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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문으로 들었소~ 출연진에게 직접 들었소!

우먼동아일보

입력 2015.05.11 22:24:00

풍문으로 들었소~ 출연진에게 직접 들었소!

대한민국 최상류층의 속물 의식을 풍자한 블랙코미디 ‘풍문으로 들었소’가 날로 인기를 더해가는 데는 배우들의 열연이 한몫하고 있다. 촬영이 임박해 대본이 나오는 상황 속에서도 연기 내공을 발휘하고 있는 유준상 · 유호정, 고아성 · 이준, 장현성 · 윤복인 커플과 ‘뜻밖의 주연’ 감초 백지연을 만났다.


풍문으로 들었소~ 출연진에게 직접 들었소!

‘갑질의 고수’ 유준상 · 유호정
유준상(46)이 맡고 있는 극 중 배역인 국내 최강 로펌 대표 변호사 한정호는 겉으로는 능력과 지혜, 인품을 다 갖춘 사람이지만 아내와 비서 앞에서는 속물 의식과 야욕을 서슴없이 드러내는 이중인격자다. 어디 그뿐인가. 최고의 인재풀과 정재계 주요 인사의 약점을 틀어쥐고 권부의 인사에까지 관여하는 갑 중의 갑이요, 100% 승소를 위해 억울한 피해자를 가해자로 만들고 첫사랑이던 아내의 친구 지영라(백지연)와 몰래 데이트를 즐기기도 한다.

그럼에도 ‘풍문으로 들었소’ 애청자들은 한정호를 두고 “밉지 않다”는 반응을 보인다. 한정호를 연기하는 유준상을 보면서 낄낄거리는 이들도 적잖다. 한정호를 묵묵히 내조하면서도 은연중에 눈치 보게 만드는 아내 최연희로 출연 중인 유호정(46)도 “유준상 씨와 연기 호흡을 맞출 때는 웃음을 참는 것이 고역”이라고 말했다.

“웃기려고 애드리브를 한 적은 없어요. 대본에 충실할 뿐이에요. 대사 옆에 지문이 상세하게 쓰여 있어서 하나하나 안 살릴 수가 없어요. 촬영 당일 현장에서 ‘쪽대본’을 받더라도 바로 배우들끼리 모여 수도 없이 대사를 맞춰보죠. 극 중에서 한정호가 코믹하고 귀엽게 보이는 건 작가님이 당초 의도했던 바가 아닌가 싶어요. ‘갑질’ 자체가 아닌, 사람들의 심리 상태를 세밀하게 보여주는 게 이 작품의 포인트거든요. 드라마에서 한정호 같은 최강 갑을 연기하는 건 처음이라 매회 그의 가면을 벗기는 재미가 쏠쏠해요.”

절제력을 과장한 그의 말투도 시청자의 웃음을 자아내는 요소 중 하나 . 그는 “대본을 보며 말투가 떠올랐다. 풍자성이 강한 작품이라 뮤지컬을 할 때처럼 약간 꾸민 듯한 말투로 대사를 했더니 작가와 감독 모두 좋아 했다”고 전했다. 동서 고전을 통달해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고, 어디로 튈지 모르는 공처럼 예측하기 힘든 한정호 캐릭터는 유준상을 지적 호기
심이 충만한 학구파로 만들었다.



“그동안 했던 역할 중 가장 지적인 캐릭터라서 한정호 대사에 나오는 역사적 인물이나 사건을 다 조사해보고, 법률에 관한 전자책을 구입해 틈틈이 읽고 있어요. 그랬더니 지식이 엄청 늘었어요. 하루를 24시간 이상으로 쓰는 느낌이에요.”

그에게 발언의 주도권을 줬던 유호정은 “유준상 씨가 극 중 제 걸음걸이도 고쳐줬다”며 “촬영 초반에는 걸음이 빨라 귀부인의 포스가 나오지 않았는데, 유준상 씨가 천천히 여유를 부리며 걷는 모습에 자극을 받아 걷는 자세와 속도를 조절할 수 있게 됐다”고 고마워했다. 유준상은 자신보다 생일이 빠른 동갑내기 유호정을 평소 ‘호정 언니’로 부른다. 그는 “호정 언니가 중심에서 튀려고 하지 않고 평정심을 유지하며 모든 연기자를 받쳐 주고 있어서 드라마가 빛날 수 있는 것”이라며 “호정 언니와 함께할 수 있어서 행복하다”고 귀띔했다.

