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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완 ‘신화’는 계속된다

“못하는 게 뭔가요? 미스터 김!”

글 | 구희언 기자 사진 | 이기욱 기자, 동아일보 사진DB파트, KBS MBC 제공

입력 2012.12.18 11:04:00

가수와 배우 커리어를 성공적으로 쌓은 신화의 멤버 김동완.
영화‘연가시’로 4백50만 흥행 배우가 된 그가 KBS 일일드라마로 시청률 사냥에 나섰다.
김동완 ‘신화’는 계속된다


1998년 아이돌 그룹 신화로 데뷔한 가수 겸 배우 김동완(33)은 6명의 멤버 중 드라마 ‘불새’ ‘케세라세라’ 등에 출연한 에릭과 함께 가수 활동 못지않은 활발한 연기 활동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 MBC 광복절 특집드라마 ‘절정’에서 이육사를 연기하며 절정의 연기력을 보여줬고, 영화 ‘연가시’로 관객 4백50만 명을 동원하며 흥행 배우 반열에 올랐다. 올해 3월부터 신화 멤버들과 꾸려나가는 JTBC 예능 프로그램 ‘신화방송’은 수많은 프로그램이 파일럿 편성됐다 사라지는 종합편성채널에서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장수하고 있다.
그런 그가 이번에는 시청자의 충성도 높은 KBS1 일일드라마 주인공까지 꿰찼다. 드라마 제목부터 김동완답다. ‘힘내요, 미스터 김’. 총각 엄마 김태평을 연기하게 된 김동완, 도대체 어떤 사람일까. 평소 신화 멤버들 중에서도 별명 많기로 유명한 그의 별명을 통해 김동완의 정체를 파헤쳐봤다.

미스터 김
“(브래지어 빨래할 때) 절대 와이어 상하지 않게 할 자신 있습니다.”
촌스러운 프릴 앞치마 차림의 건장한 청년이 여주인공에게 넉살 좋게 저런 대사를 친다. 김동완이 이번 일일드라마 ‘힘내요, 미스터 김’에서 맡은 역은 총각 억척 ‘엄마’ 김태평이다. 작품은 서른두 살 총각이 아이 네 명과 함께 가족을 완성해나가는 파란만장한 휴먼 드라마.
연출을 맡은 홍석구 PD는 배우들을 캐스팅하며 “아이들 눈에 사랑스러운 연기자들이 드라마에 합류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그야말로 “아이들 눈에도 사랑스럽고 예쁜 연기자”가 기준이었던 셈이다. 특히 김동완의 섭외는 드라마의 탄생과 동시에 정해져 있었다고 한다.
김동완은 “씩씩하고 수다스러운 캐릭터가 잘 어울린다”는 말에 “다들 그렇다고 하시더라고요”라며 씩 웃었다.
“일일드라마 출연 제의를 받았을 때는 조금 부담스러웠지만, 흡인력 있는 줄거리와 캐릭터에 끌려서 무슨 일이 있어도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왜 총각 ‘아빠’가 아니라 ‘엄마’일까.
“제가 맡은 김태평은 아빠처럼 크게 이끌어주는 캐릭터라기보다는 엄마처럼 잔소리도 많이 하는 캐릭터예요. 가족을 아빠처럼 이끌어주는 건 백일섭 선생님의 몫이죠. 진짜 아빠 역이었다면 어려웠겠지만, 결혼을 꿈꾸는 나이고 아이들도 워낙 좋아해서 총각 엄마 역에 자연스럽게 흘러들 수 있었어요.”
이번 작품으로 그는 2007년 드라마 ‘사랑하는 사람아’ 이후 5년 만에 정식 드라마에 출연했다. 그는 과거 인터뷰에서 “미혼부 역을 해보고 싶다”고 수차례 말했다.
“아픔에 공감하는 캐릭터, 아이들과 함께하는 연기에 공감도 되고 아이들과 연기하는 것에 대한 갈증이 늘 있었거든요. 시청자들은 억지로 울고 웃는다고 공감하는 게 아니라, ‘이 부분에서 내 영혼을 끄집어내서 써야’ 공감해주시죠. 사실 지금 거의 정신적으로 바닥난 상태라, 이제 충전할 시간이다 생각했는데 찾아온 기회를 놓칠 수 없었어요.”
드라마에 대한 애정으로 OST도 직접 불렀다. 영화나 단막극과 달리 호흡이 긴 일일드라마 촬영을 하다 보면 힘든 점도 있게 마련.
“제가 끌고 나가야 한다는 부담감에 힘들었는데, 끌고나가기보다는 묻어가야 할 것 같아요(웃음). 다들 자기 위치에서 빛을 내주고 있으니까 저도 제 위치에서 대본에 잘 묻어가려고요.”
신화 멤버들은 메인 보컬 신혜성을 제외하곤 대부분 연기에 도전했다. ‘무한도전’ ‘출발 드림팀’ 등 예능 프로그램에서 두각을 나타낸 전진도 ‘논스톱4’ ‘구미호 외전’ ‘해변으로 가요’ 등에서 연기했고, 앤디 역시 ‘논스톱4’ ‘프라하의 연인’ ‘두 아내’ 등에 출연했다. 이민우는 ‘논스톱5’와 영화 ‘원탁의 천사’에서 연기에 도전했고, 에릭은 영화와 드라마를 넘나들며 주연으로 활약했다. 특히 고 이은주와 출연한 ‘불새’에서는 명대사 “어디서 타는 냄새 안 나요? 내 마음이 타고 있잖아요”를 남겼다.
이 중에서도, 그리고 아이돌 출신 배우 중에서도 김동완은 특히나 연기력 논란에 휩싸이지 않고 연기자로 안착했다. 그는 “연기력 논란이 없었던 건 제가 잘 숨어다녔기 때문”이라며 겸손하게 말했다.

