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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생겨요! 개그맨 송영길 아내와 아이까지 생긴 반전기

글·구희언 기자 | 사진·조영철 기자, 탱고스튜디오 제공

입력 2014.08.14 13:22:00

KBS2 ‘개그콘서트’에서 유민상과 함께 유행어 “안 생겨요~”를 외치며 솔로 남성들의 심경을 대변하던 개그맨 송영길이 ‘배신자’가 됐다.
6월 초 아름다운 신부와 행복한 웨딩마치를 울린 그의 러브 스토리.
안 생겨요! 개그맨 송영길 아내와 아이까지 생긴 반전기
‘이 기사를 유민상 님이 싫어합니다.’

개그맨 송영길(30)의 러브 스토리를 다룬 이 기사가 페이스북에 올라온다면 이런 댓글이 달릴지도 모르겠다. KBS2 ‘개그콘서트(이하 ‘개콘)’에서 유민상과 짝을 이뤄 솔로 남성들의 심경을 대변한 코너 ‘안 생겨요’로 인기를 모은 송영길이 ‘품절남’ 대열에 합류했다. 송영길과 유민상은 실제로 ‘안 생겨요’ 활동 당시 ‘누가 먼저 솔로 탈출을 하느냐’에 대해 내기를 하기도 했는데, 포털사이트 투표 결과에 따르면 80%가 ‘유민상이 먼저 결혼할 것’이라고 답했다고. 이런 팬들의 기대(?)까지 저버리고 안 생긴다, 안 생긴다 하더니 예쁜 신부에 속도위반으로 아이까지 한 번에 생긴 송영길. 결혼식을 마치고 필리핀으로 5박 6일 신혼여행을 다녀온 그를 만났다. 묻고 싶은 게 많았다.

▼ 아내는 어떤 사람인가요. 어떻게 만났는지 궁금해요.

2살 연하의 대학 후배예요. 소개팅 같은 자리는 아니었고, 편한 자리에서 자연스럽게 알게 됐어요. 재작년 겨울부터 본격적인 만남을 가졌죠.

▼ 열애 사실을 밝히기까지 아무도 연애한다는 사실을 몰랐어요. 남들 눈을 피해 비밀 연애를 하는 게 어렵지는 않았나요.



그냥 잘 다녔습니다. 아무도 의심을 안 했어요. 같이 다녀도 여자 친구라고 생각하지 않더라고요. 일부 친한 사람은 연애한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대부분은 제가 여자 친구가 있을 거라는 생각 자체를 하질 않더라고요(웃음). 물어보지도 않는데 갑자기 나서서 ‘여자 친구 생겼다’고 하기도 뭐하잖아요. 그래서 본의 아니게 비밀 연애가 됐죠. 하하.

▼ ‘안 생겨요’ 코너를 하고 싶어서 여자 친구의 존재를 숨겼다고 하던데, 여자 친구가 서운해하진 않던가요.

민상이 형이 코너를 함께 하자고 했을 때는 여자 친구가 없었어요. 그런데 코너를 완성하고 선보이기까지 오래 걸렸거든요. 그 사이에 여자 친구가 생긴 거예요. 코너를 하고 싶어서 비밀로 했어요. 여자 친구가 처음에는 조금 서운해 했는데, 코너 콘셉트 자체가 그렇다 보니 많이 이해해줬죠.

▼ 아내는 당신의 어떤 점이 좋다고 하던가요.

순수했대요. 처음 봤을 때 제가 들이대는 편도 아니었고, 숙맥 스타일이어서 좋게 봤다고 하더라고요.

2년간 데이트, 코너 때문에 비밀로 해

▼ 그렇다면 송영길이 본 아내의 매력은.

만나는 동안 속 썩이는 일이 없었어요. 무엇보다 검소하고 착해요. 결혼 전에 사귈 때도 저희 집에 몇 번 간 적이 있는데 부모님께도 잘하는 모습이 마음에 쏙 들었죠. 저희 부모님도 마음에 들어하셨고요. 취미도 비슷해서 영화 좋아하고 자전거 같이 타고, 주로 여의도 근처를 돌아다녔죠. 말이 잘 통해서 개그맨 동료들이나 친구들과 있을 때처럼 편했어요. 직장에서 있었던 이야기를 연인과 나누면 공감이 안 될 수도 있잖아요. 그런데 아내는 직접 아이디어도 내고, 개그맨처럼 받아치는 감이 남달라요. 박성호 선배랑 회의하다가 아내가 쓴 걸 보여드렸더니 ‘재밌는데?’ 하시더라고요.

