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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아 엄마’ 김희선이 참 좋다

글·진혜린 | 사진·문형일 기자

입력 2014.03.14 14:40:00

‘신의’ 이후 2년 만에 만난 김희선은 여전히 거침이 없었다. 시원시원한 성격에 웃음도 많고 리액션도 활기차다. 아름답게 박제된 여배우에서 거리감 제로의 화통한 김희선으로 한 걸음 더 다가오는 그녀가 참 좋다.
‘연아 엄마’ 김희선이 참 좋다
박은영 아나운서는 KBS2 새 주말연속극 ‘참 좋은 시절’ 제작발표회에서 김희선을 “말이 필요 없는 여신”이라고 표현했다. 이제 결혼도 하고 아이 엄마가 됐지만 그가 굳이 강조하지 않는다면 서른여덟 살이라는 나이를 잊을 만큼, 김희선은 여전히 아름다웠다.

하지만 분명 그는 달라져 있었다. 얼굴 얘기가 아니다. 2006년 드라마 ‘스마일 어게인’ 이후 그에게는 인생의 큰 변화가 찾아왔다. 2007년 락산그룹 차남 박주영 씨와 결혼한 후 1년 3개월 만에 예쁜 딸, 연아를 낳은 것. 2012년 6년 만에 복귀해 SBS 드라마 ‘신의’로 김희선의 건재함을 알렸다면 차기작 ‘참 좋은 시절’을 선택하면서 연기자로서 나름의 욕심이 생길 법도 했다. 하지만 그에게는 세상의 기준에서 초월한 듯한 여유로움이 묻어났다. 작품이나 역할은 물론 자신이 서 있던 위치로부터 자유로워진 김희선은 한결 더 편안해 보인다.

로맨스의 여왕, 악바리로 돌아오다

▼ 결혼 후 두 번째 작품인데, 오랜만에 작품을 시작하면서 ‘어떤 모습으로 인정받고 싶다’는 각오가 있을 것 같아요.

(데뷔한 지) 한 10년 정도 지나면 ‘인정받고 싶다’ 그런 마음이 없어져요. 주말연속극을 선택한 건 친정 엄마가 미니시리즈 방송 시간까지 기다리시질 못하기 때문이에요. 엄마한테는 너무 늦은 시간이라 처음부터 끝까지 보시지 못하더라고요. ‘신의’ 때도 “네가 왜 이민호를 만났냐?”며 스토리를 자꾸 물어보셨어요(웃음). 엄마가 편안하게 보실 수 있는 작품을 하고 싶었는데, 이렇게 좋은 기회로 이번 작품을 만나게 됐어요.



▼ 전작인 ‘신의’나 토크쇼 ‘화신’이 기대만큼의 반응을 불러오진 못했어요. 차기작 선택하며 부담감이 없진 않았을 것 같아요.

시청률은 배우들의 영역은 아닌 것 같아요. 시청률을 움직일 수 있는 능력은 없어요(웃음). 다만 차기작을 선택하면서 가족들이 함께 볼 수 있는 드라마를 하고 싶었어요.

▼ ‘로맨스의 여왕’이 ‘가족드라마’를 선택했어요.

요즘 따뜻한 드라마를 하고 싶었거든요. 이경희 작가의 ‘꼭지’ 같은 작품이나 ‘아들과 딸’ 같은 드라마. 그 이후로는 언뜻 떠오르는 게 별로 없어요. 그렇게 따뜻하고 소박한 드라마가 지금쯤 나와야 할 타이밍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 장르는 변했어도 여전히 아가씨 역할이에요.

제가 벌써 서른여덟 살인데, 처녀 역할을 하겠다고 고집하는 건 아니에요(웃음). (이 작품을) 처녀 역할이라고 해서 선택한 것도 아니고요(웃음).

▼ ‘참 좋은 시절’에서 맡은 차해원은 지금까지 맡았던 역할과는 달라 보여요.

차해원은 정말 경주에서 잘나가는, 말 그대로 ‘공주’였는데, 어떤 사건으로 인해 가정형편이 안 좋아지면서 억척스러워져요. 정신 못 차리는 언니와 엄마 대신 나라도 정신을 차려야 한다는 생각에 스스로 불구덩이에 들어가요. 그동안 생활력 강한 캐릭터를 하긴 했지만 대부분 캔디형 역할이었죠. 이렇게 억척스러운 역할은 처음이에요. 누가 한 대 때리면 같이 치고, 표현도 서슴없이 하는 스타일이죠. 좀 악바리 같은 근성이 있다는 설정이에요.

▼ 사투리 연기는 처음이죠.

친정 부모님이 대구 출신이시라 듣기는 많이 들었지만 저는 집에서도 사투리를 쓰지 않았거든요. 그런데 대구 사투리랑 경남 사투리는 많이 다르더라고요. 특히 그 지방에서만 쓰는 용어는 뜻을 이해하기 힘들어서 헤매긴 해요. 그래도 다행히 주변에 경남 사투리를 잘 쓰시는 분들이 많이 계셔서 도움을 받고 있어요. 드라마 출연이 확정된 뒤부터는 집에서도 사투리를 쓰고 그래요(웃음). 한두 시간 집중해서 연습하는 대신 평상시에 사용하면서 배우고 있어요.

▼ 10년 전과 지금의 모습이 별반 다르지 않아요. 동안 외모를 유지하는 비법은요.

특별한 건 없어요. 내일 당장 촬영이 있다거나 중요한 일이 있다고 해서 전날 밤에 피부 관리를 하거나 신경 쓰지는 않아요. 속상한 일 있으면 한 잔?(웃음) 한 병 마시고 자기도 하고요. 특별히 얽매이지 않아요. 뾰루지가 났다고 해서 마사지 받는다고 누워 있거나 하지도 않고요. 그게 다 스트레스가 되거든요. 마사지 받을 돈으로 노래방 가서 신나게 노래를 부르는 식으로 스트레스를 풀어요. 아무리 마사지를 받는다고 해도 마음고생을 하면 얼굴에 다 티가 나거든요. 그래서 덜 속상하려고 노력하죠.

▼ 오늘 보니 예전보다 성격이 더 털털해진 느낌이네요.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생활하다 보니까 더 그렇게 되는 것 같아요. 아이가 자라면서 아이와, 한편으로는 남편과 기싸움을 해야 할 때도 있거든요. 그러다 보면 어쩔 수 없이 나쁜 역할을 하게 되면서 성격이 더 세지는 것 같아요.

▼ 벌써 딸 연아가 여섯 살이 됐어요. 궁금해요.

(웃음) 요즘 연아가 스키를 탄답니다. 아, 연아 어머님 됐네(웃음). 그래도 앞으로 6개월간은 작품에 몰입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그런 점에서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들어 아이에게 미안한 마음이 있어요. ‘신의’ 할 때는 다른 남자랑 키스하는 장면이 나오니까 아이가 막 화를 내고 그랬거든요. 그런데 이번에는 아이와 함께 볼 수 있는 작품을 할 수 있게 돼서 좋아요.

여성동아 2014년 3월 60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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