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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STYLE

청심국제중·서울교대영재교육원·서울시예술영재 상위 1%의 겨울방학 플랜&공부법 대공개

글·허운주 자유기고가 | 사진·지호영 현일수 이기욱 기자

2013. 01. 08

방학은 혼자 힘으로 공부하는 습관을 키울 수 있는 좋은 기회다. 그러나 무작정 열심히 한다고 올바른 공부 습관이 형성되는 것은 아니다. 청심국제중 합격생 이강석 군, 서울교대영재교육원에 합격한 정동한·조하준 군, 서울시예술영재 김주선 양의 겨울방학 공부 플랜을 들여다봤다. 이들의 공통점은 처음부터 거창한 계획을 세우기보다 구체적인 목표를 잡고 차근차근 이뤄가는 것이다.

자기주도, 지금 당장 하라!
청심국제중 합격생 이강석

청심국제중·서울교대영재교육원·서울시예술영재 상위 1%의 겨울방학 플랜&공부법 대공개


청심국제중이 지난 11월 2013학년도 신입생 합격자 명단을 발표했다. 1차 서류전형에 이어 2차 자기소개서 및 학업계획서 쓰기, 3차 심층면접으로 1백 명을 뽑았다. 경쟁률은 14대 1. 대한민국에서 내로라하는 인재들이 대거 몰렸다. 엄청난 경쟁률을 뚫고 합격했으니 집안 잔치라도 해야 할 판이지만 이강석(서울 상계초 6) 군과 엄마 제금란 씨는 덤덤하다. 겨울방학 계획도 거창하지 않다.
“중학교에 가면 기숙사 생활을 하기 때문에 그 스케줄에 맞춰 오전 6시 기상을 기본으로 정해놓고 있습니다. 오전에는 영어 위주의 공부를 하고 오후에는 수학 등 다양한 과목을 중점으로 공부할 계획입니다.”
제씨는 직장맘이다. 국제중 합격생들의 엄마는 아이의 공부 스케줄을 빈틈없이 관리하는 적극적인 엄마들인 경우가 많다. 하지만 제씨는 달랐다. 그는 이군의 학원이나 학교 방과후수업, 학업 계획을 아들에게 맡겼다. 아들이 스스로 알아서 하고 자신이 뭐가 필요한지 알게 교육시켰기 때문. 오전 6시 기상과 오전 영어, 오후 수학도 모두 이군이 자신의 특성에 맞춰 짠 계획이다. 이군은 주말에는 체험학습을 하거나 영어 원서를 중점적으로 읽을 생각이라고 밝혔다. 엄마는 그런 아들이 흐뭇할 뿐이다. 이군은 제2 외국어로 스페인어를 할 생각이어서 스페인과 스페인어 관련 책도 접해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또 청심국제중은 1인 1악기를 다뤄야 하기 때문에 악기 연습도 틈틈이 할 생각이라고.
예비 중학생을 둔 학부모는 국제중이 아니더라도 마음이 급하다. 하지만 이군은 무엇을 해야 할 것인지 정확히 알고 자신이 필요한 것을 실천 카테고리 안에 챙겨 넣었다.
“남이 하는 것을 따라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아이에게 가장 적합한 교육이 무엇인지 찾아서 배움에 대한 아이의 열정이 단기적이 아닌 장기적으로 지속될 수 있도록 노력했어요.”
엄마 제씨의 말 속에 비밀이 숨겨져 있다. 제씨는 이군을 영어 유치원에 보내지 않았다. 영어 유치원에 대해 잘 몰랐고, 꼭 필요한 것이라고도 생각하지 않았다. 모르긴 해도 2013학년도 청심국제중 입학생 중에 영어 유치원을 다니지 않은 학생은 손에 꼽을 정도일 것. 하지만 교육의 방향을 잡아주는 것이 부모가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교육법이라고 생각한 제씨의 생각은 옳았다. 아들은 무슨 일이든 끈기와 책임감으로 완수했다. 학원의 도움도 받았다.
“아이가 국제중 진학을 목표로 했을 때 아발론 영어학원으로 옮겨 듣고 읽고 쓰고 말하는 과정을 체계적으로 공부했죠. 매일 방과 후에 집으로 가기보다 집 근처 도서관에서 학교와 학원 숙제를 하고 책도 읽고 공부하게 했습니다. 그 덕분에 스스로 공부하는 습관이 생긴 것 같아요.”

