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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STYLE

안티에이징 새 패러다임 ‘1일 1식’ 저자 나구모 요시노리 박사의 동안 비법

“영양보조제 대신 하루 한 끼 식사할 때 영양소를 균형 있게 섭취해요”

글·구희언 기자 | 사진·홍중식 기자

2013. 01. 08

하루 한 끼만 먹는 ‘일일일식(一日一食)’이 화제다. 세 끼 제대로 챙겨 먹는 게 건강에 좋다고 믿었던 사람들의 생각을 완전히 바꿔놓은 나구모 요시노리 박사가 한국을 찾았다. 오랜 기간 하루 한 끼를 실천해왔다는 그는 정말 ‘젊었다’.

안티에이징 새 패러다임 ‘1일 1식’ 저자 나구모 요시노리 박사의 동안 비법


‘일일일식(一日一食)’으로 일본은 물론 바다 건너 한국까지 하루 한 끼 식사법을 전파시킨 나구모 요시노리 박사(57). 앞서 그를 만난 기자들은 한결같이 나구모 박사를 ‘믿을 수 없는 동안’ ‘20대 같은 외모’라고 묘사했다. 아무리 그래도 예순이 다 된 아저씨인데, 과장이 심하다 싶었는데 실제로 그를 만나자 똑같은 생각을 하게 됐다. 탱탱한 피부와 호리호리한 몸매, 가볍게 만진 헤어스타일에 몸에 딱 붙는 정장 차림의 그는 많아야 마흔 이상으로는 보이지 않았다. 실제 ‘혈관 나이’는 20대라고.
“20년 전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 폭음, 폭식을 하고 담배도 많이 피웠어요. 그러다 보니 몸무게가 87kg에 육박하게 됐죠. 37세였지만 다들 57세로 보더라고요. 외견상의 문제만이 아니었어요. 요통도 생기고 부정맥도 왔죠. 이대로 가면 50도 못 넘기겠더라고요. 무거운 체중 때문에 뼈나 심장에도 무리가 갔고요. 어떻게든 살을 빼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젊어지는 소리 ‘꼬르륵’을 즐겨라
처음에는 그 역시 다른 사람들처럼 음식 칼로리 계산을 통해 살을 빼려고 했지만 너무 번거롭고 귀찮다는 생각에 몇 주 만에 포기했다. 그래서 생각해낸 방법이 저녁 한 끼만 밥과 국 한 그릇, 채소 한 접시로 끝내는 ‘일즙일채(一汁一菜)’였다. 하루 식사 횟수를 한 끼로 줄여 체중 감량 효과를 본 그는 식기를 성인용에서 유아용 사이즈로 바꾸고 이 같은 생활 습관을 20여 년간 지속해왔다.
“다른 분들도 점심 식사를 하고 나서 오후에 회의가 있으면 졸릴 거라고 생각해요. 저는 외과 의사인 데다 생명과 연관된 직업이라 졸음이 와서는 곤란하다는 생각에 점심을 먹지 않기로 했어요. 저녁 때 밖에서 외식을 하면 다음 날 아침 위가 거북하고 식욕이 없는 경우가 있죠. 그럴 때 위를 쉬게 해주지 않으면 안 돼요. 절식이라고 하죠. 체중이 줄어들고 건강도 좋아진 것은 물론이고 가장 중요한 건 내면부터 젊어진다는 느낌을 받는다는 거죠.”
하루 한 끼 식사를 하면서 혈색도 좋아지고, 몰라보게 젊어진 자신을 보며 그는 젊음의 비밀이 궁금해졌다. 연구 끝에 그는 젊어지는 호르몬, 세포의 노화를 억제하는 시르투인(sirtuin) 유전자가 공복에 생성된다는 것을 알아냈다. 시르투인 유전자는 영양 과잉 상태에서는 작동하지 않기 때문에 공복 상태를 만들기 위해서라도 하루 한 끼 식사를 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
하지만 섣불리 따라 했다간 실패하기 쉽다. 실제로 하루에 한 끼만 먹는 건 다이어트를 성급하게 시행하는 사람들이 가장 먼저 시도하는 방식. 그는 “아직 하루 한 끼의 의미를 잘 모르는 분들도 많이 있다”며 오해하지 말기를 당부했다.