김동완 ‘신화’는 계속된다

1 일일극 ‘힘내요, 미스터 김’에서 김동완은 아이 넷을 보살피는 억척 총각 엄마 김태평으로 변신했다. 2 영화 ‘연가시’에서 김명민의 동생으로 나온 김동완. 3 그가 제대로 된 정극 연기를 할 줄 안다는 걸 모두에게 각인시킨 드라마 ‘절정’. 4 최장수 아이돌’ ‘아이돌의 조상’으로 불리는 신화는 김동완의 든든한 버팀목이다. 5 2008년 김동완은 아이돌이라는 편견을 딛고 성공적으로 단독 콘서트를 마쳤다.



“드라마 ‘사랑하는 사람아’에 출연할 때는 연기력 논란은 없었지만, 캐릭터가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지 못했어요. 그래서 연기가 부족했구나 생각했죠. 당시 박근형 선생님께 많이 혼났는데 ‘악역을 악역처럼 연기하지 않아서 사람들이 재미없어 하는 거다’라고 하셨죠. 그동안은 연기 잘하는 분들 사이에 잘 숨어서 티가 안 났는데, 이번에는 제가 거의 모든 인물에게 다리를 걸친 역이라 부담스럽고, 이제 와서 연기력 논란이 오면 어쩌나 싶어 잠이 안 올 때도 있어요. 이 드라마에도 ‘막장 코드’라 할 만한 설정이 있지만, 감독님과 작가님 모두 따뜻한 내용으로도 드라마가 사랑받을 수 있다는 걸 증명하겠다고 했거든요. 저도 힘내야겠죠.”
드라마는 초기부터 시청률 20%를 넘기며 동시간대 1위로 제목처럼 제대로 ‘힘을 내고’ 있다. 1백50회로 예정된 드라마가 끝날 때까지 우리의 주인공 ‘미스터 김’도 기운 달리지 않게 힘내야 할 것 같다.



