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0일 현재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메르스 확진자 수는 1백66명. 사망자는 25명, 완치 판정을 받고 퇴원한 사람은 36명이다. 하지만 공식 집계된 격리자만 5천 명이 넘어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환자와 사망자가 발생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메르스의 전파력이 소강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정부 발표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의 공포와 불안은 커져만 가고 있다. 초기 대응 실패는 물론 잇단 국가적 재난 사태 발생에도 불구하고 컨트롤 타워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는데 대한 질타도 이어진다.
뒤늦게 호흡기 이상 증세가 있는 환자들을 별도의 공간에서 검진하고 치료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춘 ‘국민안심병원’을 지정하고 예방 수칙과 자가 격리자들을 위한 생활 수칙 등을 발표했지만 팽배해진 국민 불안은 쉬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초기 ‘전파력이 매우 약할 것’이라는 정부 발표와는 달리 감염자와 사망자 수가 급격히 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손 놓고 정부 탓만 하고 있을 수는 없다. 가족과 이웃의 안전을 지키려면 나부터 제대로 알고 대처해야 한다.
개인 위생, 면역력 강화 등 기본에 충실해야 할 때
메르스는 2012년 중동에서 처음 발생한 급성 호흡기 감염병으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원인인데, 일반적으로는 감염 환자가 2m 이내에서 기침, 재채기를 할 경우 나오는 분비물을 통해 전파된다고 알려져 있다. 공기를 통한 확산 사례는 아직 없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메르스 진원지인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국가들에 비해 확산 속도가 굉장히 빠른데, 이에 대해 세계보건기구(WHO) 메르스 자문위원 피터 벤 엠바렉 박사는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최초의 환자가 다른 바이러스를 보유하고 있는 상태에서 메르스에 감염됐거나, 우리나라 사람들이 다른 나라 사람들에 비해 메르스에 취약한 유전자를 갖고 있을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메르스의 대표적인 증상은 발열, 기침, 호흡곤란 등 일반적인 호흡기 이상이다. 그 외 메스꺼움, 구토, 설사 등이 동반되기도 하는데, 이런 증상은 주로 감염 후 2~14일 사이에 나타난다. 하지만 잠복 기간이 14일 이상으로 추정되는 환자들도 나타나 감염 환자가 발생한 병원을 방문했거나 감염자와 접촉한 경험이 있는 발열 환자는 보건당국에 신고하고 증세를 살피면서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특히 환자와 밀접한 접촉을 한 경우라면 증상이 없더라도 보건소에 연락하고 가족과 주변 사람을 위해 접촉일로부터 14일간 자가 격리를 해야 한다.
엄중식 한림대 의대 교수(강동성심병원 감염내과)는 “정부와 전문가들에 대한 불신이 커진 상태다 보니 격리 대상자들 중 일부는 지침을 제대로 따르지 않고 개인의 판단에 따라 행동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매우 위험하다. 개인적으로 메르스를 극복하거나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 것도 아닐뿐더러 자칫 주변 사람들에게까지 피해를 입힐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격리자에게는 증상이 크게 나타나지 않는다고 해도, 그와 접촉한 사람들 중 호흡기질환 등 지병을 앓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으므로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안타깝게도 일반인들이 생활 속에서 메르스를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많지 않다. 비누로 손을 자주 씻고, 씻지 않은 손으로는 눈과 코·입 등을 만지지 않아야 한다. 기침을 할 때는 입과 코를 휴지로 가리고, 발열이나 기침 증세가 있는 사람과는 접촉을 피하는 것이 최선이다.
또한 모든 감염 질환에 대처하는 가장 근본적인 방법은 몸의 면역력을 키워 바이러스나 세균이 들어와도 이겨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엄중식 교수는 “잘 먹고 잘 자는 것, 꾸준히 운동하는 습관이 가장 중요하다. 얼핏 보면 사소한 일 같지만 면역력은 이런 단순한 생활 습관을 통해 길러지는데 많은 사람들이 이를 간과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 전문가 4인이 진단하는 메르스 오해와 진실
메르스의 감염 경로나 전파력 등에 관해 전문가들조차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이에 대해서는 결국 개인의 신중한 판단이 중요하며, 무엇보다 자신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를 생각하는 성숙한 시민의식이 필요하다.
