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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망 지역&노하우 꼼꼼 공개

달아오르는 경매 시장, 이참에 내 집 마련 해볼까

글·홍수용 동아일보 경제부 기자 | 사진·REX 제공

입력 2013.10.31 17:41:00

전세난,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 등으로 이참에 내 집을 마련하려는 사람들이 경매 시장으로 몰리고 있다.
경매는 ‘싸게 사서 비싸게 파는’ 투자 원칙을 실현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수단이지만 복잡하고 번거롭다는 편견 때문에 꺼리는 이들이 많다. 최근 경매 트렌드와 투자의 정석을 살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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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제통화기금(IMF)은 미국의 내년 경제성장률이 2.6%로, 올해 성장률(1.6%)보다 무려 1%포인트 오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런 장밋빛 전망의 이유로 미국 부동산 경기 회복을 꼽았다. 한국 부동산 시장은 2006년 말 이후 7년째 침체기인데, 미국 부동산은 언제 어떻게 이만큼 살아난 것일까?
미국발 금융위기가 터진 지 1년쯤 된 2009년 8월. 위기 이후 삶이 각박해진 미국 중산층을 취재하던 기자는 뉴욕에서 아메리칸이글 뉴욕부동산그룹에서 일하던 사이먼 엘야킴 부사장을 만나 미국의 부동산 시장 관련 인터뷰를 한 적이 있다. 엘야킴 부사장은 기자에게 월가에 유행처럼 퍼지고 있던 ‘쇼트 세일(Short Sale)’ 열기를 전해줬다.
쇼트 세일은 집값이 대출 원금 아래로 떨어진 이른바 ‘깡통 주택’을 대출 잔액보다 다소 싼 값에 팔아 은행과 대출자 사이의 채무 관계를 정리하는 미국 특유의 제도다. 부동산 불경기로 도저히 대출을 회수하기 힘들 것으로 판단한 은행과 집주인이 합의해 압류 직전에 있는 집을 시장에 서둘러 파는 것이다. 은행으로선 집을 압류해 경매에 넘기면 가격이 크게 떨어져 많은 손실을 보는데, 쇼트 세일을 통하면 경매보다 비싸게 집을 팔아 대출 원금을 최대한 많이 회수할 수 있다. 집주인도 집만 포기하면 나머지 빚에 시달리지 않아도 되는 이점이 있다. 정상적인 부동산 거래는 극도로 부진했지만 2009년 당시 미국 주택 시장에는 이런 집을 사려는 수요가 적지 않았다.
돌이켜보면 쇼트 세일을 통해 집을 샀던 미국인들이 최근 미국 부동산 경기 회복의 밑거름이 됐다. 그들이 최소한의 부동산 수요를 만들었고 쇼트 세일로 산 집을 나중에 다시 시장에 내놓아 전체 거래를 늘리는 데 힘을 보탠 것이다. 실제로 2009년 이후 미국에선 쇼트 세일 거래가 경매보다 활발하게 이뤄지는 지역이 적지 않았다. 많은 미국인들이 쇼트 세일을 경매로 여길 정도였다. 미국판 부동산 도매 시장인 쇼트 세일 시장이 부동산 경기 회복에 시동을 건 셈이다.

