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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With specialist | 권우중 셰프의 시골 장터 이야기

속초 중앙시장

해산물과 산나물 가득한 셰프의 천국

글& 사진·권우중

2013. 05. 28

강원도 속초 중앙시장에 가면 싱싱한 해산물은 물론 설악산에서 채취한 향이 풍부한 산나물을 만날 수 있다. 속초 명물로 소문난 닭강정과 강원도 메밀로 만든 부침개도 꼭 맛보자.

속초 중앙시장


새로운 메뉴에 대한 아이디어를 찾기 위해서 혹은 답답한 서울을 벗어나 바다로 훌쩍 떠나고 싶을 때 자주 찾는 곳이 강원도 속초다. 경춘고속도로가 뚫린 이후 멀고 멀었던 속초는 2시간 40분에 갈 수 있는 비교적 가까운 거리가 됐고 그 시간 안에 갈 수 있는 바닷가 중 단연 모든 것을 충족시키는 장소다.
시원한 바닷 바람과 맑은 동해 바다, 갖가지 해산물. 그리고 이를 요리해 서울에서는 맛볼 수 없는 신선한 바다의 맛을 전하는 식당들이 수두룩하다.
속초에는 상설 시장인 중앙시장이 가장 크다. 중앙시장은 신선한 해산물 코너와 더불어 속초 명물인 닭강정 골목이 자리 잡고 있다. 시장 입구에만 들어가도 고소한 냄새가 코를 찌르기 때문에 닭강정 골목을 찾기는 무척이나 쉽다. 닭강정 골목에서 가장 유명한 집인 만석 닭강정집은 줄이 길게 늘어서 단번에 찾을 수 있다. 계산 받는 사람만 3~4명, 닭강정을 튀기고 있는 사람은 20여 명 정도로 진기한 광경이 펼쳐진다. 사실 골목 안 닭강정집들은 약간은 다르지만 모두 빼어난 맛을 자랑하기에 굳이 줄서면서까지 유명한 곳만 찾을 필요는 없다. 인심 좋은 속초답게 닭강정집에서는 대부분 무료로 시식할 수 있게 준비해둬 여러 닭강정을 시식해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시장을 둘러보면 메밀부침개를 파는 가게도 찾을 수 있다. 강원도가 주산지인 메밀로 만든 메밀부침개도 꼭 맛볼 것을 권한다. 닭강정 골목 옆 라인에는 수산물 시장이 인접해 있다. 수산물 시장에는 동해에서 잡힌 신선한 해산물이 가득하다. 하지만 기대를 하고 갔던 붉은 성게는 다소 이른 철이라 찾을 수가 없어 아쉬움이 남는다. 6월이 되면 할머니들이 손수 깐 붉은 성게를 해수에 담아 좌판에서 파는데 이 성게의 맛이 가히 일품이라 나는 특별히 부탁해 서울까지 공수해 사용한다. 중앙시장 해산물 코너는 동해안답게 살아 있는 오징어나 꽃새우 등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서울에서는 보기 힘든 비단멍게 또한 속초에 가면 먹어봐야 할 것이다. 비단멍게는 멍게를 싫어하는 이들도 좋아하는 부드러운 맛을 지녔는데 생각만으로도 입에 침이 고인다. 속초 중앙시장은 바로 뒤에 설악산을 끼고 있어 산에서 캐온 향기 좋은 산나물이나 버섯들도 쉽게 찾을 수 있다. 보통 해산물이 많은 바닷가 인근 시장에서는 육해공을 고루 갖춘 시장을 찾기가 어려운데 이곳은 산에서 나는 좋은 상품들도 풍성하다. 속초 중앙시장이야말로 나에게는 잔칫집 같이 설레고 푸짐한 곳이 아닌가 싶다.

속초 중앙시장


1 수산물과 산나물이 가득한 속초 중앙시장.
2 속초 중앙시장의 명물 닭강정.
3 강원도 메밀로 만든 메밀부침개.
4 동해안에서 잡힌 신선한 해산물이 풍부하다.
5 부드러운 맛을 지닌 비단멍게.


속초 중앙시장




권우중 셰프는…
경희대학교 조리과학과를 졸업하고 다수의 한식 레스토랑에서 셰프로 활동했으며, 올리브TV, SBS ‘모닝와이드’ 등의 프로그램에 출연했다. 현재 이스트빌리지 오너 셰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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