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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회 바자회에서 만난 SK 안주인 노소영 관장

“남편 공판 참석으로 이혼설 잠재워”

글·권이지 기자 | 사진·이기욱 기자, 동아일보 출판사진팀

입력 2013.05.15 11:18:00

남편 최태원 회장과의 이혼설이 돌기도 했던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을 최근 그가 몸담고 있는 봉사 모임 미래회 바자회에서 만났다.
안에서는 남편 옥바라지하며 자녀들을 보듬고, 밖으로는 활발한 대외 활동을 하는 그의 행보.
미래회 바자회에서 만난 SK 안주인 노소영 관장

4월 11일 열린 미래회 바자회에서 판매에 열중하는 노소영 관장.



최태원(53) SK그룹 회장의 항소심 첫 공판이 있던 4월 8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법 공판정에 아내인 노소영(52)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2013년 1월 31일 SK그룹 계열사 자금 4백65원억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된 최 회장은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아 법정 구속된 상태였다. 2003년 ‘SK 사태’ 이후 두 번째 옥바라지여서일까. 노 관장의 표정은 담담했다.
이날 노 관장의 행보에 특별히 관심이 쏠린 것은 2012년 6월 한 언론이 최태원 회장 측근의 말을 인용해 “2011년 9월부터 최 회장이 노 관장과 별거 상태에 있는데 최근 이혼 결심을 굳히고 이 사실을 가까운 지인에게 알렸다”고 보도했기 때문이다. 해당 매체는 최 회장과 가까운 한 인사의 말을 빌려 “최 회장이 최근 사석에서 아내와의 관계가 회복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러 매우 고통스럽다고 토로했다”고 밝혔다. 덧붙여 “최 회장이 해외 출장에서 돌아온 직후 이혼하자는 뜻을 공식 전달할 예정이다”라고 전했다. 이혼설 보도 당시 브라질 출장 중이던 최 회장은 이에 대해 공식 부인했다. 그럼에도 쉽게 사그라지지 않던 두 사람의 이혼설은 이번 노 관장의 공판 참석으로 말끔하게 해소됐다.
노소영 관장은 미국 시카고대에서 유학하던 시절 최태원 회장을 만나 1988년 결혼해 슬하에 1남 2녀를 두었다. 당시 대통령 딸과 재벌가 아들의 만남이라는 점에서 큰 화제를 뿌린 결혼이었으나 이후 몇 차례에 걸쳐 불화설, 별거설이 불거져나왔다. 노 관장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남편인 최 회장이 두 번째로 구속 수감되자 거의 매일같이 경기도 의왕시에 위치한 서울구치소로 면회를 갔다고 한다. 또한 애틋한 마음을 담은 편지와 성경을 남편에게 건넨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그의 모습은 공교롭게도 10년 전 SK 사태 때의 모습과 오버랩된다. 2003년 최태원 회장은 1조5천억원 규모의 분식 회계 사건으로 구속됐다. 그 전부터 최 회장은 톱스타 A양과의 염문설에 시달리고 있었는데, 노 관장은 이때도 남편이 석방될 때까지 흔들리지 않고 내조해 부부를 둘러싼 루머를 잠재운 바 있다.
최근 노 관장의 주변 상황은 좋지 않다. 남편인 최 회장은 구속 수감됐고, 아버지 노태우 전 대통령은 2002년 전립선암 진단 이후 10년 넘게 투병 중이다. 남동생 노재현 변호사는 이혼 소송 중이며, 아들은 난치병인 소아당뇨 진단을 받고 평생 인슐린 주사를 맞으며 살아가야 한다는 사실도 알려졌다. 그는 이런 상황에서도 ‘아트센터 나비’와 ‘미래회’ 활동 등 대외 활동을 꾸준히 하며 주변에 긍정적인 에너지를 전파하고 있다. 특히 아트센터 나비 수장으로서 노소영 관장은 SK그룹의 안주인이자 전 대통령의 딸이라는 수식어를 넘어선 훌륭한 전문 예술 경영인이라는 평가를 얻고 있다. 그는 아트센터 나비를 통해 ‘미디어 아트’라는 다소 생소한 예술 분야에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아트센터 나비’는 2012년 열린 여수세계엑스포 당시 ‘SK텔레콤관’ 프로젝트를 맡기도 했다.
4월 11일 미래회 바자에서 노소영 관장을 직접 만날 수 있었다. 미래회는 1990년대 후반 서울의 한 미술관에서 미술 공부를 하다 만난 노소영, 한솔그룹 조동길 회장 부인 안영주, 한국타이어 조양래 회장 며느리 이수연 씨 등 12명이 주축이 돼 만든 모임이다. 미래회는 1999년부터 매년 봄·가을 바자회와 자선 파티를 정기적으로 개최하고 있다.
올봄에도 어김없이 미래회는 서울 광진구 워커힐호텔 1층 무궁화볼룸에서 자선 바자회를 열었다. 이번 바자회는 2007년부터 미래회가 진행하고 있는 ‘미래를 여는 영어교실’ 지원 기금을 마련하기 위함이었다. 미래를 여는 영어 교실은 공부방 어린이들에게 영어에 대한 관심과 동기를 부여하도록 돕기 위해 시작한 프로그램이라고 한다.
행사장에서 노 관장은 직접 앞치마를 입고 물건을 판매했는데, 그에게 최태원 회장의 건강 및 최근 사태에 대한 심경을 묻자 노 관장은 “오늘은 물건을 팔기 위해 나왔다. 바자회에 집중하고 싶다”며 말을 아꼈다. 의류 판매를 맡은 그는 매대를 찾은 지인들에게 안부를 전하며 “많이 팔아달라”고 부탁했다. 함께 바자에 참여한 미래회 회원들에게는 음료를 건네기도 했다. 그는 아침나절부터 5시간 정도 지속된 바자회에서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
미래회 측은 자신들의 모임을 “어려운 환경의 어린이들이 심신이 건강한 사회의 구성원으로 성장해 함께 더 나은 미래를 열어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순수 봉사 단체”라고 설명한다. 따로 사무실도 갖추지 않았다. 미래회 회원들은 봉사 이외에 다른 목적이 포함되지 않도록 커피숍에서 만난다고 한다.