‘핫 플레이스’는 안성, 의정부, 의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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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도 쇼트 세일 격인 ‘금융기관 담보물 매매중개지원 제도’가 있다. 법원 경매에 앞서 깡통 주택을 개인 간 매매거래로 처분할 수 있도록 3개월 동안 금융권이 거래를 중개하는 것이다. 하지만 한국에선 이 쇼트 세일이 별로 인기가 없다. ‘내 집’에 대한 애착이 미국인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강해 마지막 순간까지 집을 포기하지 않으려 하기 때문이다.
한국에선 부동산 도매 시장 기능을 쇼트 세일이 아닌 경매가 하고 있다. 쇼트 세일 단계에서는 집을 내놓는 사람이 없고 은행이 집을 강제로 압류한 다음에야 법원의 중재 아래 할인된 가격에 거래가 형성되는 것이다. 이 경매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동향이 향후 부동산 경기 회복의 바로미터가 될 것이다.
이런 한국의 부동산 경매 시장에 변화의 조짐이 일고 있다. 지난해부터 올해 중반까지만 해도 수도권 아파트 경매 입찰 경쟁률은 5대 1이나 6대 1 정도였다. 아파트 1채가 나오면 입찰자가 5, 6명 정도 경쟁했다는 뜻. 그중에는 공부 삼아 한번 입찰에 참여해보는 가수요도 적지 않았다. 그러다 지난 9월 수도권 아파트 경매 입찰 경쟁률은 갑자기 7대 1 수준으로 뛰었다. 입찰 가격도 낙찰 가능성이 높은 구간에 촘촘히 몰려 있는 경우가 많았다. 8·28 부동산대책이 나오면서 아파트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고 부동산 할인 시장에 뛰어든 사람이 부쩍 늘어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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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판 부동산 도매 시장(경매)의 큰 흐름이 부동산 소매 시장(일반 중개 시장)에 영향을 줄 만큼 변화가 일고 있다고 단언할 수는 없다. 경매 시장이 전반적인 부동산 경기에 영향을 줄 정도가 되려면 경쟁률이 높을 뿐 아니라 아파트 평균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 가격 비율)이 80%를 넘어야 한다. 사람들이 ‘이렇게 경매 낙찰 가격이 높으면 일반 시장에서 사는 게 낫지’라고 생각할 정도가 돼야 하는 것이다. 아직 그 단계는 아니지만 변화의 조짐이 감지되는 것만은 분명하다.
최근 경매 경쟁이 치열한 지역은 대체로 전세금이 비싼 지역이다. 입찰장에 나오는 초보 경매 입찰자 중에는 치솟는 전세금을 견디다 못해 ‘차라리 집을 사버리자’ 는 심정인 사람이 많다.
이렇듯 전세난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특히 관심 갖는 지역은 수도권. 그중에서도 안성, 구리, 의정부, 의왕 등에 관심이 높다. 특히 안성은 9월 들어 낙찰가율이 20%포인트나 상승했다. 경기도의 매매가 대비 전세가율 평균이 61.5%인데 구리, 의정부, 의왕 지역은 전세가율이 60% 중후반대에 형성되고 있다.

원리 알면 ‘아는 척’ 정도는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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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매가 어려운 건 부동산을 사는 데 중개업소 대신 법원이라는 낯선 곳으로 가야 한다는 막연한 두려움 때문에 생긴다. 하지만 기본 원리만 숙지해두면 어려울 게 없다. 경매 절차는 채권자가 법원에 경매를 신청하고 법원이 매각기일을 공고할 때부터 시작되지만 투자자 입장에선 정보 수집이 시작이다. 자신에게 적합한 투자 물건 찾기→입찰 참여→법원의 최고가 매수인 선정→법원의 매각 허가→대금 지급 및 권리 취득의 절차다.
이 지면에서 중점적으로 설명할 내용은 물건을 어떻게 찾는지와 입찰에 참여하는 방법이다.
경매 물건을 소개하는 사이트는 많다. 초보자라면 대법원에서 무료로 운영하는 ‘법원경매정보(www.courtauction.go.
kr)’에서 충분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이 사이트를 수시로 방문해 경매 물건을 검색하고 어려운 용어에도 익숙해지자.
‘물건상세검색’ 코너에서는 부동산의 용도(임야, 전, 답, 주거용 건물 등)나 유찰된 횟수 등에 따라 투자자가 원하는 물건을 검색할 수 있도록 분류해놓았다. ‘다수관심물건’이라는 코너는 로그인한 회원이 관심 물건으로 등록한 물건만 따로 모아놓은 자리다. 그만큼 인기 있는 물건이니 낙찰 후 돈을 벌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기도 하다. 단 일부 사람들이 고의로 관심 물건으로 등록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관심 물건이라고 무조건 인기 물건이라고 봐선 곤란하다.
마음에 드는 물건을 인터넷으로 찾았다면 그 다음에는 현장을 가봐야 한다. 경매 사이트에서 소개한 것과 같은 환경에 있는 물건인지 확인하는 절차다. 주변 부동산을 방문해 해당 물건과 관련된 정보와 적정 가격을 물어보면 입찰 가격을 정하는 데 도움이 된다.
사고 싶은 부동산을 찾았다면 이제 입찰에 참여해보자.
해당 부동산이 경매에 나오는 당일 오전 10시까지 관할 법원에 가야 한다. 법원에 갈 때는 본인 신분증, 도장(지장 대체 가능), 보증금(최저 매각 가격의 10%)을 준비해야 한다. 보증금은 수표로 가져가는 게 편리하다. 대리인이 간다면 본인 인감증명서 1통, 위임장, 대리인의 신분증 및 도장이 필요하다.
이런 준비물을 가지고 입찰장에 들어가면 집행관이 입찰봉투, 입찰보증금 봉투, 입찰표를 나눠준다. 입찰 봉투는 겉면에 이름을 쓰고 도장을 찍으면 끝이다. 다음 입찰 보증금 봉투 또는 매수신청보증 봉투에 입찰보증금을 넣는다. 주의할 점은 보증금 액수. 내가 입찰할 금액의 10%가 아니라 법원에서 공시한 최저 입찰 가격의 10%다. 사건 번호와 물건 번호 적는 것을 잊으면 무효 처리되므로 주의. 간혹 물건 번호가 없는 입찰도 있는데 이때는 사건 번호만 적으면 된다.
다음은 가장 중요한 입찰표 작성 차례. 입찰표 왼쪽의 입찰 가격은 내가 이 부동산을 사려고 하는 가격을 적는 곳이다. 오른쪽의 보증 금액에는 아까 언급한 최저입찰가의 10%인 금액을 쓰면 된다. 가끔 입찰 금액에 0을 하나 더 쓰는 실수를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러면 낭패다. 1억원인 물건을 10억원에 낙찰받든지, 낙찰을 포기하고 보증금을 날리든지 선택해야 한다. 상식적으로 보증금을 포기할 수밖에 없다.
경매 물건을 낙찰받으면 잔금을 낼 때까지 6주 정도 시간이 걸린다. 이때 입찰일에 이미 지급한 10%의 대금을 제외한 나머지 90% 잔금을 준비하면 된다. 낙찰금 이외에 취득세, 등록세, 등기비, 명도비, 부동산과 관련해 미납된 관리비 등이 추가로 든다. 결국 경매는 매우 고난도의 기술이 요구되는 분야도 아니지만 아주 만만하지도 않다. 그러니 해볼 만하다.

