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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배우들, 하이힐 벗고 날다

조민수, 김현주, 손태영, 이시영, 이미도

글 · 김명희 기자 | 사진 · KBS 제공

입력 2015.06.15 17:08:00

우리가 아는 여배우, 그중 톱스타는 촬영장에서 여왕 같은 존재다.
위험한 장면에서 몸을 사리고 대역을 쓴다 한들 이상할 것 하나 없는 그들이 한계를 뛰어넘는 액션 연기에 도전했다.
조민수(50), 김현주(38), 손태영(35), 이시영(33), 이미도(33), 최여진(33). 단언컨대 이들은 레드카펫이 어울리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여배우들이다. 이들이 KBS 예능 프로그램 ‘레이디 액션’을 통해 고난도 액션에 도전한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때 많은 이들이 의아해했다. 그것도 캐스팅에 진을 빼는 다른 방송과 달리, 이 프로그램은 일주일 만에 캐스팅이 완료됐다. 그리고 이들 6명의 여배우들은 2박 3일간 합숙을 하며 5m 깊이 수조에 들어가거나 불을 붙인 채 몸을 놀리고, 10m 상공에서 떨어지는 고공 낙하 훈련을 해냈다. 손태영은 이마에 불꽃이 튀어 얼굴에 화상을 입을 뻔했고, 이미도는 물속으로 너무 깊이 들어갔다가 아찔한 순간을 맞기도 했다. 그러면서 배우들이 고소공포증, 물에 대한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파일럿으로 2회 방영된 ‘레이디 액션’의 시청률은 각각 4.9%와 4.8%. KBS 측은 현재 정규 편성을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다. 드라마 촬영 일정 때문에 인터뷰에 함께하지 못한 최여진을 제외한 5명의 여배우가 들려준 도전의 뒷이야기.

여배우들, 하이힐 벗고 날다
용감한 맏언니 조민수

액션에 도전한 계기는 … 배우라면 누구나 새로운 연기에 대한 갈증이 있을 것이다. 다양한 캐릭터를 해왔지만 몸을 쓰는 연기는 할 기회가 없었다. 여자 후배들에게 액션의 길을 터주고 싶었다. 가장 힘들었던 것은 … 매 순간 무섭고 힘들었다. 첫날 우리가 너무 겁을 먹으니까 정두홍 감독이 “우리가 목숨을 내놓는 한이 있어도 배우들은 다치게 하지 않겠습니다”라고 하더라. 도저히 못할 것 같았는데, 그 말을 들으니 용기가 생겼다. 배우마다 한 명씩 선생님이 붙어 개인 지도를 해주셨다. 정두홍 감독과 그분들을 향한 믿음이 없었다면 해낼 수 없었을 것이다. ‘레이디 액션’을 통해 얻은 것이 있다면 … 어렸을 때 물에 빠진 이후로 물만 보면 심장이 두근두근했다. 이제 어느 정도 물 공포증을 극복한 것 같다.

무한긍정주의자 김현주

도전 계기는 … 드라마 ‘가족끼리 왜 이래’가 큰 사랑을 받고 종영된 이후 외롭고 심심했다. 재미있는 일을 찾던 차에 캐스팅 제안을 받았다. 첫날 훈련을 한 소감은 … 함께하는 분들 면면을 보니 몸을 쓰는 건 내가 가장 하위권일 것 같았다. 역시나 기초 체력 훈련을 할 때부터 너무 힘들었다. 내 몸에 이런 근육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생전 단 한 번도 쓴 적이 없는 근육까지 사용하는 훈련이었다.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 고소공포증이 있어서 고공 낙하가 가장 힘들었다. 내가 시간이 제일 오래 걸린 것 같다. 감독님과 다른 분들이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기다려준 덕분에 할 수 있었다. 끝내고 나서는 스스로 한계를 극복했다는 생각에 뿌듯했다.