일하는 엄마, 스스로 공부하는 아들

청심국제중·서울교대영재교육원·서울시예술영재 상위 1%의 겨울방학 플랜&공부법 대공개

자기주도학습으로 14대 1의 경쟁을 뚫고 청심국제중에 합격한 이강석 군과 어머니 제금란 씨.





제씨는 도서관에서 책을 빌리거나 읽는 것 외에 공부를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공부를 하다가 지겨워지면 아이들은 도서관 곳곳을 탐험하게 된다. 그 탐험 역시 상상력과 창의력을 자극하는 책과 관련된 것이 아닌가. 이군은 도서관에서 꿈도 키우고 실력도 키운 것. 덕분에 이군은 매일 책을 읽는 습관이 몸에 배었다. 거기에 엄마는 ‘한 가지’ 더 추가했다. 일기 쓰기다.
“하루를 되돌아보는 시간이 아이들에게는 매우 중요한 것 같아요. 강석이는 지금까지 꾸준히 일기를 쓰고 있는데, 나중에 큰 자산이 되지 않을까요.”
이군이 방학에 세운 계획표는 큰 아우트라인만 있다. 분초를 아끼며 10분씩 계획을 세우지 않는 것. 큰 목표를 정해 서너시간 공부하는 것은 이군에게는 문제가 아닌 듯하다.
“아니에요. 저도 긴장하고 있어요. 아무래도 일찍 일어나면 무언가 많이 할 수 있겠죠. 기상 시간을 지키는 것이 이번 계획에서는 가장 중요해요. 그리고 오전 오후로 크게 계획을 나눴으니 중간 자투리 시간에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보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중간에 비는 시간에는 독서나 토플 단어를 암기하려고 계획하고 있습니다.”
이군의 자기주도학습은 리더십에서도 발휘됐다. 학교 성적이야 물론 항상 상위권이었다. 하지만 모나지 않고 친화력이 있는 성격 때문에 주변에 항상 친구들이 많았고, 3학년부터 6학년까지 학급 회장직과 전교 임원을 했다. 이번 입시전형의 핵심은 청심국제중이 추구하는 인재상인 이타적 품성과 창의적 지식을 갖춘 글로벌 리더로 성장할 수 있는 자질이 있는지에 맞춰졌다. 수험생들이 현장에서 작성하는 자기소개서에는 ‘A(altruistic mind·이타적 품성)·C(creative knowledge·창의적 지식)·G(global leadership
·글로벌 리더)’의 자질이 있는지를 생각해보고, 각각 항목에 맞는 책을 읽고 깨달은 점을 쓰라는 질문이 나왔다. 이군의 자기주도학습은 이 질문과 맥을 함께하고 있었다. 합격의 열쇠를 쥐고 간 셈.
이군은 어려서부터 국제적인 무대에서 일하고 싶다는 꿈을 키웠다. 그러다 토론과 같은 변호사의 자질에 꼭 필요한 요건들에 흥미가 많다는 것을 깨닫고 국제 변호사라는 꿈을 갖게 됐다. 그 첫걸음이 자기주도학습이다. 구체적으로 오전 6시에 일어나서 공부를 하겠다는 계획부터 세운 것이다.
제대로 된 공부 습관이 잡히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이 필요할까. 일본 도쿄대 이시우라 쇼이치 교수는 저서 ‘꿈이 이뤄지는 시간 30일’에서 “작심 30일은 돼야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했다. 습관을 바꾸려면 일정 기간 뇌의 구조를 변화시켜야 하는데, 나쁜 습관을 버리고 좋은 습관을 들이기 위해 뇌를 맞춰가려면 적어도 한 달은 걸린다는 것이다. 또 사람의 생체시계가 교정되는 데 21일은 걸린다고 한다. 방학이 짧다고, 할 일이 많다고 투덜댈 시간에 우리도 이들처럼 도전하고 실천하는 계획을 세우고 실천해 보면 어떨까.

