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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ing Eco Life

PASSIVE HOUSE

에너지 아끼고 지구를 사랑하는

기획·김진경 프리랜서 | 사진·문형일 기자

입력 2014.02.05 16:55:00

겨울철 난방비 걱정없고 전기세는 거의 나오지 않는 집이 있다. 일명 ‘패시브 하우스’라 불리는 집으로, 건축할 때부터 에너지 소비를 줄일 수 있도록 설계한 친환경 주택이다.
이 집의 설계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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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에서 바라본 거실 모습. 높은 천장과 통유리임에도 불구하고 난방비는 일반 주택보다 적고, 실내도 훈훈하다.

고정관념 깬 집, 패시브 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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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절약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각광받고 있는 집이 있다. 바로 ‘패시브 하우스’다. 수동적(Passive)인 집이란 의미로 능동적으로 에너지를 사용하는 액티브(Active) 하우스에 대응하는 개념이다. 우리에게는 다소 생소하지만 추운 북유럽에서는 이미 많이 짓고 있는 집의 형태로 난방을 위한 설비 없이도 겨울을 지낼 수 있는 건축물이다. 패시브 하우스는 태양으로부터 들어온 열기, 사람에게서 나오는 인체열, 내부 기계 발열 등 건축물 안의 열을 이용해 건물을 따뜻하게 할 수 없을까 하는 아이디어에서 시작했다. 건물을 고단열·고기밀로 설계하고, 열 교환 환기 장치를 이용해 환기로 인해 버려지는 열이 없도록 지은 것이다. 경기도 파주 문발동에 지은 패시브 하우스 건축주인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채창우 박사는 “단독주택은 외풍으로 인해 춥다는 고정관념을 깬 집이다. 지금까지 지었던 건축법과 정반대의 집이다”라며 정의내렸다. 대부분의 집은 외벽이 콘크리트이고 내부에 단열재를 처리하는데, 이집은 그와 반대로 외벽에 일반 주택에서 사용하는 두께보다 3배인 30cm 이상 외단열 시스템을 적용하고 내부를 콘크리트로 마감했다. 강한 태양열을 막기 위해 블라인드를 창문 바깥에 부착했는데, 전동 시스템이라 리모컨으로 높이와 각도 조절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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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두 집을 붙여 놓은 듯한 외관. 지붕 위에는 태양광 발전 시스템이 장착돼 전기세 절감을 돕는다.



에너지 소비 일반 주택 난방의 1/7수준

패시브 하우스는 ‘1.5L 하우스’, ‘3L 하우스’ 등의 별칭이 하나씩 붙여진다. 파주 패시브 하우스는 3L 하우스라 불리는데, 이는 가로 세로 1m, 즉 1㎡당 연간 요구하는 에너지가 3L(30kWh)이기 때문이다. 1㎡당 일반 주택의 연간 에너지 소비량이 석유를 기준으로 약 17~20L라는 사실과 비교하면 약 7분의 1 수준으로, 에너지 절약 효과가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수 있다.



이 집처럼 거실 천장이 2층까지 이어져 있고 통유리로 된 일반 주택에 가면 하나같이 ‘겨울에는 추워서 살 수가 없다’ ‘난방비가 어마어마하게 나온다’ 등의 이야기를 한다. 하지만 채 박사의 집은 겨울이 되면 집 전체를 24시간 동안 20℃로 맞춰놓아도 집안이 훈훈하다. 지난 1월 난방비는 218㎡(약 66평)에 20만원대로 3.3㎡당 4~5천원 선이며 전기세는 거의 0원에 가깝다. 태양 에너지를 실내로 유입하는 3중 로이 유리, 열과 공기가 빠져나가지 않는 창틀, 내부 열 손실을 최소화하는 단열재, 태양광 발전 시스템 등의 요인이 어우러져 이러한 에너지 절감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이다. 창을 열어 환기하지 않아도 되는 것도 장점. 다용도실에 열 교환 환기 장치가 있어 실내 열기는 그대로 유지되면서 공기를 순환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패시브 하우스의 포인트다. 천장마다 환기구가 있는데 이를 통해 공기가 순환되는 것이다.

“사실 저희 집은 100% 패시브 하우스 시스템은 아니에요. 100% 패시브 하우스는 난방 시설 없이도 따뜻하게 지낼 수 있는데, 저희 집은 난방 시설을 설치해 100% 패시브 하우스보다는 에너지 비용이 다소 발생하는 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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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지붕 밑 공간이 아까워 만든 다락방으로, 지붕 모양이 그대로 살아 있어 아늑해 보인다.

2 다락방으로 올라가는 계단 밑 데드 스페이스에 수납장을 짜넣어 요긴하게 사용하고 있다.

3 언뜻 보면 일반 욕실과 비슷해 보이지만, 욕조가 위에 있지 않고 바닥으로 들어가 있어 물의 온기가 오래 지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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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벽에 듬성듬성 가느다란 전등을 달았다. 빛을 분산해 전기를 절약할 수 있다.

