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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른 사람보다 뚱뚱한 사람이 더 오래 산다?

글·김유림 기자 | 사진·동아일보 사진DB파트

입력 2014.07.15 15:56:00

살이 찌면 사망 위험이 높다는 일반적인 상식을 뒤집고 오히려 장수한다는 ‘비만 패러독스’가 화제다. 다시 말해 마른 사람에 비해 오히려 ‘비만’이라고 부르는 범위에 속하는 사람들이 더 오래 산다는 것.
이 논리는 과연 어디에서 기인한 것일까?
마른 사람보다 뚱뚱한 사람이 더 오래 산다?
살이 찐 사람을 보면 ‘성인병 위험이 높다’ ‘자기 관리에 소홀하다’ 등 부정적 이미지가 떠오른다면 이제는 그 편견을 버려야할 것 같다. 5월 25일 방영된 ‘SBS 스페셜-비만의 역설’은 이런 일반적 사고를 뒤집고 오히려 뚱뚱한 사람이 장수한다는 새로운 사실을 공개해 관심을 모았다.

비만도를 측정하는 기준인 체질량지수(BMI)는 체중(kg)을 키(m)의 제곱으로 나눈 값이다. 여성의 경우 WHO에서 분류한 아시아-태평양(우리나라)의 비만도 기준을 보면 BMI 수치가 18.5 미만이면 저체중, 18.5~23 미만이면 정상체중, 23 이상~25 미만은 과체중, 25 이상~30 미만은 비만, 30 이상은 고도비만으로 본다. 대한비만학회는 BMI가 23만 돼도 주의해야 하며 25를 넘으면 각종 질환 및 사망 위험이 1.5~2배 높다고 경고하고 있다. 하지만 2011년 서울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유근영 교수팀은 저체중 그룹(BMI 17.5 이하)의 사망 위험도는 비만 그룹(BMI 25.1 이상)의 1.9배라는 조사 결과를 발표한 적이 있다. 한국인 1만6천여 명을 포함한 아시아인 1백14만명을 평균 9.2년간 추적 조사했더니 저체중?고도비만?정상?과체중?비만 순으로 사망 위험도가 낮았다고 한다. 즉 정상 체중보다는 뚱뚱해야 오래 산다는 결론. 우리나라뿐 아니라 미국, 독일, 일본 등의 조사 결과도 이와 같다.

비만보다 무서운 복부 비만

그렇다면 그 이유는 무엇일까. 원인은 스트레스에 있다. 방송에서 취재진이 실험을 한 결과 마른 사람들은 스트레스 상황에서 뚱뚱한 사람보다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실험은 정상체중집단과 비만집단 두 팀으로 나누어 진행되는데, 실험 참가자들에게 급격한 스트레스 상황을 만들어 준 뒤 다양한 종류의 음식을 차려놓고 마음껏 먹게 했다. 비만 집단은 스트레스를 받기 전과 후의 음식량 섭취가 크게 다르지 않고 단백질 위주의 식사를 한 반면, 정상 집단은 스트레스 받기 전에 비해 훨씬 적은 양의 음식을 탄수화물 위주로 선택했다.

뇌는 스트레스를 경험하면 에너지를 필요로 하고 이때 주로 쓰는 에너지가 탄수화물로부터 나온다는 사실에 근거하면, 정상집단이 비만집단에 비해 더 많은 스트레스를 경험했고, 탄수화물 섭취량도 더 많았음을 알 수 있다. 이는 결국 심각한 복부 비만을 초래할 수 있다. 즉 마른 사람이 장기적으로 스트레스를 받으면 복부비만으로 인한 심근경색 등으로 일찍 사망할 수 있다는 얘기. 이날 방송에서는 심근경색으로 중환자실에 입원한 50대 두 남성이 출연한다. 한 남자는 마른 체형이고 다른 남자는 체중 감량을 권유받을 정도로 뚱뚱한 몸이었다. 하지만 얼마 후 뚱뚱한 남자는 몸 상태가 호전돼 퇴원한 반면 마른 체형의 남자는 목숨을 잃고 말았다.



또 무리한 다이어트 등 음식섭취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저체중이 된 사람은 근육, 뼈, 장기 등이 장기간 ‘영양실조’ 상태가 지속되면서 질병과 사망으로 이어지기 쉽다고 한다. 이와 관련해 비만 연구가들은 비만인 사람들이 병치레가 잦은 이유는 비만이 근본적인 원인이 아니라 다이어트의 부작용 때문이라고 말한다. 비만 자체는 문제가 없으나 무리한 식이요법이 문제가 된다는 것. 특히 나이 들어 살을 빼는 건 위험한 행동이라고 지적한다. 한편 BMI 기준이 너무 낮게 설정돼 있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정상인 사람도 BMI 기준으로 보면 비만에 속할 수 있다는 것.

이제부터 선택은 우리의 몫이다. 건강하게 오래 살고 싶다면, 무리한 다이어트와 스키니 몸매에 대한 동경은 하루 빨리 거두는 게 좋겠다.

여성동아 2014년 7월 60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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