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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h! My Baby

글·구희언 기자 | 사진·조영철 기자 | 스타일리스트·변진

입력 2014.07.16 11:22:00

SBS 육아 예능 프로그램 ‘오! 마이 베이비’의 사랑스러운 가족을 만났다. 늦둥이 아빠 가수 김정민과 아내 루미코, 태양·도윤·담율 형제 모두 함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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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마포구 공덕동 김정민(44)의 집 현관문은 활짝 열려 있었다. 안으로 들어가니 어디서 많이 본 듯한 남자가 8개월 된 아이를 포대기에 안아 어르고 달래고 있었다. 요즘 대세인 SBS 육아 예능 프로그램 ‘오! 마이 베이비’의 늦둥이 아빠 가수 김정민이었다. 품에 안은 아이는 막내 담율(1). 담율이는 처음 본 기자에게도 방실방실 눈웃음을 지어 보였다. 이런 미소 앞에서 어찌 무장해제 당하지 않겠는가. 김정민이 잠시 옷을 갈아입으러 들어간 사이 담율이의 귀여움에 빠져 ‘까꿍’ 놀이를 하고 있는데 현관 쪽에서 떠들썩한 소리가 들렸다. 태양(7)이와 도윤(6)이가 학교와 유치원을 마치고 엄마 타니 루미코(35) 씨와 돌아온 것이었다. 순식간에 집 안 분위기가 왁자지껄해졌다. 슬그머니 꺼냈던 노트북을 접고 녹음기를 빼어들었다. 앉아서 쓰는 건 불가능하겠구나 싶었기 때문이다.

아직 ‘감자별’ 여운 남아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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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민은 최근 tvN 1백20부작 드라마 ‘감자별 2013QR3’ 촬영 대장정을 마쳤다. 극 중 인권 변호사 김도상 역을 맡아 노보영 역의 최송현과 부부로 호흡을 맞춘 그는 아내와 처가, 하물며 아이들 앞에서도 한없이 작아지는 소심남 캐릭터를 유쾌하게 소화해 호평받았다.

“많이 아쉬워요. 김병욱 PD도 그렇고 이순재, 노주현 선생님처럼 쟁쟁한 선배들과 정말 열심히 한 작품이었거든요. 시청률이 그 만큼은 안 나온 것 같아 아쉽지만 재밌었어요. 좋은 사람도 많이 만났고요. 일단 ‘감자별 2013QR3’ 가족 최송현 씨랑 아이들, 이순재 선생님은 운동 모임 멤버인데 10개월간 함께하며 더 가까워진 것 같아요. 노주현 선생님, 금보라 누나도요. 금보라 누나는 장모님 역이었지만 나이 차이가 별로 나지 않아서 누나라고 부르라 하더군요. 하하.”

1994년 가수로 데뷔한 김정민은 2005년 KBS 시트콤 ‘올드미스 다이어리’를 통해 연기에 입문했다. 기자에게는 2007년 MBC 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 속 채정안의 그 남자, 의문의 인물 ‘DK’역이 인상적으로 남아 있다. 그때까지만 해도 ‘로커 김정민이 연기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대다수였지만, 연기 생활 10년 차인 지금은 그를 ‘배우 김정민’으로 아는 아들이 많다.



“가수 이미지가 워낙 강해서 ‘가수가 무슨 연기를’ 이런 소리를 들으면서도 1년에 한 작품씩 꾸준히 했어요. 아직도 더 많은 작품과 캐릭터를 해보고픈 욕심이 있죠. 새로운 인물을 연기할 때마다 신세계를 발견하는 기분이에요. ‘감자별 2013QR3’의 김도상 역도 재밌었는데, 아직도 캐릭터의 여운이 남아 있어요. 다음 작품을 하려면 빨리 털어야죠.”

‘오! 마이 베이비’와 KBS N ‘날아라 슛돌이 시즌6’로 시청자를 만나고 있는 김정민. 그는 KBS2 주말드라마 ‘참 좋은 시절’ 후속 드라마 ‘가족끼리 왜이래’ 출연을 확정 짓고 8월부터 연기 활동을 재개한다. 인터뷰 도중 막내 담율이가 울기 시작했다. 김정민은 “담율 씨~~ 피곤해?”하고는 능숙한 솜씨로 아이를 어르고 달랬다. 담율이를 잠깐 재우고 옷을 갈아입으러 들어간 김정민 대신 타깃을 태양이와 도윤이로 잡았다.

