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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연희 강남구청장의 포부

“글로벌 명품 도시 도약 꿈꾼다”

글·김명희 기자 | 사진·김도균, 강남구청 제공

입력 2015.02.17 10:07:00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요즘 눈에 띄게 다이내믹한 움직임을 보이는 곳은 강남구다. 불법 성매매 업소 퇴출, 강남페스티벌, 코엑스몰 새 단장 등 굵직한 사업들이 결실을 맺고 있고, 구룡마을 개발 방식이 확정되고 한전 부지가 현대자동차라는 주인을 만남으로써 글로벌 명품 도시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됐다.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 서 있는 신연희 강남구청장을 만났다.
신연희 강남구청장의 포부
신연희(67) 강남구청장의 집무실에 들어서자 2012년과 2014년 서울시 체납세 징수 최우수구, 2012년과 2013년 법인세원 발굴 최우수구, 태극기 선양 대통령 기관 표창 등 다양한 상패와 휘장들이 눈에 들어왔다. 1973년 서울시 공무원으로 출발해 40년 넘게 행정가로서 차곡차곡 경험을 쌓아온 신 구청장은 2010년 민선 5기에 이어 지난해 6·4 지방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나서 당선됐다. 선거 당시 박춘희 송파구청장과 함께 재선에 성공한 첫 여성구청장, 서울시 구청장 중 최고 득표율(61.3%)이라는 화제의 기록을 낳기도 했다.

원칙에 충실하고 추진력이 강한 행정의 달인이라는 평을 듣는 그는 재선 후에도 발 빠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불법 성매매 업소 퇴출이다. 강남구는 2012년 7월 불법·퇴폐 업소를 전담하는 TF팀을 구성, 상습적으로 성매매를 해온 유명 호텔의 유흥 주점을 폐쇄하고 불법 퇴폐 행위를 묵인해온 건물주는 세금 추적을 통해 중과세를 부과했으며 단속을 피해 주택가, 학교 주변으로 스며들던 키스방, 마사지 숍 등 신종 성매매 업소도 철거했다. 또한 불법 성매매 전단지에 적힌 전화번호는 해당 번호를 추적, 사용 정지시켰다. 이런 노력 덕분에 ‘물 좋은 곳’이라는 중의적 의미의 수식어처럼 화려하지만 동시에 타락한 이미지를 갖고 있던 강남구는 이제 성매매 청정 지역으로 변모 중이다.

“아무리 경제적으로 윤택하다고 해도, 불법·퇴폐 행위가 만연하는 한 삼류 도시에 불과할 뿐입니다. 물론 단속 과정에서 어려움도 많았어요. 우리 직원들이 위해를 당한 적도 있고, ‘밤길 조심하라’는 협박을 받은 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소신을 갖고 강하게 밀어붙인 결과 이젠 불법 업소들 사이에서도 강남구에서는 영업을 할 수 없다는 인식이 확산돼가고 있고, 다른 지자체나 정부 기관에서도 벤치마킹하는 사례가 늘고 있어요.”

불법 성매매 업소 퇴출은 그 자체로도 의미가 있지만 강남의 미래를 위한 장기적인 포석이기도 하다. 가수 싸이의 노래 ‘강남 스타일’이 돌풍을 일으키면서 강남은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았다. 강남구청은 이에 만족하지 않고 강남구를 한 해 외국인 1천만 명이 찾는 문화 관광 도시로 도약시키기 위한 마스터플랜을 마련했다. 최근 삼성동 무역센터 일대가 ‘강남 마이스 관광특구’로 지정돼 문화, 예술, 관광, 비즈니스를 아우르는 복합문화공간으로의 변모를 위한 첫 단추가 성공적으로 끼워졌다. 이에 따라 각종 규제로 묶여 있던 아셈타워 최고층 전망대와 무역센터에 미디어 파사드를 조성하고 영동대로에서 세계적인 거리 축제를 여는 것도 가능해졌다. 이외에도 강남구는 청담동 일대의 한류 스타 거리를 압구정동, 신사동 지역으로 확대해 한류 메카로 육성하는 것과 더불어 외국인이 강남에 오면 한류 문화를 손쉽게 접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할 계획이라고 한다.

