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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아빠 어디가’의 유통기한은 언제까지일까?

우먼동아일보

2013. 08. 30

‘아빠 어디가’의 유통기한은 언제까지일까?


지난 1월 말 첫 방송을 시작한 ‘아빠 어디가’의 인기가 아직 뜨겁다.
차분하고 사려 깊은 준의 모습에 반한 누나들이 팬클럽을 결성하는가 하면 “아빠가 해준 밥이 제일 맛있다”며 뽀뽀세례를 퍼붓는 지아의 애교는 예비 딸바보 아빠들을 양산했다.


‘아빠 어디가’의 유통기한은 언제까지일까?


하지만 ‘아빠 어디가’의 일등 공신은 단연 후다. 윤후의 때묻지 않은 순수함은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지아는 내가 좋은가봉가” 수줍게 웃던 윤후의 매력은 지난 8월 25일 방송된 무인도 편에서 절정에 달했다.
“후가 가장 좋아하고 아끼는 보물이 무엇이냐”는 제작진의 질문에 “아빠”라고 대답한 것.
‘아빠 어디가’의 승승장구 비결은 바로 여기에 있다.


‘아빠 어디가’의 유통기한은 언제까지일까?




아빠와 함께하는 여행이 언제부터인가 자두를 많이 딴 순서대로, 조개를 많이 캔 순서대로 줄을 세워 경쟁시키는 게임이 되었을 때 걱정의 목소리는 커진 것이 사실이다. 게임에서 진 민국이네는 캠핑카에서 잘 수 없었고 민국이는 결국 울음을 터뜨렸다. 아빠와 함께하는 즐거운 여행에 경쟁이 끼어들면서 아이들은 마냥 즐겁지 않았다.
프로그램으로 유명세를 탄 아이들이 겪는 혼란도 우려의 한 축이 되었다. 후의 초등학교 입학식에서는 사진 찍으려는 사람들로 행사 진행이 어려울 정도였고, 성동일은 준이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이들이 경쟁을 배우고, 유명세에 휩쓸릴수록 아이들의 순수함과 진실성은 사라지기 마련이다. 이와 동시에 아이들의 순진무구함에서 힐링을 찾는 시청자들의 즐거움도 반감된다.


‘아빠 어디가’의 유통기한은 언제까지일까?


이런 우려 속에서 진행된 무인도 편은 ‘아빠 어디가’의 한계를 드러내는 듯 했다.
반복되는 패턴에 변화를 주고자 여행지를 바꿔가는 제작진의 고충을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지만, 왜 굳이 ‘생존 여행’을 택해야 했나 하는 안타까움 때문이다. 무인도에 도착한 어른들은 막막한 표정이었고 아이들은 어리둥절해했다.

하지만 무인도 편은 예상 외로 ‘대박’을 쳤다. 아이들의 기상천외한 행동들과 순수함, 예상치 못한 돌발 상황들 때문이었다. 보물 1호를 아빠라고 말하는 후와, 특유의 어른스러움이 빛났던 준이, 아빠의 등에 업혀 갑판을 내려온 준수의 모습에 시청자들은 마음이 따뜻해졌다.

‘아빠 어디가’ 무인도 편이 시청자들의 호응을 얻은 이유는 제작진이 준비한 게임이나 무인도라는 생존 상황 때문이 아니었다. 무리수일 법한 기획을 살린 것은 아이들의 순수함과 진실성이었다. 아이들은 커갈수록 귀여움은 사라질 것이다.
‘아빠 어디가’의 제작진은 경쟁, 생존 등 더 극한 자극으로 아이들을 내몰 것이 아니라 아이들의 순수성과 리얼 버라이어티 예능의 경계에서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 아이들이 자라나면서 보여주는 성장 과정에 맞춰 포맷을 바꿔나가지 못하고 아이들의 순수성에만 의존한다면 프로그램의 유통기한은 짧을 수 밖에 없다. 반대로 아이들의 천진난만함을 지키지 못한 프로그램 또한 시청자들의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글 • 한동민 <우먼 동아일보 http://thewoman.donga.com 인턴 에디터>
사진 • MBC 캡쳐
※ 보도자료 및 기사제보 wdcinema12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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