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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

2013 설화문화전 ‘활力, 시대를 관통하다’

우먼동아일보

2013. 10. 29

병자호란을 배경으로 한 영화 ‘최종병기 활’(2011)은 궁시(弓矢: 활과 화살)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이끌어낸 작품이다. 청나라의 명궁 쥬신타가 사용하는 무겁고 긴 육량시, 조선의 신궁 남이가 쓰는 보통 화살의 3분의 1밖에 안 되는 길이의 애깃살(편전), 날아가면서 기묘한 소리를 내는 명적(효시) 등이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오늘날 활과 화살은 전쟁 무기로서의 가치를 상실했지만 대신 심신 수련의 도구(국궁)이자, 전통공예의 한 분야로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국립고궁박물관 이귀영 관장은 활에 대해 “유연(柔然)하고 유아(儒雅)한 곡선미를 지니고 있지만, 시위에 화살을 매어 당기는 순간 그 팽팽한 긴장감으로 숨을 죽이게 된다”고 했다.


2013 설화문화전 ‘활力, 시대를 관통하다’

 섷화문화전 ‘활力, 시대를 관통하다’ 공식 포스터. 작품은 박천욱의 ‘Idle Direction’.



올해로 일곱 번째를 맞는 설화문화전 ‘활力, 시대를 관통하다’는 전통공예로서 활과 화살, 화살통이 지닌 역사적 가치를 보여줌과 동시에 이를 새로운 감각으로 재해석하고 현대미술로 구현한 작품들을 한자리에 모은 전시다.
중요무형문화재 제47호 궁시장 전수조교인 김윤경 씨는 우리 전통 활의 정수인 각궁을, 중요무형문화제 제47호 궁시장 유영기·전수조교 유세현 부자는 경기도 장단에서 대대로 만들어온 다양한 화살을, 서울시 무형문화재 제23호 궁장 권무석 씨는 자신이 만든 각궁과 함께 활쏘기 시연을 하고, 중요무형문화재 제93호 전통장 김동학 씨는 공예품으로 발전해온 아름다운 화살통을 선보인다.


2013 설화문화전 ‘활力, 시대를 관통하다’

&nbsp;<b>1</b> 중요무형문화재 제47호 궁시장 유영기와 전수조교 유세현 부자가 만든 화살. <b>2</b> 가구디자이너 하지훈의 ‘Bow Chair’. <b>3</b> 중국 사진작가 다위안의 ‘地’.<br><br>



전통에 조응한 현대미술 작품으로는 네임리스 건축의 나은중·유소래 씨가 선보인 2개의 활 형태로 구성한 3차원적 구조물 ‘Bow-Bow’, 가구디자이너 하지훈 씨의 ‘Bow chiar’, 조각가 박천욱 씨의 전통과 키치를 결합한 ‘Idle Direction’, 제품 디자이너 구병준 씨의 큐피트의 화살을 콘셉트로 한 구리 접시 세트 ‘Still Life’, 중국 상하이에서 활동하는 사진작가 다위안(大元) 씨가 활의 유연성을 연상시키는 인간의 몸을 촬영한 ‘水’ ‘風’ ‘地’ 등이 있다. 전시를 보다보면 문득 영화 ‘최종병기 활’에서 남이가 청나라 군과 마지막 결투를 벌이며 남긴 말 “바람은 계산하는 것이 아니라 이기는 것이다”가 떠오른다.
~11월 9일 오전 10시~오후 6시/서울 종로구 갤러리 인/문의 02-732-4677





글·김현미 기자
사진제공·설화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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