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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COOKING&TRAVEL

Firenze Cooking Diary

피렌체에서 찾은 김은아·심승규 부부의 작은 식탁

기획·한여진 기자 | 사진제공&참고도서·피렌체 테이블(예담)

2014. 11. 14

서울에서 평범하게 살던 부부는 어느 날 서로에게 휴식 시간을 선물하기로 결정하고 과감하게 이탈리아 피렌체로 여행을 떠난다. 미술품만 가득할 줄 알았던 그곳에 달콤하고 맛있는 요리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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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아·심승규 부부의 피렌체 이야기

김은아·심승규 부부는 2010년 결혼해 연애하듯 즐겁게 살았다. 1년쯤 지나 둘은 갑갑한 현실에서 벗어나 가슴 두근거리는 무언가에 함께 도전하고 싶어졌다. 푸드 스타일리스트로 활동하던 아내에게는 충분한 휴식이 필요했고, 평범한 회사원인 남편에게는 너무 일찍 찾아온 안정 대신 도전이 간절했던 것. 그래서 그들은 서울에서의 ‘생계’를 내려놓고 무작정 피렌체로 떠나 한 달이란 시간을 보냈다. 현지인의 집을 빌려 지내고, 시장에서 구입한 식재료로 음식을 만들어 먹고, 피렌체의 유명한 카페와 레스토랑을 찾아다니며 그 한 달이란 시간을 풍부한 맛으로 채워갔다. 유명 관광지만 둘러보는 여행이 아닌, 현지인처럼 머무는 여행을 계획한 부부는 피렌체에서 쿠킹 클래스 강의를 들으며 ‘이탈리아 가정요리’를 배우기도 했다. 부부는 일상 같은 이 특별한 여행 이야기를 매일매일 기록했는데, 그 노트에는 피렌체 레시피가 정갈하게 담겨 있을 뿐 아니라 숨어 있는 벼룩시장부터 슈퍼마켓, 시장 탐방까지, 하루이틀 머무는 여행자들은 꿈도 꾸지 못할 알차고 별난 여행 정보가 가득하다.

“푸드 스타일리스트를 하겠다고 결심한 이유는 요리하는 것이 즐거워서였어요. 그런데 정작 나를 위한 요리를 해본 적이 언제였는지 기억이 나지 않았어요. 피렌체에서는 온전히 나와 남편만을 위해 요리했답니다. 시간에 쫓겨 서둘러 장을 보는 것이 아니라 찬찬히 시장을 둘러보며 마음에 드는 재료를 구입하고,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느긋하게 요리하다 보니 그동안 지쳤던 몸과 마음에 활기가 생기더라고요.”

김은아 씨는 피렌체에서 요리를 하고 맛있는 음식을 맛보면서 힐링의 시간을 보냈다. 더불어 영화 ‘냉정과 열정사이’를 보면서 피렌체에 가면 반드시 가보겠다고 생각한 곳들을 천천히 둘러보았다. 두오모, 산티시마 안눈치아타 광장, 미켈란젤로 광장, 우피치 미술관….

피렌체에서 돌아온 지 2년여가 지난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그 한 달은 부부의 인생에서 특별한 순간이었다. 부부는 그 이야기를 글로 써서 얼마 전 ‘피렌체 테이블’이란 책을 내기도 했다. 그리고 내년에는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한 달간 지낼 계획을 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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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렌체에서 찾은 맛집 4

1 생선가게 울티마 스피아자 Pescheria Ultima Spiaggia

피렌체 중앙시장에 위치한 생선가게. 중앙시장은 오전 11시 이전에는 해산물을 판매하고 그 후에는 피시&칩스 가게로 변신한다. 울티마 스피아자에서는 신선한 맛이 일품인 피시&칩스를 맛볼 수 있다. 칼라마리(한치), 대구, 새우, 감자튀김 등을 섞어서 선택할 수 있고, 한치는 구이로도 주문할 수 있다. 참치나 새우에 레몬과 소금, 올리브오일을 두른 카르파초 등 메뉴에 없는 요리도 주문하면 즉석에서 만들어준다. ADD 중앙시장 내 MENU 칼라마리 그릴 10유로, 해산물 튀김 모둠 한치+대구 7유로, 한치+대구+새우 15유로, 한치+대구+새우+감자 15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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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네르보네 두에 사스 Nerbone Due S.A.S