솔선수범하는 노 관장의 모습은 자녀들에게 산 교육

미래회 바자회에서 만난 SK 안주인 노소영 관장

노소영 관장은 지난해 7월 둘째 딸 민정 씨와 함께 ‘상생 영 리더십 포럼’에 참석했다.



최태원·노소영 부부 슬하의 세 남매는 모두 중국에서 유학 생활을 했다. 장녀 윤정 씨는 2008년 베이징국제학교(ISB)를 졸업한 뒤 부모의 모교인 미국 시카고대에 입학했다. ISB는 베이징 내 국제학교 가운데 학부모가 가장 선호하는 학교로 알려져 있으며, 모든 수업이 영어로 진행되고 베이징에 거주하는 외국인만 입학할 수 있다. 대학 졸업 후 윤정 씨는 아버지의 일을 도울 예정이라고 전해진다. 둘째 민정 씨는 언니와 마찬가지로 ISB를 졸업한 뒤, 런민(人民) 대학 부속중학(人大附中)을 거쳐 2010년 9월 우수한 성적으로 베이징대 광화관리학원에 입학했다. 우리나라로 치면 경영대에 해당하는 광화관리학원은 베이징대 내에서도 가장 입학과 졸업이 까다로운 곳이다. 민정 씨는 베이징대 입학 직후 한인 유학생 10여 명과 의기투합해 중국의 혐한류에 대응하는 동아리 ‘손에 손잡고’를 만들어 활동했다. 이후 동아리는 ICU(Intercultureral Union)라는 NGO(비정부기구)로 발전했는데, 약 2천 명의 다국적 학생이 모여 중국의 인권신장에 힘을 보태고 있다고 한다. 그는 지난해 7월에는 어머니인 노소영 관장과 함께 ‘상생(相生) 영 리더십 포럼’을 여는 등 중국과의 상생을 위한 다각도의 사회 활동을 하고 있다.
노 관장은 가족들과 종교 활동도 활발히 하고 있다. 그는 경기도 일산의 작은 개척교회에 매주 출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들 인근 군은 ‘비트박스’를 배워 틈틈이 예배 시간에 특송도 하고, 수련회에도 따라간다고 한다.
그렇다면 세 자녀의 어머니 노소영의 자녀교육법은 어떨까? 그의 교육법에 대해 두 딸은 ‘방목형 교육’이라고 말한다. “방 치워라” “늦게 자지 마라” 같은 이야기는 삼간다는 것이다. 어릴 때부터 닦달하지 않았는데도 자녀들이 스스로 공부를 찾아 하게 됐다고 한다. 최 회장 역시 이런 방목형 교육 방식에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한다. 모진 일이 있어도 꿋꿋하게 버티는 방법을 자녀들 스스로 터득케 하는 셈이다.

여성동아 2013년 5월 59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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