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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갈등 해결사 김국진 · 이지애

‘미안해, 사랑해, 고마워’

글 · 김유림 기자 | 사진 · 홍중식 기자

2015. 07. 15

소중한 사람일수록 잊고 지내는 말이 있다. 바로 ‘미안해, 사랑해, 고마워’다. 이 세 단어가 지닌 위력이 얼마나 큰지를 보여주는 채널A ‘두근두근 카메라 미사고’가 시청자들 사이에서 잔잔한 파도를 일으키고 있다. 위기의 출연자들에게 ‘갈등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해주고 있는 MC 김국진과 이지애를 만났다.

갈등 해결사 김국진 · 이지애
16세에 아이를 낳은 딸과 그런 딸이 못마땅한 친정엄마, 신내림을 받은 며느리와 2년간 절연한 시어머니, 시한부 선고를 받은 아버지와 결혼식을 앞둔 딸…. 과연 이들은 어떻게 서로에게 ‘고맙고 사랑하고 미안한’ 마음을 전할 수 있을까. 지난 3월부터 방송 중인 채널A ‘두근두근 카메라 미사고’(이하 미사고)가 진한 감동과 공감을 이끌어내며 SNS상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미사고’는 일반인과 연예인을 대상으로 평소 쉽게 표현하지 못했던 감정들을 깜짝 이벤트를 통해 고백하는 프로그램으로, ‘참 착한 남자’ 김국진과 ‘참 참한 여자’ 이지애가 진행을 맡고 있다. ‘착한 예능’이라는 타이틀만큼 두 MC는 이번 프로그램을 선택한 이유로 “따뜻한 감성”을 꼽았다.

“국진 오빠와 제가 같이 있으면 ‘그림 좋다’고 말씀해주시는 분들이 많더라고요(웃음). 처음 아나운서가 됐을 때부터 ‘인터뷰어’가 되고 싶었는데 유명한 분들을 만나는 것도 재미있지만 ‘미사고’에 나오는 분들처럼 평범한 일반인들의 삶을 들여다보는 것도 무척 흥미로워요.”

김국진과 이지애는 방송에서 주인공들의 삶에 개입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사람의 감정과 관련된 문제들이고 오랜 세월 동안 켜켜이 쌓인 갈등이다 보니 ‘개입’과 ‘거리 두기’ 사이에서 늘 고민하게 된다고. 또한 방송에서 보여준 한 번의 이벤트를 통해 오랫동안 쌓여왔던 감정이 말끔히 해소될지도 미지수다. 이에 대해 김국진은 “당장 문제가 해결되지 않더라도 처음으로 마음을 터놓고 진심을 고백하는 장이 마련됐다는 것만으로 엉켜 있던 매듭을 풀 수 있을 듯하다”고 말했다.

‘미사고’가 엉켜 있던 감정의 매듭 푸는 계기 되길

일반인들의 인생 스토리를 리얼하게 담아내는 프로그램이다 보니 김국진과 이지애는 매 순간 주인공들과 똑같은 감정을 느끼려고 애쓴다고 한다. 그럼에도 방송에서 보면 매회 눈물을 글썽이는 이지애와 달리 김국진은 눈물을 참는 모습이 역력하다. 이에 대해 김국진은 “언제부턴가 눈물이 사라졌다”고 털어놓았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제가 어머니와 가정을 책임져야 하는 상황에 처하면서 저도 모르게 울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 같아요. 이런 저를 보고 주위 사람들은 ‘감정을 너무 가슴에 쌓아두기만 하면 안 된다’고 걱정하는데, 다행히 제 안에는 자체 정화 시스템이 있어요(웃음). 늘 마음속에 몇 개의 고민의 방이 있고 상황에 따라 그 안에 들어 있는 내용이 달라질 뿐이죠. 인생이란 게 다 그런 거 아닌가요?(웃음)”

이렇듯 감정 표현에 인색한 김국진이지만 ‘미사고’ MC를 맡으면서 문득 잊고 지냈던 고마운 사람이 떠올랐다고 한다. 그는 “어느 추운 겨울날이었는데 새벽에 혼자 차를 몰고 부산을 가던 중 기름이 떨어져 차가 멈췄고, 그때 뒤 따라 오던 덤프트럭 운전자가 부러 톨게이트를 빠져나가 기름을 한 통 사다준 적이 있다. 당시 이름도 연락처도 묻지 못했는데 뒤늦게나마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자 이지애도 비슷한 경험을 털어놓았다.

“요즘 수영장에 다니는데, 예전에는 어머님들이 알아보고 알은 척하시면 그게 너무 창피해서 몇 번이고 수영장을 다니다 말다 했어요. 그런데 이제 나이가 드니까 그런 관심들이 정말 고맙게 느껴져요. 직업적인 특성 때문에 받는 관심이나 사랑이 당연하다고 착각했던 것 같아요. 그때 말 걸어주셨던 분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웃음).”

혹시 지금 이 순간 머릿속에 ‘미사고’라고 말하고 싶은 사람이 떠올랐다면 더 이상 주저하지 말자. 차마 입이 떨어지지 않는다면, 늘 우리 손에서 떠나지 않는 만능 첨단기기 휴대전화를 이용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디자인 · 최정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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