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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STYLE

개미 투자자가 금에 임하는 바람직한 자세

바닥론 VS 추가 폭락론

글·최은성 자유기고가 | 사진·REX 제공

2013. 07. 31

금이 안전자산이라는 이야기는 옛말이다. 최근 몇 년간 급등락을 하며 투자자들을 마음 졸이게 하기 때문. 국제 금 시세가 지난해 대비 3분의 2토막으로 추락한 가운데, 국제 헤지펀드와 강남 부자는 오히려 금 투자 비중을 늘리고 있다. 그 대열에 합류하는 것이 옳을까.

개미 투자자가 금에 임하는 바람직한 자세


금값이 요동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온스(31.1g)당 1천8백 달러에 육박하던 국제 금값은 1천2백 달러 선까지 내려왔다. 연초 대비 하락률은 30%에 육박한다. 추가 폭락의 가능성을 점치는 전문가들도 있다. 이에 반해 바닥론도 만만치 않다. 중장기적으론 그간의 양적 완화 정책으로 풀렸던 돈이 시중에 돌면 금을 비롯한 실물 가격이 상승하리라 보는 것이다.
어쨌든 전문가들은 이제 금을 위험자산으로 보고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과거에는 인플레이션으로 달러 가치가 하락하면 금값이 오르는 게 당연한 수순이었다. 하지만 투기 세력이 금 매매에 참여하면서 이런 패턴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실제로 2010년 이후에는 금값과 달러가 함께 상승하는 기현상이 종종 벌어지고 있다. 여기에 2012년까지 10년간 꾸준히 가격이 오른 상승 피로감에 의한 조정세까지 겹치면서 금이 안전자산 지위를 상실한 것이다.

강남 부자들 금값 폭락에도 더 사들이는 이유는?
금값 전망에 관해 두 가지 의견이 대립되고 있는 상황에서 시장에서는 희한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금값이 폭락했음에도 국내 금 투자 열기가 좀처럼 가시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오히려 강남 부자들은 금 투자를 늘리는 분위기다. 골드바를 직접 구매하기도 하고 은행을 통한 골드뱅킹도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
골드뱅킹을 취급하는 주요 은행의 금 투자 규모는 6월 말 현재 10,425kg으로 집계됐다. 연초 9,532kg에 비해 9.4% 증가한 수치다. 골드뱅킹 잔액은 4천2백63억원으로 연초 5천5백65억원에 비해 20%가량 감소했다. 이는 금값 하락분이 반영된 결과로 실제 금 투자는 꾸준한 증가세를 보인다. 신한은행 6월 말 골드뱅킹 잔액은 금 투자 규모를 기준으로 9,382kg 규모다. 전달에 비해 1백kg가량 줄었으나 연초와 비교하면 8.1%가량 늘었다.
전문가들은 이런 현상에 대해 절세 효과와 함께, 장기적인 투자 관점에서 금을 대체할 상품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골드뱅킹은 배당소득세 15.4%를 부과하고, 매매 차익에 대해선 세금을 매기지 않는다. 골드바를 직접 구매하는 경우엔 최초 10%의 부가세만 부과한다. 특히 올해부터 금융소득종합과세 기준이 4천만원에서 2천만원으로 줄어들면서 금을 통한 절세 전략이 부각되고 있다. 예금이나 펀드, 적금과 달리 금은 즉시 현금화할 수 있고 직접 금 투자를 할 때는 부가세 10%만 내면 되기 때문에 절세 효과가 뛰어나다. 또한 지난 10년 동안 금 가격이 꾸준히 올랐던 것에 대한 학습 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 최근 10년간 전 세계적으로 부동산 가격이 30% 정도 하락한 것에 비해 금은 300% 이상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투자는 타이밍이 중요하다는 건 주지의 사실이다. 20세기 초 한반도에서 일확천금을 빼내간 미국인 레이 헌트(Leigh Hunt)의 동양금광회사(Oriental Consolidated Mining Company) 투자는 타이밍의 예술을 보여주는 사례다. 1897년 조선 말기 힘없는 변방의 왕조로부터 채광권을 헐값에 사들인 후 평안북도 운산에 자리 잡은 이 회사는 1939년 일본 기업에 ‘제값’ 받고 매각됐다. 당시 ‘조선에서 차지할 수 있는 가장 광범위한 이권’을 태평양전쟁이 발발하기 직전에 매각하고 차익을 실현하는 투자의 예술을 보여줬다.
그렇다면 지금 금에 투자하는 것은 어떨까. 전문가들은 당장 투자에 나서기보다 시장을 관망하면서 양적 완화 정책이 마무리되고 인플레이션이 시작되는 시점에 들어가라고 권했다. 양적 완화가 축소되면 당장은 금값이 추가로 폭락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출구 전략이 시작됐다는 것은 전 세계 경기가 그만큼 안정을 찾았다는 신호인 만큼 추가로 금값이 하락한다 해도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과 인플레이션이 맞물리면 금값은 다시 오른다는 것이다. 쉽게 말하면 세계 경기의 불안 요소들은 올해 하반기 또는 내년 상반기 정도면 그 실체가 드러날 테니 안전한 투자를 목적으로 한다면 그 시점에 움직이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뜻이다. 다만 5~10년 후를 내다보는 장기 전략에서는 금값이 계단식으로 상승하는 것이 아니라 올랐다 내렸다를 반복하는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으므로, 매주 또는 매월 일정 금액을 금 통장 또는 금 관련 적립식 펀드에 투자해 투자 비용은 낮추고 수익은 올릴 것을 권했다.

