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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d healing food

열받는 날 속풀이 음식

화가 날 때 먹으면 속이 시원~

진행·조윤희 프리랜서 | 사진·문형일 기자

입력 2013.03.18 15:03:00

다이어트나 건강 기사에는 음식을 과하게 먹어 속을 푸는 것은 금물이라 하지만 스트레스가 심하거나 화가 날 때 음식만큼 빠르게 기분을 전환해주는 것도 없다. 화끈하게 맵거나 기분 좋은 달콤한 맛이 스트레스를 날려주기도 하고, 음식 만드는 과정에서 위안을 얻기도 하며, 음식에 담긴 아름다운 추억으로 마음의 평온을 찾을 수도 있다.
◆ 디자이너 효재
어린 시절 엄마는 내 생일이 되면 황태머리를 푹 끓여 국물을 내고, 미역을 씻어 건지고 황태살을 쪽쪽 찢어 미역과 함께 참기름에 달달 볶다 황태머리국물을 붓고 찹쌀가루로 빚은 새알심을 넣어 황태미역국을 끓였다. 엄마는 “너 낳은 때가 되니 온몸이 오골오골 아프다”며 나를 낳고 드셨다는 미역국을 늘 끓이셨다. 당시에는 쇠고기미역국을 끓이지 황태미역국이 뭐냐며 투정을 부리곤 했다. 그런데 세월이 흘러 기분이 꿀꿀하거나 스트레스 풀고 싶을 때 나는 북어 한 마리 들고 마당으로 나간다. 북어 전용 방망이를 들고 북어를 두드리고 또 두드리며 북어에서 살과 뼈를 쪽쪽 찢어 발라낸다. 그러다 보면 속상했던 마음이 풀어진다. 마음이 풀어지면서 엄마도 이랬겠구나 싶은 생각이 든다.
그렇게 발라낸 북어머리와 뼈로 국물 내고, 엄마처럼 북어살을 볶아 미역국 끓이고 새알심을 동동 띄운다. 마트에 가서 북어포를 사다 끓이면 5분이면 끓일 수 있지만 북어 두드리고 살을 발라내는 번거로운 과정을 마다하지 않는 것은 그 과정이 나를 정화시키기 때문이다. 뜨끈하게 끓인 새알심황태미역국 한 사발 먹으면 몸이 따끈해지고 위가 편안해지며 마음 또한 푸근해진다. 내가 새로워지는 것 같다고나 할까.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추억 속의 음식이 나만의 음식이 되어가는 과정인 것 같다.

새알심 동동 띄운 황태미역국

열받는 날 속풀이 음식


준비재료
미역 10g, 황태 50g, 새알심(찹쌀가루 ½컵, 소금 ½작은술, 뜨거운 물 적당량), 참기름 1큰술, 물 3컵, 다진 마늘 1작은술, 국간장 1½큰술, 소금 약간
만들기
1 마른미역을 넓은 볼에 담고 물을 충분히 부어 불린 뒤 바락바락 주물러 씻어 먹기 좋은 길이로 썬다.
2 황태는 손으로 잘게 찢어 굵은체에 담고 가루를 털어낸 뒤 물을 뿌려 잠시 불렸다 꼭 짜 물기를 제거한다.
3 찹쌀가루에 소금을 섞은 후 뜨거운 물을 조금씩 부으며 반죽이 말랑할 정도로 익반죽한다.
4 새알심 반죽을 같은 크기로 조그맣게 떼어낸 후 동그랗게 빚어 끓는 물에 넣어 끓이다 동동 떠오르면 건져서 찬물에 담갔다 건진다.
5 달군 냄비에 참기름을 두르고 황태를 넣어 달달 볶다 미역을 넣어 파란색이 돌 때까지 볶는다.
6 분량의 물을 붓고 한소끔 끓으면 다진 마늘과 국간장을 넣고 불을 줄여 푹 끓인다.
7 미역이 부드럽게 풀어지면 새알심을 넣고 익어서 떠오르면 불을 끄고 소금으로 간한다.

