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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ing Interior Story

아티스트들의 일과 집

Inspired by Space

기획·김진경 | 사진제공·신동연

입력 2014.02.28 10:36:00

집은 곧 사람이다. 집을 보면 그곳에 사는 이의 취향과 성격, 라이프스타일이 드러난다. 인테리어 디자이너 마영범, 한복 디자이너 김영진, 도예가 김형규의 집에도 그들의 감성과 철학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아티스트들의 일과 집
인테리어 디자이너 마영범의 컬렉트 하우스

레스토랑 ‘마켓오’등을 비롯해 강남 핫 스페이스 2백여 곳을 디자인하며 인테리어 트렌드에 한 획을 그은 인테리어 디자이너 마영범. 조지 나카시마의 테이블, 핀 율과 찰스 임스 · 레이 임스의 의자, 이사모 노구치의 조명 등 세계적인 디자이너들의 가구가 가득한 그의 집은 명품 가구 전시장 같다.

“스티브 잡스가 아이폰을 만든 것은 우연이 아니었다는 것을 그의 전기를 읽고 알았어요. 어릴 적부터 조지 나카시마 등 디자이너 가구를 사용하면서 저절로 디자인 감각을 키우며 자랐더라고요. 그 결과 최고의 디자이너인 조너선 아이브를 애플로 불러올 수 있었죠. 제가 디자이너 가구를 컬렉팅하는 것도 단순한 사치가 아니랍니다. 아트와 관련된 일을 하는 경우, 최고를 경험하지 않으면 최고를 제안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디자인은 단순히 껍데기를 잘 만드는 것이 아니라 사물의 본질에 접근하는 기술이 있어야 한다고 말하는 그. 컬렉팅 가구로 꾸민 침실, 서재, 입식 거실, 좌식 거실, 서재, 오디오룸 등 그의 공간 곳곳에는 그만의 철학이 담겨 있다.

아티스트들의 일과 집
아티스트들의 일과 집
1 거실은 나뭇결이 살아 있는 나무로 벽을 꾸며 마치 크고 두꺼운 책을 쌓아놓은 것 같은 느낌이 난다. 거실 중간에 파티션을 세워 좌식과 입식, 두 공간으로 만들었다.



2 마영범이 가장 좋아하는 공간인 오디오룸은 그의 애장품인 LP와 CD, 스피커 등으로 빈티지하게 꾸몄다.

3 주방 앞, 천장까지 유리로 돼 있는 다이닝룸. 컬러풀한 의자와 조명으로 유쾌하게 인테리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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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복 디자이너 김영진의 믹스매치 단독주택

유지태·김효진 부부, 정석원·백지영 부부의 혼례복을 디자인한 한복 디자이너 김영진. 그가 살고 있는 집은 지은 지 20년 된 자그만 뜰이 있는 2층 단독주택이다. 대문에 들어서면서부터 따뜻하고 정겨운 느낌이 드는 이곳은 한복 브랜드 ‘차이’의 작업 공간이기도 하다. 처음에는 1층은 공적인 공간, 2층은 사적인 공간으로 나눠 인테리어를 했지만 살다 보니 정확히 구분되지 않고 모두 자연스럽게 사용하고 있다. 집은 한복을 지어낸 그의 감각과 손길이 닿아 눈 가는 곳마다 빛과 결이 차분하고 아름답다.

“한때 갤러리를 운영해서 그림과 도예 작품이 많아요. 그중 정경심 작가의 그림, 도예가 김지영의 테이블 매트, 김정옥 작가의 ‘빨간 북어’는 제가 애장하는 작품이에요. 살림살이도 오랜 시간 동안 하나씩 모은 것으로 줍거나 얻은 것들도 많아요. 황학동에서 득템한 것도 있고요.”

오래된 것과 새것이 적절하게 조화를 이루는 공간으로 꾸민 김영진의 집은 그가 하는 일과도 많이 닮았다. 전통미를 바탕으로 레이스, 시스루 실크, 프린트 순면, 모피 등의 다양한 소재와 현대적인 디자인을 접목해 만드는 드레시한 그의 한복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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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작업실 한쪽은 뜰 쪽으로 널찍하게 터서 재봉틀과 테이블을 두고 일을 하거나 차를 마시는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2 1층 입구는 미술 작품으로 꾸며 마치 갤러리에 온 듯하다.

3 2층 거실은 얇은 소창 커튼과 앤티크 가구로 차분하게 연출했다. 화이트 패브릭 소파에 비단 천과 방석을 배치한 아이디어도 돋보인다.

4 전통 장식장과 앤티크 거울, 레이스로 장식한 탁자가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루는 작업 공간에는 김영진의 감성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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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예가 김형규의 전통 한옥 백우헌

전남 장성군 삼계면 죽림리 청림마을, 공기 좋고 물 좋은 이곳에 도예가 김형규의 집이 있다. 한때 축령산에 한 평 반짜리 집을 짓고 도자기를 빚으며 전기도 없이 살았던 그가 이번엔 번듯한 기와집을 짓고 백우헌(白牛軒)이란 이름을 붙였다.

“집을 짓기 시작한 날 꿈을 꿨는데, 제가 밭에서 소를 몰고 있더라고요. 밭을 다 갈고 돌아서는데 몰던 소가 흰 소로 변하는 거예요. 그 꿈을 깨고 난 후 당호를 ‘백우헌’이라 짓고, 백자를 전시하는 공간의 이름은 ‘얼음같이 투명한 맑음’이라 하여 ‘빙의당’으로 지었지요.”

도자기는 재료인 흙, 가마에 땔 나무, 좋은 물, 그리고 바람이 잘 통해 불이 잘 들어야 한다. 그렇기에 청림마을은 그에게 더없이 좋은 장소였다. 처음에는 황토를 이겨 용가마를 짓고 뒤에는 살림집을 짓고, 또 1년 뒤에는 그동안 만든 백자를 진열하는 전시관을 만들었다. 큰절 짓던 대목과 친구, 이웃의 도움을 받아 흙을 이기고, 흙벽돌을 찍고, 대들보와 서까래를 다듬어 올려 완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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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비 맞지 않으면서 아궁이 불을 편하게 때고 싶어 마루 아래에서 아궁이 불을 때도록 만들었다. 고운 백토와 송진을 버무려 방바닥에 깔고, 그 위에 쑥가루와 침향을 섞어 마감한 후 장판을 발랐다.

2 빙의당에는 김형규가 만든 백자 다기와 달항아리가 전시돼 있다.

3 공기 좋고 물 좋은 곳에 위치한 백우헌은 도예가 김형규가 쏟은 노력의 결과물이다.

4 김형규는 백우헌을 지을 때 처음부터 끝까지 공을 들여 만드는 도자기처럼 정성을 다했다.

참고도서 · 자료제공·김서령의 이야기가 있는 집(서해문집)

여성동아 2014년 3월 60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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