이목구비가 또렷한 태양이는 ‘감자별 2013QR3’ 같은 드라마에서 연기하고 싶은 생각도 있다고 한다. 일찌감치 ‘방송 편집’에 대해서도 이해한 눈치다. “TV에 나오는 아빠 모습이 평소랑 같냐”고 하자 “똑같지 않아요. 아빠는 집에서 식사할 때 그냥 주는 대로 먹는데, 촬영할 때는 말로는 안 하고 말풍선으로 밥투정을 해요”라고 똑부러지게 말했다. “TV 나온 거 주변에서 부러워하느냐”고 묻자 “형들이 많이 봐주고 알아봐줘요. 저더러 좋겠대요”라고 답했다. 옆에서 동생 도윤이가 “아니야. 못생겼대요!”라고 하자 “조용히 해~”라며 형제는 투닥거리기 시작했다.

축구를 좋아해서 ‘날아라 슛돌이 시즌6’에도 아빠와 함께 출연 중인 도윤이의 사전에 카메라 울렁증은 없었다. 이날 카메라 앞에서도 다양한 표정과 포즈를 지어 보였다. “아빠처럼 노래나 연기를 하고 싶지 않느냐”는 물음에 도윤이는 대답 대신 기자의 녹음기를 집어 들고는 맛깔나게 모창을 선보였다. “이~젠~~ 눈물을 거둬~~ 하늘도 우릴 축복하잖아~~~.” 어린 나이인데도 허스키한 보이스가 아빠를 쏙 빼닮았다. 아빠의 연기에 대해서는 “잘한다”고 시크하게 평가했다. 형제에게 막내 담율이는 너무나 귀여운 동생이지만, “여동생은 갖고 싶지 않아?”라는 질문이 끝나기도 전에 “갖고 싶어요!”라고 입을 모았다. 축구를 잘하는 도윤이와 수영을 물개처럼 하는 태양이, 형제의 운동신경은 누구로부터 물려받은 걸까. 김정민은 “전적으로 아내를 닮았다”고 했다.

“저는 외형적으론 운동을 마스터한 느낌이지만, 왜 허세 심한 남자들 있잖아요. 저도 다 할 줄은 아는데, 흉내만 내는 거죠(웃음). 아이 엄마는 주니어 때 농구 선수였고 운동신경이 굉장히 좋아요. 명석한 두뇌와 운동신경은 엄마 닮았고, 외모는 그래도 저를…? 하하하.”

화장을 마치고 원피스로 갈아입은 루미코가 “뭐가?”라며 고개를 내밀었다. 김정민은 “아니, 아이들 이야기야”라며 웃었다. 인터뷰 중간 담율이의 이유식을 챙겨 먹이고 사방팔방 뛰어다니는 형제를 컨트롤하는 루미코는 ‘슈퍼 엄마’ 같았다.

“첫째, 둘째가 연년생이라 아이들이 어렸을 땐 진짜 키우기 힘들었어요. 둘째를 어떻게 키웠나 생각이 안 나요. 지금은 담율이 키우면서 ‘아, 아이가 이렇게 자라는구나’ 다시 알게 돼요.”

루미코는 고등학생 때 일본 도쿄TV ‘아이돌을 찾아라’에서 그랑프리를 차지하며 연예인으로 데뷔해 ‘Unchain My Heart’ 등 세 장의 싱글 앨범을 발표한 가수 겸 모델이었다. 김정민과는, 연예인 생활을 접고 한국에서 여행을 즐기다 알게 돼 2006년 연애 2개월 만에 결혼했다. 한국인 남편과 일본인 아내의 만남, 처음에는 언어부터 문화까지 모든 게 달라 어리둥절했다. 부부 문제로 싸울 일 없는 이들이 유일하게 의견 충돌을 일으키는 부분은 아이 교육. 일본인 엄마의 교육 방식은 우리네 엄마들과 뭐가 다를까.

“매너를 중시해요. 엄하거나 무서운 엄마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제가 그렇게 자라서인지 식당에서 뛰거나 떠들지 말라고 엄하게 가르쳐요. 뛸 거면 운동장이나 놀이터 가라고 말해주죠. 아파트에 살면서 처음에는 뛰고 싶은 나이에 못 뛰게 해서 안쓰럽기도 했지만, 그래도 어릴 때 매너를 배울 기회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저희 부부는 애초에 분위기 좋은 곳을 가지 않아요. 사람들 눈치 보기도 싫고, 아이들이 가고 싶어서 가는 것도 아니잖아요. 쇼핑도 그래요. 아이들이 데려가달라 부탁한 것도 아닌데 백화점 가서 ‘만지지 마라’ ‘떠들지 마라’ 그럴 거면 데려가지 않는 게 낫다는 생각이에요.”