지금 당장 독서에 빠져라!
서울교대영재교육원 합격생 정동한

청심국제중·서울교대영재교육원·서울시예술영재 상위 1%의 겨울방학 플랜&공부법 대공개


1 수학자 탐구-슈바르츠(절대부등식) 디리클레(선택과 배열) 파스칼(조합) 바이어슈트라스(수열의 극한) 푸앵카레(위상수학) 2 중등기하 및 삼각함수 집중탐구 3 중등과학(물리·화학) 예습 4 스너핑(Snurfing) 고수 되기 5 중국사 완독(중국어 원문) 6 서유럽 5개국(영국·프랑스·독일·이탈리아·네덜란드) 탐방 사전학습 7 고전문학 3권 읽기 8 컴퓨터 자격증 취득(ITQ·ICDL국제자격증) 9 가족 여행(새해 일출) 10 피아노-슈베르트 즉흥곡 완성·첼로-골터만 콘체르토 4번 완성.
정동한(서울 을지초 5) 군이 이번 겨울방학에 하겠다고 다짐한 것들이다. 계획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무언가 그동안 꾸준히 해온 과제의 심화처럼 보인다.
“시간대별로 효율성과 자율성을 극대화하도록 계획을 세웁니다. 시간을 세분해 기계적으로 할 일을 배분하는 대신 두세 시간씩 여유 있게 나누어 그 안에서 선택할 수 있게 해 최대한 집중할 수 있도록 이끄는 것이죠.”
어머니 김선해 씨는 시간표를 너무 세분해 짜면 아이가 깊이 있게 몰두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되레 효율성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최대한 아이 자율에 맡기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자투리 시간에는 간단한 독서를 하며 시간을 활용하고, 운동을 하거나 놀 때는 충분한 여유를 두어 실컷 즐기게 한다는 것.
정군은 독서나 공부를 할 때 가지를 뻗어가며 탐구하는 유형이라 시간에 제한을 두지 않고 몰입하므로 김선해 씨는 저녁 9시까지는 두세 시간씩 시간대를 나누어 분야별로 공부나 독서를 하게 했다. 학기 중에도 주중에는 학교 공부와 독서를 주로 하고, 주말에는 운동·악기·독서·여행으로 나눠 아이가 적당히 집중과 휴식을 취할 수 있게 도왔다.
“학기와 방학을 가리지 않고 매일 무슨 일이 있어도 지키는 일은 신문 읽기와 독서, 저녁식사 후 엄마와 10분 토론이에요. 세상 돌아가는 것을 밥상머리에서 살피는 것이죠.”
초등 고학년이 되면 학원 다니느라, 선행학습하느라 독서할 시간이 없다고 아우성이다. 하지만 예비 초등 6학년인 정군의 일과를 살피면 독서 시간이 세 차례, 4시간 이상이나 된다.
“ 학원에 다니거나 특정 과목에 집중한다고 해서 영재교육원 입시에 도움이 되지 않아요. 오히려 영재교육원을 염두에 두지 않고, 아이의 관심 분야부터 시작해 범위를 넓혀가며 깊이 있는 독서로 사고력을 키우는 것이 영재교육원 입학의 지름길이며 사실상 유일한 길이라 생각해요.”
정군은 3학년 때 지역교육청 영재로 선발됐고, 4학년 때 서울교대영재에 응시했다가 탈락했지만 올해 다시 도전해 합격했다. 엄마는 다양한 독서의 힘이라고 믿고 있다. 도대체 어떻게 읽었을까. 이번 방학 독서가 고민인 엄마들을 위해 물었다.
① 저학년: 정군은 어려서부터 수학, 과학, 역사책 등 사실에 기반을 둔 책을 좋아했다. 영어책을 읽을 때도 수학, 과학, 역사, 다큐 등 논픽션 위주로 읽고, 전래동화나 판타지소설 등은 필요에 의해 마지못해 읽는 정도였다. 따라서 저학년 때는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의 책(수학동화, 자연관찰동화, 과학동화, 역사서적 등)을 마음껏 읽도록 하면서 전래동화나 신화 등은 이야기로 들려주고 그 의미를 새겨 친숙하게 한 뒤에 책을 읽게 했다. 철학동화, 사고력 동화 시리즈로 생각의 깊이를 더하고 여섯 살쯤부터는 또래 친구들과 함께 책을 읽고 생각을 나누는 시간을 주 2회 이상 갖도록 했고, 창의적 발상을 돕는 독서 지도를 했다.
② 고학년: 관심 있는 분야인 수학, 과학, 역사 분야의 책을 깊이 있게 읽고 수학일기나 과학일기를 꾸준히 쓰게 했다. 책을 읽고 나서 인터넷 검색이나 관련 영상물(EBS· NHK·내셔널지오그래픽 다큐멘터리 등)을 보면서 관심을 증폭시킬 수 있게 했다. 고학년이 된 후에는 독후일기를 보며 다양한 각도에서 문제를 분석할 수 있게 질문을 던져 다음에 책을 읽을 때 보다 다양하고 비판적인 시각으로 접근하게 도왔다.
수학·과학 영재들은 보통 수학에 비해 영어 성적이 조금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정군은 영어도 최상위. 최근 IBT 시험에서 1백20점 만점에 1백8점을 받았다. 미국 아이비리그 영어 무시험 전형이 1백 점이라고 보면 얼마나 대단한 실력인지 짐작이 된다.
“문법이나 어휘력은 독서만으로도 충분히 다듬을 수 있기 때문에 어학 공부에서도 역시 왕도는 ‘독서’라고 생각됩니다.”
김씨는 영어, 수학, 과학 세 마리 토끼를 독서로 잡았다. 이번 겨울 우리 엄마들은 몇 마리 토끼 사냥에 나서야 할까.

