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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승원 아들 차노아에 쏟아진 관심

LG-IM ‘리그 오브 레전드’ 선수단 숙소에 가다

글 | 권이지 기자 사진 | 지호영 이기욱 기자

입력 2012.12.18 11:20:00

톱스타 차승원의 아들 차노아가 20대 남자들에게 최고 인기 게임인 ‘리그 오브 레전드’의 프로게이머가 됐다. e스포츠에서 아버지 못지않은 인기를 얻을 조짐을 보이는 차노아와 그가 소속된 LG-IM 선수들을 만나 프로게이머의 삶을 살짝 들춰봤다.
차승원 아들 차노아에 쏟아진 관심


얼마 전부터 네티즌 사이에서 배우 차승원(42)의 아들이 프로게이머로 활동하고 있다는 소문이 돌았다. 한 프로게임단 팀 명단에 차노아(23)와 같은 이름이 있고, 나이도 같다는 것. 이를 확인한 결과 복수의 연예 관계자들을 통해 사실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차노아가 소속된 LG-IM(감독 강동훈)은 ‘스타크래프트2’리그에서 다수의 우승자를 배출한 명문 구단이다. 그는 LG-IM이 지난 5월 창단한 ‘리그 오브 레전드’팀에 있다.
‘리그 오브 레전드(이하 LOL)’는 미국의 라이엇 게임즈가 개발한 5:5 대진 게임. 이 게임은 팀 스포츠처럼 탑, 미드, AD, 정글러, 서포터 포지션이 있다. 각각의 포지션에 맞는 캐릭터를 선택, 상대 진영의 넥서스(메인 건물)를 부수면 이기는 게임이다. 약 1백 종에 달하는 다양한 캐릭터를 선택하는 재미, 화려한 기술과 필살기, 그리고 전략성이 가미된 팀플레이가 이 게임의 매력이다. 전문가들이 ‘스타크래프트’에 이은 차세대 e스포츠 인기 종목으로 평하는 이유다. 10월 미국에서 열린 LOL 월드챔피언십 시즌2는 총상금 5백만 달러(약 50억원)로 LPGA대회 총상금과 맞먹는 규모를 자랑하며, LA에서 열린 결승전에서는 1만 명이 넘는 관객이 운집했다.
11월 16일 서울 용산구 아이파크몰에 위치한 e스포츠스타디움. 닫힌 문 앞에서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사람들 50~60명가량이 입장을 기다리고 있었다. 게임 전문 케이블채널 온게임넷의 ‘올림푸스 리그 오브 레전드 더 챔피언스 윈터 2012’를 현장에서 관람하기 위해 1시간 전부터 줄을 서 있었던 것이다. 이날은 LG-IM의 경기가 있었다. 경기 결과는 1:1. 승점 1점을 얻고 끝난 이날 경기는 차노아 대신 새로 영입한 서포터 권민우(18)가 출전했다.

동료들도 처음엔 차승원 아들인 줄 몰라
며칠 뒤 서울 구로구에 위치한 LG-IM팀의 숙소에서 차노아와 팀 동료들을 만났다. 이른 아침이어서 막 일어난 선수들이 바삐 머리를 말리고 있었다. 쑥스러움을 많이 타는 여섯 명의 선수 전호진(20·탑), 박용우(20·미드), 정윤성(21·정글러), 최현일(17·AD), 권민우(서포터), 차노아(미드/서포터)와 함께 이야기를 나눴다. 게임 매체와의 인터뷰 경험이 많은 전호진, 정윤성과 달리 차노아는 낯을 가리는 편이었다.
LG-IM 선수 중 게임 마니아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선수는 탑을 맡은 전호진이다. 그는 프로 데뷔 이전부터 미국과 한국에서 상위 랭킹에 머물렀고, 게임 전문 사이트에 LOL 캐릭터 공략 영상을 올리며 이름을 알렸다. 강동훈 감독은 지난해 말부터 그를 영입하기 위해 오랜 시간 공을 들였다고 한다. AD 최현일, 정글러 정윤성, 미드 박용우가 합류했고, 2012년 5월 7일 정식 창단했다.
차노아는 2004년 중학교 졸업 후 미국으로 건너가 7년간 유학 생활을 했다. 2010년 말 스타크래프트2가 미국에서도 인기를 끌면서 IM이라는 팀을 눈여겨보게 된 그는 졸업 무렵 미국 친구들과 LOL을 접한 뒤, 게임의 매력에 푹 빠졌다고 털어놨다. 귀국 후 그는 팀 전력을 강화할 구상을 하던 강동훈 감독에게 2012년 6월 LOL 팀에 합류하고 싶다며 이메일을 보냈다. 간단한 자신의 소개와 함께 “저를 뽑지 않으면 후회 할 겁니다”라는 문장을 적어 보냈다. 강 감독은 평소에도 입단을 원하는 수많은 사람들로부터 메일을 받아와 신경 쓰지 않고 있다가 자신감 넘치는 차노아의 글을 읽고 호기심이 생겼다. 강 감독은 처음에는 그냥 유학생인 줄로만 알고 그를 만났다.

