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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코 프라하의 추억과 낭만을 찾아서

체코프라하국립미술관 소장품 전시회

글·권이지 기자

입력 2013.03.06 10:17:00

1950년대부터 지속된 냉전 시대. 한쪽에 미국이 있다면 다른 쪽엔 소련, 즉 소비에트 연방이 자리를 잡았다. 연방국 중 하나인 체코는 냉전시대 당시 대한민국 사람들에게는 물리적 거리보다 심리적 거리가 더 멀었던 동구권 국가 중 하나다. 그러나 1990년대 초 소비에트 연방이 해체된 뒤 2000년대 들어서는 그 거리가 점차 줄어들고 있다. 드라마 ‘프라하의 연인’과 인천 출발 직항편 덕에 체코는 이제 더 가까운 나라로 인식되고 있다.
헝가리 등과 함께 동유럽의 대표 국가로 손꼽히는 체코는 슬라브, 보헤미아 등 고유한 민족 문화를 지니고 있을 뿐 아니라 세계적 예술 도시 빈, 파리와의 교류를 통해 체코인만의 독특한 예술·문화를 꽃피웠다. 이들은 우리나라 민족과 많이 닮았다. 역사 속 소용돌이에서 타국의 원치 않는 간섭을 받고, 이를 이겨내기 위해 수차례 저항하기도 했다.
유럽 역사에서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는 대변혁의 시대로 1, 2차 세계대전이 일어나며 유럽의 지도를 바꾸어놓았다. 그 속에서 체코는 제국주의가 쇠퇴하고 민족주의가 급부상하던 시대상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전쟁을 치르고 사회주의가 들불처럼 번져갔다. 체코의 예술가들은 단시간 내 격변하는 세태를 성찰하고자 했다. 이는 식민 지배와 한국전쟁을 거친 우리나라 근대기 예술가들의 행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체코 프라하의 추억과 낭만을 찾아서

1 블라스타 보스트르제팔로바-피쉐로바, ‘1922년의 레트나’, 62×82, 캔버스에 유채, 1926. 2 프란티셰크 야노우세크 ‘담배 피우는 사람’ 101.5×81.5, 캔버스에 유채, 1934.



닮았지만 다른 거울 같은 체코와 한국 미술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미술관에서 열리는 ‘프라하의 추억과 낭만: 체코프라하국립미술관 소장품전’은 체코 작가들이 국가와 민족, 나에 대한 정체성에 자문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화폭에 담은 작품 총 1백7점을 선보인다. 체코프라하국립미술관의 소장품을 한국 최초로 유치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총 28명의 작가는 저마다 정치·사회적 격변 속 체코의 모습을 묘사했다.
제1부 ‘근대적 표현의 모색’에서는 1905~1917년의 작품을 담았다. 당시 체코 미술은 서구 유럽 미술의 영향을 받거나, 프랑스와 오스트리아에서 공부한 화가들로 인해 서유럽의 색채를 많이 띠었다. 특히 1905년 프라하에서 개최된 노르웨이의 거장 에드바르트 뭉크의 전시회는 체코 큐비즘의 탄생을 이끌기도 했다. 당시 눈에 띄는 작가는 에밀 필라. 그는 1910년 피카소의 작품을 본 후 1911년부터 큐비즘 양식을 시도해 대상의 묘사와 재현에만 치중하던 당시 미술계에 반기를 들었다.
1918~1930년의 작품은 제2부 ‘새로운 나라, 새로운 표현’이라는 주제로 전시된다. 특히 1918년은 1차 세계대전의 종전과 더불어 체코 연방 공화국이 독립한 해로, 화가들은 독창적이고 전위적인 예술에 눈을 돌렸다. 아방가르드가 유행했지만 한편으로는 진지한 사회주의적 주제 등도 다뤄졌다. 블라스타 보스트르제팔로바-피쉐로바는 1921년 체코 공산당 설립 멤버로 활약하며 사회적으로 차별당하고 무시되던 개인과 계층의 삶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고자 했다.
제3부 ‘상상력의 발산’에서는 추상미술의 세계를 보여준다. 프란티셰크 야노우세크 1934년 작품 ‘담배 피우는 사람’은 초현실주의적 특징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초현실주의의 대표 작가인 살바도르 달리의 1930년대 작품 ‘기억의 지속’과 비슷한 선상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것처럼 느껴진다. 1931년부터 1943년, 즉 제2차 세계대전을 전후한 시기는 당시 활동하던 작가들의 마음에 인간성과 자유에 대한 추구, 전쟁의 비극을 초래한 정치적, 사회적 상황에 대한 우려가 복합적으로 반영된 때다. 그 속에서 꿈틀대며 초현실주의가 피어났다. 이들은 현실을 뛰어넘는 불가사의한 것, 우연한 것들을 표현하며 흔들리는 현실 속에서 작가 자신의 자아를 굳건히 지키고자 했기 때문이다.

자료제공·국립현대미술관

여성동아 2013년 3월 59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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