두 사람은 최근 웅진식품의 주스 CF에 동반 출연해 화제를 모았다. 유준상은 “극 중 상대 배우와 함께 CF를 찍은 건 처음이다. 이 기세로 다음엔 둘이 통신사 광고에 출연하기를 기대한다”며 호탕하게 웃었다. 두 사람은 나이가 같다는 점 외에도 연기하는 배우자를 뒀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유준상의 아내 홍은희와 유호정의 남편 이재룡은 ‘풍문으로 들었소’를 매회 빠지지 않고 보는 열혈 팬이라고 한다.

“남편이 저와 유준상 씨가 잘 어울린다고 하더라고요. 제가 안판석 감독님 작품에 간절히 출연하고 싶어한 걸 아니까 격려의 말과 모니터링을 곧 잘 해줘요(웃음).”

한정호 못지않은 화려한 집안 배경에 재색까지 겸비한 귀부인으로 열연 중인 유호정은 매회 고아한 패션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남다른 패션 센스의 비결이 뭘까.

“의상과 헤어, 메이크업을 도와주는 분들이 알아서 다 해주는 덕분이에요. 특히 스타일리스트 정윤기 씨가 협찬받기도 힘든 귀한 옷들을 구해와 마음껏 입어보는 호사를 누리고 있어요.”

현재 극 중 최연희의 최대 관심사는 아들 한인상(이준)의 사법고시 합격 여부. 유호정은 “인상이는 떨어지고, 함께 사법고시를 준비 중인 며느리 서봄(고아성)은 최연소 합격하는 최악의 상황이 될까 걱정”이라며 “둘 다 합격할 수 있게 응원해달라”고 말했다. 유준상은 “인상이와 봄이보다 손자 진영이가 눈에 밟힌다. 아기가 갈수록 연기를 잘한다. 얼굴도 점점 잘 생겨진다”며 “이러다 한정호 내외가 셋째를 낳을 수도 있을 것 같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풍문으로 들었소~ 출연진에게 직접 들었소!

‘순정파 도련님’ 이준, ‘작은 사모님’ 고아성
‘풍문으로 들었소’의 첫 방송부터 시청자들에게 충격을 던진 ‘혼전 임신 ’ 사건의 두 당사자 한인상과 서봄. 서로 전혀 다른 환경에서 자란 이들은 사랑에 책임지기 위해 아이를 낳았고, 결혼을 반대하던 한정호와 최연희를 혼인신고로 굴복시켰다. 또 한정호가 하달한 사법고시 합격의 특명을 수행하려고 과외도 함께하고 있다. 태어날 때부터 귀족 대우를 받으며 특권의 인큐베이터에서 수재로 키워진 한인상과 형편이 어려운 서민 가정에서 학습능력도, 스펙도 자기 주도적으로 쌓아온 서봄은 과연 부모의 바람대로 동반 합격의 기쁨을 맛볼 수 있을까.

“앞으로 가장 기대되는 일이 사법고시 합격이에요. 서봄과 인상이 모두 열심히 공부하고 있으니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 믿어요.”(고아성)

“인상이는 사법고시에서 떨어질 것 같아요. 시청자들이 내용을 유추해서 올린 글을 읽어보니 작가가 숨겨둔 비밀 병기가 인상이일 것이라고 하더라고요. 과하다 싶을 정도로 착해서 을의 처지를 대변하는 인물로 성장하지 않을까 싶어요.”(이준)

서봄을 만나기 전까지 한인상은 부모의 말을 법처럼 따르는 순종적인 아들이었지만 서봄과 함께 살면서 많은 변화를 겪고 있다. 어려운 환경에서도 서로 도우며 화목하게 살아온 서봄과 처가 식구들의 모습을 보며 부모와 과외 선생님에게서는 배우지 못한 인간미와 자립심의 중요성을 알게 됐고, 말대꾸할 엄두도 내지 못하던 부모에게 자신의 의사를 표현할 수 있을 만큼 대담해졌다. 다만 모든 면에서 완벽해 보이는 아버지 앞에서는 여전히 주눅이 들어 보는 이를 안타깝게 한다. 아이돌 그룹 엠블랙 출신 배우 이준(27)은 한인상을 “겉모습은 답답하고 모자라 보일 때도 있지만, 책임감이 강하고 행동도 멋있게 하는 상남자 스타일”이라고 평가 했다.