신연희 강남구청장의 포부

강남구는 지난해 중소 패션업체의 뉴욕 패션코트리 참여를 지원, 브랜드를 세계에 알릴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행사에 참여했던 디자이너 및 모델과 함께. 왼쪽부터 황재근, 유혜진, 안선영, 안윤정, 신연희 구청장, 모델 아이린 김, 이지연, 조고은, 이지승.

성매매 업소 없애고, 외국인 관광객을 불러 모으다



신 구청장의 책상 위에는 재미있는 사진이 한 장 있다. 안윤정, 이지승 등 지난해 뉴욕 패션코트리에 참여한 디자이너들과 기념 촬영을 한 것이다. 수수한 스타일을 즐기는 신 구청장도 이 사진에서만큼은 패셔니스타 못지않은 모습이다. 패션코트리는 전 세계 패션 관련 1천7백여 업체가 참여하는 대규모 전시회로, 이 기간 동안 뉴욕패션위크 등 각종 패션 행사도 함께 열려 바이어들과 실질적인 수출 계약을 맺을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된다. 강남구는 유망 패션 업체 8곳을 선정, 이들과 함께 뉴욕 소호에 팝업 룸을 운영하고 디자이너들이 바이어들과 교류할 수 있도록 ‘강남 패션 네트워킹 리셉션’을 여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강남구를 글로벌 명품 도시로 만드는 것과 아울러 신 구청장이 주력하고 있는 분야 중 하나가 기업을 지원하고 일자리를 창출해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중소기업에는 저리로 융자를 알선하고, 사업성 있으면서 신용 상태가 우수하지만 담보가 없어 자금을 융통하지 못하는 소기업과 소상공인에게는 신용 보증을 해주고, 경쟁력 있는 아이템을 보유한 기업가에게는 경영 및 법률 교육과 함께 마케팅을 도와주는 등의 지원을 하고 있다.

“한번은 한강변에 나갔는데, 청년들이 빙 둘러앉아 치킨에 캔맥주를 마시고 있더라고요. 그중 한 명이 반갑게 다가오더니 ‘제가 강남구 창업지원센터 1기 수료생입니다’라고 인사를 하는 거예요. 함께 있는 사람들은 회사를 차리고 나서 고용한 직원들이라고 하더군요. 창업 후 1천5백만원 매출을 올렸다고 연락을 해온 수료생도 있었어요. 2011년만 해도 강남구의 재정 자립도가 82.8%였어요. 하지만 재산세 공동과세 이후 매년 지방세 절반이 서울시로 넘어가는 탓에 구청 살림이 넉넉한 편은 아닙니다. 그럼에도 창업지원센터는 꼭 필요한 사업이라고 판단해서 추진했는데, 이렇게 결실을 맺는 것을 보니 굉장히 뿌듯하더군요. 공직 생활을 하면서 가장 보람을 느낀 순간이었죠.”

반면 아쉬운 점으로는 판자촌인 구룡마을 개발 방식을 놓고 서울시와 대립하며 행정력을 낭비한 것을 꼽았다. 구룡마을 개발은 지난 2011년 서울시가 수용·사용방식(지자체가 개발할 땅을 모두 수용하고 토지주에게 현금으로 보상한 후 공영 개발을 하는 방식)을 발표하며 본격적인 시작을 알렸다. 하지만 2012년 서울시가 비용 부담을 이유로 일부 환지방식(지자체가 개발 비용 일부를 내는 대신 일정 규모의 땅을 토지주에게 돌려주는 방식)을 도입하기로 하자 강남구가 반대하면서 갈등을 빚어왔다. 무산 위기까지 갔던 이 사업은 우여곡절 끝에 지난해 12월 서울시가 일부 환지방식을 취소하고 강남구의 주장대로 전면 수용·사용방식을 채택하기로 하면서 다시 정상 궤도에 오르게 됐다.

신연희 구청장은 “최단 기간 내에 사업을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도록 서울시와 함께 도시개발구역 지정과 개발계획 수립을 동시에 진행하는 한편, 개발 과정에서 이견이 있는 구룡마을 토지주와 거주민들과의 대화와 설득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하며 아울러 “앞으로도 더 낮은 자세로 구민의 마음을 세밀하게 살펴 구정에 반영토록 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디자인·최진이 기자

여성동아 2015년 2월 61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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