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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오르는 별’ 박형식 궁금한 그 남자의 24시간

독점 인터뷰

글·구희언 기자 | 사진·동아일보 사진DB파트, CJ엔터테인먼트 MBC KBS 제공

입력 2013.10.16 15:16:00

여태껏 어디 숨어 있었나 싶다. 예능 프로그램과 드라마 출연에 뮤지컬 주연, 광고 모델까지 섭렵한 보석 같은 ‘아기 병사’ 박형식에게 ‘진짜 사나이’ 출연은 신의 한 수였다.
‘떠오르는 별’ 박형식 궁금한 그 남자의 24시간


요즘 노랫말처럼 그야말로 ‘24시간이 모자라’다. 아이돌 그룹 ‘ZE:A(제국의 아이들)’ 멤버이자 MBC 예능 프로그램 ‘일밤-진짜 사나이’로 핫하게 뜬 ‘아기 병사’ 박형식(22)은 하루 평균 수면 시간이 2시간도 안 된다고 했다. 그만큼 강행군이다. ‘진짜 사나이’ 외에도 MBC ‘스토리쇼 화수분’ 출연에 ZE:A 활동, 드라마 ‘시리우스’와 뮤지컬 ‘보니앤클라이드’ 주연까지…. 10월에는 드라마 ‘파리의 연인’부터 ‘신사의 품격’까지 히트작 메이커로 유명한 김은숙 작가의 신작 ‘왕관을 쓰려는 자, 그 무게를 견뎌라-상속자들’(이하 ‘상속자들’)에서도 그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진짜 사나이’ 녹화는 본디 4박 5일 일정이지만 이번에는 추석 때문에 5박 6일간 촬영했다는데 쓰러지지 않은 게 신기할 정도였다. 뮤지컬 ‘보니앤클라이드’ 프레스콜을 마치고 분장도 지우지 않은 채로 기자와 마주한 그는 “하루에 24시간을 꽉 채워서 스케줄을 잡고 소화하는 게 가능할 줄은 몰랐다”고 말하면서도 즐거워 보였다. “예전에는 이렇게 인터뷰를 하고 싶어도 아무도 내 이야기를 들어주지 않았다”며 웃는 모습에선 겸손함이 묻어났다.

나를 키운 8할은 ‘진짜 사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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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식은 ‘진짜 사나이’에서 ‘아기 병사’ 캐릭터를 구축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뮤지컬 ‘보니앤클라이드’는 1930년대 실존한 남녀 2인조 강도의 실화를 그린 작품으로 1960년대 고전영화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원제가 ‘보니앤클라이드’)로 알려졌다. 박형식이 맡은 주인공 클라이드는 불우한 성장기를 보내고 경제 대공황 시대를 살다 보니를 만나 단번에 운명적인 사랑에 빠진다. 그는 극의 흐름을 방해하지 않으면서도 자연스러운 노래와 연기로 호평을 받았다. 감옥에 갇혀 절규하고 총을 겨누며, 연인 앞에서 상반신을 탈의하고 감미로운 넘버를 부르던 터프 가이는 무대에서 내려오자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아기 병사’로 돌아왔다. 뮤지컬 출연은 ‘늑대의 유혹’ ‘광화문 연가’에 이어 세 번째지만 극 전반을 이끌어가는 주연은 처음이다.
“굉장한 자부심과 부담감을 느껴요. 처음 뮤지컬 할 때와 비교하면 자신감이 많이 붙었어요. 무대 위에서 떨리긴 하지만 예전처럼 귀가 빨개지지는 않아요. ‘진짜 사나이’가 도움이 많이 됐죠. 출연하면서 말투도 많이 바뀌었어요. 원래 말할 때 밥 사줘~, 배고파~ 이런 식으로 어미를 늘이거나 말끝을 흐리는 버릇이 있어요. 그런데 극 중 클라이드는 ‘빨리 안 담아?!’ 이런 느낌으로 딱딱 끊어지게 말하는데, 공연 중에 갑자기 제 본래 말투가 나오면 안 되잖아요. 이제는 인터뷰하면서도 이렇게 말을 마무리 짓는 능력이 생겼죠. ‘진짜 사나이’가 제겐 정말 깨달음의 장이에요.”
클라이드 역에는 그 외에도 엄기준, 한지상, 샤이니 키까지 전혀 다른 매력을 가진 남자 스타들이 캐스팅돼 골라 보는 재미를 선사한다. 그는 “제가 연기하는 클라이드는 어쩔 수 없이 귀여움이 좀 녹아 있겠지만 ‘아기 병사’라는 타이틀은 전혀 떠오르지 않는 인물일 것”이라며 “좀 더 많은 매력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다.
“제가 ‘진짜 사나이’에서 어리바리한 모습을 보여줘서 ‘아기 병사’라는 타이틀을 얻었잖아요. 아기 병사로 저를 알고 공연을 보러 오셨다가 ‘의외로 노래를 좀 하네’ 하는 분들도 있더라고요. 저는 그분들이 보기에 마냥 아기였던 거예요. 그래서 제가 어떤 재능과 매력을 가지고 있고, 어떤 사람인지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클라이드는 어릴 적부터 가난 속에서 살면서 사회에 대한 불만과 야망을 품은 반항아거든요. 딱 저랑 반대로 행동하면 되겠더라고요. 그렇게 생각하니까 쉬웠어요. 말을 할 때도 투덜거리고, 절도 있게 하려고 했죠.”
자신과 정반대 캐릭터를 연기하다 보면 희열도 느껴질 법하다.