한 우물 정하라, 계속 파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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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매로 어떤 부동산을 사야할지 막연할 것이다. 물건의 종류를 정하고 지역을 정하는 순서로 생각하는 게 좋다.
예를 들어 당신이 부산시 부산진시장에서 옷가게를 하는 자영업자라고 해보자. 부산진구와 인근 서면의 상권을 당신보다 잘 아는 사람은 전국에 별로 없다. 서울에서 잘나가는 경매컨설팅 회사 직원은 권리분석을 잘하겠지만 경매 입찰에서 가장 중요한 동네 상권의 흐름은 여러분보다 잘 알 수 없다.
자신감을 가져라. 여러분의 홈그라운드에서 툭 튀어나오는 싼 경매 물건에 1차 관심을 둬라. 그리고 분기 단위로 입찰 전략을 세워 ‘감당할 수 있는 입찰 가격’ 써내기를 반복해보라. 큰 가격 차이로 낙찰 받지 못했다면 그건 어차피 당신이 감당할 수 있는 물건이 아니었다. 아깝게 떨어졌다면 경매 시장의 분위기를 알 만한 경지에 다다른 것이다. 땅을 칠 필요 없다. 기회는 또 있다.
초보자는 아파트로 시작하는 게 좋다. 물건의 종류가 다양하고 비교적 공개된 정보가 많아 안전한 편이다. 지지옥션 통계를 보면 요새 경매 시장에서 10대 1 이상의 경쟁률을 보이는 물건은 3억원 미만의 소형 아파트다. 경매로 싸게 내 집을 마련하려는 실수요자와 월세 수입을 올리려는 임대사업자가 많아서다. 혼자 사는 가구가 계속 늘고 있는 추세여서 이런 소형 아파트에 대한 수요는 더 늘어날 것이라고 경매업계는 보고 있다.
당연한 말이지만 싼 소형 아파트라고 다 좋은 건 아니다. 입지를 봐야 한다. 무엇보다 지하철역 근처라면 일단 도전해볼 가치가 높다고 봐도 된다. 역세권 소형 아파트 물건이 경매로 많이 나오는 지역은 서울에선 노원, 강서, 도봉, 구로구 등이고 경기에서는 시흥, 부천, 수원, 고양시 등이다. ·#52062;W