▼ ‘안 생겨요’ 코너에도 아내의 아이디어가 반영됐나요.

너무 많이 내서(웃음). 일주일에 6~7개 녹화하는데 20~30개씩 아이디어를 내서 고르니까 기억은 잘 안 나요. 초반에는 민상이 형이 코너를 여러 개 하고 있어서, 혼자 있을 때 아내와 카카오톡으로 대화 나눈 걸 메모해놨다가 민상이 형에게 보여주곤 했어요.

▼ 아내 자랑 좀 더 해주세요.

제 옷을 많이 신경 써줘요. 아내는 키가 커서 어떤 옷을 입어도 잘 어울리거든요. 제가 ‘개콘’에서 옷 못 입기로는 톱 클래스인데, ‘후줄근하게 입고 다니면 내 욕 먹이는 거다’라며 옷을 잘 챙겨줘요. 오늘도 아내가 머리부터 발끝까지 코디해준 거예요. 이런 스타일로는 처음 입어봤어요. (목에 건 반지는) 커플링인데, 결혼반지 맞추러 갔더니 커플링은 목걸이로 하라고 해서 이렇게 만들었어요. 아내는 (제 곱슬머리를 보고) 나중에 태어날 아이 머리가 이러면 귀엽겠다고 해요. 선배들이 ‘너는 아내한테 목숨 걸고 무조건 잘해야 한다’고 해서 알겠다고 했죠.

▼ 아내와 싸우면 어떻게 푸나요.

전 단순해서 싸워도 조금 있으면 잊어버려요. 그런데 여자들은 싸웠으면 풀어주는 과정이 있어야 하더라고요. 연애도 사랑싸움도 다 기술이더라고요. 이제는 좀 알 거 같아요. 예전에는 싸우고 나서 ‘왜 아직도 그러고 있느냐’고 했다면 지금은 풀어주려고 노력하죠.

▼ 프러포즈를 결혼 전날 했다고 들었어요.

결혼식 바로 전날 했는데도 거절당할까봐 두려웠죠(웃음). 여의도에 산책하러 가자고 한 다음에, 주차해놓고 화장실 갔다 올 테니 그동안 라디오를 들어보라고 했어요. 그러고는 미리 광고랑 BGM까지 녹음해둔 파일을 틀었죠. ‘오늘 사연이 와서 읽어드리겠다’고 멘트하고 제가 마지막에 고백하면서 사연 보낸 사람이 밖에 있으니 가서 반지를 받아달라고 했어요. 그런데 아내가 한참 동안 안 나오는 거예요. 처음엔 녹음한 게 어설퍼서 웃느라 안 나오는 줄 알았어요. 그런데 많이 울었다고 하더라고요.

안 생겨요! 개그맨 송영길 아내와 아이까지 생긴 반전기
▼ 현재 아내가 임신 4개월인데, 태명은 있나요.

며칠 고심하다가 ‘복덩이’라고 정했어요.

▼ 아이가 누굴 닮았으면 하나요.

일단 키는 아내(173cm)를 닮으면 좋겠어요. 성격은 아내가 수줍음 많고 낯가리는 타입이라 저를 닮으면 좋겠고요. 외모는 아들이면 상관없는데 딸이면 아무래도 아내를 닮아야지 않겠어요(웃음).

▼ 아이 교육과 방송 출연에 대한 생각이 궁금해요.

제가 자랄 때도 부모님께서 공부해라, 학원 다녀라, 이런 이야기를 하지 않으셨기에, 저도 아이를 다그치지 않을 생각이에요. 건강하게만 자라서 하고 싶어 하는 게 있으면, 그걸 전폭적으로 지지할 생각이죠. 학원을 많이 보내지는 않으려고요. 방송 출연은 시청자들이 저희의 삶에 관심 있어 한다면야 좋아요.

