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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승원 경기지방중소기업청장

“여성 CEO들의 든든한 버팀목 꿈꾼다”

글·김유림 기자 | 사진·홍중식 기자, 경기지방중소기업청 제공

입력 2014.11.14 10:20:00

남녀평등이 당연시되는 시대이지만 사업 분야에서 여성 CEO들이 느끼는 한계는 여전하다.
경기지방중소기업청 서승원 청장은 반짝이는 아이디어와 유연한 경영 마인드를 지닌 여성 경영자들에게 든든한 ‘친정 오빠’가 돼주겠다는 다짐이다.
서승원 경기지방중소기업청장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에 자리한 경기지방중소기업청(이하 경기중기청)은 최근 공원 산책로 같은 오솔길을 만들었다. “차도 같은 출입구로 드나들다가 고객이 절대 다쳐서는 안 되고, 오솔길을 걸으며 편한 마음으로 경기중기청에 출입할 수 있도록 하라”라는 서승원(50) 청장의 지시 때문이다. 이 덕분에 관공서라는 높은 문턱 이미지가 개선돼 방문하는 고객들은 사랑방처럼 언제든지 마음 편히 경기중기청을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지난 1월 제14대 경기지방중소기업청장으로 임명된 서승원 청장은 20년 넘게 중소기업청 본청에서 근무한 그야말로 중소기업의 산증인이다. 올해 초 처음 지방청으로 옮겨오면서 ‘지인 1백 명 만들기’를 다짐했다는 그는 그동안 중소기업·소상공인들을 직접 만나며 중소기업에 대한 답을 현장에서 찾으려 노력했다. 특히 서 청장은 남성에 비해 비즈니스 환경이 열악한 여성 CEO들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현장에 나와 보니 여성 기업인들이 얼마나 힘들게 일하는지 알겠어요. 경기도의 경우 전체 중소기업의 40%가 여성기업인데 숫자가 적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정부 지원에 있어서는 소외된 곳이 많더군요. 여성기업의 성장을 돕는 게 가장 큰 목표예요.”

올해 1월 1일부터 공공기관의 여성기업 제품 구매 목표(물품·용역 5%, 공사 3%)가 기존 권고제에서 의무제로 변경되면서 이로 인해 연간 약 6천억원 이상 여성기업의 제품을 구매할 수 있게 됐다. 이와 같은 정부 시책을 반영해서 서 청장은 도내 여성기업을 찾아다니며 그들이 공공 분야 판로 개척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지난 9월 30일에는 ‘한국지역난방공사와 함께 하는 여성기업제품 구매상담회’를 개최했다. 경기지방중소기업청에서 벌써 4번째로 추진한 여성기업제품 구매상담회로, 이날 행사에는 한국여성경제인협회 경기지회, IT여성기업인협회경기지회, 한국여성벤처협회, 경기도여성능력개발센터 등 소속 회원사 여성기업인 20여 명과 한국지역난방공사 구매담당 부서장 20여 명 등이 참석해 다수의 여성기업에 새로운 판로를 열어줬다. 앞서 3월에도 경기중기청 주최로 경기도, 중소기업중앙회 경기지역본부, 도내 31개 시·군과 함께 도내 여성기업 제품 구매 관련 행사인 ‘건강한 여성 기업 동반 성장 한마당’을 개최했다. 전국에서 처음 있는 행사인 만큼 반응은 뜨거웠다.

서승원 경기지방중소기업청장

1 지난해 11월 제9회 국민건강마라톤대회에서 처음으로 풀코스를 완주한 마라톤 마니아 서승원 청장. 2 올 봄에는 경기중기청 직원들과 함께 하프 마라톤대회에 참가해 의미 있는 시간을 가졌다.

