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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 불법 도박 충격 실체

‘11월 괴담’의 시작은 올봄 김용만 사건

글·구희언 기자 | 사진·동아일보 사진DB파트 뉴시스 제공

입력 2013.12.16 16:34:00

이수근, 탁재훈, 토니안, 붐, 앤디, 양세형 등 연예인이 잇따라 불법 도박 혐의로 검찰에 소환됐다.
이들은 어떻게 도박의 유혹에 빠진 걸까. 연예인 불법 도박에 대한 궁금한 5가지를 알아봤다.
연예인 불법 도박 충격 실체
스타의 사망이나 사건, 사고 등 흉흉한 일들이 공교롭게도 11월경 집중될 때가 잦아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쓰이던 ‘연예가 11월 괴담’이 또 현실이 됐다. 이수근, 탁재훈, 토니안, 붐, 앤디 등 유명 연예인이 상습적으로 불법 도박을 한 정황이 포착돼 검찰 조사를 받은 것. 대부분 예능 프로그램에서 큰 웃음을 담당해온 스타들이라 예능가에도 비상이 걸렸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는 11월 14일 연예인이 연루된 불법 도박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검찰은 약 39억∼1백43억원 규모로 블법 도박을 개장한 2명을 구속 기소하고 다른 도박 개장자 및 이에 가담한 8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수천만∼수억원대 돈을 베팅하는 방법으로 사설 스포츠토토 도박에 참가한 21명 중 규모에 따라 18명은 불구속 기소, 3명은 약식 기소했다. 그중 7명은 직접 또는 불법 스포츠토토 사이트에 가입한 회원을 통해 수천만원 상당을 베팅하는 방법으로 온라인 스포츠토토 도박에도 참여한 것으로 밝혀졌다.

어떻게 잡았나?

검찰은 올해 초부터 참고인 조사와 계좌 추적을 단행해 4월경 도박 개장자 1명과 도박에 참가한 연예인을 포함한 5명을 1차 기소하고 중간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시기 개그맨 김용만의 불법 도박 사실이 밝혀져 충격을 줬다. 그는 2008년 1월부터 2011년 5월까지 해외 프로축구 승패를 놓고 베팅하는 사설 스포츠토토 등에 판돈을 걸고 상습적으로 불법 도박을 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1백20시간을 선고받은 그는 출연하던 프로그램에서 모두 하차 후 자숙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연예인 불법 도박 충격 실체

이수근, 탁재훈, 토니안 등 거액을 베팅한 이들은 12월 6일 정식 재판을 받게 됐다.

검찰은 그가 도박한 사이트 운영자와 브로커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추가적인 연예인의 불법 도박 정황을 포착했다. 4월부터 8월까지 관련 계좌를 추적하고 조사해 도박 개장자와 도박 개장 가담자 5명, 도박 참가자 7명 총 12명을 2차로 기소했다. 8월부터 10월까지 조사한 결과에 따라 도박 개장자와 도박 개장 가담자 4명과 도박 참가 연예인 공기탁(본명 김성수) 등 5명을 3차로 기소, 도박 개장자 2명은 구속 기소했다. 11월에는 이수근, 탁재훈(본명 배성우), 토니안(본명 안승호) 등 도박 참가자 8명과 도박 개장자 1명을 포함해 총 9명을 4차 기소했다. 수천만원 상당을 베팅한 앤디(본명 이선호), 붐(본명 이민호), 양세형은 약식 기소했다.



도박 방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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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4월 불법 도박 혐의로 기소된 김용만.