‘떠오르는 별’ 박형식 궁금한 그 남자의 24시간


“여자들이 왜 나쁜 남자를 좋아하는지 알았어요. 극 중 클라이드의 살인 행위가 정당화되지는 않겠지만, 그 이유가 가슴을 찡하게 하고 사랑 방식도 매력 있더라고요. 나쁜 남자이긴 하지만 나쁜 남자가 아닌 느낌? 아주 매력적인 캐릭터라 조금 닮아보려 해요.”
최근까지 아이돌 그룹 ZE:A 멤버 중 시청자가 아는 건 ‘예능돌’ 광희나 드라마 ‘해를 품은 달’의 임시완 정도였다. 엠블랙 미르가 하차한 ‘진짜 사나이’에 배우 장혁과 함께 합류한 것은 그야말로 신의 한 수였다. 군필자로 무술에 통달한 ‘사기 캐릭터’ 장혁과 달리, 태어나서 처음 겪는 군대 문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오답’을 남발하는 그의 모습은 남성 시청자에게는 이등병 시절 향수를 불러일으켰고, 여성 시청자의 모성 본능을 자극했다. “이제껏 ZE:A에 저런 훈남이 있는 줄 몰랐다”며 “역시 보물섬 같은 그룹”이라는 평가를 받게 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얼마 전 라디오에 출연한 ZE:A 멤버 정희철은 “광희가 박형식을 많이 질투한다. 멤버들이 박형식을 박신성, 황광희를 황유성이라고 부른다. 떠오르는 별과 떨어지는 별이라는 뜻”이라며 별명을 공개하기도 했다. ‘신성’으로 떠오른 그의 일과가 궁금했다.
“매일 다르긴 한데, 아침에 음악 방송을 마치고 ‘아임 슈퍼모델’ 내레이션 더빙을 한 뒤에 뮤지컬 공연을 해요. 그게 끝나면 ‘스토리쇼 화수분’을 촬영하고, 새벽에 촬영이 끝나면 두세 시간 정도 자고 일어나서 음악 방송을 하고 이렇게 인터뷰를 하고요. 다시 뮤지컬을 하러 가고…. 이런 생활의 반복인데 이제 익숙해진 것 같아요. 9월에는 광고 촬영도 있고 미국에서의 스케줄도 있어서 바쁘게 보낼 것 같아요.”
원래 잠이 없는지 묻자 그는 “진짜 잠 많다”며 “한번에 27시간을 잔 적도 있다”고 했다.
“방학 때 오후 4시에 잠든 적이 있어요. 실컷 자고 일어나 보니 오후 7시밖에 안 됐더라고요. 3시간을 자도 이렇게 개운할 수 있구나, 대박이다 싶었는데 알고 보니 다음 날이었죠. 어머니는 제가 죽은 줄 알았대요(웃음). 너무 곤하게 자서 깨우기도 미안했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늘 신기해하세요. 그렇게 잠 많은 아이가 어떻게 2시간만 자고 버티느냐면서요.”