여배우들, 하이힐 벗고 날다
엄마의 이름으로! 손태영

1월에 둘째를 출산했는데, 무리한 선택이 아니었나 … 몸은 어느 정도 회복이 됐다. 기존의 이미지에 갇히지 않고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어 출연을 결심했다. 원래 운동 신경이 좋은 편인가 … 나쁘지는 않지만 아이를 낳은 후로는 체력이 예전만 못하다. 훈련을 하면서 후회한 적은 없나 … 처음엔 너무 힘들어서 괜히 왔나 라는 생각도 했다. 하지만 첫날 훈련을 마치고 나니 둘째 날부터는 몸이 가벼워지면서 못할 게 없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내게는 두려움을 극복하는 것 자체가 희열이었다. 남편 권상우 씨는 어떤 도움을 줬나 … 남편도 액션 연기를 많이 했기 때문에 합숙을 하기 전, 많이 가르쳐주고 싶어했다. 하지만 배우면 배울수록 ‘이게 아닌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액션은 역시 정두홍 감독님께 배워야 한다. 부부가 함께 액션 영화 출연 제안을 받는다면 … 기회가 된다면 얼마든지 하고 싶다.

복싱 여전사 이시영

도전 계기는 … 출연 제의를 받았을 때 이 정도로 힘들 거라곤 상상도 못했다. 호기심도 있었고, 재미있을 것 같았다. 가장 힘들었던 훈련은 … 10m 높이에서 떨어지는 훈련이 가장 힘들었다. 물이나 불은 몸에 닿으니까 느낌이 있는데, 고공 낙하는 그게 아니니까 공포가 증폭된다. 정규 편성이 된다면 고정으로 출연할 생각이 있나 … 글쎄,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 사실 왜 제작진이 2박 3일 동안 합숙을 시켰는지 알겠더라. 집에 보내주면 너무 힘들어서 다들 다음 날 안 나올 것 같다. 도전해보고 싶은 액션 연기가 있다면 … 야마카시(Yamakasi · 맨손으로 건물이나 담장을 오르거나 뛰어넘는 익스트림 스포츠)나 자동차 스턴트를 해보고 싶다. 액션 외에 얻은 것이 있다면 … 우정. 최여진 씨와 몇 달간 드라마를 함께한 적이 있는데 그때보다 이번에 합숙하면서 더 친해졌다. 처음엔 서로 어색하기만 했는데 살을 맞대고, 먹고, 자고, 훈련하며 끈끈한 동료애를 갖게 됐다.

액션 DNA 이미도

도전 계기는 … 원래 운동을 좋아한다. 액션 연기도 배워보고 싶었지만 기회가 없어 아쉬웠다. 좋은 기회를 만들어준다는 데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직접 해보니 어떤가 … 생각했던 것보다 위험한 순간이 많았다. 물에 빠질 뻔했고, 불 액션도 몸에 직접 불을 붙일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정규 편성이 되면 고정으로 출연할 생각이 있나 … 물론이다. 뒤늦게 재능을 발견한 기분이다. 고정이 되면 헬리콥터에서 뛰어내려 불 속에 들어가 악당을 3명 해치운 뒤, 다시 물속에 들어가 수중 액션을 하고 나와 오토바이를 타고 가는 장면 정도는 소화할 수 있을 것 같다.

액션 멘토 정두홍

여배우들, 하이힐 벗고 날다
여배우들에게 액션을 지도한 소감은 … 여배우들이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며 내 스스로 직업에 대해 다시 돌아보게 됐다. 배우들 한 명씩 평을 한다면 … 조민수 씨는 맏언니답게 모든 점에서 모범을 보여줬고, 김현주 씨 역시 불평 한 마디 없이 열심히 해줬다. 손태영 씨는 출산한 지 얼마 안 돼서 체력적으로 힘들 거라 생각했는데, 본인이 투혼을 보여줬다. 정신력이 대단한 것 같다. 이시영 씨는 복싱을 해서 몸에 리듬감이 있고, 이미도 씨는 굉장히 파워풀하다. UFC도 정복할 수 있을 것 같다. 우리나라에 정두홍 감독이 인정하는 액션 여배우가 있다면 … 종전까지는 하지원 씨가 유일하다고 생각했다. 이제 ‘레이디 액션’의 6명의 배우를 하지원 씨 옆에 세워도 전혀 손색이 없을 것 같다.

디자인 · 최진이 기자

여성동아 2015년 6월 61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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