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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새 신부 소유진 설맞이 인사

기획·김유림 기자 | 사진·홍중식 기자

2013. 01. 25

탤런트 소유진이 품절녀 대열에 합류했다. 결혼식을 열흘 앞두고 만난 그는 앞으로 펼쳐질 또 다른 행복에 한껏 들뜬 모습이었다. 소유진이 처음 밝힌 연애 스토리 & 결혼 준비 과정.

새 신부 소유진 설맞이 인사

1월 19일 결혼식을 올린 소유진. 발그레한 미소가 아름답다.



연둣빛 저고리에 다홍치마, 단연 새 신부의 상징이다. 1월 19일 외식사업가 백종원(47) 씨와 웨딩마치를 울린 소유진(32)이 결혼식 열흘 전 단아한 한복 차림으로 여성동아 독자들에게 설맞이 인사를 전했다. 계원예술고등학교 시절 고전무용을 전공한 그는 카메라 셔터에 맞춰 능숙한 포즈를 선보였다. 평소 한복 입을 기회가 많지 않지만 동그란 이마와 좁은 어깨 등 체형이 우리 옷과 잘 어울렸다.
2000년 SBS 드라마 ‘덕이’로 데뷔한 소유진은 그간 드라마와 예능을 오가며 통통 튀는 매력을 선보였다. 한동안 연기 활동이 주춤하기도 했지만 최근 MBC 아침드라마 ‘그대 없인 못살아’, JTBC ‘해피엔딩’에 출연하며 꾸준히 연기 경력을 쌓았다. 그리고 2013년을 시작하는 첫 달, 그는 한 남자의 아내로 새로운 인생을 시작했다.
소유진은 결혼을 앞둔 신부답게 미모도 한창 물이 올라 있었다. 여느 신부들과 마찬가지로 일찌감치 다이어트에 돌입해 한결 날씬해진 모습이었다. 무엇보다 발그레하게 상기된 얼굴에서 행복감이 듬뿍 묻어났다. 그는 요즘 신혼집 꾸미는 재미에 푹 빠져 있다고 했다. “결혼이 실감 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다들 지금이 제일 좋을 때라고 하는데, 정말 그런 것 같다”며 까르르 웃었다. 지난가을 서울 서초구 방배동 신혼집을 깜짝 프러포즈 선물로 받은 소유진은 자신이 직접 디자인한 가구들로 둘만의 보금자리를 채워가고 있다. 그는 현재 서울 중구 장충동에 카페 겸 가구점을 운영하고 있다.
“평소 만드는 걸 좋아해요. 친정엄마가 의상디자이너로 오래 활동하셨기 때문에 어려서부터 패턴이나 디자인에 관심이 많았어요. 엄마한테 뜨개질도 배웠는데, 지난 크리스마스 때는 시부모님께 목도리를 떠서 드렸어요. 한 코 한 코 예비 시부모님을 생각하는 마음으로 정성스럽게 떴는데 다들 좋아해주셔서 기분 좋았어요(웃음). 특히 어머님이 외출 때마다 그 목도리를 두르고 다니신다고 해서 크게 감동받았죠.”
처음 그의 결혼 소식이 전해졌을 때 화제를 모은 것은 예비 신랑과의 나이 차. 1993년 원조쌈밥집 ‘본가’로 외식사업에 뛰어든 백 대표는 ‘한신포차’ ‘새마을식당’ ‘홍콩반점0410’을 거느린 더본코리아 대표로 외식업계 큰손이며, 소유진보다 15세 연상이다.
하지만 정작 두 사람은 10개월간의 연애 기간 동안 나이 차에 대한 부담감은 전혀 없었다고 한다. 특히 소유진은 어려서부터 30세나 차가 나는 부모님을 보면서 일찌감치 ‘아빠처럼 푸근한 남자’를 남편감으로 염두에 뒀다고 한다.
“사람들은 조금 의아하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저희는 처음부터 나이 차가 큰 문제가 아니었어요. 실제로 오빠를 만나면서 나이 차, 세대 차를 느낀 적도 없고요. 사고방식이나 생활 습관 등이 오히려 저보다 더 젊게 느껴질 때도 있어요. 그리고 제 주변에 유독 나이 차가 많이 나는 커플들이 많아서 15년 차가 새삼스럽지 않아요(웃음). 친정 부모님도 처음에는 남자 친구가 사업을 하는 데다 나이도 많아서 다소 걱정을 하셨지만 직접 만나본 뒤로는 믿음직스럽다면서 만족스러워하셨어요. 시부모님 역시 제가 연예인이라는 점 때문에 어쩔 수 없는 편견이 있으셨을 테지만 지금은 다들 예뻐해주셔서 감사해요(웃음).”

