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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Style Trend Report

‘코브라 트위스트’란?

김난도 교수가 알려주는 2013년 10대 소비 트렌드

글·구희언 기자 | 사진·동아일보 사진DB파트

입력 2013.01.09 15:00:00

뱀의 해인 2013년,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와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가 주목해야 할 10대 소비 트렌드를 뽑았다. 이니셜 그대로 ‘코브라 트위스트(COBRA TWIST)’다.
‘코브라 트위스트’란?


날 선 사람들의 도시 City of hysterie
우리 사회는 날카로워지고 있다. 아름다운 기사에도 악성 댓글이 달리고, 신문과 방송은 누군가를 비판하고 몰아세우는 내용으로 가득하다. 성격이 원만하지 못하다는 부정적 의미의 ‘까칠하다’는 말을, 많은 사람들이 자기 소개를 할 때 스스럼없이 말한다. 사람들은 인간관계에서 문제가 생기기 전에 완충 거리를 유지함으로써 사전에 문제 발생을 차단하려 한다. 여기서 거리 두기는 상대방을 존중하는 마음에서 나오는 ‘예의 바름’이라기보다 나와 타인의 관계를 철저하게 분리하겠다는 ‘냉정함’으로 해석된다.

난센스의 시대 OTL… Nonsense!
현재 우리 사회를 가리키는 극단적인 표현으로 ‘멘붕(멘탈 붕괴)’이 있다. 정신적, 심리적 공황 상태라는 의미다. KBS2 TV ‘개그콘서트’의 멘붕스쿨은 이러한 시대정신을 그대로 반영한다. 가볍고 편한 난센스 소재가 인기를 끄는 시대,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히트한 것은 필연적일 수밖에 없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난센스의 시대에는 상식이나 고정관념에서 과감히 탈피할 필요가 있다. 드라마나 영화에서 전통적인 사극의 모습도 크게 달라졌다. 소위 ‘팩션(팩트+픽션)’이 뜨는 것이다. 역사적 사실이나 실존 인물을 작가의 상상력을 바탕으로 새롭게 재구성하거나 전혀 다른 시각으로 보여주는 장르다.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드라마 ‘해를 품은 달’ ‘옥탑방 왕세자’ ‘닥터 진’ ‘신의’ 등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작품이 등장했다.

‘스칸디맘’이 몰려온다 Bravo, Scandimom
‘스칸디맘’은 아이의 감성을 자극하는 북유럽식 자녀 양육법을 추구하는 30대 젊은 엄마들을 가리킨다. 이들은 극성스럽고 경쟁적이던 육아 환경에서 벗어나 아이와 정서적 교감을 하고 자녀와의 평등한 관계를 지향한다.
스칸디맘은 타이거맘, 헬리콥터맘, 알파맘, 캥거루맘 등 그동안 우리가 알던 한국 사회의 엄마상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개성 넘치고 자기애 강한 요즘 엄마들에게는 무조건적 헌신과 희생보다 자녀에 대한 사랑과 엄마 자신의 행복이 중요하다. 이들은 자녀를 내가 원하는 모습으로 키우기보다는 자녀가 잘할 수 있는 것을 발견하는 것이 진정한 부모의 역할이라고 여긴다. 또한 자녀와 함께하는 소비는 있을지언정 자녀를 위해 나의 소비를 줄이는 희생은 불가능하다. 자녀와 같이 할 수 있는 문화와 여가 생활에 많은 지출을 하며, 필요하다면 사교육에 큰돈을 지출하기도 한다.

소유냐 향유냐 Redefined ownership
바야흐로 ‘향유경제’의 시대다. 사람들은 유목민처럼 모든 것을 훌훌 털고 언제라도 떠날 수 있는 자유로운 상태를 원한다. 필요한 물건을 빌려 쓰고, 함께 쓰고 기여하는 협력적 소비를 실천하며 사회적 가치까지 증대시키는 유익한 삶을 추구하는 것이다. 실질소득이 갈수록 줄어드는 2030세대는 리스나 렌트가 더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
소유에 연연하지 않는 향유경제 시대 소비자들은 어떤 모습일까. 비데와 정수기를 넘어 가전제품과 자동차까지 다양한 제품을 빌려 쓰는 렌털리즘, 셰어하우스, 소셜다이닝처럼 공유경제를 근간으로 한 협력형 소비 형태인 셰어리즘, 불필요한 물건을 기증하는 형태로 처분함으로써 다른 사람에게 기여하고자 하는 현상인 도네이즘 등이 대표적이다.



