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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찾아가는 여정

글·김명희 기자 | 사진·이기욱 기자, 파주출판도시문화재단 현대카드 국립세종박물관 제공

입력 2014.10.06 10:25:00

도서관은 문명의 상징이며 영감의 발전소이다.
단순히 책을 보관하는 곳을 넘어 지적 호기심을 자극하고 자꾸 찾고 싶을 정도로 매력적인, 그래서 당신이 이 가을 꼭 가봐야 할 도서관을 소개한다.
‘장미의 이름’의 그곳 같은열린 도서관 지혜의 숲

“천국이 있다면 그곳은 도서관의 모습일 것이다.”

아르헨티나의 대문호 호르헤 보르헤스(1899~1986)의 말이다. 선천적으로 눈이 좋지 않은 데다가 책을 너무 많이 읽어 국립도서관장으로 취임할 무렵인 1955년에는 시력을 거의 잃었던 그는 당시 상황을 “80만 권의 책과 어둠을 동시에 가져다 준 신의 절묘한 아이러니”라고 표현했다고 한다. 보르헤스는 시력을 잃은 후에도 어머니의 도움으로 독서를 멈추지 않았는데, 그를 흠모해 마지않던 이탈리아 작가 움베르트 에코는 자신의 소설 ‘장미의 이름’에 호르헤 수사를 등장시켰다. 우리에게는 숀 코네리 주연의 동명 영화로 유명한 이 소설에는 책들이 끝도 없이 늘어선 수도원 도서관에 들어선 젊은 수련 수사 아드소가 놀라며 “과거와 현재가, 또 서로 다른 분야의 지식이 대화하는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고 말하는 장면이 나온다.

경기도 파주에 들어선 ‘열린 도서관 지혜의 숲’(이하 지혜의 숲)은 그 방대한 규모에서 ‘장미의 이름’에 등장하는 수도원의 도서관을 연상시킨다. 출판단지 내 지식연수호텔 지지향과 아시아출판문화정보센터의 로비를 연결한 공간에 문을 연 지혜의 숲은 8600㎡(2천6백 평) 규모에 높이 6m가 넘는 책장이 끝도 없이 늘어서 있다. 서가 길이만 3.1km에 이른다. 이 도서관을 조성한 파주출판도시문화재단은 출판사와 개인들로부터 50만 권을 기증받았으며 지혜의 숲에는 그중 20만 권이 비치됐다. 수도원 도서관과 다른 점은, 그곳이 독이 묻은 책장을 넘기다가 심지어 목숨을 잃을 정도로 은밀한 공간이라면 이곳은 누구나 3백65일 24시간 방문할 수 있는 완전히 오픈된 지식의 보고라는 점이다.

서가는 인문, 사회, 과학 등을 분야별로 나누는 여느 도서관의 분류법을 따르지 않는다. 1섹터 출판사 도서 코너에선 30개 주요 출판사의 대표작과 신간을 볼 수 있으며 2섹터는 학자·연구자 등 개인 24명이 기증한 도서로 꾸렸다. 학자, 연구자들의 수십 년간 독서 이력을 통해 그들이 지혜를 축적한 여정을 따라가 볼 수 있다. 3섹터는 출판사·유통사의 기증 도서로 채워졌다. 사서는 따로 없다. 자유로운 환경에서 책을 보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에 책의 도난·분실 문제는 이용자들의 양심과 양식에 맡기겠다는 방침이다.



문의 031-955-0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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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복 출입금지!현대카드 디자인 라이브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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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카드가 지난해와 올해 각각 서울 가회동과 청담동에 개관한 디자인 라이브러리와 트래블 라이브러리는 영감을 불러일으키는 독특한 설계와 도서 컬렉션으로 벌써부터 트렌드 리더들의 잇 플레이스로 자리 잡았다.

북촌 입구 나지막한 한옥들 사이에 자리 잡은 현대카드 디자인 라이브러리는 루이비통이 발간하는 여행 가이드북 ‘LV 시티 가이드 서울’에도 소개된 아름다운 공간이다. 원래 갤러리였던 이곳은 학고재, 두가헌 등을 설계한 건축가 최욱이 전통적인 서재에서 영감을 받아 주변 풍경과 건물, 그리고 책이 자연스러운 조화를 이루게 디자인했다. 도서관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디자인 북을 연상케 하고, 동선은 책을 찾아가는 산책로처럼 만들어졌다. 열린 중정을 지나 홀을 거쳐 좁은 통로로 이어진 2층에 오르면 서재가 나온다.

이곳에 소장된 1만여 권의 책들은 ‘영감을 주거나(Inspiring), 문제의 답을 제시하고(Useful), 다양한 범위를 포괄하거나(Wide-ranging), 해당 분야에서 영향력을 지니고(Influential), 충실한 콘텐츠를 담고(Through) 있어야 하며 심미적인 가치를 지니고(Aesthetic) 시대를 초월해야(Timeless) 한다’는 등의 꽤 까다로운 선정 기준을 거쳤다. 전체 도서 중 70% 이상은 국내에 처음 선보이는 책들이며 이 가운데 약 3천 권은 더 이상 출간되지 않는 절판본이거나 희귀본이라고 한다. 포토 저널리즘의 정수로 평가되는 ‘라이프’ 매거진의 전 컬렉션, 1928년 이탈리아에서 창간된 세계적 권위의 건축 잡지인 ‘도무스’, 세계적인 아트 북 출판사인 파이돈과 타센의 한정판 화집과 도서도 비치됐다.

