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STYLE

With specialist | 쇼퍼홀릭 박 작가의 제대로 쇼핑 백서

실패 없는 청바지 쇼핑

S라인 살리는 작업의 정석!

사진·REX 제공

2013. 05. 07

레비 스트라우스가 1873년 청바지를 만들었을 때, 이는 질기고 튼튼함이 매력적인 작업복이었다. 그러나 요즘 청바지는 도대체 오래 입을 수가 없다. 청바지만큼 오랫동안 사랑받는 아이템도 없지만 그만큼 유행에 민감한 아이템도 없기 때문이다.

실패 없는 청바지 쇼핑

패션 트렌드세터로 유명한 영국의 가수 제시 제이의 보이프렌드 진 스타일링. 최근 트렌드는 청바지 끝을 말아올려 입는 것이다.



스트레이트 진에서 숨도 못 쉬던 슈퍼 스키니를 지나 레깅스 진과 넉넉한 보이프렌드 진이 나와 우리를 구제하기까지 불과 10년도 채 걸리지 않았다. 부츠컷은 그보다 더 까마득한 옛날 얘기다. 다리가 길어 보인다는 유혹에 큰맘 먹고 구입한 해외 유명 브랜드 진도 유행 앞엔 장사가 없다.
애초에 태생이 작업복이었으니 오래 둬도 당연히 멀쩡할 수밖에 없는 이 질긴 생명력의 청바지. 그냥 두자니 옷장에서 공간만 차지하고, 버리자니 본전 생각나 진퇴양난이다. 청바지는 매년 딱 두 개만 사기로 나 역시 스스로와 약속한 바 있다. 그러니 어떤 것을 고를지 더더욱 심사숙고하게 된다. 그래서 고심 끝에 생각해낸 청바지 쇼핑 공식은 이렇다.
요즘은 30만~40만원대 청바지도 없어서 못 판다고 한다. 가격도 고려해야 하지만 청바지의 생명은 핏이다. 내 체형의 단점을 커버하지 못하는 청바지는 무용지물. 싸다고 무작정 사서도 안 되지만 비싼 제품이라고 핏을 맹신해서도 안 된다. 따라서 반드시 입어보고 사야 한다. 인터넷 구입을 원한다면 매장에서 입어보고 제품 고유번호를 확인하고 사야 실패하지 않는다.

기장과 발목 부분의 핏은 꼭 확인하라
만일 브랜드 제품이 아니라면 모델이 입은 청바지의 핏은 절반만 믿자. 특히 눈여겨봐야 할 부분은 뒷주머니 위치. 주머니의 위치가 아래에 있으면 엉덩이가 처져 보인다. 또한 엉덩이 라인을 살리려면 뒷주머니가 있는 디자인이 좋다. 밑위길이가 적당한지도 체크하자. 올해는 밑위길이가 길어 허리까지 덮는 하이웨이스트 팬츠가 강세다. 하이웨이스트 진에 넉넉한 하이 톱 티셔츠나 니트를 매치하면 허리 라인이 부각돼 라인은 살고 다리는 두 뼘만큼 길어 보인다. 단, 아랫배가 나온 체형이라면 피해야 한다. 앉았다 일어났다를 반복하다 보면 아랫배 라인으로 깊은 주름이 잡혀 꼼짝없이 감춘 살이 도드라져 보인다.
또 장식이 많지 않은 청바지를 선택해야 한다. 청바지는 핏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다울 수 있는 강력한 아이템. 많은 장식은 자칫 촌스러워 보일 수 있고, 유행에도 더욱 민감하다. 이런 장식은 여러 차례 빨아 입다 보면 떨어지기 쉬운데 스터드(징)나 큐빅 장식이 빠진 청바지는 빈티지라는 핑계를 대더라도 멋과는 거리가 멀다.
핏의 기본은 사이즈다. 전체 기장과 발목 부분의 핏을 확인해야 한다. 요즘은 신발을 덮는 디자인보다는 발목이 언뜻 보일 정도의 약간 짧은 기장이 좋다. 앉았다 일어서기를 반복한 후 자연스럽게 주름 잡힌 청바지 기장으로 발목이 살짝 보이거나, 바지 밑단을 두세 번 말아 올려 입어도 무리가 없는 부드러운 재질인지 확인한다. 또한 엘라스틴이나 폴리우레탄 등의 스판덱스 재질이 얼마나 포함돼 있는지 확인하자. 스판덱스 함유율이 높을수록 신축성이 좋다. 하지만 신축성이 좋다고 무조건 좋은 것도 아니다. 편한 만큼 입다 보면 무릎이 나올 확률도 높고, 몸매를 잡아주기도 어렵기 때문. 2~3% 함량이 적당히 편하면서 몸매도 잡아줄 수 있다.
이런 기준으로 매년 골라야 하는 청바지는 짙은 색과 옅은 색, 혹은 얇은 것과 좀 더 두꺼운 것. 무엇이든 딱 두 벌만 구입하면 한두 해 전에 구입한 청바지들과 번갈아 입기에 충분하다. 단, 옅은 색 청바지는 하체 비만과 짧은 다리가 부각될 수 있으니 유의하자. 짙은 색 청바지는 어마어마한 물 빠짐이 기다리고 있으니 원하는 색상보다 약간 짙은 색을 고르는 것이 좋다.
요즘은 컬러풀한 진도 유행. 역시 밝은 색일수록 하체가 부각될 수 있으니 주의하자. 컬러 진을 잘 입는 가장 쉬운 방법은 상의를 심플한 무채색으로 입는 것이다. 위아래로 알록달록하면 무조건 실패다. 흰색 티셔츠와의 매치는 성공이다.
또 하나 실패하기 딱 좋은 시도는 청청 매치다. 위아래 진 아이템을 입는 것으로, 최근 유행이다. 이 역시 딱 하나, ‘반전’ 공식만 지키면 안전하다. 하의가 짙은 색상이라면 상의는 그보다 옅은 색을 매치한다. 혹은 하의가 타이트하면 상의는 루스하게, 심플한 청바지에는 패치 장식 등을 가미한 재킷을 매치하면 실패하지 않는다.

쇼핑 칼럼니스트 박혜정 씨는… 알뜰하고 현명하게 쇼핑하는 것을 최고의 미덕으로 삼는 방송작가계의 쇼퍼홀릭. ‘쇼퍼홀릭 박 작가의 깐깐한 뉴욕 쇼핑 여행’ ‘뉴욕 리얼 푸드’를 펴냈다. 작가 전문 그룹 ‘호언’ 대표.

  • 추천 0
  • 댓글 0
  • 목차
  • 공유
댓글 0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