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성동아 로고

LifeStyle With Specialist 정신과 의사 김현철의 현몽우답

집이 불타오르고 부모님이 돌아가시는 꿈, 무슨 뜻을 담고 있나요?

글·김현철 정신과 전문의 | 사진·REX 제공

입력 2014.04.29 17:41:00

김현철 정신과 전문의의 꿈풀이는 보통의 ‘해몽’과 달리 내면의 메시지를 읽어내 심리적 불안을 해소할 수 있는 돌파구가 된다. 꿈의 내용을 적어 이메일 chinchin@donga.com으로 보내면 추첨을 통해 김현철 선생의 통쾌한 꿈 해석을 받을 수 있다. -편집자 주
집이 불타오르고 부모님이 돌아가시는 꿈, 무슨 뜻을 담고 있나요?
Case 1 불타오르는 집, 소방관이 출동했다

현몽 꿈속에서 제가 살고 있는 아파트 바로 앞 동에 불이 나서 소방차가 불 끄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런데 불이 아주 활활 타오르는 게 아니라 아파트 한 동 곳곳에 꽃이 핀 것처럼 조금씩 타고 있었어요. 그렇게 불타는 아파트를 바라보는데 한 집이 눈에 띄더라고요. 그 집 창문이 열려 있어서 소방관이 불을 끄는 모습도 보였죠. 지켜보는 제가 안타까운 마음이 들더군요. 불이 나는 꿈, 그걸 지켜보면서 안타까움이 드는 건 무슨 뜻일까요?

집이 불타오르고 부모님이 돌아가시는 꿈, 무슨 뜻을 담고 있나요?
우답 미국의 록 밴드 ‘Rage Against the Machine’의 데뷔 재킷에는 한 승려가 불에 타들어가는 순간이 포착된 사진(1963년 베트남의 고승 틱광둑의 소신공양 모습)이 실려 있습니다. 불이 나는 꿈은 내면적으로 ‘소신공양’이 가지는 의미와 비슷한 역할을 합니다. 승화와 정화를 위한 종교의식과 비슷한 것이지요. 불 자체는 ‘파괴’를 의미하고 집은 ‘마음의 공간’을 상징합니다. 그런 측면에서 바라보면 구태의연한 과거에서 벗어나 새롭게 변화할지도 모른다는 암시를 담고 있습니다. 소방관이 등장해서 불을 끄는 것 또한 자아의 에너지를 잘 다스릴 것임을 암시하는 것이지요. 비록 일상의 변화(대부분은 인간관계와 관련된 것이지만)로 인해 불안한 마음과 안타까운 부분도 있겠지만 잘 헤쳐나가실 것입니다.

Case 2 코트를 벗었더니 치마가 없다!

현몽 학생일 때는 학교에 도착해서 코트를 벗었더니 코트 안에 치마를 입지 않은 꿈을 자주 꿨습니다. 나이가 들어 회사에 다니기 시작한 후에도 배경만 회사로 바뀌고 동일한 꿈을 종종 꿉니다. 사무실에 도착해서 코트를 벗었더니 치마를 입지 않은 거죠! 자꾸 이런 꿈을 꾸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우답 벌거벗은 채로 공공장소에 노출되는 꿈은 아주 흔합니다. 학교와 회사의 공통분모는 ‘내 집처럼 함부로 아무렇게나 하고 다닐 수 없다’는 것이죠. 코트는 내 몸의 대부분을 가릴 수 있다는 점에서 내가 가진 방어적인 측면을 상징합니다. 꿈에서 치마를 입지 않은 채 코트를 벗는 꿈을 자주 꾼다는 것은 행여 내가 감추고 있는 내밀한 심리가 밖에서 보일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많다는 뜻입니다. 그 두려움은 어쩌면 나의 맨몸(숨기고 싶은 심리)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면서 사라질지도 모릅니다. 수치심의 기원이자 곧 치료가 되는 단서이기도 하죠.

집이 불타오르고 부모님이 돌아가시는 꿈, 무슨 뜻을 담고 있나요?
Case 3 부모님을 살리려면 미션을 수행하라!