현대카드 회원에 한해 동반 1인과 함께 월 8회까지 무료로 입장할 수 있으며 8회 이상일 때는 회당 5천원씩 입장료를 내야 한다. 동시 열람 인원이 50명으로 제한돼 있으며 등산복이나 운동복, 슬리퍼 차림은 출입이 제한되니 참고할 것.

운영시간 화~토요일 오후 1~9시, 일요일 오전 11시~오후 6시, 월요일 휴관 문의 02-3700-2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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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는 여행이다!현대카드 트래블 라이브러리

현대카드 트래블 라이브러리는 강남에서도 트렌드와 소비 문화를 주도하는 청담동에 자리하면서도 여행을 상품처럼 소비하는 것이 아닌, 자신만의 여정을 발견하는 창조적 영감의 아지트를 표방한다. 이곳의 첫인상은 설렘과 호기심이다. 흰색 선물 상자 같은 외형의 건물로 들어서면 비행 안내판이 눈에 들어온다. 실제 인천공항의 주요 비행 시간 정보를 30분 간격으로 업데이트하는 이 안내판을 보고 있으면 진짜 여행자가 된 듯하다.

이곳에는 지역과 테마를 두 축으로 1만4천여 권의 서적이 비치돼 있다. 자연과 문명을 깊이 있게 다루는 1백26년 전통의 잡지 ‘내셔널 지오그래픽’은 전권이 확보됐고, 세계 최초이자 유일의 여행 지리 저널 ‘이마고 문디’도 전권을 소장하고 있다. 주제 사라마구(포르투갈), 오르한 파묵(터키), 파블로 네루다(칠레) 등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들의 여행기도 만날 수 있으며 무엇보다 아프리카에서 직접 공수해온 의자, 중세 시대에 만들어졌을 법한 테이블 등 다양한 지역과 시대의 특색이 묻어나는 소품들이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은 욕구를 자극한다. 관람 요건은 현대카드 디자인 라이브러리와 동일하다.

운영시간 화~토요일 정오~오후 9시, 일요일 오전 11시~오후 6시, 월요일 휴관 문의 02-3485-5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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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외관국립세종도서관

‘한 나라의 과거를 보려면 박물관에, 미래를 보려면 도서관에 가보라’는 이야기가 있다. 지난해 12월 개관한 국립세종도서관은 하루 평균 이용자가 2천 명에 달하며 특히 동화 구연, 과학교실 등 어린이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세종특별자치시 다솜3로 정부 청사 건물 끝 쪽 호수공원 바로 옆에 자리 잡은 4층짜리 건물로, 책을 펼쳐놓은 모습을 형상화한 아름다운 외관이 인상적이다. 개관 당시 베를린 자유대학 학술도서관, 세계 최대 열람실을 자랑하는 유려한 곡선의 이라크 뉴바그다드 도서관, 이탈리아 롬바르디아 주의 ‘엘사 모란테’ 공립도서관 등과 함께 이탈리아에 기반을 둔 글로벌 디자인 웹진 ‘디자인 붐’(www.designboom.com)이 선정한 ‘올해의 도서관 Top 10’에 뽑혔다. 도서관은 일반 단행본을 열람·대출하는 곳부터 노트북을 이용하는 공간, 여럿이 둘러앉아 세미나를 할 수 있는 공간, 영화 관람실, 호수를 바라보며 식사를 할 수 있는 공간을 두루 갖추고 있으며 근처에 호수공원과 놀이터가 있어 독서와 가족 나들이를 겸하기 좋다.

운영시간 일~월요일 오전 9시~오후 6시(정책 자료실 ~오후 9시), 둘째·넷째 월요일 휴관 문의 044-900-9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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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속 쉼터숲 속 작은 도서관

도서관을 뜻하는 ‘Library’의 어원은 나무껍질을 가리키는 ‘Liber’에서 비롯됐다고 한다. 나무 속 껍질로 종이를 만든 데서 유래한 것이다. 서울 관악산에는 정말 나무 향을 맘껏 들이마시면서 책을 읽을 수 있는 통나무집 도서관이 있다. 관악산 정문에서 호수공원을 지나 제1광장 바로 옆에 있는 숲 속 작은 도서관이 바로 그곳. 이곳은 영훈국제중학교 교감을 지낸 문영규 씨가 철거 예정이던 관리 초소 건물에 도서관을 짓자는 아이디어를 낸 것을 계기로 만들어졌다. 환경, 생태 관련 도서를 포함한 전체 장서 수는 3천 권 정도이며 4월부터 11월까지만 운영된다. 매주 토요일은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숲 해설과 동화 구연 등을 진행한다.

운영시간 오전 10시~오후 5시, 화요일 휴관 문의 070-4118-6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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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동아 2014년 10월 61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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