◆ 축구선수 이동국과 아내 이수진
남편이나 나나 성격이 여유로운 편이라 크게 화날 일도, 속상할 일도 거의 없다. 늘 즐겁게 사는 편이지만 가끔 기분이 가라앉으면 기운이 딸려 그런 거라고 생각해 고기를 먹는다. 특히 남편은 고기를 좋아해 고기를 먹어야 기운이 나고 기운이 나야 기분도 좋아진다. 외식을 할 때도 돼지고기나 훈제 오리고기집을 주로 찾는다.
집에서는 제육볶음을 자주 해 먹는다. 우리집 제육볶음은 두 가지 버전이 있다. 시어머니에게 배운 제육볶음은 도톰하게 썬 삼겹살에 묵은지를 넣고 고춧가루에 버무려가며 볶는 것이다. 나의 방법은 얇게 썬 돼지고기를 양념장에 하루 정도 쟀다 갖은 채소를 넣고 함께 볶는 것이다. 제육볶음을 먹고 배가 부르고 기운이 나면 기분이 느긋해지고 여유로워진다.



스태미나 제육볶음

열받는 날 속풀이 음식


준비재료
삼겹살 300g, 고기양념(청주 1큰술, 소금·후춧가루 약간씩), 양파·청·홍고추 ½개씩, 당근 1토막, 대파 ½대, 마늘 1쪽, 양념장(간장·청주·된장·고추장·다진 파·물엿·물 1큰술씩, 고춧가루·다진 마늘·설탕 ½큰술씩, 생강즙 1작은술), 식용유·통깨 약간씩, 참기름 1작은술
만들기
1 삼겹살은 한입 크기로 먹기 좋게 썰어 고기양념에 밑간한다.
2 양파, 당근, 대파는 같은 길이로 썰고 고추는 어슷하게 썰어 씨를 턴다. 마늘은 저며 썬다.
3 분량의 양념장 재료를 섞는다.
4 밑간한 삼겹살 양념장을 넣고 주물러 양념이 배게 한 뒤 손질한 채소를 섞어 간이 배게 하룻밤 냉장고에 넣어둔다.
5 달군 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④를 볶는다. 마지막에 통깨를 뿌리고 참기름을 섞는다.

◆ 방송인 홍석천
나는 우울하거나 기분이 좋지 않을 때는 핫초코를 찾는다. 카카오 100%에 유기농 팜슈거, 우유를 넣어 만든 핫초코 한잔은 속을 풀어주고 마음까지 따뜻하게 해준다. 하지만 핫초코보다 좀 더 내게 위안을 주는 음식은 꽃게탕이다.
내 고향은 충남 청양인데, 어려서부터 어머니가 즐겨 해 주시던 음식이 꽃게탕이다. 내가 칭찬받을 일을 한 날이나, 서울 유학 시절 고향에 내려가면 어머니는 늘 꽃게탕을 끓여주셨다. 청양은 바닷가 도시 대천과 가까워 싱싱한 꽃게를 구하기 쉬웠는데, 싱싱한 서해안 꽃게를 사다 된장, 고추장, 고춧가루 조금씩 풀고 갖은 채소와 청양고추 송송 썰어 넣어 매콤하게 끓여주시던 꽃게탕은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진다. 꽃게탕을 끓이고 먹으면서 어머니를 떠올리고 고향 생각을 하면 화가 났던 마음이 풀어지고 안정되는 것이 느껴진다.

매콤 꽃게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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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재료
꽃게 2마리, 무 50g, 청양고추·홍고추 1개씩, 대파 ½대, 쑥갓·소금 약간씩, 찌개양념(고추장·간장·다진 마늘 ½큰술씩, 된장 1큰술, 고춧가루 2작은술, 생강즙 1작은술, 후춧가루 약간), 다시마물 2컵
만들기
1 꽃게는 솔로 껍데기를 문질러 씻어 등딱지를 뗀 뒤 몸통과 다리를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른다.
2 무는 나박하게 썰고, 고추는 어슷하게 썰어 씨를 턴다. 대파는 어슷썰고 쑥갓은 씻어 물기를 턴다.
3 분량의 양념 재료를 고루 섞는다.
4 냄비에 무를 깔고 꽃게를 올리고 다시마물을 부은 뒤 양념을 풀어 한소끔 끓인다.
5 끓이는 동안 생기는 거품은 걷어내면서 재료가 익을 때쯤 고추와 대파를 넣고 끓이다 소금으로 간을 맞춘다. 먹기 직전 쑥갓을 올려 낸다.

