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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 욕심내는 아이로 키우는 법

독서심리치료사 박민근 원장 특급 조언!

글·허운주 자유기고가 | 사진·박민근 제공

입력 2013.08.02 11:48:00

엄마에게 여름방학은 더위와의 전쟁이 아니라 아이와의 전쟁이다. 방학 동안 자녀와 씨름하기 싫어서 캠프나 특강에 보낸다는 엄마도 있다. 소아청소년 심리전문가 박민근 원장이 아이와 평화롭게 지내면서 학습 의욕을 끌어올리는 방법에 대해 들려줬다.
공부 욕심내는 아이로 키우는 법


“방학이 엄마들과 아이들의 전쟁인 건 맞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이 왜 공부를 싫어하는지, 왜 집 밖 PC방을 전전하는지 찬찬히 살펴본다면 의외로 쉽게 평화를 찾을 수도 있어요.”
강남 엄마들 사이에서 꼭 한 번은 만나봐야 할 사람으로 꼽히는 소아청소년 심리전문가 박민근 원장은 이렇게 말했다. 그는 최근 10년 동안 수천 명의 아이를 상담하면서 학습과 의욕은 어떤 상관관계가 있는지를 연구한 ‘공부에 욕심내는 아이 공부에 싫증내는 아이’(청림출판)를 펴냈다. 서울에 이어 부산에도 청소년 심리센터를 연 그를 만났다. 연세대 국문학과와 동대학원 출신인 박민근 원장은 EBS ‘부모’, KBS ‘굿모닝 대한민국’ 등에 교육 자문위원으로 출연해 자녀교육에 관한 현실적인 조언을 하고 있다.

공부 의욕 높이려면 낙관성과 자기조절 능력 키워야
“학원 숙제 했니?”“오전 내내 수학 문제 하나도 안 풀고, 도대체 뭘 한 거니?”“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놀았으면 됐지. 토요일에 또 친구 만나러 나간단 말야?”
엄마들이 흔히 하는 잔소리다. 박민근 원장은 엄마들이 별 생각 없이 입에 달고 사는 이런 잔소리가 아이들을 의기소침하게 만들고, 심하면 거짓말이나 돌발행동까지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아주 작은 학습 스케줄조차 소화하기 힘들어할 경우엔 어떻게 해야 할까. 박 원장은 아이가 왜 공부를 하지 않으려고 하는지 그 원인부터 먼저 살피라고 조언했다.
“공부엔 의욕과 기술이 필요합니다. 특히 어릴수록 의욕이 중요하죠. 공부라는 큰 산을 넘자면 지루함, 슬럼프, 스트레스, 같이 놀자는 친구들의 유혹 등 숱한 방해 요인을 만나게 되는데, 의욕이 없으면 이를 넘어서기가 힘들어요. 그런데 아이의 학습 의욕은 엄마가 강요한다고 생기는 게 아니죠. 아이의 자존감, 낙관성, 자기조절 능력과 같은 심리들이 어우러져 형성되는 겁니다.”
이 가운데 낙관성은 목표를 이룰 수 있다는 생각에서 생기는 긍정적인 마음가짐이다. 낙관성은 목표를 이루기 위한 구체적인 행동을 찾도록 이끄는 심리적 동력이 된다. 즉 시험 성적이 뚝 떨어졌더라도 ‘나는 앞으로 공부를 잘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갖고 있어야 공부를 잘하기 위한 구체적인 행동을 찾으려는 마음이 생기는 것이다.
박 원장은 아이의 평소 언어 습관을 통해 낙관성을 알아보는 방법을 알려줬다. 아이와 대화를 여러 차례에 걸쳐 한 시간가량 녹음한 후 대화 내용을 살피는 방법이다. 대화 내용 중 긍정과 부정의 비율이 4대 1 정도라면 정상이지만, 이 비율을 벗어나면 문제가 있을 수 있다. 긍정의 비율이 너무 많다면 ‘지나친 낙천주의’를 의심해야 하고 부정의 비율이 더 많다면 아이의 ‘비관성’을 염려해야 한다. 또 ‘영원히’보다는 ‘이번만’이라는 내용이 많은 것이, ‘내 탓’보다는 ‘다른 원인’을 찾아내는 것이 긍정적인 패턴이라고 말한다.
“‘나는 공부를 잘할 수 있다’고 느끼는 학습 효능감도 아이의 공부 욕심을 키우는 중요한 심리죠. 이러한 학습 효능감은 반복적인 학습 성공을 통해 얻어집니다. 적당히 어려운 과제를 수행하면서 반복적인 지적 쾌감을 느낄 수 있어야 학습 효능감을 높일 수 있어요.”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고 평상심을 유지하는 자기조절 능력 역시 학습을 위해 빼놓을 수 없는 심리 능력이다. 박 원장은 이를 ‘대학’과 ‘중용’에 나오는 ‘신독(愼獨)’에 비유했다. 신독은 혼자 있을 때도 도리에 어긋나는 행동이나 생각을 하지 않는 마음가짐을 이른다. 누가 보든 안 보든 스스로 공부하는 자기주도학습은 사실 아이가 학습에서 신독을 지키는 것과 같다.
“신독은 끈기와 참을성에서 비롯됩니다. 자녀가 하나나 둘인 가정이 많아지면서 자녀가 원하는 대상이나 물건을 대가 없이 바로바로 사주는 경우도 많은데 이런 양육법은 아이의 끈기를 떨어뜨립니다. 모든 일에는 대가가 따른다는 걸 어릴 때부터 알려주는 게 바람직합니다.”