Q. 4차 감염자까지 나온 상황입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지금 정도의 대처로는 확산을 막기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습니다.
A. 메르스 바이러스는 병원 밖으로 나오면 그 영향력이 급격히 줄어듭니다. 지금까지 우리나라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도 병원 밖 감염이 보고된 사례가 없다는 사실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현재 시중에는 메르스와 관련해 검증되지 않은 이야기들이 떠돌고 있는데, 의학은 과학입니다. 메르스 전문가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들은 언론에 노출된 보건 관계자들이 아니라 현장에서 직접 메르스 환자들과 사투를 벌이고 있는 의료진입니다.(전병률 연세대 보건대학원 교수)
A. 지금 상황에서는 정부가 발표한 대로 개인 위생을 철저히 하는 정도가 최선일 수 있습니다. 물론, 현재의 국민 정서상 정부에 대한 신뢰가 땅에 떨어졌지만 언제까지 불신의 늪에서 헤매고만 있을 수 없지 않습니까. 정부는 정부대로 미흡했던 초기 대응에 대해 뼈아픈 반성을 하고 하루속히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해야 하며 국민들 또한 불신으로 인해 메르스 예방의 기회를 놓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합니다.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는 정도 외에 검증되지 않은 방법들을 따르는 것은 각자의 선택입니다. 예를 들어 임상적으로 바셀린을 코에 바른다고 해서 메르스가 예방된다는 보고는 없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해서 마음의 위안을 얻는다면 그 또한 각자의 선택입니다. (설대우 중앙대 약대 교수)
Q. 최근 7세 어린이가 메르스 음성과 양성 반응을 오간 끝에 격리에서 해제됐습니다. 어린이들은 면역력이 약해 메르스에 더 취약하지 않을까 걱정이 됩니다.
A. 어린이들은 감염 확률도 매우 낮지만 설령 감염되었다 해도 위험한 수준에 이르지는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다만 천식이나 폐 질환이 있는 아이들은 조심해야 합니다.(전병률 교수)
Q. 호흡기 환자 이외에 신장 질환 환자들이 메르스에 특히 취약한 이유는 뭔가요.
A. 면역력이 떨어져 있는 데다 메르스 바이러스 자체가 폐와 신장을 공격하는 특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부쩍 몸이 붓거나 소변을 볼 때 불편하거나, 아침에 일어났을 때 눈 주위가 부어 있다면 신장에 이상이 있다는 신호일 수 있으므로 이런 분들은 더욱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임대종 한국건강관리협회 서울강남지부 건강증진의원장)
Q. 몸이 아파도 감염 걱정 때문에 병원에 가기가 꺼려지는데….
A. 시급한 진단이나 치료가 필요한 상황이 아니라면 당분간은 병원 방문을 자제하는 게 안전합니다. 일반적인 정기검진 등을 예약해두었다면 가급적 뒤로 미루고 잠시 상황을 지켜보는 게 좋습니다. 부득이하게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면 병원에 비치된 손 소독제 등을 잘 활용하고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할 것을 권합니다.(엄중식 한림대 의대 교수)
A. 검진이나 치료를 늦췄다가 시기를 놓쳐 되레 병을 키우게 될 수도 있습니다. 막연한 불안감에 휩싸이기보다 적시에 병원을 찾아 치료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임대종 원장)
