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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서울에 온 지구 영웅들

‘어벤져스 : 에이지 오브 울트론’

글 · 김지은 자유기고가 | 사진 · 동아닷컴 뉴시스 제공

2015. 05. 19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사상 최초의 한국 로케이션으로 화제를 모은 ‘어벤져스 : 에이지 오브 울트론’의 주인공들이 개봉을 눈앞에 두고 한국의 팬들과 만났다. 지난 4월 17일, 세월호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노란 리본을 가슴에 달고 기자회견장에 나타난 3명의 히어로와 한국 배우 수현을 소개한다.

서울에 온 지구 영웅들
‘어벤져스 : 에이지 오브 울트론’이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개봉 전부터 사상 초유의 예매율을 기록하며 일찌감치 흥행을 예고한 ‘어벤져스 : 에이지 오브 울트론’은 2012년 개봉한 ‘어벤져스’의 후속작으로, 아이언맨과 토르, 헐크, 캡틴 아메리카 등 마블코믹스의 영웅들이 총출동하는 슈퍼히어로물이다. 특히 이번 속편은 한국을 포함 영국, 이탈리아, 남아공 등 전 세계 23개 지역에서 로케이션을 진행해 팬들의 관심과 기대를 증폭시켰다.

한국에서의 촬영은 지난해 4월 마포대교, 상암동, 강남대로, 청담대교 북단, 계원예술대학교 인근 거리 등 서울 전역에서 진행됐다. 무엇보다 지금까지 해외 영화에서 비치던 ‘냉전 국가’로서의 이미지를 탈피해 최첨단 도시 서울의 모습이 제대로 담겼다는 점, 그리고 미국 등 다른 나라에 앞서 한국에서 세계 최초로 개봉된다는 점 때문에 우리나라 팬들로부터 후한 점수를 얻었다.

유쾌한 세 히어로들, 무대 매너도 굿!

영화 개봉에 앞서 4월 17일 내한 기자회견을 연 3명의 주인공,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50)와 크리스 에반스(34), 마크 러팔로(48)는 시종일관 매너 있고 유쾌한 모습이었다. 이번이 세 번째 한국 방문인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안녕하세요. 사랑합니다”라고 한국말로 인사하며 “이렇게 와주셔서 감사한데, 내가 지금 쇼핑이 밀려 있으니 빨리 끝내주세요”라는 재치 있는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아이언맨 슈트를 입고 있다면 한국에선 무엇을 하고 싶은가라는 질문에는 “공항에서 시내까지 셔틀버스 역할을 하고 싶다. 한 번에 3명씩은 옮길 수 있다”고 말한 다음 “고깃집에서 불판이 되어도 좋을 것 같다. 가슴 위에 고기를 올려두면 잘 익을 것 같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실제로 기자간담회 후 인사동 거리에서 쇼핑을 즐기는 그의 모습이 포착되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그는 과거 한국 방문 당시 ‘어벤져스’의 히어로들 중 헐크와 대결해보고 싶다고 했었다. 이번에 실제로 헐크와 대결 장면을 촬영한 소감에 대해서는 “조스 웨던 감독이 원작에 그런 장면이 있다는 얘길 해줬다. 그래서 그 장면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지 의논을 많이 했다”고 답했다. “마크 러팔로와 그런 장면을 촬영할 수 있게 되어 영광이었다”는 인사도 잊지 않았다. 또한 “한국 로케이션에 참여한 캡틴 아메리카 역의 크리스 에반스가 매우 부러웠다”며 “내게도 그런 기회가 곧 있게 되기를 고대한다”고도 말했다.

“저도 쇼핑할 게 많아요”라며 너스레를 떤 크리스 에반스 역시 이번이 세 번째 한국 방문이다. 영화 ‘설국열차’의 주연을 맡으며 한국의 팬들에게 확실히 눈도장을 찍은 그는 “늘 이렇게 따뜻하게 맞아줘서 고맙다”는 말로 한국 팬들의 환대에 감사의 인사를 건넸다. 그는 “한국 팬들은 감정을 잘 표현하는 것 같다. 덕분에 내가 마치 비틀스의 일원이 된 것처럼 느껴진다”고 감흥을 전했다.