피렌체가 위치한 토스카나 지방은 곱창 요리가 유명한데, 피렌체에서는 곱창 샌드위치를 꼭 맛봐야 한다. 1872년 오픈한 네르보네 두에 사스는 관광객과 현지인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유명한 맛집. 파니노라 불리는 빵에 곱창을 듬뿍 얹고 토마토, 셀러리, 인삼 소스를 뿌린 샌드위치가 인기 메뉴다. 곱창은 이탈리아어로 ‘람프레도토(lampredotto)’인데, 람프레도토 수육만도 먹을 수 있다. 한국 곱창과 놀라울 정도로 맛이 비슷하고 개운하다. ADD 중앙시장 내 MENU 곱창 샌드위치 3.5유로, 곱창 수육 6.5유로, 하우스 와인 1잔 1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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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가르가 Garga

피렌체의 정통 티본 스테이크 비스테카를 맛볼 수 있는 레스토랑. ‘옐프(Yelp)’ 등 레스토랑 평가 사이트에서 상위권을 차지할 만큼 맛은 확실히 보장하지만, 비스테카 1kg에 50유로로 가격대가 만만치 않다. 게다가 100g 단위로 시킬 수 있는 여느 레스토랑과 달리 1kg을 기본으로 시켜야 한다. 하지만 이탈리아 스테이크의 진수를 맛보고 싶다면 꼭 한 번 들러볼 것. 현대 미술품으로 꾸민 인테리어를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ADD Via San Zanobi 33/r MENU 비스테카 1kg 50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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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카페 질리 Caffe Gilli

1733년 오픈한 전통 있는 카페로 레푸블리카 광장 모퉁이에 자리하고 있으며, 넓게 펼쳐진 노천 테이블에서 유럽식 식사도 할 수 있다. 디저트 종류가 무척 다양한데 특히 초콜릿이 맛있어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저녁에는 아페리티보(식전에 간단한 칵테일이나 와인으로 식욕을 돋우는 음식) 문화를 제공하니 칵테일 한잔과 함께 요기도 가능하다. ADD Via Roma 1/r MENU 아메리카노 1.3유로, 카푸치노 1.4유로, 아페리티보 칵테일 9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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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아의 ‘냉정과 열정’ 레시피 4

판체타 세이지 치킨

“닭가슴살에 세이지잎을 넣고 판체타를 돌돌 말아 꼬치를 만들었어요. 민트잎보다 상큼한 맛과 향이 나는 세이지잎을 피렌체에서는 2유로에 두 손 가득 담을 정도 구입할 수 있답니다. 판체타는 이탈리아식 베이컨인데 쫀득하고 짠맛이 강해 요리할 때 소금을 사용하지 않아도 간이 딱 맞아요. 판체타가 없을 때는 두꺼운 베이컨을 사용하고 세이지잎 대신 깻잎을 넣어 만들어도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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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gredients

닭가슴살 ½쪽, 판체타 슬라이스 4장, 세이지잎 4~8장

How to make

1 닭가슴살은 두께로 반, 길이로 반으로 썬다.

2 판체타 슬라이스 위에 닭가슴살을 올리고 세이지잎을 1~2장 올린다.

3 판체타를 돌돌 말아 풀리지 않도록 나무꼬치로 꿴 다음 200℃로 예열한 오븐에 넣어 15분간 굽는다.









시금치뇨키

“피렌체에 머무는 동안 다닌 쿠킹 클래스에서 배운 뇨키 레시피예요. 감자와 밀가루를 동그렇게 빚어 만드는 뇨키는 우리나라 수제비와 비슷하죠. 이탈리아에서는 온 가족이 둘러앉아 빚어 먹는 음식인데, 이탈리아 남부 뇨키는 감자보다 밀가루를 많이 넣어 쫄깃하고, 북부에서는 감자를 듬뿍 넣어 부드럽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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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gredients

시금치 300g, 소금 약간, 리코타치즈 200g, 밀가루 5큰술, 토마토소스(올리브오일 1큰술, 양파 ½개, 토마토퓌레 2컵)

How to make

1 시금치는 소금 넣은 끓는 물에 30초간 데친 뒤 건져 찬물에 헹궈 물기를 꼭 짠다.