천생 개그맨 송영길의 다음 미션은…

꿀 같은 신혼여행을 마치고 일상으로 돌아온 그는 새로운 코너로 시청자들을 만나려는 기대와 의욕에 차 있었다. 이날도 인터뷰 끝나고 난 뒤의 일정을 묻자 새롭게 구상한 코너 아이디어를 검사받으러 방송국에 간다고 했다(인터뷰 당시에는 새 코너가 확정되지 않은 상태였다. 열심히 짜낸 아이디어가 통과한 덕에 그는 6월 29일부터 유민상, 김준현, 김수영 등과 함께 영화 ‘신세계’를 패러디한 새 코너 ‘큰 세계’로 매주 시청자를 만나고 있다).

▼ 매번 새 코너를 짜고 회의하다 보면 스트레스도 많을 것 같아요.

단순한 스타일이라서 스트레스를 잘 받는 편은 아니에요. 코너 아이디어를 내고도 ‘안 되면 다른 거 내지’라고 생각하죠. 될 법한 아이디어였는데 제 실수로 안 되면 심하게 자책하지만, 보여줄 수 있는 걸 다 보여줬는데도 관객이 웃지 않으면 ‘이건 아닌가 보다’ 생각하고 넘어가요.

▼ 앞으로의 당신은 어떤 모습일까요.

아마 아이 아빠가 됐을 거고, 기회가 되어 라디오나 다른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활동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그래도 ‘개콘’에서 꾸준히 개그를 선보일 것 같아요. 제겐 ‘개콘’이 꿈의 무대거든요. 신인 때 처음 무대 올라가면서 눈물도 났고요. 지금도 여전히 이 무대에 올라갈 때마다 설레요.

▼ 주변의 싱글 형님들을 구제(?)할 대책은 세웠나요.

주변에 구제해야 되는 형이 두 명 있는데 남용이 형이랑 민상이 형. 참, 영진이 형도요. 사실 제가 운 좋게 결혼해서 그렇지 남 걱정할 입장은 아닌데, 이 형들은 일말의 ‘썸’도 없어요. 전화나 문자도 대리운전 같은 것밖에 안 와요. 그렇다고 사람을 어설프게 소개할 순 없으니 고민이죠. 앞으로는 꾸준히 노력해보려고요. 세 분 꼭 장가갔으면 좋겠습니다.

송영길은 유치원 때부터 심형래의 영구를 보며 개그맨을 꿈꾼 ‘심형래 키드’다. 2009년 4월 대학로 갈갈이 패밀리에 합류해 무대 경험을 쌓았고, 2010년 4월 KBS 25기 공채 개그맨이 됐다. 예전에는 송영길 하면 동명의 원로 개그맨이 먼저 검색됐지만, 이제는 그가 가장 먼저 나온다. 누군가를 꿈꾸다 누군가의 꿈이 된 그는 개그맨이 쉽고도 어려운 직업이라고 했다.

▼ 개그맨 지망생에게 선배로서 조언을 한다면요.

본인만 원하면 어떻게든 할 수 있는 게 개그맨이에요. 남이 시켜서는 절대 못 하는 직업 같아요. 일반 직장과 비교할 때 편한 점도, 힘든 점도 있는데 하고 싶어서 하는 거라면 이 모든 걸 감당할 수 있거든요. 물론 개그맨 시험에 붙는다는 보장도 없지만, 붙어서도 자기 의지가 없다면 버텨낼 의욕이 생기지 않을 것 같아요.

▼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해요. 가족과 팬들에게도 한마디 해주세요.

잘살 겁니다. 제가 외아들이라 아이가 외롭지 않았으면 해서 최소한 두 명은 낳고 싶어요. 저희는 부모님끼리도 되게 친하거든요. 상견례도 태안 만리포 펜션을 빌려서 고기에 소주 먹고 화기애애하게 할 정도였죠. 아이가 태어난 후에도 지금까지처럼 모두가 행복하게 지내면 좋겠어요. 아직 사업이나 다른 활동에 대한 욕심은 없고요, 돈을 모아서 지금보다 큰 집으로 옮기고 싶어요. 이제 결혼도 했고 아이도 생겨 더 책임감을 갖게 됐으니, 시청자들이 저를 좀 더 좋아했으면 좋겠어요(웃음).

여성동아 2014년 8월 60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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