7월경 입단 테스트를 마친 뒤 앞으로의 실력 향상이 기대되는 재목이라고 본 강 감독은 그를 팀에 합류시켰다. 보통 프로게이머들이 10대 후반, 20대 초반인 것에 비해 나이는 많은 편이나 자신감도 충만하고 인성도 올곧다는 판단에서였다. 며칠 뒤 차노아는 감독에게 아버지가 차승원이라는 사실을 털어놨다. 강 감독은 머리가 아파왔다.
“이 친구를 받아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했어요. 부담이 컸죠. 본인의 의지가 강했어요. 처음에는 보통의 아버지들처럼 차승원 씨의 반대도 있었다는데, 노아가 저희 팀에 대해 아버지와 함께 인터넷에서 찾아 설명했다고 하더라고요. ‘프로라는 타이틀은 뭔가 다르겠지’하고 허락하셨대요. 노아에게 ‘당분간은 우리 둘만 아는 비밀로 하자’고 하고 팀원들에게도 노아의 아버지가 누군지 말하지 않았습니다.”
차노아는 입단이 결정되자 7월부터 게임단으로 숙소를 옮긴 뒤 맹연습을 시작했다. 약 석 달 뒤 기존에 서포터를 맡았던 선수가 팀을 나가게 되자 차노아는 10월 18일 인터넷방송 나이스게임TV 주최 대회 ‘용쟁호투’에 출전했다. 그는 서포터로서 손색없는 경기력을 보여주며 공식 데뷔전을 치렀다. 그리고 며칠 뒤 팀 소개 화면에 나온 그의 이름을 본 게임 팬들이 그가 차승원의 아들이 아닐까 하고 추측했던 것이다. 팀 동료들도 그제야 그가 차승원의 아들이라는 것을 알았다고 했다. 하지만 동료들의 반응은 전과 다를 바 없었다.

차승원 아들 차노아에 쏟아진 관심

1 경기가 시작되기 전 팀원들과 함께 전략을 상의하는 차노아. 2 11월 16일 용산 e스포츠스타디움은 LOL리그를 관전하러 온 사람들로 가득했다. 3 차노아는 진한 쌍꺼풀과 오똑한 콧날이 아버지와 가장 닮았다고 한다.





아들 진로 반대했던 차승원 이제는 가장 든든한 응원군
일본에서 연극 ‘나에게 불의 전차’를 연습하고 있던 차승원은 한 연예매체와의 전화 통화에서 “아들의 선택을 존중하고 지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차승원은 슬하에 아들 노아와 딸 예니(10) 남매를 두고 있는데, 평소 ‘딸바보’로 알려져 있지만 아이들에게 자립심을 강조하는 엄한 면도 있다고 한다.
차노아는 팀원들에게 큰 형과 같은 존재다. 장난도 많이 치지만, 야식을 포함, 온갖 주전부리를 책임진다고. 차노아는 “혼자 생활한 지 오래돼서 숙소 생활이 편하다”라 말한다. 오히려 단체 생활이 즐겁다는 것.강 감독은 꽤 엄격한 규칙으로 숙소를 운영한다고 덧붙였다.
“단체생활을 하다보니 지켜야 할 것들이 많아요. 기상시간도 지켜야 하고 시끄럽게 떠들거나 함부로 놀 수 없죠. 설거지도 돌아가면서 하고, 청소도 함께 하죠. 가끔 설거지가 많은 날이 있어요. 몇몇 선수들은 표정이 어두워지죠(웃음). 선수들이 힘들다고 생각하겠지만, 오히려 스스로 돌아볼 기회가 생겨요. 생활 태도가 불손하던가, 준비가 소홀하면 제게 꾸지람도 많이 듣죠.”
유명인 부모를 둔 덕에 항상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며 지냈던 차노아. 하지만 이곳에서만큼은 차승원의 아들이 아닌 프로게이머 차노아로 살고 있다. 승부욕이 강해 앞으로의 선전을 위해 연습에 연습을 거듭한다. 프로게이머 생활을 한 번도 후회한 적 없다는 그는 새롭게 준비할 2팀의 주장으로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팀의 구성은 거의 다 끝났고 조만간 2팀 창단 공식 발표가 나올 예정이다. LOL은 온·오프라인에서 국제대회가 자주 열리는 종목이어서 2팀은 굵직한 해외 대회를 주로 참가할 예정이다. “프로라면 당연히 우승이 목표”라는 팀원들. 세계에서 이름을 날릴 그날까지 차노아와 그의 팀을 응원하기로 하고 숙소를 나섰다.

여성동아 2012년 12월 58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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