‘떠오르는 별’ 박형식 궁금한 그 남자의 24시간

9인조 그룹 ZE:A. 왼쪽에서 세 번째가 박형식이다.



그는 “예전 같은 체력이면 아마 감당하지 못했을 스케줄”이라며 “평소 운동을 거의 못 하는데도 훈련을 받아서인지 체력이 좋아진 걸 느낀다”고 했다. “‘진짜 사나이’가 박형식을 키운 셈”이라고 하자 그는 “진짜다. 예전 같으면 이렇게 몸이 힘들면 짜증부터 냈을 텐데 이제는 해낼 수 있다”며 맞장구쳤다.
“한번은 ‘진짜 사나이’ 촬영이 5박 6일 동안 이어졌는데 며칠 뒤가 제 첫 뮤지컬 공연이었어요. 미치겠더라고요. 그래서 몰래 군장에 대본을 챙겨갔어요. 취침하라고 불 꺼지면 일어나서 밖에 나가 대본 연습하고, 촬영 내내 그랬어요. (장)혁이 형이 ‘열심히 하니 잘될 거다’라고 격려해주셨고, (류)수영이 형은 상대역인 보니가 돼 대사를 맞춰주시기도 했어요. 제가 적응은 진짜 빨라요. ‘진짜 사나이’에서도 요즘엔 실수를 잘 안 하잖아요. 촬영할 때 오전에 훈련을 어떻게 하는지 보여주면 그날 오후에 바로 실전이거든요. 그런 훈련에 익숙해지다 보니까 탁탁 알아듣고 바로바로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이 생겼어요. 실수는 처음 접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 긴장 때문에 하는 거 같아요. 첫 리허설 때는 실수가 잦았어요. 겪어가며 적응하는 스타일이거든요.”
동방신기나 샤이니 같은 아이돌 가수의 히트곡을 편곡한 뮤지컬 ‘늑대의 유혹(2011년)’이나 이문세의 목소리로 익숙한 고 이영훈 작곡가의 노래를 바탕으로 만든 뮤지컬 ‘광화문 연가(2013년)’와 달리 이 작품에서는 오리지널 넘버를 불러야 한다. 그는 “오히려 가요 부를 때보다 편하다”며 “가요는 관객이 원곡과 비교하며 듣지만, 이 작품은 넘버보다 드라마에 먼저 집중할 수 있어 노래 부를 때 감정을 담기 수월하다”고 했다.
보니와 클라이드의 사랑 이야기가 주가 되다 보니 1막에서만 두 사람의 키스 장면이 10여 차례 나온다. 그는 “멤버들이 조만간 공연을 보러 올 텐데, 키스 신도 많고 노출 신도 많다 보니 멤버들이 보고 나서 놀릴 것 같다”며 광희 톤으로 목소리를 바꾸고는 “너 이거 때문에 (뮤지컬) 한다고 했지?”라고 성대모사를 선보였다.

‘떠오르는 별’ 박형식 궁금한 그 남자의 24시간

박형식은 올해 초 KBS 드라마 ‘시리우스’에서 1인 2역을 소화했다.



