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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시한 엄마 배우로 돌아온 문소리

글·구희언 기자 | 사진·홍중식 기자,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입력 2013.03.25 14:28:00

MBC ‘토크클럽 배우들’에서 신성일은 섹시한 여배우로 전지현과 문소리를 꼽았다.
그런 문소리가 영화 ‘분노의 윤리학’으로 돌아왔다.
한층 더 예뻐진 것은 물론 여유로움까지 더해진 그녀와의 만남.
섹시한 엄마 배우로 돌아온 문소리


배우 문소리(39)가 출산까지 3주 남은 만삭의 몸으로 홍상수 감독의 영화 ‘다른 나라에서’에 출연한 게 2011년 여름이었다. 지난해 개봉한 이 영화는 바닷가 마을을 배경으로 프랑스 여배우 이자벨 위페르가 연기한 ‘안느’라는 이름을 가진 서로 다른 세 여인의 세 가지 이야기로 구성된 작품. 당시 문소리는 부푼 배를 안고 남편(권해효)과 안느(이자벨 위페르) 사이가 의심스러워 부안까지 따라가는 금희 역을 맡았다.
2006년 5월 채널CGV ‘정경순의 영화잡담’에 출연해 이상형을 묻는 말에 “원수 같고 (나와) 잘 맞지 않아도 친구 같고 내 편 같고 그냥 몸이 많이 힘들어도 들어와서 보면 웃을 수 있는 그런 사람”을 꼽았던 문소리. 그는 같은 해 12월 성균관대 선후배 사이인 영화감독 장준환과 극비리에 웨딩마치를 울렸다. 한 차례 유산의 아픔을 겪었기에 결혼 5년 만에 얻은 딸이 더없이 소중할 수밖에 없었을 터. 그는 한동안 들어오는 작품도 고사하며 태교에만 전념했다.
그런 문소리를 다시 만난 건 1월 30일 영화 ‘분노의 윤리학’ 기자간담회에서였다. 이제훈, 김태훈, 조진웅, 곽도원 등 연기파 배우들과 함께 연기한 그는 군살 없는 늘씬한 몸매로 등장해 건강미를 뽐냈다. “홍일점이라 감독님의 사랑을 한몸에 받을 수 있어 좋았다”며 웃는 문소리에게선 한결 여유로움이 느껴졌다.

연기할 땐 넘치는 카리스마 아이 앞에선 혀 짧은 목소리

섹시한 엄마 배우로 돌아온 문소리

영화 ‘분노의 윤리학’에서 홍일점인 문소리는 남편의 불륜에 분노하는 캐릭터를 연기한다.



영화 ‘분노의 윤리학’은 미모의 여대생 살인사건이 벌어진 가운데 그녀를 도청한 남자, 그녀를 이용한 남자, 그녀를 간음한 남자, 그녀를 스토킹한 남자, 그리고 한 여인의 이야기가 얽히고설킨 내용이다. 영화 예고편에 나온 26세 관람 불가라는 파격적인 문구 역시 화제가 됐다. 모두가 자기 잘못은 없고, 남에게 책임을 전가하며 공격하는 가운데 문소리는 남편(곽도원)이 룸살롱 여자랑 바람이 난 사실을 알고 분노하는 아내 역을 맡았다.
“‘한 신인 감독(박명랑)이 재밌는 시나리오를 썼는데 제작되기는 어려운 형편이다, 영화 하는 사람들끼리 모여서 재미나게 제작할 방법이 없을까’라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그래서 ‘나도 그 시나리오 읽어볼 수 없을까’ 하고 이야기를 꺼냈죠. 근래 보던 시나리오와는 다르더라고요. 독특하고 참신한 구석이 있었고, 이렇게 재미있다면 한번 해보자는 생각이었어요. 잘 아는 스태프들과 함께 뭉쳐서 좋은 마음으로 만들어보면 어떨까 해서 시작한 게 여기까지 왔네요(웃음).”
영화 제작에는 문소리의 소속사인 사람엔터테인먼트도 참여했다. 함께 출연한 주연 배우 이제훈, 김태훈, 조진웅, 곽도원은 그와 한솥밥을 먹는 식구들이다. 그러다 보니 촬영 기간 내내 친한 친구끼리 모여 영화를 만드는 느낌이었다고. 사채업자 역을 맡은 조진웅은 “문소리 씨는 남자들처럼 야식도 잘 먹고 씩씩한 캐릭터였다”라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공개된 스팟 영상에서 문소리가 등장하는 장면은 수 초에 불과하지만 표정과 대사만으로 남자 배우들을 압도했다. 이날 현장에서는 자신이 맡은 배역의 주요 대사를 읽는 시간도 있었는데, 문소리는 처음에 당황하다가도 조명이 꺼지자 이내 “잘못한 사람은 아무도 없네요?”라는 대사를 서늘하게 소화해 박수를 받았다. 극 중 캐릭터처럼 평소에도 카리스마가 넘치는지 묻자 그는 “아니에요~. 저 우리 아기와 혀 짧은 소리로 대화하는 엄마예요”라며 호호 웃었다.
영화 ‘다른 나라에서’ 촬영 기간이 임신 기간과 겹쳤다면 이번 영화 ‘분노의 윤리학’을 촬영하면서는 아이 돌잔치가 겹쳤다.
“낮부터 시작된 영화의 클라이맥스 신을 밤을 새우고 다음 날 오전 7시 반까지 찍었어요. 그런데 그날이 아이 돌이라서 점심에 가족들과 식사를 하기로 했거든요. 다행히 가족끼리 조촐하게 한정식집에서 모이는 약속이었죠. 허겁지겁 달려가서 식사하고 사진을 찍었어요. 그래도 엄마인데 한복 차림에 비몽사몽하며 퀭한 눈으로 사진을 찍어서 상태가 너무 안 좋아요.”
작품에서 비중이 크지는 않았지만 매력적인 시나리오에 이끌려 선뜻 출연한 그는 “이런 한국 영화도 나와야 하지 않겠느냐”라는 생각이었다고 했다.
“‘분노의 윤리학’이라는 게 상업영화 제목으로도 쉽지는 않았지만, 캐릭터 비중도, 제목도 시나리오를 읽고 나자 제겐 중요하지 않았어요. 그냥 한 명의 관객으로서 이런 한국 영화를 보고 싶기도 했고요. 남자들끼리 싸우는 어두운 이야기일 것 같지만, 제가 많은 여성의 마음을 대변해서 통쾌하게 정리해 드리는 부분도 있거든요. 여성 관객들이 ‘올레’를 외치며 보았으면 좋겠어요.”

여성동아 2013년 3월 59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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