5 추운 겨울 실내 온도를 20℃로 맞춰놓아도 집 안 전체에 따뜻한 온기가 느껴진다.

6 지붕에 태양광 발전 시스템을 설치해 전력을 공급한다.

7 8 패시브 하우스는 창을 열어 환기하지 않아도 된다. 다용도실에 열 교환 환기 장치가 있어 실내 열기는 유지되면서 공기를 순환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패시브 하우스의 포인트다. 천장마다 환기구가 있는데 이를 통해 공기가 순환된다.

9 집 외부에 전동 블라인드를 달아 에너지를 조절한다. 일사량이 급격히 증가하는 여름에는 냉방 에너지를 줄이기 위해 외부 블라인드를 내리고, 겨울에는 내부 온도를 높이기 위해 블라인드를 올린다.

10 열 손실을 막기 위해 3중 유리와 밀폐력이 뛰어난 창틀, 일반 주택에서 사용하는 두께의 3배인 30cm 이상 외단열 시스템을 사용해 공기와 열이 새나가지 않는다.

가족 라이프에 맞게 지은 집

누구나 한 번쯤 이런 꿈을 꾼다. 2층 집에 아늑한 다락방이 있고, 넓진 않아도 적당한 크기의 정원이 있으며, 햇살이 들어오는 침실과 부부가 소소하게 텃밭을 가꿀 공간이 있는 집에 살고 싶다는 꿈. 채 박사도 아파트에 살면서 그런 꿈을 꾸었고, 결국 그 꿈을 현실에 옮겼다.

“녹색 건축 관련 연구를 하다 보니 평소 패시브 하우스에 관심이 많았어요. 2011년 초부터 본격적으로 계획했고, 2012년에 완공했죠. 시공비가 일반 주택보다 20% 정도 더 들지만 살아보니 공기도 쾌적하고, 결로나 곰팡이 걱정 없고, 에너지도 절감할 수 있어 만족한답니다.”

채 박사의 집 외관은 유럽에서나 봄직한 모습이다. 겉에서 보면 두 개의 집을 붙여놓은 듯한데 내부는 각기 다른 기능을 지니고 있다. 현관에 들어서서 오른쪽은 거실과 주방, 다락방을 배치해 사람들을 만나거나 온 가족이 함께 지낼 수 있는 공간으로 꾸몄고, 왼쪽은 1층에 침실과 파우더룸, 드레스룸, 욕실, 2층엔 아이 방 등 각각의 휴식 공간으로 구성했다. 이렇게 목적에 따라 공간을 나누다 보니 손님이 왔을 때나 온 가족이 있을 때, 혼자 있을 때 등에 맞춰 에너지 소비를 달리할 수 있다.

또한 설계할 때부터 침실은 남향으로, 거실은 남서향으로 해 채광 효과를200% 높이고, 거실과 침실에서 모두 정원을 바라보도록 했다.

“처음엔 다락방이 설계되지 않았고, 거실은 천장이 높은 정육면체 모양이었어요. 짓다 보니 지붕 아래 공간이 아까워 조금 가파르게 계단을 내고 다락방을 만들었어요. 덕분에 가파른 계단 아래 수납공간이 생겨 잡동사니들을 모두 그곳에 넣었지요. 이렇게 만들고 나니 딸들이나 어린 조카들이 다락방을 좋아해요.”

이 집이 돋보이는 것은 독특한 구조뿐만 아니라 블루, 옐로, 베이지 등 공간마다 다른 파스텔 톤 컬러 때문이다. 가족 취향과 구성에 따라 페인트 컬러를 정했는데, 특별한 데커레이션 없이도 집이 예뻐 보인다. 채 박사는 가족을 위해 꿈에 그리던 집을 설계하고, 페인트 컬러까지 세세하게 결정하고, 에너지 절감을 위해 구상하는 과정이 쉽진 않았지만, ‘친환경 패시브 하우스’라는 결과물을 보니 더욱 뿌듯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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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두 건물이 이어지는 부분은 장식장과 미술 작품 등을 활용해 꾸몄다.

2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양쪽 벽을 스카이블루 컬러 페인트로 칠했다.

3 현관에서 바라본 모습으로, 오른편에는 온 가족이 사용하는 다이닝룸과 주방, 거실, 다락방이 있고, 왼편에는 침실과 욕실 등이 자리한다.

4 6인용 식탁이 있는 다이닝룸에서 바깥 창을 바라보면 미니 정원이 있다. 따뜻한 봄날이 오면 그곳에 텃밭을 가꿀 예정이라고.

5 긴 ㄱ자 싱크대에 블랙으로 포인트를 준 아일랜드 식탁을 매치해 사용하기 편리하도록 꾸몄다.

6 2층은 두 딸이 독립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방 2개와 미니 주방, 욕실로 설계했다. 옐로로 칠해 상큼하게 꾸몄다.

여성동아 2014년 2월 60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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