# 굿 푸드, 굿 무드! 식당에서 꽃핀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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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유진·백종원 커플은 지난해 4월 배우 심혜진의 소개로 처음 만났다. 당시 소유진은 JTBC 드라마 ‘해피엔딩’에서 심혜진과 모녀 사이로 출연 중이었고, 심혜진과 백종원 씨는 예전부터 친구 사이. 식사를 함께 하자는 심혜진의 제안으로 자연스럽게 첫 만남이 이뤄졌다.
“제가 또래 연예인보다 선배 연기자들과 어울리는 걸 좋아해요(웃음). 심혜진 선배님과는 예전에 같은 소속사에 있으면서 친분이 있었고, 이번에 드라마에 함께 출연하면서 더 친해졌죠. 그동안 누구를 소개해주겠다고 한 분들이 계시지만 실제로 소개팅을 한 적은 한 번도 없어요. 이번에도 격식을 차려야 하는 자리였다면 모임에 나가지 않았을 거예요. 처음부터 좋은 사람들끼리 모여 가볍게 식사하는 자리라고 해서 부담 없이 약속 장소에 나갔죠. 그 당시 다리를 다쳐서 편한 옷차림에 슬리퍼를 신고 나갔어요(웃음). 오빠도 저에 대한 특별한 감정을 갖고 그 자리에 나온 건 아니고요, 서로 대화를 나누면서 자연스럽게 친해졌어요. 누가 먼저 사귀자고 한 것도 아닌데 어느 순간 보니까 저희 둘이 연애한다고 해도 될 만큼 매일 만나고 있더라고요(웃음). 둘 다 혈액형이 소심한 A형이라 속으로는 ‘우리는 무슨 사이지?’ 하고 고민 많이 했을 텐데, 누가 먼저 ‘대시’를 하진 않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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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트는 주로 백씨가 운영하는 식당에서 했다. 두 사람의 관계가 자연스럽게 진행될 수 있었던 것도 ‘음식’이라는 평범하면서도 의미 있는 연결고리가 있었기 때문이다. 보통 연인들은 맛집을 찾아다니며 데이트를 하는데, 이들에게는 백씨의 일터가 연애하기 가장 적합한 장소였다.
“데이트 코스 중 90%가 식당, 10%가 영화관이었어요(웃음). 특히 오빠 연구소에서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먹으며 데이트를 했죠. 저도 친구들 사이에서는 요리 솜씨 좋다는 소리를 꽤 들었는데, 오빠 앞에선 어림도 없어요. 결혼해서도 아마 저는 숟가락만 놓지 않을까 싶어요(웃음). 그래도 집들이 때는 오빠의 도움을 받되, 제 손으로 음식을 다 만들어서 대접할 생각이에요.”
데이트가 이어지면서 두 사람은 자연스럽게 결혼을 생각하게 됐다. 소유진은 “결혼을 결심할 만한 특별한 사건이 있었던 건 아니고, 처음 만날 때부터 ‘왠지 이 사람과 결혼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수줍게 웃었다. 백씨의 가장 큰 장점으로는 언제나 한결같고 자상하다는 점을 꼽았다. 평소 그가 꿈꾸던 남편감과 모든 게 일치한다고.
“넓은 품으로 저를 안아줄 수 있는 사람을 기다렸는데, 남자 친구가 그런 사람인 것 같아요. 철부지 같은 제 성격도 다 받아주고, 겉으로 보면 저한테 다 져주는 것 같아도, 제가 잘못한 점이 있다면 저를 잘 이끌어주고 가르쳐줄 수 있는 그런 사람이요. 그래서인지 제가 오빠 손바닥 안에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어요(웃음). 오빠는 일할 때는 불같이 화를 내기도 하지만, 저한테는 언제나 자상하고 다정다감해요.”

