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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Style With specialist | 양쌤의 아이 맘 클리닉

화장하는 아이, 자존감도 높아질까

글·양소영 | 사진·REX 제공

입력 2013.09.04 10:23:00

요즘은 초등생들 사이에서도 화장이 유행이다. 다른 친구들도 다 한다는데 강압적인 태도로 무작정 못하게 하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 화장을 하고 싶어하는 아이를 지혜롭게 설득하는 법.
화장하는 아이, 자존감도 높아질까


“초등학교 5학년인 딸이 얼마 전 ‘엄마! 나도 화장해보고 싶어. 다른 친구들은 모두 화장한단 말이야’라며 떼를 쓰더군요. ‘화장품이 피부에 좋지 않다, 너는 화장하지 않아도 예쁘다’고 말을 해도 ‘엄마는 하면서 왜 나는 못 하게 해?’라며 신경질을 부리고 밥도 안 먹어요.”
얼마 전 딸과 함께 상담실을 방문한 엄마가 고민을 털어놓았다. 화장을 하고 싶어하는 아이들의 마음속엔 ‘TV 속 10대 예쁜 연예인의 화장을 따라 하면 자신도 예뻐질 수 있을 것’이라는 마음이 자리 잡고 있다. 외모를 중시하는 사회 분위기가 아이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치면서 자아 정체성을 형성하는 과정에서 예쁠수록 자존감이 올라간다고 믿는 아이들이 늘어난 것이다.
사람들은 흔히 자존감과 자존심을 혼동하는데, 자존심은 영어로 ‘a sense of self-respect’이며 자신의 품위를 스스로 지키려는 마음가짐을 가리킨다. 별다른 이유 없이 자신의 의견이 무시되거나 누군가가 자신의 상처를 건드려 수치심을 느낄 때 “자존심이 상했다”는 말을 하곤 한다. 객관적으로 볼 때 자신이 잘못한 상황에서도 이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은 결과에 따른 수치심을 견디기 힘들기 때문이다. 심리학적으로는 이런 유형의 사람들을 ‘자존감(self-esteem)’이 부족하다고 본다. 자존감이란 자기를 굳게 믿는 마음에 바탕을 둔다. 자존감이 높으면 어떠한 상황에서도 쉽게 수치심을 느끼지 않고 자신의 불편한 마음을 드러내지 않으며 유연하게 상황에 대처해나감으로써 원만하게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해낸다.
그러나 자존감이 낮은 사람은 이러한 정서적 발달이 잘 이루어지지 않아 자기중심적인 생각이나 행동을 하고 이로 인해 사람들과 충돌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자존감이 떨어지는 사람일수록 수치심이나 좌절감을 잘 느끼며, 우울증이나 불안 장애까지 겪을 수도 있다. 화장을 통해 다른 사람보다 내가 예쁘게 느껴지는 자기만족은 자존감 향상과는 다르다.
무조건 화장을 못하게 윽박지르면 아이들은 분노할 수 있다. 분노의 감정을 자주 느끼는 아이들은 그것이 행동화돼 공격성을 띠는 경우가 많으므로 적절하게 조절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아이들은 언어적 표현이 약해 행동으로 의사표현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화를 내는 과정에서도 마찬가지여서 분노가 솟아오르면 울거나 물건을 집어던지거나 누군가를 때리는 등 공격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이런 아이들을 위해 부모는 아이가 화가 났다면 화가 났다는 사실과 함께 화가 난 이유까지 말로 설명할 수 있도록 이끌어줘야 한다. 아이가 화가 났다고 이야기하면, 부모는 그 사실을 알았다는 것과 그 느낌을 받아들였다는 것을 아이가 충분히 알아차릴 수 있도록 설명해준다.

마음을 예쁘게 화장해주세요
화장품을 사주지 않아 화가 난 아이에게 “우리 ○○이가 화장품을 갖고 싶은데 엄마가 사주지 않아 화가 났구나. 화장품을 사서 친구들처럼 바르고 예뻐지고 싶은데, 엄마가 못하게 해서 정말 속상하겠네. 엄마도 ○○이 나이 때 화장해보고 싶어서 할머니 화장품을 몰래 발라보기도 했단다”라고 하며 아이의 감정을 일단 이해해준다. 이때, 부모의 어투나 표정, 눈빛이 중요하다. 엄마, 아빠가 무작정 요구를 들어주지 않는 것이 아니라, 화장이 정말 해로울 수 있고 그런 해로움을 아이에게 경험하게 하고 싶지 않으려는 진심을 전달해야 한다.
그렇게 감정을 충분히 받아준 이후에는, 그러나 항상 모든 일이 자신의 뜻대로 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알려줘야 한다. “화장품은 어른 피부를 기준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피부 건강을 해칠 수 있고, 초등학생은 피부가 약하기 때문에 화장을 두껍게 하면 여드름, 뾰루지, 안면 홍조 등의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단다. 엄마 피부 좀 봐. 화장을 일찍 해서 이렇게 모공이 넓어지고 기미, 주근깨가 많잖니. 엄마는 사랑하는 ○○이의 맑고 투명한 피부를 지켜주고 싶구나”라고, 합리적인 설명을 통해 아이의 감정을 통제해주는 것이 좋다. 그래도 아이가 부모의 말을 믿지 않는다면 함께 피부과를 찾아 전문의의 설명을 직접 듣게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기대나 욕구가 좌절될 때 아이는 분노를 느낄 수 있지만 이것을 적절히 표출하면 부모와의 관계가 개선되고 더욱 친밀해질 수 있다.

양소영 선생님은…
아동·청소년 상담 전문가. 초등학생 심리를 다룬 ‘청개구리 초등 심리학’저자. 있는 그대로의 모습과 마음을 들여다보도록 도와주면 어른이든 아이든 스스로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는 힘이 생긴다고 믿는다.

여성동아 2013년 9월 59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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