Q. 메르스 사태가 얼마나 더 지속될 것으로 보십니까.
A. 감염자에 의한 접촉 행위가 우연찮게 계속 일어날 수 있고, 어느 순간 역학 고리를 전혀 알 수 없는 환자가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최대 3개월까지 사태가 장기화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엄중식 교수)
A. 확진자 발생과 격리자 관리 등에 따라 전개 양상이 달라질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들의 잠복기를 고려하면, 6월 말 확진자 발생 정도를 봐야 장기화 여부를 판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설대우 교수)
■ 디자인 · 김수미
뒤늦게 호흡기 이상 증세가 있는 환자들을 별도의 공간에서 검진하고 치료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춘 ‘국민안심병원’을 지정하고 예방 수칙과 자가 격리자들을 위한 생활 수칙 등을 발표했지만 팽배해진 국민 불안은 쉬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초기 ‘전파력이 매우 약할 것’이라는 정부 발표와는 달리 감염자와 사망자 수가 급격히 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손 놓고 정부 탓만 하고 있을 수는 없다. 가족과 이웃의 안전을 지키려면 나부터 제대로 알고 대처해야 한다.
개인 위생, 면역력 강화 등 기본에 충실해야 할 때
메르스는 2012년 중동에서 처음 발생한 급성 호흡기 감염병으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원인인데, 일반적으로는 감염 환자가 2m 이내에서 기침, 재채기를 할 경우 나오는 분비물을 통해 전파된다고 알려져 있다. 공기를 통한 확산 사례는 아직 없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메르스 진원지인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국가들에 비해 확산 속도가 굉장히 빠른데, 이에 대해 세계보건기구(WHO) 메르스 자문위원 피터 벤 엠바렉 박사는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최초의 환자가 다른 바이러스를 보유하고 있는 상태에서 메르스에 감염됐거나, 우리나라 사람들이 다른 나라 사람들에 비해 메르스에 취약한 유전자를 갖고 있을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메르스의 대표적인 증상은 발열, 기침, 호흡곤란 등 일반적인 호흡기 이상이다. 그 외 메스꺼움, 구토, 설사 등이 동반되기도 하는데, 이런 증상은 주로 감염 후 2~14일 사이에 나타난다. 하지만 잠복 기간이 14일 이상으로 추정되는 환자들도 나타나 감염 환자가 발생한 병원을 방문했거나 감염자와 접촉한 경험이 있는 발열 환자는 보건당국에 신고하고 증세를 살피면서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특히 환자와 밀접한 접촉을 한 경우라면 증상이 없더라도 보건소에 연락하고 가족과 주변 사람을 위해 접촉일로부터 14일간 자가 격리를 해야 한다.
엄중식 한림대 의대 교수(강동성심병원 감염내과)는 “정부와 전문가들에 대한 불신이 커진 상태다 보니 격리 대상자들 중 일부는 지침을 제대로 따르지 않고 개인의 판단에 따라 행동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매우 위험하다. 개인적으로 메르스를 극복하거나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 것도 아닐뿐더러 자칫 주변 사람들에게까지 피해를 입힐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격리자에게는 증상이 크게 나타나지 않는다고 해도, 그와 접촉한 사람들 중 호흡기질환 등 지병을 앓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으므로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안타깝게도 일반인들이 생활 속에서 메르스를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많지 않다. 비누로 손을 자주 씻고, 씻지 않은 손으로는 눈과 코·입 등을 만지지 않아야 한다. 기침을 할 때는 입과 코를 휴지로 가리고, 발열이나 기침 증세가 있는 사람과는 접촉을 피하는 것이 최선이다.
또한 모든 감염 질환에 대처하는 가장 근본적인 방법은 몸의 면역력을 키워 바이러스나 세균이 들어와도 이겨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엄중식 교수는 “잘 먹고 잘 자는 것, 꾸준히 운동하는 습관이 가장 중요하다. 얼핏 보면 사소한 일 같지만 면역력은 이런 단순한 생활 습관을 통해 길러지는데 많은 사람들이 이를 간과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 전문가 4인이 진단하는 메르스 오해와 진실
메르스의 감염 경로나 전파력 등에 관해 전문가들조차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이에 대해서는 결국 개인의 신중한 판단이 중요하며, 무엇보다 자신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를 생각하는 성숙한 시민의식이 필요하다.