선행학습보다 중요한 건 인성과 매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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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민은 “루미코에게 전적으로 아이 교육을 일임했다”고 말했다. 현명하고 지혜롭기 때문이란다. 그는 “선행학습보다도 인성과 매너를 갖추는 걸 중요시 여긴다”고 강조했다.

“담율이가 너무 어려서, 태양이랑 도윤이가 상대적으로 다 큰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어요. 또래 아이들보다 엄하게 대하는 것 같아 미안할 때도 있죠. 쟤들도 아직 어린데. 아직 초보 엄마, 아빠라 아이들만 많지 육아는 잘 모르겠어요. 기저귀 갈아주는 건 자신 있어요. 생각은 많은데 정답이 없으니까, 지금은 많은 걸 경험하게 하려고 노력해요.”

‘오! 마이 베이비’에서 김정민은 집 안에서 놀아도 아이에게 안전모를 씌워주고, 아내에게 반찬 투정을 하는 등 철없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루미코는 “TV에서 안전과민증이라며 과하게 나왔지만, 못하게 하는 게 아니라 기왕이면 장비를 갖추고 좀 더 안전하게 놀자는 뜻”이라며 “너무 안 좋게 생각하지 말고 예쁘게 봐달라”고 했다. 반찬 투정은 힘들지 않을까. 그는 “그건 상관없지만 다른 게 고민”이라고 했다.

“자기가 관심 있는 얘기는 듣고 공감도 잘하는데, 관심이 없으면 얘기를 잘 듣지 않아요. 아이들이 뭔가 물어봐도 그래요. 저는 외국인 엄마라 역사나 한국어는 잘 모르잖아요. 그런데 아이들이 물어도 대답을 안 하니 결국엔 ‘아빠! 아빠! 아빠!’ 이러죠. 그제야 ‘응?’ 하고 돌아봐요. 전 외국인이고, 여기서 산 지 8년밖에 안 됐고, 친척도 없고, 남편이 공인이다 보니 주변에 고민을 말하기도 어렵거든요. 그냥 듣고 호응해주면 좋은데, 그런 면에서는 무딘 것 같아요.”

김정민에게 “왜 그랬냐”고 타박하자 그는 “핑계일지는 모르겠는데…”라며 머리를 긁적였다.

“뉴스 보거나 운전할 때 얘기하면 전혀 못 들어요(웃음). 그런데 언제부턴가는 아내가 ‘왜 대답도 안 하냐’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그때부터 ‘응’하고 대답하는데, 그럼 다시 어떤 얘기를 했는지 되물을 때는 생각이 안 나요. 제가 더 노력해야죠.”

루미코는 “처음엔 진짜 섭섭하고 서운했는데, 친구들이 생겨서 얘기를 나눠보니 남자들이 대부분 그렇더라. 남편만 그러는 게 아니란 걸 알았다”고 했다. 그의 또 다른 고민은 담율이 이유식부터 남편 밥상, 식성이 워낙 다른 형제들의 반찬을 만드는 것.

“한때는 일본에서 연예인으로 활동했지만, 지금은 제가 연예인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아요. 그저 가수 김정민 와이프예요. 방송에 나가는 건 남편을 위한 내조라고 생각해서고요. 책을 내거나 연기를 하는 등 다른 분야에 대한 욕심은 없어요. 그리고 남의 손을 빌려서 뭔가 하는 걸 좋아하지 않아서 집안일부터 육아까지 도우미를 쓰지 않거든요. 제가 힘 닿는 데까지는 가정에 충실하고 싶어요.”

두 사람이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담율이가 기저귀에 실례를 했다. 김정민은 얼른 달려가 능숙한 솜씨로 아이를 씻기고 기저귀를 갈았다. 루미코에게 남편 칭찬도 해달라고 하니 그는 “자랑할 건 많은데…”라며 웃었다.

