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80년 66.4세이던 한국인의 평균 기대수명이 2013년 기준 81세를 넘어섰다. 2050년이면 88.4세, 2100년에는 95.5세까지 늘어난다고 한다. 고령화 사회가 되면서 잘 늙는 것, ‘웰에이징’에 대한 관심도 늘고 있다.
잘 늙는다는 것은 건강하게 천천히 나이 드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곧 동안으로 사는 것과 맥이 닿아 있다. ‘아침마당’ ‘가족의 품격 풀하우스’ 등에 출연하며 얼굴을 알린 가정의학과 오한진(52) 제일병원 가정의학과 과장 및 관동의대 가정의학과 교수가 젊게 사는 방법을 설명한 책 ‘동안습관’(중앙북스)을 펴냈다. 노화 방지 및 비만과 갱년기 관리 분야 권위자인 오 교수는 의학계에서도 대표 동안으로 알려져 있다. 진료실 문을 열자 방송에서 보던 그대로 오 교수가 함박웃음으로 맞아주었다.
그는 어릴 때 어머니가 마음의 병을 앓는 모습을 보며 커서 의사가 되겠다고 결심했다. 하지만 의대에 입학해 선배들에게 ‘왜 이런 마음의 병을 해결하지 못하느냐’고 끈질기게 물어봐도 명확한 답을 얻을 수 없었다. 돌덩이 같은 궁금증을 끌어안고 정신과 대신 가정의학과를 선택한 그는 ‘골다공증’을 치료하고 공부하는 사람들의 모임에 가입했는데, 그곳에서 여자가 남자보다 스트레스에 취약하고, 이와 관련된 병도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스트레스와 노화 사이에 상관관계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흔히 마음고생을 하다 늙었다고 하잖아요. 그걸 노화와 연결시켜봤죠. 나이가 들 때 몸부터 늙는 것이 아니라 먼저 정신에서 노화가 와요. 그 다음이 호르몬의 노화, 세포의 노화 순서죠. 그렇다면 정신적인 노화를 먼저 해결해야 되지 않겠어요?”
동안 비법 1 | 마음의 상처를 치료하라

우리는 일이 뜻대로 잘 풀리지 않거나 충격을 받았을 때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말한다. 스트레스는 인체에 여러 영향을 미친다. 정신적인 자극을 통해 신경전달물질 분비에 영향을 주고, 이에 따라 신체가 반응한다. 가장 먼저 염증 반응을 유발하는 물질들이 분비되는데, 이로 인해 몸이 쑤시고 통증이 생기는 것이다.
“스트레스가 신체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죠. 위장병, 심장병, 두통은 말할 것도 없고 손발 저림, 식욕 부진, 당뇨와 고혈압도 이와 관련 있습니다.”
하지만 어떤 의사도 스트레스가 무엇인지 속 시원하게 정의내리지 못한다. 환자 역시 스트레스를 인식하지 못할 때가 많다. 오 교수는 스트레스를 힘든 일, 어려운 일뿐 아니라 ‘감정의 상처’로 정의했다. 스트레스로 인한 질병으로 진료실을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마음의 상처를 잘 치료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남편에게 수십 년간 폭언을 들어 화병이 생긴 경우, 외도를 목도한 경우 등 스트레스 유형도 다양해요. 한참 이야기를 나누다가 이혼 상담까지 하게 된 경우도 있어요. 저는 그런 환자들에게 ‘뭐 하러 같이 사느냐’고 말합니다. 인생에는 연습도 없고 재방송도 없잖아요. 한 번뿐인 인생, 충실하게 자기 자신을 위해 살아봐라. 제 방에는 여러 가지 감정이 있어요. 사람들이 웃으면서 들어와 울면서 나가는 방이라고 하죠.”
그는 이야기를 털어놓다가 눈물을 흘리는 경우 마음의 병을 빨리 치료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잘 울지 않는 사람은 속내를 표현하는 것이 더뎌 회복 시간이 오래 걸린다고.
우리나라 중년 여성은 남편이나 자식에 대한 문제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 자식이 생각보다 잘되지 않으면 하늘이 무너진 것처럼 괴로워한다. 그런 환자들에게 오 교수는 “자식은 부모의 부속물이 아니다”라고 따끔하게 말한다.