나 홀로 라운징 Alone with lounging
‘라운징’은 공공장소에서 사람을 만나고 가볍게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인 라운지에 ing를 붙인 용어다. 인터넷과 모바일로 인간관계의 폭은 넓어졌지만 그 안에서 공허를 느끼는 사람들이 외로움을 해소하려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노력을 뜻한다.
아무도 없는 곳에서 자기만의 분위기를 만들며 혼자서 놀기, 새로운 문화권으로 혼자 여행 떠나기, 색다른 음식과 스파 등 휴양으로 재충전하기 등 나 홀로 라운징은 혼돈의 시대를 사는 현대인이 존재감을 찾아 나서는 의식과도 같다.

‘코브라 트위스트’란?


미각의 제국 Taste your life out
미각은 원초적이고 미묘한 감각이다. 먹고살기 바빠서 먹는 문제가 크게 부각되지 못하던 우리 사회에서 미각의 향연이 시작되고 있다. TV에는 요리 관련 프로그램이 자주 등장하고, 요리를 취미 삼거나 맛집 순례를 큰 즐거움으로 여기는 이들이 늘어간다. 음식 가격은 어느 정도 상한선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중산층이나 서민층이라도 누릴 수 있는 사치의 스펙트럼이 다른 어떤 영역보다 넓다. 따라서 음식은 소소한 사치를 누릴 수 있는 좋은 대안이다. 최근 관심받는 디저트나 푸드 스타일링은 맛을 즐기는 양상이 공감각적이고 세련되며 쾌락적으로 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건강한 먹거리를 찾고 싶은 소비자들과 그 지역의 친환경 농산물을 성장시키려는 니즈가 만나 로컬 푸드 운동도 활성화되고 있다.
네이버 웹툰 ‘역전! 야매요리’나 KBS2 ‘해피투게더3’ 야간매점은 간단하면서도 창의적인 간식 레시피를 공개하며 인기몰이 중이다. 요리하기를 원하지만, 정통 레시피에 충실한 요리를 할 만한 여유가 없는 현대인들이 중간 지점에서 타협한 결과가 바로 ‘야매요리’와 ‘초간단 야식’이다.

시즌의 상실 Whenever U want
‘시즌’이 사라지는 건 단지 하우스에서 재배한 농산물을 아무 때나 소비할 수 있다는 뜻이 아니다. 어느 시기, 어떤 음식을 먹고 어떤 행동을 해야 한다는 기준이 사라지는 것이다. 전통적 시즌 인식이 눈에 띄게 무너진 영역은 휴가와 여가생활이다. 직장인에게는 여름휴가보다 편할 때 떠나는 상시휴가 개념이 자리 잡고 있다. 한여름에도 스키장을 찾고 가을에 따뜻한 온천수로 노천욕을 즐길 수 있는 워터파크를 찾는다. 제사 문화도 바뀌고 있다. 제사의 절차와 형식이 간소화되고, 기일에 맞춰 지내던 제사를 몰아서 편할때 지낼 정도.
패션에서는 믹스매치가 메가트렌드로 자리 잡으며 새로운 스타일이 등장하고 있다. 한여름에 비니를 쓰거나 한겨울에 소매 없는 원피스로 멋을 내고 햇빛 좋은 날 레인부츠를 신고 거리를 활보하는 것. 심야 시간을 활용하는 올빼미족, 계절과 날씨를 초월한 복합쇼핑몰에서 여가를 즐기는 몰고어(mall-goer)족도 늘고 있다. 쇼핑은 주말 혹은 저녁에 한다는 고정관념 역시 바뀌고 있다.