도박 참가자들은 휴대전화 문자를 이용해 해외에서 열리는 프로축구 등 경기 승리가 예상되는 팀에 돈을 베팅한 후 승패 결과에 따라 후불로 배당금과 판돈을 계좌 거래하는 일명 ‘맞대기’ 도박을 했다. 도박 개장자가 도박 참가자들의 휴대전화로 해당 스포츠 경기를 지정하고 베팅을 권유하는 문자를 보내면 도박 참가자들은 경기 시작 전까지 승리 예상 팀에 일정액을 베팅한다고 문자를 보냈다. 승패 결과에 따라 예상이 적중한 경우 도박 참가자는 베팅 금액에서 수수료 10%를 제한 배당금을 계좌로 받았고, 예상이 틀린 경우에는 베팅금을 도박 개장자가 관리하는 계좌로 송금하는 식이었다. 휴대전화를 사용한 이유는 문자 삭제 등 ‘증거 인멸’이 쉬웠기 때문. 이들이 베팅한 경기는 대부분 영국 프로축구(EPL) 경기였는데, 특히 박지성 선수 출전 경기에 대한 베팅이 많았다.

도박 접한 경로&베팅 규모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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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팅액이 5천만원 미만으로 상대적으로 적었던 붐, 앤디, 양세형(왼쪽부터)은 약식 기소에 그쳤다.

사설 스포츠토토 도박 관련 개장자들은 수사 기관의 단속을 피하려고 유흥 주점에 근무하면서 알게 된 동료나 손님, 축구 동우회 활동으로 친분을 쌓은 사람만을 은밀히 도박에 참가하도록 끌어들였다. 이수근, 탁재훈, 김용만은 축구 동우회 활동을 하면서 친분을 쌓은 회원의 권유로 도박을 시작했다. 이수근은 2008년 12월부터 2011년 6월까지 맞대기 도박에 3억7천만원 상당을, 탁재훈은 2008년 2월부터 2011년 4월까지 2억9천만원 상당을 베팅해 상습 도박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연예 병사로 국방의 의무를 수행할 당시 도박에 참여한 연예인들도 있었다. 가수 토니안, 앤디, 붐, 개그맨 양세형은 비슷한 시기 연예 병사로 근무하며 휴가 중 알게 된 도박 개장자의 권유로 은밀히 도박에 참가했다. 이들은 외출·외박 시에는 개인 휴대전화를 활용했고, 영외 행사 때는 일시적으로 지급받은 휴대전화로 스포츠토토 도박에 참여했다. 대다수는 복무 중에만 도박했으나, 일부는 제대하고도 계속 도박에 손댄 것으로 파악됐다. 토니안은 2009년 5월부터 2012년 3월까지 맞대기 및 불법 인터넷 스포츠토토 도박에 4억원 상당을 걸고 상습 도박을 해 불구속 기소됐다. 토니안, 이수근, 탁재훈 등 거액을 베팅한 이들은 정식 재판을 받게 됐지만, 베팅액이 5천만원 미만이라 상대적으로 적은 앤디, 붐, 양세형은 약식 기소에 그쳤다. 앤디는 2010년 6월부터 2011년 3월까지 맞대기 및 불법 인터넷 스포츠토토 도박에 4천4백만원 상당을, 붐은 2010년 5월부터 2011년 3월까지 3천3백만원을 베팅했다. 양세형은 2010년 6월부터 2011년 7월까지 맞대기 및 불법 인터넷 스포츠토토 도박에 2천6백만원 상당을 걸고 참가했다.

연예인 불법 도박 충격 실체

윤재필 서울중앙지검 강력부장이 수사 결과를 브리핑하고 있다.

도박 개장자와 대부분의 도박 참가자는 차명 계좌로 도박 자금을 거래했다. 불법 도박에 가담한 연예인 대부분은 ‘불법’임을 알았지만 멈추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검찰 측은 “정당한 거래였다면 자기 명의로 했을 것이고, 차명 계좌를 이용했다는 것 자체가 떳떳하지 못한 돈거래임을 알고 있었던 것 같다”고 밝혔다. 한 도박 개장자의 계좌를 추적한 결과 도박 자금 거래를 한 사람은 수십 명이었지만, 도박 개장 관리 계좌 거래 명세에 적힌 상대 계좌 명의자는 7백여 명이나 됐다. 연예인들은 매니저부터 매니저의 지인, 친구들까지 아는 이들의 계좌를 빌려 평균적으로 한 사람당 2∼3개 정도의 차명 계좌를 활용했다. 탁재훈과 이수근의 전 매니저는 연예인에게 자신의 통장을 빌려주거나 지시하는 대로 대신 베팅하는 등 도박 방조죄가 적용돼 불구속 기소됐다. 이들 중에서도 특히 붐은 타인 명의의 예금 계좌 2개를 양수한 혐의를 받아 화제가 됐다. 다른 사람들이 계좌를 단순히 빌려서 이용한 데 반해, 붐은 통장 자체를 양도받았기에 처벌 대상이 됐다.