안티에이징 새 패러다임 ‘1일 1식’ 저자 나구모 요시노리 박사의 동안 비법


“1일 1식은 단순히 체중을 줄이는 과격한 다이어트가 아니에요. 당뇨병, 심장병같이 그릇된 생활 습관에서 비롯되는 질병의 발생을 줄이고, 최상의 컨디션으로 일하며 피곤을 느끼지 않는 몸을 만드는 것이 목적이죠. 처음에는 하루 세 끼를 두 끼로 줄이는 것부터 시작하세요.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나면 식사해도 돼요. 하지만 배가 고프지 않은데 밥때가 됐다는 이유로 굳이 밥을 먹을 필요는 없어요. ‘살이 빠진다’는 걸 ‘쇠약해지다’ ‘야위다’ 같이 부정적으로 생각하기보다 올림픽에 나가는 선수처럼 경량화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해보세요.”
만병의 근원이라는 스트레스는 노화의 주범이다. 안티에이징 비법 중 마인드 컨트롤을 빼놓을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는 잡념을 없애고 싶을 때마다 마음속으로 ‘온·오프’를 외친다고 했다.
“현대인들은 너무 생각이 많아요. 엘리베이터에 타면 갇히지 않을까, 다리를 건너다가 무너져서 죽지는 않을까 생각하고, 배에 지방이 가득하면서도 무언가를 먹지 않으면 안 된다고 믿죠.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나지 않는데도 공복감이 느껴진다면 그건 뇌가 만든 망상이에요. 저는 집에 와서는 가능한 한 생각을 안 하려고 해요. ‘오프’ 모드로 전환해 일에 대해서는 절대 생각하지 않죠.”



1일 1식으로 몸속 생명력 끌어낼 수 있어

나구모 박사의 안티에이징 비법은 사실 정석에 가깝다.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과식하지도 소식하지도 않되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하고, 제때 숙면을 취하는 것. 나구모 박사는 성장호르몬이 분비돼 ‘골든타임’이라 불리는 오후 10시부터 다음 날 새벽 2시까지는 무슨 일이 있어도 잠을 잔다. 하지만 최근 스마트폰이나 컴퓨터의 유혹 때문에 밤늦게까지 잠을 이루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이 사실. 그는 디지털 문명과는 아예 담을 쌓고 사는 걸까.
“블로그 포스팅이나 이메일 같은 작업은 오전 3시부터 6시 사이에 끝내요. 메일을 체크하고 일과 관련된 지시 사항을 병원 사람들에게 보내죠. 그리고 오전 6시가 되면 병원으로 출근해요.”
2012년 국제안티에이징학회 명예회장이 된 그는 “진정한 안티에이징은 수술이나 보조제 없이 일상생활을 하며 젊어지는 것”이라고 했다. 안티에이징이라고 하면 호르몬 주사를 맞거나 영양보조제를 복용하고, 주름 제거 성형 등을 받는 이미지를 떠올리기 쉬운데, 그는 수술은 물론이고 영양보조제도 먹지 않는다고 했다.
“비타민이나 오메가3 같은 영양보조제를 먹는 대신 하루 한 끼 식사할 때 영양소를 균형 있게 섭취해요. 운동도 특별히 하지 않아요. 대신 승용차를 이용하기보다 자주 걷죠. 버스에 타면 앉지 않고, 앉게 되더라도 바른 자세로 앉아요. 일상생활을 이렇게 하다 보면 굳이 운동을 따로 하지 않아도 좋은 몸을 만들 수 있어요.”
나구모 박사는 모두에게 하루 한 끼를 추천하지는 않는다고 했다. 그는 “성장기 어린이들에게는 충분한 영양이 필요하다. 또한 폐경 전 여성들은 아이를 낳아야 하기에 차라리 살쪄 있는 편이 건강에 좋다”라며 “하루 한 끼를 실천하고 싶다면 성장이 멈춘 뒤, 여성이라면 내장지방이 붙기 쉬운 폐경 후부터 실천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인터뷰를 마치며 그는 주부들이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생활 속 안티에이징 비법을 알려줬다.

안티에이징 새 패러다임 ‘1일 1식’ 저자 나구모 요시노리 박사의 동안 비법


“혼자 TV 앞에 앉아 있으면 꼭 무언가를 먹게 되잖아요. 아이를 등교시키고 나면 점심시간이 되기까지 집안일을 하면서 자리에 앉지 않는 것이 중요해요. 집안일을 ‘일’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운동’이라고 생각해보세요. 식사 후에는 바로 주변을 어둡게 하고 잠자리에 드세요. 목욕할 때는 뜨거운 물 대신 미지근한 물과 찬물을 사용하시고요. 차가움을 느끼면 몸속의 체온중추가 지방을 연소시키거든요. 우리 몸에는 스스로 치유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데 그게 바로 ‘생명력’이에요. 몸에 좋고 몸이 원하는 걸 하다 보면 잠재된 생명력을 끌어낼 수 있죠. 1일 1식도 그런 방법 중 하나고요.”

나구모 요시노리는 누구?
의사 집안에서 태어나 도쿄 지케이카이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도쿄여자의과대학에서 성형외과를, 암연구회 부속병원 외과에서 암 치료를 공부했다. 도쿄 지케이카이 의과대학 제1외과 유선외래의장을 거쳐 유방 전문 나구모 클리닉을 개원했다. 현재 나구모 클리닉 도쿄·나고야·오사카·후쿠오카 병원 총원장이자 국제안티에이징학회 명예회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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