디톡스가 필요한 시간 It‘s detox time
디톡스 다이어트, 디톡스 화장품, 디톡스 음식 등 수많은 디톡스 제품이 우리 지갑을 열게 한다. 사람들이 디톡스(detoxification의 줄임말)에 열광하는 이유는 뭘까.
유해물질 중독을 해독하는 건 물리적 디톡스로 불린다. 미국 ‘타임’지가 선정한 세계 10대 슈퍼푸드인 견과류와 귀리, 블루베리, 토마토, 레드와인 등에는 콜레스테롤 배출, 항바이러스·항암 작용 등의 효과가 있어 디톡스 푸드로 불린다. 피부미용업계에서도 ‘뷰톡스(뷰티+디톡스)’는 중요한 화두. 자녀의 건강을 염려하는 어머니들을 위해 멸균된 모래밭을 갖춘 디톡스 키즈카페도 있다.
일명 우유주사로 알려진 프로포폴 중독 사례는 우리가 무언가에 얼마나 쉽게 중독될 수 있는지 단적으로 보여준다. 프로포폴이나 마약 같은 극단적 사례가 아니더라도 우리는 다양한 중독에 노출돼 있다. 대표적 요소가 커피와 차에 든 카페인이다. 도박으로 대표되는 행동 중독 역시 심각한 사회 문제다. 가장 우려를 불러일으키는 것은 널리 퍼지는 디지털 중독. 최근 스마트폰 중독에서 자유로운 사람이 몇이나 될까.

소진사회 Surviving burn-out society
소진사회는 일이든 공부든 노는 것이든 탈진시킬 만큼 에너지를 소모하고 완전 방전이 일상인 사회를 가리킨다. 습관처럼 마시는 에너지 드링크,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 언어 습관, 놀이 문화를 관통하는 공통 요소는 자학적 경지에 이를 만큼 소모적이라는 것이다. 지나치게 강한 중독에 길들여진 사람들은 점차 탈진과 방전 상태에 이른다. 최근 확산된 대형 뮤직 페스티벌이 좋은 예다. 이 같은 페스티벌은 젊은이 사이에서 버닝쇼로 통한다. 그야말로 녹초가 될 때까지 화끈하게 노는 것이다. 이런 대형 뮤직 페스티벌은 일탈 욕망을 충족시키고 집단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해준다. ‘불타는 금요일’에 밤새 놀 준비가 된 젊은이들에게 클럽 문화가 대세로 떠오르면서 밤을 달리게 해주는 ‘예거밤’이라는 칵테일의 인기도 치솟고 있다.

적절한 불편 Trouble is welcomed
상품도 정보도 서비스도 차고 넘치는 과잉의 시대에 부족한 것은 ‘결핍’이다. 무한경쟁 시대 과잉의 논리에 지배당하는 사람들은 역설적으로 부족함을 원한다. 정확히 말하자면 부족함을 스스로 채우고 싶은 욕망이 꿈틀대는 것이다.
기다림과 희소성을 이용한 한정판 마케팅은 업계의 큰 트렌드다. 궂은 날씨에도 ‘디아블로3’ 구매를 위해 줄서기를 마다하지 않는 사람들이 대표적이다. 최소한의 노력으로 큰 성취감을 얻으려는 사람들의 움직임은 DIY 시장에도 변화를 불러왔다. 적은 노력으로 완성할 수 있는 프리믹스 제품이 각광받으며 다양한 제품이 출시되고 있다. 제품과 서비스가 탁월한 기업의 무심함은 ‘적절한 불편’에 해당된다. 애플의 도도함은 제품에 대한 강한 자신감에서 나온다. 굳이 사달라고 매달리지 않아도 제품의 진가를 아는 사람은 산다는 확신이 있다. 단, ‘적절한 불편’이라 함은 무언가가 불편이 아닌 재미로 느껴지는 순간까지다.

참고도서·트렌드 코리아 2013(미래의창)

여성동아 2013년 1월 58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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