◆ 한의사 왕혜문
사람들은 보통 스트레스를 받거나 기분이 좋지 않을 때 매운 음식을 찾는다. 하지만 몸과 마음의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 매운 음식을 잘못 먹으면 자칫 위에 부담을 줘 탈이 날 수 있다. 매운 음식이라도 위에 부담을 덜 주는 부드러운 음식을 먹는 게 좋다. 나는 고수를 듬뿍 넣은 쌀국수, 특히 청양고추를 약간 넣어 은은하게 매운 쌀국수를 먹는데, 기분 전환에 이만한 음식이 없다. 우울하거나, 특히 날씨가 습하거나 추워 몸이 으슬으슬할 때도 쌀국수는 몸을 따뜻하게 해주고 속을 풀어준다. 내게 쌀국수는 아픈 몸을 치유하고 상한 맘도 풀어주는 음식이다. 한의학적으로도 쌀국수는 장점이 많다. 면을 쌀로 만들어 소화가 쉽고 따뜻한 국물이 속을 풀어주고 몸을 개운하게 한다. 청양고추의 은근한 매운맛은 몸에 열을 내는 발열 작용으로 몸을 따뜻하게 해주기 때문에 추운 날이나 비 오는 날 먹으면 좋다. 쌀국수에 올려 먹는 고수는 몸의 혈액순환을 돕고 울열을 풀며 이뇨 작용을 도와 몸을 정화하는 기능이 있다. 고수의 향은 호불호가 갈리지만 한번 맛 들이면 그 독특한 향이 오히려 좋아진다.

고수와 청양고추 넣은 쌀국수

열받는 날 속풀이 음식


준비재료
쌀국수 100g, 숙주나물 50g, 양파 ½개, 청양고추 1개, 고수 1뿌리, 닭육수 2½컵, 삶은 쇠고기양지) 4~5점, 칠리소스·피시소스·해선장 적당량씩
만들기
1 쌀국수는 큰 볼에 담고 뜨거운 물을 부어 20분 정도 불린다.
2 숙주나물은 다듬어 씻고, 양파는 얇게 채썬다. 청양고추는 송송 썰어 씨를 턴다. 고수는 뿌리를 자르고 4cm 길이로 썬다.
3 불린 쌀국수는 체에 밭쳐 물기를 빼고 뜨거운 닭육수에 담갔다가 건져 그릇에 담는다.
4 쌀국수 위에 삶은 쇠고기, 숙주나물, 양파를 얹고 뜨겁게 끓인 닭육수를 붓는다.
5 송송 썬 청양고추와 고수, 소스들을 곁들여 먹는다.

◆ 요리 연구가 김노다와 김상영
남편 노다 씨는 뱃살이 있어 음식을 제한하는 편이다. 좋아하는 단 음식이나 밀가루 음식, 아이스크림은 되도록 자제하지만 크게 스트레스를 받고 맘이 상하면 아이스크림과 초코우유로 화를 삭인다. 아이스크림을 먹으면서 웹서핑을 하고 평소 사고 싶었던 물건을 쇼핑하는데, 그만의 스트레스 해소법인지라 마땅치는 않지만 가끔 못 본 척 넘어간다.
내가 직접 나서서 속풀이를 해줄 때도 있다. 방법은 따끈한 찜질방에 가는 것이다. 사우나를 하고 따뜻한 곳에서 이야기를 하다보면 화가 풀리고 몸이 노곤해지며 마음이 따뜻해진다. 그리고 여기에 빠지지 않는 것이 열무비빔국수! 잘 익은 열무김치와 채썬 양배추, 상추, 오이 등을 듬뿍 넣고 빨간 고추장양념에 무친 열무비빔국수를 미역국과 함께 먹는데 비빔국수로 얼얼해진 입과 속을 부드러운 미역국으로 중화시키는 것. 매운 음식으로 열 내고 미역국으로 속을 풀면 몸과 마음이 가벼워진다.

열무비빔국수와 미역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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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무비빔국수 준비재료
비빔장(고추장·사이다 1큰술씩, 고운 고춧가루 ½작은술, 식초 ⅔큰술, 물엿 ½큰술, 설탕 1작은술), 양배춧잎 ½장, 상추 2장, 오이 1토막, 소금·통깨 약간씩, 국수 120g, 열무김치 ½컵
만들기
1 분량의 재료를 섞어 비빔장을 만든다.
2 양배추는 채썰어 찬물에 담갔다 체에 밭쳐 물기를 없앤다. 상추는 1cm 폭으로 썰고, 오이는 돌려 깎아 곱게 채썬다.
3 끓는 물에 소금을 넣고 국수를 끓인 뒤 찬물을 넣고 한소끔 더 끓여 면을 투명하게 삶는다. 국수는 찬물에 헹궈 물기를 뺀다.
4 볼에 삶은 국수와 비빔장, 열무김치를 넣어 버무린 후 채썬 양배추, 상추, 오이를 올리고 통깨를 뿌린다.
미역국 준비재료
불린 미역 ½컵, 참기름·다진 마늘 1작은술씩, 물 2컵, 국간장 1큰술, 소금 약간
만들기
1 불린 미역을 참기름에 달달 볶다 물을 붓고 끓인다.
2 ①이 끓으면 다진 마늘, 국간장으로 간을 한 뒤 한소끔 더 끓이고 소금으로 간을 맞춘다.