“사실 인상이와 저는 닮은 점이 별로 없어요. 극 중 비중을 떠나 저 나름대로 재미있게 연기하고 있는데, 팬들이 이 드라마를 왜 했느냐고 불만을 쏟아내 정신적으로 타격이 커요. 스마트폰을 안 보면 되는데, ‘멘탈’이 약해 남의 얘기에 신경을 많이 쓰는 편이에요. 눈에 보이는 것만 믿어요. 그런 면은 인상이와 비슷해요.”

주관이 뚜렷하고 영민한 서봄 역을 맡아 ‘공부의 신’ 이후 5년 만에 안방 극장에 복귀한 고아성(23)은 “나 역시 서봄과 닮은 점이 별로 없다”며 “평소에는 할 말도 잘 못하고 사람 다룰 줄도 모르는데 봄이를 연기하면서 대리 만족을 느낀다”고 털어놨다.

방영 초반 만삭의 몸으로 시집에 들어갔던 천덕꾸러기 서봄은 어느새 대저택의 ‘작은 사모님’으로 자리 잡았다. 극 중에서 고아성이 시어머니의 수족 노릇을 하는 이 비서(서정연)를 불과 몇 마디로 무릎을 꿇게 만들고, 친언니에게 ‘원 나이트 스탠드’의 모멸감을 안긴 재벌가 자제를 ‘스리쿠션’으로 제압한 ‘갑질’ 연기는 보는 이에게 통쾌한 즐거움을 선사하는 한편 서봄의 순수성이 변질된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기도 했다.

“안 그래도 대본이 나왔을 때 감독님에게 이렇게까지 변해도 되느냐고 물었더니 제 연기를 보면서 사람들이 더 열광할 거라고, 불편하면서도 통쾌할 거라고 하시더라고요. 감독님의 예상이 적중한 거죠. 방송에는 나오지 않았지만, 이 비서가 제 앞에서 무릎을 꿇었을 때 실은 저도 무릎을 꿇었더랬어요(웃음).”

베드신이나 출산 장면보다 고아성을 더 힘들게 한 장면은 10대 미혼모가 된 자신을 비관하며 한강으로 걸어 들어가는 신. 그는 “10년 전 영화 ‘괴물’을 촬영할 당시처럼 한강에 또 들어가려니 그때 고생했던 기억이 떠올랐다”며 “이번에는 춥지 않은 날 찍어 그나마 다행이었다”고 말했다. 이준은 대사를 숙지하지 못한 상태로 촬영에 들어가 NG를 많이 냈던 일을 가장 힘들었던 순간으로 기억했다.

“대본이 늦게 나올 때가 많다 보니 대사를 완벽하게 외우지 못하고 촬영할 때가 있어요. 노련한 배우는 순발력을 발휘해 센스 있게 넘어갈 텐데, 저는 아직 그 경지에 이르지 못해 NG를 곧잘 내요. 문제는 드라마를 원신, 원 컷으로 찍는 경우가 많아 대사 한마디가 틀려도 처음부터 다시 찍어야 하는 거예요. 대신 대본이 늦게 나와 좋은 점도 있어요. 잠을 하루 8시간씩 잘 수 있으니까 체력적으로는 아주 좋아요. 앞으로는 죽 연기에만 매진하고 싶어요. 관객에게 실제 상황을 훔쳐보는 듯한 느낌을 줄 정도로 자연스럽게 연기하는 배우가 되는 것이 목표랍니다.”


풍문으로 들었소~ 출연진에게 직접 들었소!