얼마나 따고 잃었나?

1회 베팅 금액과 1일 베팅 횟수가 제한되는 합법적인 스포츠토토와 달리 불법 스포츠토토는 이런 제한이 없고, 도박 자금을 마련하지 못하더라도 일단 베팅할 수 있는 ‘후불 방식’이어서 휴혹에 빠지기 쉬웠다. 검찰은 도박 참가자와의 친분을 바탕으로 도박장을 개설했기에 후불제가 가능했던 것으로 파악했다.

대부분의 도박 참가자들은 베팅 자금을 모두 잃었다. 그도 그럴 것이 시스템상 돈을 벌 수 있는 사람은 도박 개장자뿐이었다. 도박 개장자는 수수료 명목으로 수익금의 10%씩을 떼었다. 이들은 수수료가 수입원이므로 고객 확보가 필수였다. 유흥 주점 종업원이나 동호회 회원이 알음알음 모아온 사람 또는 손님들을 이들과 연결하기도 했다. 도박 개장자와 참가자를 연결해주는 브로커도 있었다. 사망해서 입건되지는 않았으나 생전 대형 포차나 주점을 운영한 한 브로커는 전체 수수료의 3%를 받고 앞장서서 도박 참가자를 모집했다. 이렇게 돈을 잃고서도 계속 도박을 했다는 사실은 ‘도박 중독’이 얼마나 심각한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향후 수사 방향은?

상습 도박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연예인들에 대한 공판은 12월 6일 열린다. 검찰 수사 과정에서 이미 혐의를 모두 시인한 만큼 재판에서도 혐의를 인정하고 선처를 호소할 것으로 보인다. 아직 혐의가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파문이 큰 만큼 연루된 이들은 줄줄이 출연 중인 프로그램에서 하차했다. 이수근은 KBS2 ‘우리 동네 예체능’ ‘해피선데이-1박2일’, tvN ‘백만장자 게임 마이턴’에서 하차했다. 토니안이 출연 중인 QTV ‘20세기 미소년’도 추후 방송은 불투명한 상황. 또 오는 12월 24∼25일 첫 콘서트 ‘레전드 백(Legend Back)’을 개최할 예정이던 핫젝갓알지(문희준, 토니안, 은지원, 데니안, 천명훈)도 이 사건으로 결국 콘서트를 취소했다. 붐은 SBS ‘스타킹’과 SBS 파워FM ‘붐의 영스트리트’ 외에도 고정 출연 예정이던 SBS E! ‘패션왕 코리아’에서 하차했다. 신화 여섯 멤버들이 꾸려가던 예능 프로그램 JTBC ‘신화방송’은 앤디의 출연분을 최대한 편집해 내보내는 한편, 앤디의 빈자리를 어떻게 메울지 고심 중이다. 양세형은 SBS ‘웃찾사’와 MBC 에브리원 ‘무작정 패밀리3’에서 하차해 자숙의 시간을 갖겠다고 했다.

검찰은 경제 및 가정 파탄, 도박 자금 마련을 위한 2차 범행 유발 등 도박 중독으로 인한 병폐와 심각성 때문에 각종 불법 도박 사범에 대한 지속적이고 적극적인 수사를 이어갈 예정이다.

여성동아 2013년 12월 60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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