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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조부모 한꺼번에 잃은 이특 안타까운 사연

글·김유림 기자|사진·박해윤 이기욱 기자

입력 2014.02.14 13:49:00

이혼 후 홀로 치매 노부모를 봉양하던 중년 남자가 ‘부모님은 내가 모시고 간다’는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보통 사람의 이야기라도 화제가 될 만큼 안타까운 사연인데 그 주인공이 ‘슈퍼주니어’ 멤버 이특의 아버지로 밝혀지면서 충격을 던졌다. 아버지와 조부모를 졸지에 잃은 이특의 심경과 가슴 아픈 죽음의 뒷얘기를 취재했다.
아버지·조부모 한꺼번에 잃은 이특 안타까운 사연
1월 6일 ‘슈퍼주니어’ 멤버 이특(31)은 정기 휴가를 마치고 부대 복귀 중 갑작스런 비보를 들었다. 아버지(58)와 할머니(79), 할아버지(84)가 한꺼번에 세상을 떠난 것. 이특은 곧바로 서울 고려대학교구로병원 장례식장으로 달려가 상주로 조문객을 맞았다. 1월 8일 오전 영결식 중에는 결국 오열하는 모습을 보여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고인들은 서울 추모공원에서 화장된 후 충남 당진 선산에 안치됐다.

당초 세 사람은 교통사고로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내 현장을 수습한 동작소방서 측이 자살 추정 사건이라고 전하면서 결국 이특의 아버지가 조부모를 목 졸라 살해한 후 스스로 목을 매 목숨을 끊은 것으로 결론지어졌다. 사건 현장에서는 아버지 박씨가 쓴 ‘부모님은 내가 모시고 간다’는 내용의 유서도 함께 발견됐다.

이특의 아버지는 15년 전 이혼 후 지금껏 혼자 부모를 모시며 산 것으로 알려졌다. 몇 년 전부터는 치매 증상을 보인 노부모를 직접 수발했으며, 그 역시 우울증 증세를 보였다고 한다. 또한 자신이 운영하던 전자제품 무역 회사와 집을 담보로 8억원 넘게 대출받은 정황으로 미루어볼 때 경제적으로도 힘들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이특은 부모의 이혼 후 어머니와 함께 살며 실질적인 가장 노릇을 해왔고, 소속사 측에 따르면 아버지와는 왕래가 그리 많지 않아 조부모의 치매 사실도 알지 못했다고 한다.

아버지와 왕래 많지 않아 조부모 치매 사실 몰라

본지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좀 더 자세한 내용을 알고자 생전 고인들이 살았던 서울 신대방동 집을 찾았다. 그곳에서 10년 가까이 서로의 집을 오가며 가깝게 지냈다는 아파트 주민을 만날 수 있었다. 다음은 박씨 지인과의 일문일답.



▼ 박씨의 모습이 평소와 다르다고 생각되는 점은 없었나.

워낙 말수가 적은 사람이라 특별히 이상하다는 생각은 못했다. 며칠 전에도 우리 집사람이 호박죽을 쒀서 갖다 줬는데, 이상한 낌새는 전혀 없었다.

아버지·조부모 한꺼번에 잃은 이특 안타까운 사연
▼ 할머니, 할아버지 모두 치매를 앓았다고 하던데.

할머니는 치매 앓은 지 꽤 됐다. 폐암 말기이기도 해 두어 달 전부터는 강원도 강릉에 있는 요양원으로 모셨다. 할아버지는 지난해부터 다리가 아프다면서 걷기 힘들어하시긴 했지만 치매를 앓지는 않았다. 사고 나기 하루 전 강릉에서 할머니를 모시고 온 모양인데, 이런 일이 있어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사는 게 얼마나 힘들었으면…. 그래도 좀 더 참고 살았어야 하는데 너무 안타깝다.

▼ 평소 노부모를 봉양하면서 힘들어하지는 않았나.

힘이 들기야 했겠지만 크게 내색하지 않았다. 오히려 효자 측에 속했다. 사업이 썩 잘되는 편이 아니었는데도 매달 부모님 용돈으로 1백만원씩 주더라. 그런데 최근 들어 용돈이 좀 줄었다고 할아버지가 한마디 하더라. 또 일주일에 한 번 청소해주는 도우미를 불렀는데, 두어 달 전부터는 그것도 끊고 박씨가 직접 했다.

▼ 사업이 어렵다는 건 알고 있었나.

매제와 동업을 했는데, 기사에 난 것처럼 사업이 실패한 건 아니다. 가끔 “사업 잘돼요?” 하고 물으면 “요즘 잘되는 게 어디 있나요. 다 어렵죠” 하면서 대수롭지 않게 넘기곤 했다.

▼ 평소 아들 자랑을 하진 않았나.

할머니 방에 가면 손자와 손녀 사진으로 도배를 해놨다. 많이 보고 싶어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이특이나 그의 누나가 집에 찾아왔다는 얘기는 들어보지 못했다. 워낙 유명 스타다 보니 바쁘기도 했을 거고, 이혼 후 엄마와 살면서 아버지와의 왕래는 많지 않았던 걸로 알고 있다.

▼ 우울증을 앓았다고 하는데, 박씨의 평소 성격은 어땠나.

차분하고 온유한 사람이었다. 인물도 좋은데, 이특이 아버지를 많이 닮았다. 말수가 적어서 그저 조용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지, 우울증 때문이라고는 생각 못했다. 경제적으로 힘든 상황에 노부모를 혼자 봉양하면서 외롭고 쓸쓸했을 것 같다.

아버지·조부모 한꺼번에 잃은 이특 안타까운 사연

고인들이 생전에 살았던 서울 신대방동 아파트.

한편 이특 아버지가 생전 아들에게 인터넷으로 띄운 편지가 공개돼 화제를 모았다. 이특이 입대할 당시 아버지가 육군 306 보충대 인터넷 카페에 남긴 글로, 편지에는 군대 간 아들에 대한 애잔한 그리움이 담겨 있다. 편지에서 박씨는 ‘장정 박정수에게. 아직 부대에선 훈병이란 말은 안 쓰고 장정이라 하겠지?’라며 ‘현역으로 입대한 걸 후회할지도 모르지만, 아빠는 너의 판단을 아주 가상하게 여기고 있음을 이제야 말한다’라고 밝혔다. 또 그는 이특의 팬들을 언급하며 ‘지금은 네가 (팬들에게) 답을 못하니 이곳을 빌려 고맙다는 인사를 전한다’며 ‘부디 팬들의 성원에 보답할 수 있도록 더 남자다워진 정수가 되길 바란다’고 썼다. 또한 추신으로 ‘너를 키워주신 할머니, 할아버지께서 너무 허전해하시는구나’라는 말을 덧붙였다.

이특은 1월 11일 4박 5일간의 청원 휴가를 마치고 부대로 복귀했으며, 올여름 제대할 예정이다.

여성동아 2014년 2월 60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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