“자식이 스무 살이 되면 독립시키고 뭐가 됐든 신경 쓰지 말아야 해요. 부모는 부모 인생을 살아야지 왜 자식 인생을 대신 살아주려고 합니까. 자녀에 대한 신경은 줄이고 나를 위한 인생을 살아야지요. 여행을 좋아하면 가족이 아닌 나를 위한 여행을 떠나고, 아깝다고 사 입지 못하던 예쁜 옷도 입어보면서 자신을 가꾸세요. 남 보기에 예쁘라고 하는 게 아니라 내가 보고 만족하려고 꾸미는 겁니다. 명품 백을 사서 들고 다니라는 말이 아녜요. 집 앞 화장품 가게에서 1천원짜리 매니큐어를 사서 손톱 발톱을 칠하는 것도 나를 위한 행동입니다. 그러고 나면 기분이 좋아지잖아요.”
오 교수는 자신을 “타인보다 덜 예민하고 사소한 일에 상처를 잘 받지 않는 편”이라 설명했다. 병원을 찾는 사람들뿐 아니라 방송 출연, 학회 등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 많은 사람을 만나는데, 그때마다 기분 나쁜 일에 일일이 반응했다면 삶이 힘들어졌을 것이라는 것이다.
동안 비법 2 | 몸 속을 젊음의 물질로 채워라

항산화 작용을 돕는 ‘블랙푸드’.
나이가 들수록 우리 몸은 호르몬 분비가 줄어든다. 성장호르몬, 남성호르몬, 여성호르몬, 갑상선호르몬 등의 분비가 줄면 지방 분해와 근육 합성이 잘 안돼 노화가 빨리 온다. 미국의 싱어송라이터 겸 배우인 셰어는 일찌감치 성장호르몬 주사를 통해 젊음을 유지했다고 한다. 노화를 방지하는 데 성형이나 시술보다 호르몬 보충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성장호르몬 주사는 너무 비싸다. 그래서 성장호르몬보다 좀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성호르몬 요법’을 권한다.
여성호르몬 분비가 중단되면 감정 조절이 잘 되지 않고 피부 노화도 빨리 진행돼 주름이 늘고, 탄력이 감소한다. 여성호르몬의 보충이 꼭 필요한 시기지만 몇 년 전 여성호르몬 치료가 유방암을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면서 부작용을 우려하는 사람도 많다.
“최근의 연구 결과에 의하면 폐경이 시작된 경우 곧바로 여성호르몬 보충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그러나 호르몬이 부족해도 신체 기능에 별문제가 없는 사람도 있어요. 호르몬 보충이 필요한 경우는 전체 여성의 20~30% 정도입니다. 호르몬 주사로 유방암에 걸리면 어쩌나 걱정하는데 교통사고로 죽을까봐 무서워서 집 안에 있는 것과 다를 바 없어요.”
활성산소가 질병과 노화의 원인이라는 연구 결과도 속속 나오고 있다. 활성산소는 자동차를 예로 들자면 배기가스와 비슷하다. 세포에게 에너지를 주고 남은 폐기물인 셈이다. 대기오염이 발생하면 자연물이 스트레스를 받듯, 활성산소도 몸에 산화스트레스를 가한다. 피부에 노화가 일어나고, 주름이 생기고, 면역세포는 제 기능을 못하게 된다.
“활성산소는 과식, 심한 운동, 스트레스, 흡연, 과음, 과도한 방사선 및 자외선 흡수 등으로 인해 많이 발생합니다. 이를 막기 위한 물질이 몇 년 전부터 각광받고 있는 항산화물질이죠. 비타민·미네랄·폴리페놀 성분이 종합적으로 작용해 활성산소를 막아줍니다. 특히 폴리페놀에 대한 관심이 높아요. 안토시아닌이나 카테킨 등 약 5천 종의 물질이 있습니다. 가장 항산화 작용이 강력한 음식은 대부분 검붉은색이죠. 그래서 ‘블랙푸드’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슈퍼 푸드로 각광받는 검붉은색 음식 중 베리류는 안토시아닌 성분이 다른 과일에 비해 4배나 높다. 이미 잘 알려진 블루베리뿐 아니라 최근에는 아마존 유역의 슈퍼 푸드 아사이베리가 관심을 받고 있다. 아사이베리는 블루베리보다 약 10배 항산화 작용이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포도나 가지 등에 함유된 물질로는 레스베라트롤이 있다. 암세포 성장을 억제하고 노화를 방지하는 효과가 있다. 오 교수는 “과일류에는 과당 성분도 함께 포함돼 있으므로 많이 섭취한 경우 칼로리 때문에 체중이 증가할 수 있으므로 유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동안 외모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