현몽 꽤 오래전부터 비슷한 꿈을 반복적으로 꿉니다. 시작은 늘 엄마가 아파트 앞 벤치에 앉아 있습니다. 제가 엄마에게 다가가고 제게 말을 건네는 엄마에게 잠시 기대려는 순간, 뒤에 있던 아파트가 폭발해버립니다. 저는 무서움과 두려움에 울기 시작하고, 엄마는 괜찮다고 어깨를 토닥여주죠. 그 후로는 부모님의 죽음에 대한 꿈을 자주 꾸었습니다. 부모님의 죽음의 날짜와 미션을 받고 미션을 완수하면 부모님을 살릴 수 있는 꿈이었죠.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부모님이 돌아가시는 꿈으로 바뀌었습니다. 언젠가는 저승사자를 만나는 꿈도 꾸었습니다. 외모는 전혀 그렇지 않은데, 느낌으로 저승사자라는 걸 알았지요. 저에게 밥을 같이 먹자고 하더라고요. 그렇게 ‘즐겁게’ 밥을 먹고 있는데, 어느 순간 부모님이 안 보인다는 걸 깨닫게 됐죠. 주변에 앉아 있는 사람들의 표정이 너무 즐거워 보이는 순간, 이상한 기분이 들어 밖에 나가보니 문 앞에 엄마가 서 계셨습니다. 엄마는 “엄마도 아빠와 함께 간다”는 말씀과 함께 사라지셨죠. 엄청난 슬픔이 몰려왔습니다. 거의 숨이 넘어갈 정도로 통곡을 하고 있는데 엄마에게 문자 메시지 한 통이 왔습니다. ‘너무 슬퍼하지 마’로 시작하는. 그 순간 잠에서 깼지만 슬픔이 너무 커서 몇 시간 동안 울고 나서야 진정이 됐습니다.

집이 불타오르고 부모님이 돌아가시는 꿈, 무슨 뜻을 담고 있나요?
우답 반복되는 꿈은 언제나 자신의 심리적 구심점을 알려주는 중요한 단서가 됩니다. 다시 말해 비슷한 패턴을 반복하는 나의 태도나 관계 양식 등을 잘 알려주는 것이지요. 그뿐 아니라 때로는 까마득한 유아기에 미처 해소하지 못한 콤플렉스가 드물게 올라오기도 합니다. 이 꿈이 바로 그렇습니다. 엄마와 가까워지려 하면 아파트가 폭발해버립니다. 엄마를 잃을지 모른다는 불안을 의미하죠. 게임으로 잠시 엄마와 아빠를 죽음으로부터 살려내는 꿈 또한 상실에 대한 불안을 뜻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부모님이 죽음에 빠질지 모른다는 설정 또한 사연 주신 분의 무의식에서 나온 것이므로 부모님에 대해 두 가지 태도, 즉 양가감정(전혀 상반되는 감정을 동시에 느끼는 것)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 저승사자를 만난 꿈에서는 부모에 대한 상실과 불안의 뿌리를 더욱 잘 나타내줍니다. 우린 유아기(대략 3세 이전)부터 이미 엄마와 가까워지고 싶기도 하고, 멀어지고 싶기도 하는 과정을 겪었습니다. 하지만 그 시기에 고착되면 일부는 성인이 돼서도 인간관계에 자신감을 갖지 못한 채 거절을 하지 못하는 사람이 되거나, 반대로 좋을 땐 한없이 좋다가도 사소한 오해나 실망에 엄청난 분노를 느끼며 절교까지 하는 성격의 소유자가 돼버리기도 합니다. 꿈에 나온 저승사자는 나의 관심을 엄마로부터 외부 현실로 돌리는 건강한 호기심을 상징합니다. 하지만 너무 외부로 눈을 돌리게 되면 자칫 엄마를 잃을 것 같은 상실 불안이 발동하게 되죠. 바로 아버지란 존재가 늘 걸리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라 불리는, 경쟁심을 야기하는 불안 탓에 쉽사리 어머니를 포기할 수 없는 것입니다.

요약하자면 이 꿈은 지극히 건강한 꿈으로 심리적 성장을 하면서 부모님과 분리되고 떨어지는 것에 대한 죄책감을 담고 있습니다. 강조하자면, 부모님이 자녀에게 미안하면 미안했지, 자녀가 부모에게 미안할 이유는 전혀 없습니다. 지나친 공생과 순종이야말로 자식이 저지를 수 있는 가장 큰 패륜이자 불효입니다.

김현철 정신과 전문의

집이 불타오르고 부모님이 돌아가시는 꿈, 무슨 뜻을 담고 있나요?
‘무한도전’에 출연해 욕정 전문가로도 불렸던 정신과 전문의. ‘두 시의 데이트 박경림 입니다’와 ‘윤하의 별이 빛나는 밤에’에서 꿈을 심리학적으로 분석하는 코너를 진행하고 있다. 경북대 의과대학을 졸업했으며 현재 대구에서 정신건강의학과 ‘공감과 성장’을 운영하고 있다. 저서로는 ‘불안하니까 사람이다’ ‘우리가 매일 끌어안고 사는 강박’ ‘어젯밤 꿈이 당신에게 말하는 것’ 등이 있다.

여성동아 2014년 5월 605호
LifeStyle 목록보기 좋아요

Print Edition

How to be a woman

생각하는 여자가 읽는 매거진! 지금 바로 만나보세요.

이번호목차이번 호 구입하기

독자알림

더보기

Follow up on SNS

여성동아 에디터가 핫뉴스, 최신 트렌드와 이벤트를
실시간으로 전해 드립니다.

  • 여성동아 페이스북
  • 여성동아 인스타그램
  • 여성동아 유튜브
  • 여성동아 네이버포스트
  • 여성동아 네이버T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