우리 아이 학습 의욕 높이기 실전 노하우

공부 욕심내는 아이로 키우는 법




1. 매일 꾸준히 공부할 것
“학습 의욕은 매일 꾸준히 공부해야 늡니다. 아이가 흥미나 즐거움을 가질 수 있는 학습 도전 과제를 매일 제시하는 거죠. 아이들은 3백65일 중 3백60일은 공부를 해야 합니다. 아이들 신분은 ‘학생’입니다. 해야 할 가장 큰 일이 공부죠. 학습심리학적 측면에서 매일 학습적인 두뇌활동을 하는 것이 공부 능력을 최고로 끌어올리는 방법이기도 하고요.”
헤르만 에빙하우스의 ‘망각곡선’에 따르면 인간은 학습한 지 1시간 후에 학습 내용의 50%를 잊어버린다. 박 원장은 매일 해야 할 학습 과제를 꼼꼼히 체크해 방학 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알찬 방학을 보내는 핵심이라고 말했다. 콩나물이 자라듯 아이들은 매일매일 눈에 띄지 않게 자란다는 걸 믿고 기다려주는 것이 학습 의욕을 높이는 방법이라는 뜻이다. 물론 집안 환경이 받쳐줘야 하는 건 당연한 일. 박 원장은 방학 때만이라도 거실을 독서나 공부에 적합한 공간으로 만들어 아이의 학습 의욕을 부추길 것을 권했다.
2. 체험학습 통한 동기부여
요즘 아이들의 가장 큰 문제는 꿈의 부재와 결핍이다. 꿈이 없으니 가야 할 지향점도 없고 공부의 의미와 가치를 발견하지 못하는 것이다. 박 원장은 방학 동안만이라도 아이가 꿈을 찾거나 키울 수 있는 체험 또는 진로 탐험을 해볼 것을 권했다. 또 건강한 교육이 이루어지려면 실질적이면서도 아이 친화적인 진로 탐색 프로그램이 정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이의 적성이나 재능, 뇌 유형을 파악할 수 있는 구체적인 테스트 환경을 만들고, 정밀한 직업이나 전공에 대한 체험활동의 장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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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무조건 선행학습보다 자신만의 로드맵을 가져라
대부분의 부모는 방학을 선행학습의 기회로 생각하고, 학원 프로그램도 그렇게 짠다. 매년 다들 그렇게 열심히 선행학습을 했는데 성적은 왜 늘 제자리일까. 박 원장의 분석은 간단했다. 동기부여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선행학습은 오히려 학습의욕을 떨어뜨린다는 것. 박 원장은 공부를 잘하는 비결은 강요된 학습 시간이 아니라 긍정적인 교육 자극이라고 했다.
“최근 고등학생 A군을 상담했는데, 그 친구는 ‘헬리콥터 엄마’의 지속적인 잔소리 때문에 학습 의욕이 떨어진 경우였어요.”
박 원장이 가장 먼저 제시한 해결책은 엄마의 대화법을 고치는 것이었다. 자식도 인격체이기에 부모라도 넘지 말아야 할 선이 있다. 박 원장은 아이의 감정을 다치지 않게 항상 그 선을 지켜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래야 아이는 부모를 신뢰하고 학습 의욕을 높일 수 있다.