실수 줄이기 프로젝트 가동하라!
서울교대영재교육원 합격생 조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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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하준(서울 을지초 5) 군의 이번 겨울방학 계획은 수학과 과학 공부로 빼곡하다. 서울교대영재원 수업을 더 알차게 받기 위해서다. 월~금요일은 매일 수학 학원에서 한국수학올림피아드(KMO) 준비와 고등수학 선행학습을 하고, 화·목은 과학 학원, 격주 토요일은 교대창의인재센터에서 영재원 수업을 받는다. 운동은 화요일 농구와 주말 등산으로 대체했다. 엄마 이정연 씨는 아들과 함께 빡빡한 방학 계획을 짜면서 구호를 하나 만들었다.
‘수학, 과학을 깊이 있게, 즐겁게 공부하되 공부에 짓눌리지 말자.’
매일 서너시간씩 수학과 과학 공부에 투자해야 하지만 조군은 지겹지 않다고 말한다. 그 이유가 뭘까.
“영재교육원 준비는 4학년 초부터 시작했어요. 4학년 때에도 수학 분야에 지원했는데 1차에 합격하고 2차에서 떨어졌어요. 무엇이 원인일까 고민했죠. 교내 성적 말고 외부 경시대회 경험도 필요한 게 아닌가 생각했어요.”
조군은 수학을 좋아해서 각종 수학경시대회 시험에 계속 응시했고, 수학적 사고력을 기를 수 있는 교재도 집에서 꾸준히 풀었다. 서울교대 수학창의력대회에도 응시했다.
“수학창의력 시험을 위해 4학년 2학기, 5학년 1학기 수학 문제집으로 ‘실수 줄이기 프로젝트’를 했어요. 연산에서 실수한 문제, 문제에 포함된 조건을 빠트리고 넘어간 문제, 풀이 과정을 생략하고 넘어간 문제를 따로 노트에 적어두고 시험 전에 다시 풀어보면서 어떤 실수를 하지 않아야 하는 지 마음에 새겼죠.”
아이들은 틀린 문제를 또 틀린다. 그래서 오답노트를 만들곤 한다. 엄마 이씨는 영재성이 있는 아들에게도 이 방법을 그대로 적용했다. 영재도 실수를 하기 때문이다. 사실 실수를 줄이는 것은 일상생활의 성실함에서 시작된다. 이씨는 무슨 일이 있어도 학교 숙제를 가장 먼저 하라고 했다. 학교 공부가 가장 기본이라고 생각했기 때문. 그런 다음 심화된 수학, 과학 학원 공부를 하도록 했다.
“숙제는 그날 학교에서 배운 것을 심화학습하는 것이기 때문에 가장 좋은 공부법이죠. 그래서 숙제를 했는지 확인하고 모르는 것은 알려줘가면서 같이 공부했습니다. 영재교육원 공부라는 건 따로 있는 게 아니므로 경시 준비로 대체했고, 교대 창의력대회 3주 전부터는 실수 줄이기 프로젝트를 집중적으로 가동했습니다.”
수학 시험이야 당연히 효과를 볼 것 같다. 하지만 영재원 같이 논리력과 추리력을 원하는 시험에도 효과가 있을까.
“3학년 말 하준이가 교육청 영재교육원 추천을 위한 학교 관찰평가에서 순위 안에 들지 못했어요. 원인을 분석해보니 표현력이 부족한 것 같았어요. 하준이는 남들 앞에서 먼저 나서서 말하거나 구체적으로 글을 쓰는 걸 그 당시엔 많이 힘들어했거든요.”
조군은 직관적으로 핵심만 글로 표현하는 것은 잘했다. 하지만 바뀐 평가기준으로는 표현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물론 표현력도 연습하면 는다. 그 덕분에 하준 군은 지난해 서술형 문제가 어렵고 비중이 크기로 유명한 교대 창의력수학대회에서 만점을 받았다. 부족함을 분석하고 노력해 성과를 달성했을 때 기쁨은 정말 크다. 영재성이 있는 아이들은 한 분야에만 탁월함을 보인다. 이씨는 이 또한 성실함으로 극복했다.
“하준이는 수업시간에 열심히 참여합니다. 미리 공부했다고 딴전을 피우지 않도록 늘 주의를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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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수 줄이기 프로젝트와 깊이 있는 독서로 서울교대영재교육원에 나란히 합격한 조하준·정동한 군.



