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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Cooking Question

착한 기름집, 어디 있나요?

기획·한여진 기자 | 진행·양혜수 인턴기자 | 사진·문형일 기자

2014. 03. 18

고소한 깨 볶는 냄새가 코끝을 자극하는 방앗간에서 참기름을 받아오는 심부름은 이제 추억이 되었다. 요즘은 마트에 가면 수많은 참기름이 진열돼 있고, 그중 하나를 골라 담으면 된다. 참깨를 사서 볶고 짤 필요가 없으니 살림하기는 편해졌지만, 참기름을 구입할 때마다 불안한 마음이 드는 것은 사실이다.

착한 기름집, 어디 있나요?

1 건강한 참기름과 들기름을 선보이는 쿠엔즈버킷. 2 박정용 대표는 “170℃ 미만으로 열을 전달하는 원적외선 볶음 기계로 깨를 볶아 발암물질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참기름과 들기름은 아무리 맛없는 요리도 특급 요리사가 만든 것처럼 업그레이드시키는 힘이 있다. 나물 무침에 참기름을 살짝 넣으면 고소하고 깊은 맛이 더해지고, 비빔밥에 넣으면 수많은 재료들이 참기름의 고소한 향과 맛에 어우러지며, 김에 들기름을 살짝 발라 구우면 고소한 맛이 일품인 반찬이 된다. 이처럼 한식 요리에 빠지면 안 되는 참기름과 들기름이지만 최근 ‘가짜 참기름’ ‘발암물질 검출’ 논란이 연거푸 이어지며 기름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있다. 최근 믿을 수 있는 착유 방식으로 ‘강남 방앗간’이라 불리며 청담맘들 사이에 인기를 모으고 있다는 전통 기름집을 찾았다.

기름집 쿠엔즈버킷을 운영하는 박정용 대표는 원래 식품회사에 다니다 뜻한 바 있어 강남 한복판에서 참기름을 만들어보기로 했다고 한다.

“기름의 제조 과정만 바꿔도 건강한 기름을 만들 수 있거든요. 기존의 참기름이나 들기름은 고소한 맛을 내기 위해 270℃ 이상의 고온에서 압착해요. 높은 온도에서 볶다 보니 벤조피렌이라는 발암물질이 발생하죠. 여기에 오래 두고 팔기 위해 향과 맛을 지속시키는 방부제까지 첨가하기도 하고요. 값싼 중국산 참깨와 들깨로 기름을 만드는 것도 문제랍니다.”

깨를 170℃ 미만에서 착유하고, 불순물을 걸러내는 필터링 과정을 거쳐 기름을 만들면 발암물질이 생기지 않는다. 70℃ 미만에서 기름을 짜는 생기름도 안전하다. 눈으로 봤을 때 좋은 참기름은 맑은 갈색을 띤다. 색이 진하면 깨를 높은 온도에서 오래 볶은 증거이고, 불순물이 많으면 필터링 과정을 거치지 않은 것이다. 들기름은 고소한 들깨의 향이 나는지 체크하고 구입한다. 들기름 향이 아닌 기름 냄새가 난다면 변질됐을 확률이 높다. 구입한 참기름은 색이 진한 병에 담아 서늘하고 어두운 곳에 보관하고, 들기름은 냉장 보관해야 변질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스마트한 주부라면 참기름이나 들기름을 구입할 때 깨의 원산지 체크는 필수, 이제는 제조 과정까지 체크하는 꼼꼼함이 필요하다. 옆집 할머니가 유기농으로 재배한 깨라도 어떻게 볶느냐에 따라 독이 될 수도, 약이 될 수도 있으니 말이다.

착한 참기름 제조 과정



step 1 원료 수급

생육 환경을 체크한 밭에서 재배한 국산 참깨, 들깨를 수매한다.

step 2 세척

참깨는 탈수기 대신 손으로 일일이 세척한 후 물기를 빼낸다.

step 3 원적외선 볶음

발암물질 발생을 차단하기 위해 열 투과율 90% 이상의 원적외선으로 깨를 볶는다.

step 4 착유

콜드프레싱(Cold-pressing) 방식으로 낮은 온도에서 착유해 영양소 파괴를 막는다.

step 5 필터링

독일제 필터를 사용해 착유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유해 성분을 한 번 더 걸러낸다.

step 6 포장

투명한 병에 기름을 담은 뒤 코르크 마개로 밀봉한다.

착한 기름집, 어디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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