‘특별 관리 대상’ 장현성 · 윤복인
서봄이 한인상과 부부의 연을 맺은 후 서봄의 부모는 한정호가 운영하는 로펌의 특별 관리 대상이 됐다. 서봄의 엄마 역을 맡은 배우 윤복인(46)은 “봄이네 친정은 인상이네와 삶의 질이 하늘과 땅 차이”라면서 “리얼한 걸 좋아하는 감독님이 나더러 직접 세트를 꾸며보라고 하셔서 감 껍질 말린 것을 비롯해 웬만한 소품은 집에서 죄다 가져왔다. 세트를 짓는 데 든 비용도 인상이네의 10분의 1 수준”이라고 밝혔다. 그는 처지가 바뀐다면 갑질을 하겠냐는 물음에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서봄의 아빠 역을 맡은 장현성(45) 역시 공감을 나타냈다.

“역사적으로 보면 사람이 자리를 만드는 경우도 있지만 자리가 사람을 만드는 경우도 있어요. 타고난 영웅도 있지만 어느 정도는 위치가 사람 캐릭터를 구축하지 않나 싶어요. 또 ‘갑질’ 옆에는 ‘을질’도 있게 마련이에요. 이 작품을 하면서도 그걸 느껴요. 동서양을 막론하고 어린아이가 보는 동화에서는 부자가 항상 악역을 맡고, 가난한 사람은 한없이 착하게 그려지지만 실제도 그런 건 아니거든요. 갑질과 을질에 대한 시선이 입체적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런 면에서 안판석 감독님의 인문학적 접근 방식이 마음에 들어요.”

안 PD의 연출 기법에 대해 윤복인은 “영화처럼 찍어서인지 화면도 영화 같이 나온다”고 평가했다. 윤복인처럼 연극 무대에서 잔뼈가 굵은 장현성은 “영화가 반드시 고급스러운 예술 형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다른 견해를 내놨다.

“영화는 한마디로 노동 집약적인 작업이죠. 미니시리즈가 영화와 다른 건 일주일에 70분짜리 두 편을 만들어야 하는 것뿐이에요. 안 감독님의 연출 방식은 오히려 연극에 가깝게 느껴져요. 관객이 무대에 오른 배우들의 연기를 관찰하듯 일상 풍경을 담아낸다는 점에서요. 배우가 스마트폰으로 들여다보는 게 뭔지 클로즈업해서 보여주면 좋겠는데 그러시지 않으니까 불친절하게 느껴질 수도 있을 거예요. 하지만 살면서 우리가 보고 싶은 걸 다 보며 살 수 없듯이 감독님도 그 정도는 시청자의 상상력에 맡기시는 거예요. 다 보여주면 재미도 없고요.”(장현성)

“저희 드라마는 화면이 어둡다는 얘기를 많이 듣는데 그 역시 리얼리티를 살리기 위한 감독님의 전략이에요. 이 작품이 블랙코미디여서 일부러 어두운 조명을 쓴 측면도 있죠. 처음엔 그게 이상했는데, ‘대부분의 드라마가 밤 신에서 화면을 희끄무레하게 만들어놓고 밤이라고 우긴다’는 감독님의 얘기를 듣고 나니 무슨 말씀인지 이해가 되더라고요.”(윤복인)

장현성은 극 중에서 옷을 자주 갈아입지 않는 이유도 안 감독의 사실적인 연출 기법에 일조하려는 깊은 뜻이 담겨 있다고 했다.

“중년 남자들은 옷을 자주 갈아입지 않아요. 그런 세심한 부분의 리얼리티까지 살리려는 저 나름의 노력에도, 날짜가 바뀌면 스태프들이 어김없이 의상을 바꿔 입으라고 하니 난감할 따름이에요(웃음).”



명품 ‘트러블 메이커’ 백지연
풍문으로 들었소~ 출연진에게 직접 들었소!
‘단벌’ 장현성과 반대로 신이 바뀔 때마다 새로운 패션을 선보이는 배우가 있다. 30년 지기인 안판석 PD의 제안으로 연기에 도전한 방송인 백지연(51). 실제로는 유준상, 유호정보다 5세 연상이지만 극 중에서 그는 최연희의 대학 동창이자 결혼 전 유준상의 여자친구였던 지영라로 등장해 동안 미모를 뽐내고 있다. 방송인 특유의 경직된 이미지를 벗고 매회 세련된 패션감각을 보여주고 있는 스타일링은 그가 직접 하고 있다.