서울에 온 지구 영웅들
영화 ‘비긴 어게인’에서 개성 넘치는 연기로 한국 팬들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준 마크 러팔로는 “서울은 정말 아름다운 도시다. 이런 도시에 오게 되어 기쁘다”면서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으로 한국식 바비큐를 꼽았다. 그는 서툰 발음으로 “건배!”라고 외치며 잔을 치켜들어 열렬한 환호를 받았다. 그는 영화 속 자신의 캐릭터에 대해 “어디서나 벗고 있어서 창피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내 분장은 가리고 싶은 부분은 부각되고, 드러내고 싶은 부분은 감추는 식이었다”면서 “크리스 에반스의 슈트가 가장 부러웠다”고 고백했다. “슈트를 입는 것만으로 크리스 에반스 같은 몸매를 가질 수 있다면 정말 좋을 것 같다. 그의 몸매가 부럽다”는 칭찬의 말도 잊지 않았다.

‘어벤져스’의 신데렐라 ‘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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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베일에 가려졌던 한국 배우 수현(30 · 본명 김수현)의 캐릭터에 대한 비밀도 풀렸다. 그가 맡은 역할은 어벤져스의 조력자인 닥터 헬렌 조. 아이언맨 토니 스타크가 유일하게 인정하는 유전공학 분야의 권위자로, 악당 울트론 탄생의 배경에도 관계된 인물이다. 극 중에서 그는 영어와 한국어 대사를 모두 소화한다. 실제로도 이화여대 국제학과를 졸업한 재원인 그는 미국에서 6년간 거주한 이력 덕분에 원어민 수준의 영어를 구사한다.

기자회견장에서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크리스 에반스, 마크 러팔로, 그리고 조스 웨던 감독과 함께 홍일점으로 무대에 오른 수현은 언밸런스한 오프 숄더 라인의 화이트 드레스로 고혹적인 자태를 뽐냈다. “한국에서 정식으로 인사드리게 되어 기쁘다”는 말로 인사를 시작한 그는 “‘어벤져스’에 합류했다는 게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 황홀했다”면서 “존경하고 좋아하는 감독, 배우들과 가까이 호흡할 수 있어 행복했다. 평생 잊지 못할 기회였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극 중 배역과 실제 캐릭터가 가장 닮은 배우로는 마크 러팔로를, 예상했던 것과 다른 의외의 캐릭터로는 크리스 에반스를 꼽았다. 마크 러팔로는 실제로도 천재적인 끼가 있는 것 같으며, 크리스는 수줍음을 탈 거라 생각했는데 호탕하게 웃는 털털한 성격이라 소개했다. 조스 웨던 감독에 대한 감사의 말도 잊지 않았다. “감독님이 여러 캐릭터를 배우들 각각에 맞게, 원작에서보다 다양한 컬러를 입히려 애썼다”면서 “감독님을 전적으로 신뢰했고 대화도 많이 나눴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미 서로 익숙한 배우들 사이에서 내가 어떻게 하면 조화롭게 잘 섞일 수 있을지를 고민했다”고 밝혔다.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수현에 대해 “훌륭한 연기로 배역을 잘 소화해냈다”고 극찬하며 “한국에서 이런 훌륭한 배우들이 많이 나오는 게 놀랍지 않다. 앞으로도 기대가 된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 영화로 세계적인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수현은 또 다른 할리우드 영화 ‘이퀄스’에까지 캐스팅되는 행운을 거머쥐었다.

‘어벤져스 : 에이지 오브 울트론’의 관람 포인트에 대해 조스 웨던 감독은 “전작에 비해 캐릭터들이 훨씬 익사이팅해졌다. 액션 장면을 완성도 있게 그려내는 것 못지않게 그들의 다양한 면을 보여주고 캐릭터를 심화하는 데 집중했다”고 말했다. “배우들 간의 친밀도를 높일 수 있도록 시간적 여유를 가짐으로써 호흡도 좋아졌다”고 밝혔다.

디자인 · 이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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