대화하라’는 미션이 주어졌는데, 그는 어색해하면서도 끝까지 아내의 눈을 바라보며 대화를 이어갔고, 박미선 역시 이 같은 남편의 노력 덕에 뿔이 조금은 수그러졌다는 의미로 머리에 쓰고 있던 ‘데블 머리띠’를 벗었다.

뿔난 아내들, ‘드림맨’과 결혼했어요!
매일 아침 9첩 반상 이혜정 VS. 남편 고민환 드림맨 김병세

뿔난 아내들, ‘드림맨’과 결혼했어요!
이혜정의 이상형은? 감성적이고 위트 있는 사람. 잘생기진 않아도 옷태가 나는 사람. 연예인 중 이상형은 정우성.

2회 주인공인 요리연구가 이혜정· 고민환 부부는 함께 살아온 세월만큼 이혜정의 남편에 대한 원망의 더께도 두꺼워 보인다. “남편과는 손잡는 것도 싫다” “꼴도 보기 싫을 때가 많다”며 돌직구를 날리는 그는 남편에 대한 가장 큰 불만으로 ‘표현에 인색하다’는 점을 꼽았다. 그는 “밖에 나가서는 누구보다 자기 의사를 똑똑히 밝히는 사람이, 집에서는 아무리 음식이 맛있어도 맛있다고 칭찬 한번 해주지 않고, 옷도 애써 다림질해놓으면 엉뚱한 것을 입고 나가 하루에도 몇 번씩 사람 속을 뒤집어놓는다”며 헛웃음을 지었다.

이혜정의 드림맨은 꽃중년 탤런트 김병세. 그는 평소 음식을 깨작대며 먹는 남편에게 불만이 많은 이혜정의 속마음을 아는 듯 이혜정이 만든 음식을 “정말 맛있다”며 폭풍 흡입하는 등 먹방의 진수를 보였다. 특히 그가 직접 만든 하트 감자전은 이혜정에게 자체 발광 아기 미소를 짓게 만들었다.

돌아서면 깜빡 여왕 박해미 VS. 남편 황민 드림맨 정준하

뿔난 아내들, ‘드림맨’과 결혼했어요!
박해미의 이상형은? 눈빛이 뜨겁고 나이는 어리지만(연하 선호) 어른스러우며 전체적인 느낌이 섹시한 뇌섹남. 연예인 중 이상형은 다니엘 헤니.

박해미의 가장 큰 불만은 남편의 지나친 취미생활. 그는 “남자들은 나이가 들면서 이기적으로 변하는 것 같다. 남편도 40대가 되면서 개인 시간을 많이 가지려 하더라. 점점 가정을 위해 매진하는 나와 확연히 다르다는 점이 화가 날 때가 많다”고 말했다. 박해미의 드림맨은 정준하다. 두 사람은 9년 전 MBC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에서 금슬 좋은 부부로 연기 호흡을 맞춘 적이 있는데, 오랜만에 다시 부부로 만나자 감회가 새로웠다고 한다. 박해미는 정준하의 장점으로 “실제 남편과 달리 엉덩이가 참 가볍다. 뭔가 부탁을 하면 자리에서 바로 일어나 행동으로 옮기는데, 그 모습이 얼마나 매력적인지 모른다”며 흥분된 어조로 말했다. 또한 그는 “작은 것 하나에 여자들은 울고 웃는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서 많은 남편분들이 지금 옆에 있는 아내가 20년, 30년 전에는 자신들의 가슴을 뛰게 만든 사랑이었다는 걸 깨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화에 목마른 아내 루미코 VS. 남편 김정민 드림맨 ?

뿔난 아내들, ‘드림맨’과 결혼했어요!
루미코의 이상형은? 꽃미남 스타일에 대화가 잘 통하고 먹는 것과 요리를 좋아하며 데이트를 리드할 수 있는 센스 있는 남자. 연예인 중 이상형은 지창욱, 송중기.

올해 결혼 10년 차에 접어든 김정민 · 루미코 부부는 아들 셋을 키우는 혹독한 육아의 삶에서 오는 피로감과 연애 감정이 메말라버린 현실을 아쉬워했다.

“남편은 정말 신기할 정도로 제 얘기를 잘 못 들어요, 어쩔 때는 ‘오빠’ 하고 열 번을 불러도 못 들어요. 바로 앞에서 TV를 보고 있는데도 말이죠. 정말 속상해서 ‘TV가 좋아, 내가 좋아’ 하고 물어보고 싶을 때도 많아요. 사실 남편은 집안일도 잘 도와주고 아이들과도 잘 놀아주고, 최고의 남편이에요.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남자로서 여자로서 설렘을 못 느끼는 것 같아요. 아기 엄마 · 아빠, 아줌마, 아저씨가 돼 버린 게 아쉽죠. 하지만 서로 노력하면 그런 문제들도 해결할 수 있을 거란 생각에 이 프로그램에 출연하게 됐어요.”

디자인 · 최진이 기자

여성동아 2015년 8월 62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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