◆ 푸드 스타일리스트 신동주
가끔은 책상 앞에서 시간만 보내고 일은 진도가 안 나갈 때가 있다. 갑자기 속이 끓기 시작하면서 매운 게 확! 당긴다. 이럴 때면 일에서 손을 떼고 주방으로 가는 게 상책이다. 와인 한잔 따라 마시며 멸치, 콩나물로 국물을 우려낸다. 여기에 송송 썬 신 배추김치와 밥을 넣고 알맞게 익을 때쯤 밀가루 반죽을 뚝뚝 뜯어 넣어 김치수제비국밥을 끓인다.
경상도식 김치수제비국밥으로 경상도에서는 김장김치가 익을 때 주로 먹는 음식이다. 얼큰하게 고춧가루를 조금 더 풀어 끓이면 칼칼하고 시원한 맛에 어느새 이마엔 땀방울이 맺히고 답답했던 속이 후련해진다.

경상도식 김치수제비국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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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재료
수제비 반죽(밀가루 ½컵, 소금 약간, 물 적당량), 콩나물 80g, 신 배추김치 100g, 대파 5cm 1대, 홍고추 ½개, 멸치국물 4컵, 밥 1공기, 다진 마늘 ½큰술, 국간장 1½큰술, 고춧가루 1작은술, 소금 약간
만들기
1 밀가루에 소금을 넣고 물을 넣어가며 말랑하게 반죽한 후 랩을 씌워 냉장고에 잠시 넣어둔다.
2 콩나물은 껍질 벗겨 씻어 물기를 뺀다.
3 신 배추김치는 송송 썰고, 대파와 홍고추는 송송 썬다.
4 냄비에 멸치국물을 붓고 한소끔 끓으면 콩나물을 넣고 끓인다. 콩나물은 익으면 따로 건져둔다.
5 콩나물 삶은 국물에 밥과 썰어둔 김치, 다진 마늘을 넣어 끓이다 콩나물을 넣고 뚜껑을 덮어 한소끔 끓인다. 국간장을 넣고 홍고추와 고춧가루를 넣어 매운맛을 더한다.
6 ⑤에 수제비 반죽을 떼어 넣고 익으면 대파를 넣고 소금으로 간을 맞춘다.

◆ 탤런트 정은표와 아내 김하얀
남편은 늘 밝고 유쾌하다. 가족이 함께 행복하고 즐겁게 살자는 주의다. 아이들에게도 살갑고 나에게는 애정 표현도 지나칠 정도로 잘한다. 밖에서는 무뚝뚝하다는데 집에 오면 다정다감한 아빠이자 남편으로 변한다. 요즘 이른 사춘기가 온 아들 지웅이가 나와 투닥거리는 일이 종종 생기는데, 그럴 때면 살짝 화를 내곤 한다. 남편은 감수성이 풍부하고 그만큼 예민하기도 하다. 드라마가 끝나면 우울해하고 캐릭터에서 빠져나오기 힘들어하기도 한다.
그런 남편의 기분을 업시키고 속상한 마음을 풀어주는 비장의 요리가 있다. 돼지목살김치찜이다. 잘 익은 김장김치 두 포기에 돼지고기 목살을 덩어리째 넣고 푹 쪄서 찜을 한다. 김장김치의 새콤 시원한 맛이 돼지고기에 폭 배어 맛이 일품이다. 김장김치는 꽁다리만 잘라 담고, 목살은 먹기 좋게 썰어 내는데, 고기 맛이 밴 김치를 쪽쪽 찢어 목살을 싸 먹는 맛이 그만이다. 돼지목살김치찜을 먹고 나면 남편은 속이 풀리는지 다시 기분이 좋아진다.