2 데친 시금치와 양파는 곱게 다진다.

3 볼에 다진 시금치와 리코타치즈, 소금을 넣고 섞은 뒤 동그랗게 빚는다.

4 ③을 밀가루에 굴린 뒤 가루를 털어내고 끓는 물에 데친다.

5 달군 팬에 올리브오일을 두르고 다진 양파를 볶다가 토마토퓌레를 넣고 약불에서 끓인 뒤 ④의 데친 뇨키를 넣고 섞는다.

토마토 부카티니

“파스타면 종류는 알려진 것만 1백50 가지가 넘어요. 파스타면의 한 종류인 부카티니는 스파게티보다 4~5배 정도 굵고 가는 구멍이 나 있어요. 면발의 탄력이 좋으면서 안쪽은 비어 있어 부드럽죠. 부카티니로 소스가 흥건하게 들어가는 한국식 파스타가 아닌, 소스를 묻히는 정도만 넣어 고소한 파스타면 자체를 즐기는 이탈리아 정통 파스타를 만들어보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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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gredients

부카티니 160g, 소금·후춧가루 약간씩, 올리브오일 4큰술, 양파·토마토 1개씩, 미니 당근 ½개, 셀러리 1대, 마늘 1쪽, 다진 쇠고기 80g, 레드와인 1큰술, 오레가노가루 1작은술, 토마토퓌레 1½컵

How to make

1 부카티니는 소금 넣은 끓는 물에 9분간 익혀 채반에 담고 올리브오일 1큰술을 고루 뿌린다.

2 양파와 당근은 다지고, 셀러리는 섬유질을 제거한 뒤 비슷한 크기로 썬다.

3 토마토는 씨 부분을 제거한 뒤 굵게 다지고, 마늘은 곱게 다진다.

4 팬에 올리브오일을 두르고 약불에서 마늘과 양파를 볶다가 양파가 갈색이 나기 시작하면 셀러리와 당근, 토마토, 다진 쇠고기를 넣고 함께 볶는다.

5 ④에 레드와인을 넣고 쇠고기를 익힌 뒤 토마토퓌레를 넣어 중불에서 끓이다 약불에서 뭉근하게 3분 정도 더 끓인다.

6 ⑤에 소금과 후춧가루, 오레가노가루로 간을 한 뒤 삶은 부카티니를 넣고 버무린다.

요거트 판나코타

“조리된 크림이란 뜻의 판나코타는 바닐라와 크림의 향이 입안에 가득 퍼지며 살살 녹는 디저트예요. 원래는 우유를 넣고 만들지만 쿠킹 클래스에서는 우유 대신 플레인요구르트를 넣어 단맛과 칼로리를 확 줄인 건강 판나코타를 배웠답니다. 본연의 판나코타를 맛보고 싶다면 플레인요구르트 대신 우유 200ml를 사용하고 생크림도 200ml로 맞춰 요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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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gredients

바닐라빈 ½개, 설탕 적당량, 생크림 100ml, 판젤라틴 1장, 플레인요구르트 300ml, 레드커런트 1줌

How to make

1 바닐라빈은 반으로 갈라 안쪽의 씨를 칼등으로 긁어낸다.

2 냄비에 바닐라빈 씨와 설탕 2큰술을 넣고 생크림을 부어 약불로 끓인다.

3 판젤라틴은 찬물에 1분간 담가 흐물흐물해지면 건져서 물기를 꼭 짠다.

4 ②의 생크림이 데워지면 불을 끄고 판젤라틴과 플레인요구르트를 넣고 섞는다.

5 ④를 작은 용기에 부어 냉장고에 3시간 이상 차갑게 둔다.

6 레드커런트를 알알이 떼어 같은 양의 설탕과 함께 냄비에 넣고 중불로 조린다. 윤기가 나고 어느 정도 조려지면 불을 끄고 식혀 판나코타에 곁들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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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d More!

피렌체 테이블 푸드 스타일리스트인 아내 김은아와 로맨틱 가이 남편 심승규의 피렌체 여행기. 피렌체에서 한 달 머무는 동안 맛본 별미 요리와 피렌체에서 만든 요리 레시피가 담겨 있다. 예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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