Q. 4차 감염자까지 나온 상황입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지금 정도의 대처로는 확산을 막기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습니다.
A. 메르스 바이러스는 병원 밖으로 나오면 그 영향력이 급격히 줄어듭니다. 지금까지 우리나라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도 병원 밖 감염이 보고된 사례가 없다는 사실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현재 시중에는 메르스와 관련해 검증되지 않은 이야기들이 떠돌고 있는데, 의학은 과학입니다. 메르스 전문가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들은 언론에 노출된 보건 관계자들이 아니라 현장에서 직접 메르스 환자들과 사투를 벌이고 있는 의료진입니다.(전병률 연세대 보건대학원 교수)
A. 지금 상황에서는 정부가 발표한 대로 개인 위생을 철저히 하는 정도가 최선일 수 있습니다. 물론, 현재의 국민 정서상 정부에 대한 신뢰가 땅에 떨어졌지만 언제까지 불신의 늪에서 헤매고만 있을 수 없지 않습니까. 정부는 정부대로 미흡했던 초기 대응에 대해 뼈아픈 반성을 하고 하루속히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해야 하며 국민들 또한 불신으로 인해 메르스 예방의 기회를 놓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합니다.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는 정도 외에 검증되지 않은 방법들을 따르는 것은 각자의 선택입니다. 예를 들어 임상적으로 바셀린을 코에 바른다고 해서 메르스가 예방된다는 보고는 없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해서 마음의 위안을 얻는다면 그 또한 각자의 선택입니다. (설대우 중앙대 약대 교수)
Q. 최근 7세 어린이가 메르스 음성과 양성 반응을 오간 끝에 격리에서 해제됐습니다. 어린이들은 면역력이 약해 메르스에 더 취약하지 않을까 걱정이 됩니다.
A. 어린이들은 감염 확률도 매우 낮지만 설령 감염되었다 해도 위험한 수준에 이르지는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다만 천식이나 폐 질환이 있는 아이들은 조심해야 합니다.(전병률 교수)
Q. 호흡기 환자 이외에 신장 질환 환자들이 메르스에 특히 취약한 이유는 뭔가요.
A. 면역력이 떨어져 있는 데다 메르스 바이러스 자체가 폐와 신장을 공격하는 특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부쩍 몸이 붓거나 소변을 볼 때 불편하거나, 아침에 일어났을 때 눈 주위가 부어 있다면 신장에 이상이 있다는 신호일 수 있으므로 이런 분들은 더욱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임대종 한국건강관리협회 서울강남지부 건강증진의원장)
Q. 몸이 아파도 감염 걱정 때문에 병원에 가기가 꺼려지는데….
A. 시급한 진단이나 치료가 필요한 상황이 아니라면 당분간은 병원 방문을 자제하는 게 안전합니다. 일반적인 정기검진 등을 예약해두었다면 가급적 뒤로 미루고 잠시 상황을 지켜보는 게 좋습니다. 부득이하게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면 병원에 비치된 손 소독제 등을 잘 활용하고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할 것을 권합니다.(엄중식 한림대 의대 교수)
A. 검진이나 치료를 늦췄다가 시기를 놓쳐 되레 병을 키우게 될 수도 있습니다. 막연한 불안감에 휩싸이기보다 적시에 병원을 찾아 치료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임대종 원장)
Q. 메르스 사태가 얼마나 더 지속될 것으로 보십니까.
A. 감염자에 의한 접촉 행위가 우연찮게 계속 일어날 수 있고, 어느 순간 역학 고리를 전혀 알 수 없는 환자가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최대 3개월까지 사태가 장기화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엄중식 교수)
A. 확진자 발생과 격리자 관리 등에 따라 전개 양상이 달라질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들의 잠복기를 고려하면, 6월 말 확진자 발생 정도를 봐야 장기화 여부를 판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설대우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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