이씨는 실수를 줄이려면 아이에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준 군은 수학과 과학에 집중하기 위해 따로 영어 학원을 다니지 않는다. 처음에는 억지로, 아니 안 다니면 큰일 난다는 심정으로 보냈다. 하지만 단순히 단어를 암기하고 읽기를 반복하는 학습이 아이에게 부담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됐다. 차라리 그 시간에 좋아하는 공부를 선택해 집중하는 것이 훨씬 나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거실 한쪽 벽이 모두 책장이어서 언제든지 아이가 읽고 싶은 책을 읽을 수 있습니다. 간혹 하준이가 지나치게 편중되게 독서를 한다 싶으면 다른 분야의 책을 권해서 읽게 했지만 보통은 아이가 읽고 싶은 책을 읽게 했어요. 시간에 여유가 생기자 중·고등학생이 읽을 책도 꺼내 읽으면서 수학의 여러 아이디어를 많이 접하는 것 같았어요.”
수학책과 과학 잡지를 읽으며 여유롭게 뒹굴뒹굴하는 조군의 모습을 상상하니 즐겁다. 결국 배움이라는 것은 진정 자기가 원하는 공부를 즐기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조군의 모습을 보면 “천재는 99% 노력과 1% 영감으로 만들어진다”고 했던 에디슨이 생각난다. 제2의 에디슨을 만들고픈 엄마들은 아이가 달걀을 품을 수 있는 여유를 주어야 한다. 그때 함께 도전해보라. 실수 줄이기 같은 프로젝트에 말이다.