부동산 경매 주의할 점
등기부등본 읽는 법부터 익히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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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기본 원리를 알아두는 것이다. 이걸 몰라서 속기도 하고 실수도 한다. 등기부등본을 볼 줄 모르면 부동산 투자를 눈 감고 하는 것이다. 특히 혼자 경매를 하려면 등기부등본에 나와 있는 권리관계를 자신 있게 읽을 줄 알아야 한다.
등본은 표제부, 갑구, 을구로 구성돼 있다. 표제부에는 건물이 있는 곳의 주소, 건물 명칭, 토지 면적 등이 나와 있다.

예로 든 표제부를 보면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 있는 30㎡짜리 대지임을 알 수 있다. 아파트라면 1개 동 전체에 대한 표제부와 개인이 소유하고 있는 개별 호수에 대한 표제부가 각각 등기부에 등록돼 있다. 단위가 ㎡로 돼 있는데 평 단위로 바꾸려면 3.3으로 나누면 된다. 예를 들어 30㎡는 약 9평이다.
다음에 볼 내용은 ‘갑구’. 소유권과 관련된 내용을 밝히는 난이다.

갑구에 이런 내용이 기재돼 있다면 위 부동산은 2009년 2월 1일 J건설이 사들여 소유권을 확보했다가 이후 채권자인 A은행이 2억원의 채권을 돌려받기 위해 가압류했다는 뜻이다. 이처럼 갑구에는 소유권, 가압류, 압류, 경매 개시 결정, 가처분등기, 가등기 같은 사항이 표시되므로 경매에 참여하거나 부동산을 사려는 사람들은 잘 뜯어봐야 한다.
갑구를 봤다면 이제 ‘을구’를 볼 차례다. 을구에는 해당 부동산과 관련된 돈 거래 내용이 표시돼 있다. 주택담보대출 같은 것이 모두 나와 있다. 을구에 나와 있는 금액을 모두 더하면 이 부동산을 담보로 잡히고 빌린 돈의 총액을 알 수 있다. 이 총액이 너무 많다면 전세로 들어가지 않는 것이 좋다. 만약의 경우 전세금을 날릴 수 있어서다.

을구에서 확인할 주요한 사항은 근저당권 설정 시점이다. 채무자 정팔복의 채권자인 B은행이 채권을 확보하기 위해 이 부동산에 대해 채권최고액 1억원인 근저당권을 설정했다는 뜻이다. 은행에 따라 채권최고액 설정 한도는 다르다. 대체로 실제 빌려준 돈보다 20% 정도 많은 금액을 채권최고액으로 설정한다고 보면 된다. 따라서 정팔복 씨가 B은행에서 실제로 빌린 돈은 8천만원 정도다.
정리해보자. 등기부등본을 볼 때 꼭 확인해야 할 것은 갑구에선 소유권 가압류, 압류, 가처분등기, 가등기, 경매일이다. 을구에선 근저당권과 저당권 현황이다.
여기서 테스트 하나. 전세 1억원짜리 집에 전세로 들어가려 하는데 등기부상 채무 총액이 3억원이고 시세가 4억원이라면 이 집은 안전할까. 이대로 전세 계약을 하면 안 된다. 집주인이 빚을 갚지 못해 경매로 넘어가면 경매 입찰은 3억2천만원 안팎에서 시작되는데 경매 후 은행 빚을 갚고 나면 세입자는 전세금의 일부 또는 전부를 받지 못할 수 있다. 확정일자만 받으면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건 오해다. 확정일자를 받았다고 해서 근저당권이 설정돼 있는 금융회사보다 먼저 경매대금을 받을 수 있는 건 아니다. 대출이 과도하다면 일부를 상환하고 근저당 규모를 줄인 다음 전세 계약을 하는 게 바람직하다.

홍수용 씨는…
15년 동안 은행 증권 부동산 보험 등 경제 분야를 두루 취재했다. 주요 이슈를 남들보다 먼저 써 상도 받았지만 복잡한 경제 문제를 이야기하듯 쉽게 설명하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늘 있었다. 독자에게 친절하지 못했던 빚을 갚으려고 ‘나는 죽을 때까지 월급 받으며 살고 싶다’(레인메이커)라는 책을 최근 출간했다.

여성동아 2013년 11월 59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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