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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령 ‘여왕의 꽃’으로 만개하다

글 · 김지영 기자 | 사진 · 홍태식, 동아일보 출판사진팀

입력 2015.04.15 15:34:00

나이가 들수록 더욱 빛나는 배우로 김성령을 빼놓을 수 없다.
그는 2012년 드라마 ‘추적자’를 시작으로 ‘야왕’ ‘상속자들’ 등의 히트작에 연이어 출연하며 40대 여배우의 대표주자로 자리매김했다.
그리고 이번에는 새 드라마 ‘여왕의 꽃’에서 데뷔 후 처음으로 타이틀 롤까지 맡았다.
김성령 ‘여왕의 꽃’으로 만개하다
드라마 ‘추적자’와 ‘야왕’, ‘상속자들’의 잇단 히트로 시청률 보증수표로 등극한 김성령(48). 원숙한 40대 여성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며 다채로운 연기 스펙트럼으로 제2의 전성기를 맞은 그가 MBC 새 주말드라마 ‘여왕의 꽃’ 주연을 맡아 눈길을 끈다. 극 중에서 그는 성공에 눈이 멀어 갓 낳은 딸을 버린 모진 엄마이자 미국 뉴욕에서 요리 공부를 하고 돌아온 셰프 레나 정으로 등장한다.

1988년 미스코리아 진으로 연예계에 발을 들인 후 많은 작품에 출연했지만 드라마 주인공을 맡기는 이번이 처음. 3월 14일 첫 방송을 앞두고 만난 그는 “타이틀 롤이라는 단어가 부담스러워 심리적으로 위축되는 것도 사실이지만 다른 배우들과 힘을 모아 좋은 작품을 만들어가겠다”면서 자신이 맡은 레나 정 캐릭터에 애정을 드러냈다.

“레나 정은 부모의 보살핌조차 받을 수 없는 불우한 환경에서 자랐고 좋아하던 남자에게 배신당하는 등 늘 사랑과 돈에 굶주리며 산 가여운 인물이에요. 그러다 우연히 자기가 버린 딸과 재회하면서 모성을 되찾아가고, 진심으로 자신을 위하는 한 남자를 통해 진정한 사랑을 깨닫게 되죠. 성공에 대한 욕심이 강해 악녀로 비칠 수 있지만 자기 삶을 포기하지 않고 끊임없이 도전하는 용기 있는 여자이기도 해요. 여자들이 나이 들수록 자기 삶을 포기하는데, 레나 정을 보면서 새로운 도전에 나설 용기를 얻으면 좋겠어요.”

한 단계씩 노력하는 모습 닮아

▼ 이 작품을 선택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박현주 작가와 이대영 감독님이 제가 지난해 출연한 연극 ‘미스 프랑스’를 보러 오셨어요. 이후 두 분과 미팅을 하며 ‘여왕의 꽃’ 출연 제의를 받았는데 중년 여성이 스토리를 이끌어 가는 작품이라는 점이 마음에 와 닿았어요. 40대 배우가 여주인공인 드라마는 별로 없잖아요. 고민하지 않고 출연하겠다고 했죠.

▼ 실제 모습과 레나 정의 싱크로율은 어떤가요.

실제로는 레나 정처럼 독하지도 못하고, 무슨 짓을 해서든 갖고 싶은 것을 쟁취하려는 욕심도 없어요. 하지만 자기 자신을 좋아하는 면이나 나이가 들어도 삶을 포기하지 않고 한 단계 한 단계 노력하는 점은 실제의 저와 닮지 않았나 싶어요.

▼ 극 중 역할을 위해 어떤 준비를 했나요.

강레오 셰프를 만나 셰프의 삶과 인성에 대한 자문을 구했는데, ‘셰프는 여자가 하기 힘든 직업’이라고 하더라고요. 전쟁터의 군인 같은 사람이기 때문에 여자라는 생각을 버려야 하고, 체력도 엄청 강해야 한다면서요. 셰프로서 레나는 대중의 입맛이 아니라 마음을 움직이겠다는 마인드를 갖고 있는데, 강 셰프의 조언 덕분에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그릴 수 있었어요.(촬영에 들어가기 전 이대영 PD의 권유로 레나 정 캐릭터와 흡사한 인물이 등장하는 작품을 여러 편 본 것도 많은 도움이 됐다고 한다. 일본 드라마 ‘성녀’와 ‘악녀에 대하여’, 영화 ‘맵 투 더 스타’ ‘클라우즈 오브 실스마리아’ 등이 그것. 그는 “혼자 극장을 찾아 여주인공의 연기에 감정을 이입하며 캐릭터를 잡아나갔다”고 밝혔다.)

