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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STYLE

여성 실직·처가살이가 이혼 확률 확 높인다

글·진혜린 | 사진·REX 제공

2014. 06. 05

흔히 이혼 사유로 ‘성격 차이’를 들지만, 그 단어에는 남에게 말하기 힘든 부부만의 ‘구체적인 사연’이 숨어 있다. 최근 한국노동연구원에서 부부 4천4쌍을 분석해 발표한 보고서, ‘문화적 차이가 이혼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면 그 말 못할 치명적 사유를 짐작할 수 있다.

여성 실직·처가살이가 이혼 확률 확  높인다
부부가 14세 무렵 어디에 살았는지, 혹은 종교를 가지고 있는지, 몇 세에 결혼했는지가 과연 이혼에 영향을 미칠까? 결론은 Yes! 사소한 한 끗 차이가 이혼 위기를 불러오는 결정적 한 방이 될 수 있다.

여성 실직이 이혼 확률 더 높인다

남성이 실직했을 때 1, 2년 후 이혼 확률이 3배나 껑충 뛴다. 하지만 그 위기를 넘기면 실직의 여파로 인한 이혼 확률은 줄어드는 추세. 여성의 실직은 조금 다르다. 폐업이나 부도에 따른 실직은 결혼 지속에 별 영향을 끼치지 않지만 해고됐을 경우 1, 2년 후에 약 3배까지 치솟고, 5년이 지난 후에는 3.6배 증가하는 등 상당 기간 결혼 생활을 유지하는 데 위험 요소로 작용한다.

시집 형편 좋아야 이혼 안 한다

요즘 처가 덕 보기를 바라는 사위가 많다지만 두 집안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동일하거나 남편의 집안이 아내의 집안보다 지위가 높은 경우 안정적인 결혼 생활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아내 집안의 지위가 더 높으면 평균적 결혼 안정성 수준이 떨어진다는 분석.



부부 나이 차 많을수록, 자녀 수 적을수록 이혼 위험 높다

‘선녀와 나무꾼’ 이야기가 아직까지도 유효한 모양이다. 미성년 자녀수가 1명 늘어날수록 결혼 해체 위험률이 약 20%씩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반면 부부의 나이 차가 많이 날수록 이혼 위험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1년에 1.1배(10%)씩 이혼 확률이 증가한다는 분석. 또한 결혼 지속 기간이 1년 늘어날수록 결혼 해체 위험률은 7%씩 줄어든다.

친정 부모와 함께 살면 이혼 확률 높다

고부 갈등으로 이혼에 이르는 부부가 많다고 알려졌지만 시부모와의 동거 여부는 이혼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친정 부모와의 동거는 이혼 위험률을 3배 증가시켰다. 최근 증가하고 있는 장서 갈등이 한몫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집안일 도와주면 이혼 안 당한다

집안일을 나눠 하는 것이 이혼에 미치는 영향은 예상보다 크다. 아내가 집안일을 도맡아 할 때보다 남편과 아내가 비슷하게 나눠 할 때 이혼 위험률이 58.6%나 감소하기 때문이다. 남편에게는 그저 귀찮은 일일 수 있지만 아내에게는 이혼 사유가 될 수도 있다.

이혼 피하려면 남자는 늦게, 여자는 일찍?

남자는 결혼 당시 연령이 1년 늘어날수록 이혼 위험률은 약 4%씩 감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20세에 결혼한 것보다는 25세일 때 이혼 위험률이 1/3 수준으로 떨어진다. 반면 여자는 결혼 당시 연령이 1년 늘어날수록 18%씩 이혼 위험률이 증가했다. 30세일 때보다 40세에 결혼했을 경우 이혼 위험률이 5배 이상 높아지는 것. 남자는 결혼 연령이 증가할수록 배우자 탐색 기회가 늘어나 자신에게 잘 맞는 상대를 선택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측되는 반면 여자의 경우에는 배우자 선택 폭의 감소나 기회 결핍 등으로 어울리는 상대를 찾기 어려울 수 있다는 분석.

문화적 차이, 돈 많이 벌면 OK

유년 시절을 어디서 보냈는지, 각자의 부모가 어느 정도의 교육을 받았는지, 같은 종교를 갖고 있는지, 나이 차이는 얼마나 나는지, 서로 학력은 비슷한지 등은 배우자를 고를 때 고려하는 사항 중 하나다. 이 같은 문화적 차이가 이혼의 결정적인 이유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문화적 차이가 1개 이상 복합적으로 작용하면 이혼 확률은 껑충 뛰어오른다. 그런데 이러한 문화적 차이를 무마할 수 있는 것이 바로 경제적 상황이었다. 부부의 문화적 차이와 상관없이 남편의 근로소득이 증가할수록 이혼 위험률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남편의 월평균 소득이 1천만원 이상이면 이혼 위험은 0에 가까웠다. 문화적 차이가 이혼 이유라는 것은 결국 핑계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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