# 외식업계 큰손 백종원은 누구?

백종원 대표는 외식업계에서 성공 신화를 이뤄낸 인물로 유명하다. 현재까지 그가 선보인 브랜드는 19개, 아이템마다 소위 말하는 ‘대박’을 쳤다. 그가 음식에 본격적으로 관심을 갖게 된 건 포병부대 장교로 있을 때였다. 연세대 사회복지학과 재학 시절, 맛집 순례가 학과 공부보다 더 중요한 일과였을 정도로 맛있는 음식에 대한 애착이 남달랐던 그는 군 입대 후 천편일률적인 간부식당 음식을 개선하고자 비공식적으로 보직을 바꿔 간부식당을 직접 운영했다. 장교가 식당을 담당하는 것을 부끄러워하는 분위기도 있었지만 그는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에 큰 희열을 느꼈다고 한다. 그뿐만 아니라 그가 식당을 맡은 이후 음식의 맛과 질이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나아져 나중에는 다른 부대에서 벤치마킹을 하러 오기도 했다.
백 대표는 1993년 군 제대 후 인테리어 사업을 시작했지만 식당에 대한 관심의 끈을 놓지 못했다. 어느 날 회사 인근 부동산에 갔다가 “좋은 식당 나온 것 없어요?”라고 농담 반 진담 반으로 한 말이 그의 인생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마침 급매로 나온 식당이 있었고 백 대표는 그 자리에서 계약서를 썼다. 식당 이름을 ‘원조쌈밥집’으로 바꿔 새로운 개념의 쌈장을 만들고 국내 처음으로 ‘대패 삼겹살’ 등을 선보이며 1년 만에 매출을 2배로 끌어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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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그는 지인의 소개로 수입 목조주택 사업도 시작했다. 마침 국내에 목조주택 바람이 불면서 요식업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큰돈도 벌었다. 하지만 1990년대 말 외환위기가 닥치자 주택사업은 무너져 내렸고, 그도 순식간에 빚더미에 올라앉았다. 남은 것은 식당 하나. 백 대표는 빚쟁이들을 모아놓고 식당을 처분하면 빚의 일부를 갚을 수 있지만, 식당을 살려준다면 모든 빚을 다 갚겠다고 약속했고, 결국 4년 만에 20억원에 달하는 빚을 모두 갚았다고 한다.
그 일을 계기로 백 대표는 비로소 식당업을 천직으로 여기게 됐고 본가, 새마을식당, 해물떡찜0410, 홍콩반점0410, 한신포차 등 현재까지 19개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현재 더본코리아는 국내 매장만 2백50여 개에 달하고 해외에도 중국에 15개, 미국에 3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소유진은 당분간 사업가의 아내로 남편 내조에 힘쓸 예정이다. 갑작스러운 변화가 부담스러울 법도 하지만 그는 “행복한 부담감인 것 같다”며 웃었다.
“무엇이 오빠와 저 모두를 위한 길인지 열심히 계획을 짜고 있어요. 이 또한 기분 좋은 부담감인 것 같아요. 아직 결혼 생활이 어떤 건지 잘 몰라서 구체적인 방법까지 말씀드릴 순 없지만 적어도 현명한 아내가 되고 싶다는 생각은 많이 해요. 연기도 계속할 생각인데, 다행히 남자 친구가 적극적으로 지지해주겠다고 약속했어요. 결혼 후에는 어떤 연기자로 변할지 저 자신도 궁금해요. 선배 연기자들이 결혼하고 아이도 낳으면 세상을 보는 눈이 달라지고, 그런 변화가 연기에도 상당한 영향을 끼친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렇다고 당장 일에 몰두하기보다는 당분간은 변화를 충분히 만끽하고, 어느 정도 안정이 됐을 때 연기자로서 성숙된 모습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 장모와 음식 얘기하며 수다 떠는 살가운 사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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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유진과 남다른 친분을 지닌 한복 연구가 박술녀 원장. 그는 촬영 내내 소유진의 옷매무새를 만져주며 우리 옷을 좋아해주는 것에 대해 고마움을 표했다.



소유진은 2세 계획을 묻는 질문에는 “솔직히 요즘 그게 가장 고민”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그는 “어른들은 손자를 기다리실 텐데 신혼을 즐기고 싶은 마음도 있고, 복잡하다. 아기를 생각하면 남자 친구 나이가 많다는 게 좀 걸린다”며 하하 웃었다.
백종원 대표는 딸만 둘인 처가에 벌써부터 든든한 아들 노릇을 하고 있다. 평소 말수가 적은 장인도 살갑게 구는 막내 사위에게 후한 점수를 줬다고 한다.
“남자 친구가 음식 전문가이다 보니까 특히 엄마와 얘기가 잘 통해요. 된장찌개 하나를 놓고도 몇 시간씩 대화를 이어가죠(웃음). ‘어머니는 이런 재료를 넣으시는구나. 그런데 다른 걸 넣으면 훨씬 맛이 깊어지고 좋아요. 언제 저와 함께 만들어보세요’ 하면서 넉살 좋게 얘기하거든요. 그런 대화가 자연스럽게 이어지니까 식탁도 한결 풍성해지는 느낌이고, 흐뭇해하시는 부모님을 보면 저도 덩달아 행복해져요. 여자들이 결혼할 때 되면 친정엄마에 대한 마음이 애틋해진다고 하는데, 저 역시 그렇더라고요. 앞으로는 오빠와 함께 두 배로 더 잘해드려야겠다는 생각을 해요.”
신혼여행은 외식사업가답게 세계 3대 미식의 도시로 꼽히는 터키로 정했다고 한다. 소유진은 “남자 친구를 통해 음식이 주는 행복이 얼마나 큰지 알아가고 있다. 앞으로의 인생도 맛있게 잘 살고 싶다”며 환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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