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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의 심장을 얻은 아이돌 박유천

글 · 김유림 기자|사진 · 홍태식

입력 2015.05.19 10:27:00

그동안 안방극장과 스크린을 오가며 차근차근 연기 경력을 다져온 박유천이 SBS 미니시리즈 ‘냄새를 보는 소녀’를 통해 또 한 번의 도약을 꾀하고 있다.
미각, 후각, 통각을 잃은 무감각한 인물의 고뇌를 연기하는 한편 신세경과 커플을 이뤄 개그맨 뺨치는 코믹 연기까지 소화해내는 박유천의 연기 성적표.
배우의 심장을 얻은 아이돌 박유천
가수가 아닌 연기자로서 박유천(29)의 행보를 평가한다면 ‘믿고 보는 배우’라는 수식어가 지나치게 느껴지지 않을 만큼 연기 성장이 눈부시다. 2010년 ‘성균관 스캔들’을 시작으로 ‘미스 리플리’ ‘옥탑방 왕세자’ ‘보고 싶다’ ‘쓰리 데이즈’까지 연기 합격점을 받은 그는 지난해에는 영화 ‘해무’로 대종상영화제 신인상을 비롯해 8개 영화제의 신인상을 휩쓸었다.

현재 출연 중인 SBS 미니시리즈 ‘냄새를 보는 소녀’에서는 동생의 죽음 이후 미각, 후각, 통각을 잃은 경찰 최무각으로 분해 진지하면서도 엉뚱한, 때로는 개그맨도 능가하는 코믹 연기로 여심을 흔들고 있다. 귀여운 먹방부터 화려한 액션, 신세경과 펼치는 달달한 로맨스까지, 박유천의 다양한 매력을 확인할 수 있다.

‘냄새를 보는 소녀’ 백수찬 PD는 지난 3월 말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박유천의 장점으로 성실함을 꼽았다. 백 PD는 “이렇게 훌륭한 연기자인지 몰랐다. 연기에 임하는 태도나 집중력, 순발력이 대단하다. 또 개구쟁이 같은 면이 많아서 밤샘 촬영을 할 때면 썰렁한 농담으로 현장 분위기를 좋게 만들어준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실제로 그는 연예계에서 선배들에게 사랑받는 후배로 유명하다. ‘해무’에서 호흡을 맞춘 김윤석은 그를 두고 “그저 예쁘장한 남자라고만 생각했는데 상남자다. 오래 연기할 수 있는 친구”라 했고, 문성근 역시 “현장에서 늘 연기 고민을 한다”며 그의 노력을 치켜세웠다. 지난해 드라마 ‘쓰리 데이즈’에 함께 출연했던 손현주는 “말보다 행동이 먼저고 현장에 절대 지각하는 법이 없다. 배우로 오래갈 친구”라고 박유천을 칭찬한 바 있다. 박유천 역시 선배들의 이 같은 신뢰가 큰 자극제가 된다고 밝혔다.

“연기 활동을 오래 하지 않았지만 현장 스태프나 배우들과 좀 더 빨리 친하게 지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을 많이 해요. 처음 연기를 시작했을 때는 어색하고 쑥스러워서 그분들께 제가 먼저 다가가지 못했거든요. 요즘은 촬영장에서 여러 사람들과 어울려 일하는 것 자체가 즐겁고, 아무리 어려운 상황도 즐겁게 받아들이게 되는 것 같아요. 많은 분들의 응원이 큰 힘이 되고 그래서 더 열심히 하려고 합니다(웃음).”

오초림 역을 맡은 신세경과의 케미도 많은 화제를 뿌리고 있다. 극 중 무각은 개그우먼을 꿈꾸는 오초림을 위해 우스꽝스러운 분장을 한 채 개그 만담 상대가 돼주고, 교통사고로 코마 상태였다가 갑자기 한쪽 눈동자가 초록색으로 변하고 냄새가 눈에 보이기 시작한 초림의 사연을 듣고 위로하는 과정에서 무뚝뚝하면서도 다정다감한 매력을 선보였다.



무각 역시 무통, 무감각의 초능력을 지닌 인물인데, 아무리 맞아도 아프지 않고 한 번에 3인분을 먹어치우는 대식가라는 캐릭터 설정 탓에 연기하기가 쉽지만은 않다고 털어놓았다.

“맞고도 무표정한 표정을 짓는 게 굉장히 어려워요. 아프면 자연스럽게 나오는 표정들이 있잖아요. 그걸 완벽히 억제해야 하니까, 촬영 들어가기 전에 생각했던 것과 전혀 다르더라고요. 맛도 못 느끼기 때문에 음식을 많이 먹는데, 평소 먹는 걸 좋아하긴 하지만 촬영이라고 생각하니까 쉽지 않더라고요. 그래도 즐겁게 촬영하고 있어요.”

이희명 작가와의 인연은 과거 ‘옥탑방 왕세자’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 그렇기에 처음 캐스팅 제안을 받고 쉽게 출연을 결정할 수 있었다고 한다. 박유천은 “글이 재미있는 건 기본이고 작가님이 말수도 적고 묵직한 느낌인데, 일을 떠나 사람으로서 매력이 많은 분이다. 다시 불러주셔서 영광이다”라고 밝혔다.

배우의 심장을 얻은 아이돌 박유천
당분간은 연기에 올인, 음악은 평생 하고 싶어

연기자에 앞서 아이돌 그룹 JYJ 멤버로 한류 팬을 거느린 만큼 음악 활동에 대한 계획을 궁금해하는 이들도 많다. 이에 대해 그는 “언제 다시 무대에 서겠다고 확언할 수는 없지만 음악은 앞으로도 꾸준히 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동안 공연을 많이 했기 때문에 음악이 주는 기쁨이 얼마나 큰지 잘 알고 있어요. 비록 저는 주춤하지만 준수와 재중이 형이 음반도 열심히 발표하고 활동을 잘해주고 있어서 그들의 음악을 들으며 대리 만족을 느끼고 있어요. 저 역시 가능하다면 끝까지 음악을 하고 싶어요.”

가수로 활동하는 동안에도 워낙 연기에 대한 갈망이 컸던 만큼 당분간은 가수가 아닌 연기자로서의 입지를 다지고 싶다는 뜻으로 비친다. 이번 작품을 끝낸 뒤에는 “연기가 좀 더 편안해지면 좋겠다”는 게 그의 바람이다.

“시청자들께서 제 연기를 편안하게 보실 수 있으면 좋겠어요. 아직은 많이 부족하지만 꾸미지 않은 자연스러운 연기를 하는 게 최종 목표예요.”

디자인 · 최진이 기자

여성동아 2015년 5월 61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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