개미 투자자가 금에 임하는 바람직한 자세


금에 투자하는 방법
골드바 100g, 500g, 1kg짜리 순도 99.9%의 골드바를 구입할 수 있다. 골드바를 살 때 금 가격 외에 부가가치세, 은행 수수료 등 총 12.5%의 추가 비용이 들어간다. 되팔 때도 추가로 2.5% 정도의 수수료가 붙는다. 골드바는 목돈이 들어가기 때문에 거액 자산가들이 많이 이용한다. 은행에서 무료로 보관해줘 도난이나 분실 우려가 없다는 것도 장점.
골드뱅킹 골드뱅킹은 적립식 펀드처럼 적은 돈으로 금 투자를 시작할 수 있는 금 적립 상품이다. 0.1g 단위로 구매할 수 있고 만기에 실물 또는 현금으로 지급한다. 금은 달러로 사들이므로 환율 위험에 노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 금을 구입할 당시 환율이 만기까지 유지되도록 환헤지를 하는 서비스도 제공한다. 골드뱅킹에 투자하면 15.4%의 이자소득세를 내야 한다.
금 펀드 금 관련 주식에 투자하는 방식이다. 금 펀드 중에서 전문가들은 금 ETF(상장지수펀드)를 추천한다. 금 ETF란 쉽게 말하면 금 또는 금 관련 지수에 투자하는 ETF상품으로, 일반 주식처럼 사고팔기 편리하고 거래세가 일반 펀드의 절반 정도에 불과하다는 장점이 있다.

도움말·이관석(신한은행 자산관리솔루션부 맞춤솔루션 팀장) 김창수(하나은행 서압구정점 골드클럽 센터장) 박승안(우리은행 투체어스 강남센터장)
보너스 정보

금은방에서 금을 직접 구입할 때는?
최근 금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결혼 예물로 다이아몬드 대신 금 세트를 구매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때 주의할 점은 디자인. 14K나 18K 목걸이나 반지는 이음새가 납땜으로 된 것이 있는데, 구매할 때는 전체 무게를 따지고, 팔 때는 순수 금 무게만 따지기 때문에 손해를 볼 수 있다. 되도록이면 심플한 디자인을 선택해야 이런 손해를 막을 수 있다. 살 때는 백금이 순금보다 조금 비싸나 팔 때는 가격 차가 없다는 점도 알아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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