▼ 원래 요리실력은 어떤가요.

얼마 전 촬영하면서 직접 고르곤졸라 피자를 만들었는데 잘한다는 평가를 받았어요. 연기보다 요리에 소질이 있다고 하더라고요(웃음).

사회에 좋은 자극주는 스타 닮고 싶다

김성령 ‘여왕의 꽃’으로 만개하다
김성령은 1996년 부산에서 건축 관련 사업을 하는 이기수(50) 씨와 결혼해 아들 둘을 낳았다. 두 아이는 현재 중학교 2학년, 초등학교 5학년에 재학 중이다. 교육 환경을 고려해 아이들과 서울에서 지내는 김성령은 시간이 날 때마다 남편이 있는 부산에 내려가 오붓한 시간을 보낸다. 작품 속 그의 모습만 보면 집에서도 우아한 정장을 즐길 것 같은 분위기지만 평소 남편에게서 “연예인이니 집 밖을 나갈 때는 화장도 하고, 무릎 나온 바지 좀 입지 말라”는 타박을 들을 정도로 털털한 성격이다.

이씨는 김성령을 누구보다 자랑스러워하고 어떤 작품을 하든 격려를 아끼지 않는 든든한 외조자다. 김성령이 ‘여왕의 꽃’ 타이틀 롤을 맡았다고 전했을 때도 진심 어린 축하 인사를 건넸다고 한다.

▼ 아이들의 반응은 어땠나요.

덤덤해요. 큰아이가 지금 가장 무섭다는 중2예요. 제가 주연을 맡은 것도 아빠가 이야기해줘서 알더라고요. 저보다는 박신혜에게 관심이 많죠.

▼ 배우로서 절정의 시기를 맞고 있는데 기분이 어떤가요.

매일 아침에 눈뜰 때마다 감사하고 행복해요. 데뷔 이후 일을 가장 많이 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촬영 초반에는 레나 캐릭터가 선뜻 와 닿지 않아 연기에 몰입하기가 어려웠어요. 개인적으로 가장 행복할 때 이 행복하지 못한 여자를 어떻게 하면 이해할 수 있을까 고심했죠. 그런데 어느 순간 제 자신을 들여다보니 지금의 제가 레나 정과 굉장히 닮아 있더라고요. 사람의 욕망과 욕심은 끝이 없잖아요. 그제야 성공하려고 애쓰는 레나 정의 마음이 이해가 되더라고요. 저는 정말 요즘 행복 그 자체예요.

▼ 많은 여성들의 워너비 스타인데 그럼에도 닮고 싶은 롤 모델이 있나요.

극 중에서 대립 관계인 김미숙 선배님을 닮고 싶어요. 첫 촬영 후 연기가 만족스럽지 않아 힘들어할 때 ‘조금 부족하면 다음부터 잘하겠다는 배짱으로 나가라’는 조언을 해주셨어요. 저런 게 내공이지 싶더군요. 연기뿐 아니라 연기에 임하는 자세 면에서도 배울 게 많은 분이에요. 안젤리나 졸리나 이효리 씨처럼 봉사활동과 환경운동으로 우리 사회에 좋은 자극을 주는 스타들도 닮고 싶어요.

▼ 작품을 이끌어가는 주인공으로서 바람이 있나요.

6개월간 방영하는 작품인 만큼 모든 스태프와 배우가 끝날 때까지 무탈하게, 하루하루 즐겁게 촬영했으면 하는 게 소망이에요. 다행히 지금 촬영장 분위기가 엄청 좋아요. 앞으로 6개월이 힘들거나 지루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요(웃음).

디자인 · 최진이 기자

여성동아 2015년 4월 61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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