“오랫동안 함께 일한 스타일리스트가 있는데, 이 드라마에서는 제 캐릭터에 맞는 옷을 잘 구현해낼 사람이 없을 것 같아서 직접 스타일링을 해요. 의상 협찬을 도와주는 팀이 있지만 어떤 옷이 필요한지는 제가 지정하죠. 그랬더니 10회가 넘어가면서 옷을 잘 입는다는 반응이 올라오더라고요. 전혀 예상하지 못한 반응인 데다 럭셔리 룩의 완성이라는 말까지 나오니까 기분이 좋아요.”

지영라는 재계 2위 그룹 회장의 아내. 최연희와 자주 어울리지만 둘은 마음까지 나누는 친구 사이는 아니다. 친정이 지하 시장에서 부상한 금융 재벌인 지영라는 흠잡을 데 없는 명문가의 일원인 최연희를 사사건건 시기하고 질투한다. 또 자신의 딸이 서봄과 결혼한 한인상을 짝사랑한다는 사실을 알고 자존심이 상하자 한인상의 아빠이자 최연희의 남편인 한정호에게 유혹의 손길을 뻗는 일도 서슴지 않는다. 캐릭터 자체는 밉상이지만 그의 연기에 대한 평가는 호평 일색이다.

“정말 100% 좋은 얘기뿐이라서 놀랐어요. ‘물오른 연기’ ‘왜 이제야 연기했나?’ 같은 우호적인 평가가 연기하는 데 힘이 되더라고요. 실제 성격이 지영라 캐릭터와 흡사할 것 같다는 얘기를 들을 때도 있는데 그만큼 연기를 잘한다는 칭찬이니까 조금도 기분 나쁘지 않아요. 실제 저와 지영라는 많이 다르거든요. 한 가지 닮은 점은 내숭 안 떨고 솔직하게 말하는 거예요. 하지만 지영라 같은 사람이 실제로 있을까 싶어요. 연기하면서도 납득이 안 되는 상황이 많으니까 ‘얘들은 친구끼리 왜 이러고 사나’ 싶어요.”

연기 호평이 끊이지 않아서일까, 아니면 세월과 더불어 그가 변한 것일까. 10년 전 인터뷰했을 때와 달리 그의 표정이나 말투에 애교가 섞여 있었다.

“집안의 막내로 자라 원래 애교가 있어요(웃음). 앵커를 할 때는 도도하고 똑 부러져 보인다는 말을 많이 듣는데 그건 일할 때 성격이고, 친구나 가족과 있을 때는 편하게 해요. 지금은 여러 배우들과 함께 어우러지니까 편한 모습이 나오는 것 같아요.”

그는 ‘풍문으로 들었소’에서 연기 호흡이 가장 잘 맞는 배우로 유준상을 꼽으며 “한정호 대표를 놀려먹는 게 가장 재미있다”고 밝혔다. 그가 등장한 장면 중 가장 높은 조회수를 기록한 것도 로펌 건물 맨 위층에 있는 사교클럽에서 그가 한정호에게 “매력 없거든”이라고 쏘아붙이는 대목이다.

“안판석 감독이라는 변수가 있었지만 앞서 소설을 쓰지 않았다면 연기에 도전하지 못했을 거예요. 소설을 쓰면서 허구의 세계가 주는 매력에 깊이 빠진 덕분에 ‘허구의 세계가 더 깊은 진실을 말할 수 있다. 드라마도 소설처럼 매력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갖게 됐죠.”

연기 초년병임에도 배우로서의 가능성을 제대로 보여준 백지연은 “무슨 일이든 하기로 마음먹으면 최선을 다하지만 이 일을 계속할지는 모르겠다. 지금은 드라마가 최종 30부까지 무사히 끝나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앵커, 인터뷰어, 작가에 이어 연기자까지 새로운 타이틀에 도전을 거듭해온 그의 다음 행보가 자못 궁금하다.



글 · 김지영 기자|사진제공 · SBS

여성동아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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