“현장에서 들어보니 여성기업의 경우 관공서 구매 담당자와 만나는 것도 쉽지 않다고 하더라고요. 구매 담당자들 역시 어떤 회사가 어떤 물건을 만드는지 자세히 모르는 경우가 많아요. 사실 도내 공공기관들의 중소기업 제품 총구매액 대비 여성기업 제품 구매 비율은 3.2%밖에 되지 않아요. 전국 평균인 4%에도 못 미치는 실정이죠. 앞으로도 여성기업이 공공기관을 상대로 납품할 때 겪는 애로 사항이 무엇인지, 판로 개척을 위한 방법은 무엇이 있는지를 많이 고민할 생각입니다.”



서승원 청장은 여성 CEO들이 사업을 하는 데 있어 가장 크게 작용하는 장애물로 ‘인맥 위주의 비즈니스 시스템’을 꼽았다. 여전히 우리나라는 학연과 지연에 얽매이고 술 접대 등의 향락 문화를 비즈니스 수단으로 이용하기 때문에 그 점에서 여성이 불리할 수밖에 없다는 것. 하지만 서 청장은 “반대로 여성의 주 무기인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유연한 사고방식을 내세운다면 누구든 승산이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기도에 와서 보니 깜짝 놀랄 정도로 우수한 제품을 생산해 내는 여성기업이 많아요. 하지만 마케팅 능력이 부족해서 혹은 자금 조달이 힘들어서, 또 인력 수급의 어려움으로 회사가 제대로 돌아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이 있더라고요. 그런 분들에게 경기중기청이 든든한 ‘친정’이 돼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경기중기청 문은 언제나 활짝 열려 있다는 걸 말씀드리고 싶어요.”

마라톤으로 가족, 직원들과 스킨십 강화

서승원 경기지방중소기업청장

회의를 주재 중인 서승원 청장. 경기도 중소 기업인들, 특히 여성 경영인들의 발전을 위해 열심히 달려가겠다는 다짐이다.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정책학 석사를, 미국 콜로라도대에서 경제학 박사를 취득한 서승원 청장은 1988년 행정고시에 합격해 공직에 첫발을 내딛었다. 경기중기청으로 오기 전 줄곧 대전에 있는 중소기업청 본청에서 근무한 서 청장은 경기도로 옮겨오면서 주말부부가 됐다. 아직 고등학생인 둘째 딸 때문이다. 관사에서 혼자 지낸다는 서 청장은 “떨어져 있으니 가족애가 더욱 샘솟는 것 같다”며 웃었다. 지난 봄에는 큰딸 은교(24) 양과 함께 ‘2014 경기국제하프마라톤대회’에 출전해 뜻 깊은 추억도 만들었다. 실제로 서 청장은 마라톤 마니아로 알려져 있다. 2004년 다이어트를 위해 마라톤과 인연을 맺은 그는 지난해에만 풀코스 2번, 하프 3번 등 총 5번의 대회에 참가했다. 10월 26일에 열리는 ‘나이키 위 런 서울대회’에도 참가할 예정.

“해마다 저희 가족은 각자 이루고 싶은 소망을 ‘버킷 리스트’로 만들어요. 저는 그중에 하나로 1000km 달리기를 목표로 세웠습니다. 이를 위해 매달 100km를 가족 혹은 직원들과 함께 달릴 생각이에요. 마라톤이 좋은 이유는 달리는 동안에는 한 가지 생각에만 집중할 수 있다는 거죠. 함께 뛰면서 가족, 직원들과의 스킨십을 더욱 강화할 생각입니다.”

올해로 공직에 몸담은 지 27년이 된 서승원 청장은 자신의 집무실 가운데에 ‘하려는 자는 방법을 찾고 하지 않으려는 자는 핑계를 찾는다’는 문구를 적어놓았다. 이는 서 청장의 인생 좌우명이기도 하다. 그는 “해가 바뀔수록 공직자로서의 책임감이 더욱 커진다. 직원들에게도 강조하는 것이 ‘온전한 자유를 누리려면 먼저 자신에게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라’는 것이다. 나 역시 경기도 중소기업·소상공인들의 발전을 위한 올해 목표를 다 이루기 위해 열심히 달리겠다”며 허허 웃었다.

여성동아 2014년 11월 61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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