“엄청 잘해줘요. 결혼 안 한 친구나 친척들에겐 남편 같은 사람 만나라고 해요. 일단 아이를 잘 봐줘요. 기저귀도 갈아주고, 목욕도 시켜주고. 그런 걸 싫어하지 않고 스스로 해주니 고맙죠. 부모님이 일본에서 오시면 일본어를 잘 못해도 노력해서 맞춰드리고요. 얼굴이 알려진 사람이라 불편한 점도 있을 텐데, 재래시장도 같이 다녀요. 연애 초기에는 사람 많은 곳을 불편해하는 눈치였는데, 요즘은 먼저 ‘마트 같이 갈까?’하고 물어봐줘요.” (루미코)

“아내는 최고죠. 우리(연예인) 같은 비정규직은 일이 끊길 때도 있잖아요. 그럴 때 돈 벌어오라는 소리도 안 하고, 9첩반으로 세 끼 꼬박꼬박 차려주고, 내조 잘하고, 부모님께 잘하고. 더 바랄 게 없죠. 그래서 ‘최고’란 단어 하나로밖에 설명이 안 되는 사람이에요. 주변에서 늦장가 가서 벌써 3형제도 낳고, 좋은 여자 잘 만났다며 ‘루미코 같은 여자는 네 인생에서 반칙’이라고들 하죠.” (김정민)

아이들을 연예계에 진출시킬 계획도 있을까. 루미코는 “태양이는 인터뷰를 해도 ‘몰라요’ ‘싫어요’ 짧게 말하다 최근에 갑자기 (인터뷰 실력이) 늘었다. 엄마, 아빠 방송하는 걸 보면 하고 싶어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답했다. 인터뷰 도중 태양이가 주방 도구를 만지려 하자 루미코는 일본어로 “만지지 마”라고 말했다. “아이가 일본어를 알아듣느냐”고 묻자 그는 고개를 끄덕이곤 “태양 군, 일본어랑 한국어랑 어느 쪽이 편해?”라고 일본어로 물었다. 태양이는 “한국어”라고 우리말로 답했다.

“엄마가 한국어를 할 줄 안다는 걸 알아서 집에 있을 땐 한국어를 쓰고요. 친정어머니나 일본인 손님이 집에 오면 자연스럽게 일본어를 쓰더라고요. 가끔 ‘다 잊어버렸나’ 싶다가도 그럴 땐 신기해요.”

아내보다 딱 하루만 더 살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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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이(오른쪽)와 도윤이가 캐리커처를 들고 포즈를 취했다.

김정민은 “대중은 연예인이 특별할 것 같다고 여기지만 산다는 게 다 똑같지 않느냐”며 말을 이었다. 그는 “사회 나가면 부장급 나이이고, 늦깎이 아빠라 고민이 많다”고 했다. 가장으로서 불확실한 내일에 대한 부담감을 느낀다는 것.

“담율이가 고등학교 졸업할 때 즈음이면 제가 67세인데…(웃음). 고민이 되더라고요. 루미코는 여기에 일가친척이 없어서 제가 죽기 전에 루미코가 편히 살 환경을 만들어주는 게 목표예요. 늘 루미코에게 ‘당신보다 딱 하루만 더 사는 게 소원’이라고 하죠.”

헤비 스모커였던 그는 3년 전 담배를 끊었다. 건강관리에도 열심이다. 그는 “건강하다고만 해서 써주는 게 연예계가 아니기 때문에, 이런 강호 중의 강호에서 버티려면 운동부터 자기 계발까지 해야 할 게 많다”며 웃었다. 김정민의 모토는 ‘나나 잘하자!’. 그는 “남을 헐뜯을 시간에 나부터 잘하자는 생각으로 줄곧 살았다. 욕심 없는 사람은 없지만, 내가 해낼 수 있는 선에서 욕심을 부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행복해지려면 나나 잘하면 될 것 같다”고 했다. 정글 같은 연예계에서 20여 년, 가정에서 10여 년을 꿋꿋이 살아낸 비결은 건강한 멘탈이 아닐까 싶었다.

“어떤 부부라도 한 번 정도는 살면서 위기가 오겠죠. 그럴 때 자기 입장만 생각하면 넘어선 안 될 선을 넘게 돼요. 부부끼리 호칭이 중요한 것 같아요. ‘야’라고 시작하면 욕설에 폭력까지 이어지거든요. 그런 걸 서로 조심하면 좋겠어요. 그리고 우리나라 출산율이 낮은 이유 중 하나가 결혼이 늦어져서인 데, 저도 아이들 보면서 ‘이럴 줄 알았으면 결혼을 일찍 할 걸’ 생각하기도 해요. 그런데, 그랬으면 와이프를 못 만났겠구나 싶어요. 순리대로 물 흐르듯 사는 게 최고의 행복이 아닐까요.”

여성동아 2014년 7월 60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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