계획표 안에 꿈을 담아라!
서울시예술영재 김주선 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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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예술영재 김주선(서울 면일초 4) 양의 방학 계획은 역시 음악 공부로 가득하다. 영재원 레슨이 있는 날을 제외하고는 매일 적어도 7시간씩 연습을 한다. 남는 시간은 음악감상과 독서, 영어와 학과 공부로 채워져 있다.
“악기는 정확하고 연습은 정직한 것 같아요. 하루라도 연습을 쉬면 악기는 자기의 소리를 내주지 않더라고요. 지문을 인식하는 손잡이처럼 자기 주인이 아니면 문을 열어주지 않는 것 같아요. 그런데 악기의 주인은 어떤 특정한 사람이 아니라 매일 자기를 만져주는 사람인 거죠. 연습을 하루라도 쉬면 본인도 알고 듣는 사람도 바로 알고, 그것을 다시 만회하려면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하루도 그냥 쉬어본 적은 없는 것 같아요.”
공부보다 예체능이 쉬워 보이는 것은 착각이다. 어머니 지충심 씨는 “딸이 명절이나 공휴일에도 정해놓은 연습량을 어긴 적이 없다”고 한다. 게다가 이 계획을 지키며 방학 동안 병원 어린이 환자를 위한 연주회와 내년 봄에 있을 콩쿠르 준비, 음악캠프에도 참여할 계획이다.
김양이 바이올린을 시작한 계기는 다섯 살 때 TV에 나온 바이올린 연주 장면을 보고 나서다. 엄마는 그러려니 하다가 김양이 계속 졸라대자 동네 음악 학원에 보냈다. 김양의 재능은 뛰어났다. 딸은 성실했고 엄마도 욕심이 났지만 악기를 전공시킨다는 것이 평범한 집에서 쉽게 할 수 있는 일은 아니었다.
“레슨비가 사실 부담이었어요. 주선이가 훌륭한 선생님 밑에서 우수한 친구들과 함께 공부하기를 바라서 서울시예술영재에 지원했습니다.”
서울시의 위탁을 받은 건국대는 도시 근로자 월평균 소득 미만인 가정의 자녀 중 음악적 재능이 뛰어난 아이를 모아 음악영재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있다. 김양이 지원한 것은 바로 이곳이다.
“학원은 악기 중심이지만 영재교육원은 전공과 더불어 여러 커리큘럼을 통해 폭넓은 음악을 이해하고, 체험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요. 훌륭한 교수님들로부터 직접 레슨을 받을 수 있는 영재원의 전공 레슨은 연주를 더욱 깊이 있고 완성도 높게 만들어주었습니다. 교육 프로그램도 짜여진 내용을 주입시키는 것이 아니라 창작과 발상에 중점을 두어 영재원에 속한 아이들이 스스로 무엇인가를 새롭게 만들어내는 훈련을 했습니다.”
지난해 4월 영재교육원에 합격한 김양은 물 만난 물고기처럼 상상과 창의력의 날개를 펼치기 시작했다. 소프라노 박정현 교수 등과 마스터 클래스, 연세대 유범석 교수의 특강, 서울시향 연주회 관람 등은 김양의 음악 세계를 단단하게 만들었다.
“솔직히 주선이가 천재나 영재라고 생각한 적은 없습니다. 틀리는 부분을 가르쳐주면 바로잡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거든요. 그런데 음악을 너무 좋아하고 한번 악기를 잡으면 내려놓지 않는 성실함을 보고 엄마로서 무언가를 더 해주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게 생겼습니다. 꾸준한 연습이 주선이에게 영재라는 타이틀을 준 것 같아요.”
김양은 2012년 제31회 음연 콩쿠르 초등 3·4학년부에서 1위를 차지했다. 지독한 연습의 결과다. 매일매일 꾸준히 하는 것은 악기뿐만이 아니다. 김양은 학교 공부나 숙제도 게을리하지 않는다. 천성적으로 성실함이 몸에 뱄다.
“연습 시간의 비중이 많다 보니 학기 중에는 특별히 공부를 따로 하지 않고 숙제만 해도 밤 12시가 넘기는 경우가 많았거든요. 하지만 다행히 주선이가 책 읽기를 좋아하고 책임감이 있어 본인이 해야 될 부분은 밤을 새워서라도 했기 때문에 지금까지 온 것 같아요.”
지금까지 왔다는 게 무슨 뜻일까. 김양의 성적은 상위권이다. 특별히 공부하지 않고 수업 시간에 집중하고 숙제를 열심히 하는 것만으로 말이다. 악기를 한다고 해서 공부를 게을리하면 안 된다는 생각인 것. 한때 엄마는 바쁜 딸 때문에 홈스쿨링도 고민했다. 하지만 딸이 엄마의 고민을 해결해 줬다. 힘들어도 무엇이든 척척 해내는 기특한 딸이다. 이런 성실함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꿈이죠. 한 번도 바이올린을 그만두겠다고 한 적이 없어요. 가난하고 어렵고 힘든 사람들이 자신의 연주를 듣고 삶의 희망을 갖게 되는 게 주선이의 꿈이에요. 유명한 바이올리니스트가 아닌 행복한 연주자가 되는 것이 진짜 꿈이죠. 그래서 지금도 매년 병원이나 낙도 같은 곳에서 불러주면 언제든 달려간답니다.”
연습과 학교 공부로 바쁜 김양의 방학 스케줄에 병원 연주 봉사가 있는 이유다. 이런 딸을 지켜보는 부모는 늘 ‘균형’을 강조한다. 딸이 음악성과 인간성, 실력과 인격, 강함과 부드러움이 균형 잡힌 사람이 되길 바라기 때문이다. 야무진 김양을 보면 부모의 바람은 어쩌면 이미 이뤄진 듯하다.

장소협찬·충정각(02-313-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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