돼지목살김치찜

열받는 날 속풀이 음식


준비재료
돼지고기 목살 300g, 고기양념(생강즙 ½큰술, 소금 ¼작은술, 후춧가루·통후추 약간씩, 양파채 1개 분량, 대파잎 적당량, 물 ½컵), 김장김치 200g, 홍고추 1개, 멸치국물 ½컵
만들기
1 돼지고기 목살은 핏물을 빼고 생강즙, 소금, 후춧가루를 뿌려 잠시 재운다.
2 냄비에 양파채를 깔고 목살을 얹고 위에 남은 양파채, 통후추, 대파잎을 덮는다. 물을 붓고 뚜껑을 덮어 30분 정도 삶는다.
3 김장김치는 길이대로 포기째 준비하고, 홍고추는 반으로 갈라 씨를 빼고 채썬다.
4 바닥이 두꺼운 냄비에 김치를 길이대로 반 갈라 깔고 홍고추와 삶은 목살을 올린다. 멸치국물을 부어 중간 불에서 뭉근히 30분 정도 김치가 푹 익도록 찐다.
5 젓가락으로 목살을 찔러보아 푹 들어가고 핏물이 배어나지 않으면 불을 끈다.
6 김치는 꽁다리만 잘라 그릇에 담고 목살은 두툼하게 썰어 함께 낸다.

◆ 산부인과 전문의 황인철
나는 먹는 것, 사람 만나는 것을 좋아한다. 그리고 요리하는 것을 아주 좋아한다. 어려서부터 어머니가 요리를 잘하셨고, 그 요리를 나눠 먹으며 정을 나누셨는데 그 모습에서 어머니의 사랑을 느낄 수 있었다. 전문의가 되고 교수가 돼 조금씩 시간이 생기면서 그동안 하고 싶었던 요리에 도전했다. 사실 그때 아내가 둘째 아이를 임신했는데, 아내를 위해 요리를 시작한 것이다. 아내를 위해, 아이들을 위해 요리하는 게 블로그를 통해 소문이 나며 ‘아내가 샤워할 때 나는 요리한다’는 책도 쓰고 방송에도 나가게 됐다.
그렇지만 나의 본업은 산부인과 의사다. 한 생명을 받아내는 일은 조심스러운 만큼 힘들고 스트레스가 많다. 스트레스가 심해지면 나를 위한 요리를 한다. ‘앞으로 기운 내서 잘 살자’며 나에게 기운을 북돋아주는 마음으로 요리한다.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나의 화풀이 음식은 스테이크다. 두툼하게 썬 등심에 소금, 후춧가루를 뿌려 굽고, 크림소스를 곁들인다. 올리브오일을 팬에 담고 생로즈메리를 넣어 살짝 끓이면 오일에 로즈메리 향이 배는데, 그릴에 구운 여러 가지 채소에 로즈메리 오일을 뿌려 스테이크에 곁들인다. 스테이크와 함께 와인 한잔 마시며 나만의 만찬을 즐기면 기분이 좋아진다.
무엇보다 요리하는 과정이 내게는 스트레스 해소이자 속풀이 방법이다. 어떤 요리를 만들지 생각하고, 시장에 나가 여러 재료를 보면서 상상하고 아이디어를 얻는 자체가 즐거움이 된다. 그 재료들로 음식을 만들고, 사람들이 먹고 맛있다며 좋아할 때 나는 진정으로 위안을 받는다.

크림소스 스테이크

열받는 날 속풀이 음식


준비재료
쇠고기 등심 200g, 소금·후춧가루 약간씩, 주키니호박·가지 1토막씩, 올리브오일 적당량, 양파 ¼개, 로즈메리 1줄기, 크림소스(생크림·파르메산치즈 1큰술씩, 흰 후춧가루·소금 약간씩, 발사믹식초 1작은술)
만들기
1 쇠고기 등심은 키친타월에 싸서 핏물을 없애고 소금, 후춧가루를 앞뒤로 뿌린다.
2 주키니호박과 가지는 4cm 길이로 6등분해 소금을 약간 뿌려 물이 배어날 때까지 잰다. 키친타월로 물기를 없애고 후춧가루와 올리브오일 2큰술을 뿌린다. 양파도 같은 길이로 썬다.
3 달군 팬에 올리브오일을 두르고 로즈메리를 넣어 향을 낸 뒤 준비한 채소를 갈색이 나게 굽는다. 달군 팬에 오일을 두르고 채소를 갈색이 나게 구운 후 로즈메리 오일을 만들어 끼얹어도 된다.
4 채소를 구운 팬에 쇠고기 등심을 넣어 센 불에서 앞뒤로 재빨리 구워 접시에 담고 구운 채소를 곁들인다.
5 소스팬에 생크림을 끓이다 파르메산치즈, 흰 후춧가루를 넣고 약한 불에서 졸여 구운 고기에 끼얹는다. 채소에 발사믹식초를 뿌린다.

요리·스타일링·신동주(F.I.M. Studio 02-394-4330)
요리어시스트·임경미

여성동아 2013년 3월 59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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