“뮤지컬은 두 시간짜리 생방송 같은 느낌이에요. 그만큼 긴장감도 있지만 뮤지컬만이 줄 수 있는 생동감과 짜릿함이 즐거워요. 저는 자신을 깰 수 있는 것, 제가 도전할 수 있는 것이 정말 좋아요. 제 이미지와 비슷한 캐릭터를 하기보다 ‘이걸 내가 과연 표현할 수 있을까?’ 싶은 캐릭터에 매력을 느끼는 것 같아요.”

나를 깨는 도전적인 작업에 매력 느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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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연기하는 뮤지컬 ‘보니앤클라이드’의 클라이드는 반항아적인 매력이 넘치는 남자다.



올해 초 방송된 KBS2 4부작 드라마 스페셜 ‘시리우스’에서 쌍둥이 형제(도은창, 도신우) 역을 맡아 1인 2역 연기를 한 것도 ‘새로운 박형식 보여주기’의 연장선 위에 있었다.
“‘시리우스’에서 연기한 쌍둥이 형은 터프한 학교 짱인데, 동생은 맞고 다니는 역할이었죠. 대본을 보는 순간 ‘아, 해야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승부사 기질요? 달리기나 운동 같은 것에서 경쟁심은 전혀 없어요. 누군가와 경쟁하는 건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저 사람이 잘 달리면 잘 달리는 거죠. 그저 전 하고 싶은 걸 하는 거예요.”
그는 “주목받았을 때 보여드릴 수 있는 만큼 보여드리고 싶다”고 했다.
“스케줄이 많은 걸 부담스러워하지는 않아요. 예전에는 제가 어떤 사람인지 보여드리고 싶어도 보지 않으셨으니까요. 내려가기 전까지는 최대한 많이 보여드리고 싶어요. 언젠가 내려가더라도 실력이나 인간적으로 성숙한 모습으로 대중 앞에 선다면 받아주시고, 다시 올라갈 수 있지 않을까요.”
드라마 ‘상속자들’ 출연은 김은숙 작가가 먼저 그에게 러브콜을 보냈다고. 그는 “작가님이 먼저 인물 비중이 크지 않은데 괜찮겠냐고 물어보셨다”며 “제가 소화할 수 있고 작품에 어울리기만 한다면 비중은 상관없다고 말씀드렸다”고 했다. 드라마가 방영될 즈음이면 뮤지컬 공연도 한창일 시기라 상반된 캐릭터를 연기해야 할 과제가 생겼다.
“이미 ‘시리우스’에서 1인 2역을 해봤기 때문에 이번 드라마를 잘해낼 수 있을 것 같아요. 뮤지컬의 에너제틱한 발성과 톤이 드라마에 묻어나지 않을까 걱정되지만 그건 제가 또 드라마 속 캐릭터에 빠져들어서 해내야 할 몫이죠.”
어느덧 스물두 살, 연예인으로서는 한창 무르익을 나이지만 남자라면 군대 문제로 고민이 많을 때다. 가뜩이나 연예 병사 기강 해이 문제로 한바탕 소동이 일지 않았던가. 그는 “많은 분이 물어본다”고 했다.
“지금 제 나이면 이미 제대를 했어야죠. 사람들이 ‘너 어차피 군대 갈 건데 왜 사서 고생하느냐’고 물어보는데, 그거랑은 별개의 의미였어요. 군대는 대한민국 남자라면 학교 다니듯 누구나 의무적으로 가야 하는 거고, ‘진짜 사나이’는 제게 오기와 독기 그리고 패기가 있는지 확인하고 싶어 도전 의지를 갖고 간 곳이었기에 진짜 군 생활과는 또 다른 의미가 있죠.”
앞으로는 “일이 좋아서 열심히 하는 아이”로 기억되고 싶다고 했다.
“노래와 연기, 춤이 좋아서 하는 아이. 그리고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아이. 박형식이 이 작품을 한다면 믿고 볼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되면 좋겠어요. 물론 그러려면 실력과 노력이 필요하겠지만, 사람은 목표가 있을 때 발전하는 거니까요. 앞으로 그렇게 기억되고 싶어요.”

여성동아 2013년 10월 59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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