박 원장은 A군을 위해 어떤 방학 계획을 조언했을까. 고등학생 A군의 수학 공부 로드맵을 보자. 계획은 자세하게 세울수록 좋다. 아이들은 기질 특성상 허비하는 시간이 의외로 많다. 계획과 계획 이음새를 잘 잇는 것과 과목별 목표치를 다르게 세우면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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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로드맵을 실천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부모의 신뢰다. 첫날부터 ‘왜 계획대로 하지 않느냐’고 잔소리를 하기 시작하면 아이는 첫발을 떼기도 전에 영영 길을 잃고 만다. 시작이 조금 늦더라도, 일정이 하루 이틀 늦춰지더라도 관심과 애정을 갖고 지켜봐주자. 그리고 아이에게 잔소리를 하거나 야단을 치기 전 부모 자신의 양육 스타일을 점검해볼 것을 조언했다.
보통 엄마들은 이 가운데 몇 가지 요소를 복합적으로 지녔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엄마들도 괴롭기는 마찬가지다. 아이가 공부를 안 하거나 못 하는 게 마치 자신 탓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아이의 자기주도학습을 위해 엄마의 힐링도 필요하다. 박 원장은 아이가 시험을 망쳤을 때, 약속을 지키지 않았을 때, 거짓말을 했을 때 심리학자인 알버트 엘리스의 ‘화가 날 때 읽는 책’(학지사)이나 틱낫한 스님의 ‘화’(명진출판사)를 권했다. 화를 내는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다는 것. 그래도 화가 가라앉지 않는 부모를 위해 이런 실천 방법도 알려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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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를 다스리는 10분 훈련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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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근 원장은 아이도 인격체이므로 부모라도 넘지 말아야 할 선이 있다고 말한다.



1 분노의 순간 눈을 감아라.
2 참을 인(忍)을 10번 천천히 되새기자. ‘참을 인’이라고 입으로 나지막이 내뱉어도 상관없다.
3 코로 숨을 들이마시고 입으로 내쉬는 동작을 심장박동이 안정될 때까지 계속하라.
4 걷는다.
5 이제 자리를 잡고 서거나 앉아서 상처받지 않고 분노의 순간을 차분하게 이겨낸 자신을 칭찬하라.
6 10분이 지나면 분노를 불러일으켰던 순간이나 대상에 대해 조용히 응시하라. 만약 그것이 해결해야 할 대상이면 분노를 반감시킨 그 상태에서 해결 수순을 밟아라.

막 사춘기가 시작된 아이들은 공부에 욕심이 있어도 외부적으로 여러 가지 방해 요소가 많다. 부모도 그 시절을 겪었지만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하기도 한다. 그럴 때 무작정 야단만 칠 수도 없어서 고민된다면 ‘어른들은 잘 모르는 아이들의 숨겨진 삶’(양철북)을 읽어보라고 조언했다. 이 책에는 학교 안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왕따가 일어나는 이유, 10대가 왜 충동적이고 공격적인지, 욕은 왜 하는지 등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고 한다.

여성동아 2013년 8월 59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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