파닥
김동완은 올해 4백50만 관객을 동원한 재난영화 ‘연가시’에서 재혁(김명민)의 친동생인 형사 재필 역으로 출연했다. 영화에서 그는 잘못된 주식투자를 권유해 교수였던 형의 재산을 탕진하게 한 죄책감 속에 살아가는 동생을 연기했다. 변종 연가시가 인간의 몸에 침투하면서 수천 명이 사망하는 재난이 발생하자 제약회사 영업사원이 된 형과 사건의 내막을 파헤치는 강력반 형사 캐릭터다.
그가 캐스팅됐을 당시만 해도 주연을 맡은 김명민은 가수 출신 연기자가 주요 배역을 맡는 것을 우려했다고. 하지만 촬영 첫날부터 바지런하게 뛰어다니며 캐릭터를 만드는 김동완의 모습에 고개를 끄덕였다고 한다. 김명민은 영화 제작발표회 현장에서 김동완의 별명이 ‘파닥’이었다고 밝혔다.
“김동완 씨는 촬영장에서 절대 지치지 않아요. 별명이 ‘파닥’이었어요. 파닥파닥 뛰어다닌다고 그런 별명이 붙었죠. 힘이 빠져 있다가도 김동완이 뛰어오는 모습만 보면 힘이 났어요.”
김동완은 망가진 형사를 연기하기 위해 연극영화과 출신 형사를 따라 사건 현장을 다니고 알 파치노의 형사 연기를 보며 캐릭터를 만들었다. 2004년 충무로 데뷔작이었던 영화 ‘돌려차기’의 흥행 실패 이후 두 번째 영화였기에 “이번에도 망하면 김동완 때문이다”라는 이야기를 듣고 싶지는 않았다. 끊었던 담배도 다시 피웠다.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돌려차기’ 때는 나만 잘하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영화는 팀워크가 중요하다는 걸 나중에 깨달았다”라며 “이번 작품에서는 감독, 배우들과 어울리며 많이 배웠다”고 전했다.
‘파닥’ 김동완에게는 주변 사람을 기분 좋게 하는 에너지가 있다. 가수 양희은은 2009년 KBS2 ‘상상플러스’에서 “나이가 드니 말하면서 물이 흐르는 듯한 맛이 있는 사람이 좋다”라며 제일 마음에 드는 후배로 그를 꼽았다. 그는 “대충 인사만 하는 후배들과 달리 김동완은 ‘신화의 김동완입니다’라고 또박또박 소속을 밝히며 인사하는 모습이 정말 마음에 들었다”면서“‘내가 나중에 네 이름은 꼭 기억해둘게’라고 했다”며 그를 칭찬했다.

휘문고 모세
‘강남 8학군 출신’ 김동완은 휘문고등학교를 졸업했다. 연예계 데뷔 전부터‘대치동 얼짱’ ‘휘문고 모세’라는 별명으로 유명했다고 한다. 학창 시절 “나 휘문고 김동완이야” 하면 몰려 있던 학생들이 모세의 기적처럼 양옆으로 갈라져 지나갈 길이 생겼다는 ‘전설’이 남아 있다. 고등학교 때는 밴드부에서 활동하며 인근 학교 축제는 물론 강남 클럽까지 진출해 공연을 했다.
tvN ‘리얼스토리 묘’에 출연한 연예계 관계자는 “연예인 캐스팅 관련된 사람들은 모두 그 친구(김동완)를 잡으려고 노력했다. 캐스팅 0순위였다”라고 전했다. “신화 멤버가 되기 전부터 일거수일투족을 일일이 체크하며 가는 장소를 파악하고, 따라다니는 캐스팅 매니저도 있었다”고 그의 인기를 증명해줬다.

주접
개성 강한 신화 멤버 사이에서 김동완의 존재감이 상대적으로 적었던 시절이 있다. 보컬 실력으로는 신혜성에게, 댄스에서는 이민우와 전진에게 밀린 그에게 제2의 전성기를 가져다준 건 2002년 방송된 MBC ‘목표달성 토요일’의 한 코너 ‘애정만세’였다.
예쁜 여대생 김꽃님의 마음을 남자 연예인들이 사로잡아야 하는 연애 서바이벌 프로그램에서 그는 NRG 멤버 이성진과 ‘주접 브라더스’를 결성해 ‘주접’ 예능의 새 시대를 열었다. 별명이 ‘주접’이 된 것은 물론이다. 마지막 방송에서는 최종 선택을 받아 마냥 실없는 남자가 아님을 증명했다. 이 무렵부터 라디오 DJ로도 활약하며 재담꾼과 푸근한 옆집 오빠 이미지를 얻었다.

김동완 ‘신화’는 계속된다


오빠얌 vs 삼촌
데뷔 10주년을 지나 최장수 아이돌 그룹이 된 신화. 세월이 흘러 멤버 모두 서른이 넘었지만, 김동완은 여전히 팬들 사이에서 ‘오빠얌’으로 불린다. 공식 홈페이지에 글을 올릴 때 그가 쓰는 말이 ‘오빠얌’이다.
한편으로는 20대 오빠에서 아저씨가 되기 한참 전부터 불린 ‘삼촌’이라는 별명도 있다. 신화 2집 활동 당시 하늘하늘한 꽃미남 이미지였지만 3집부터 근육을 단련하기 시작하고 드라마 ‘슬픔이여 안녕’ ‘떨리는 가슴’ 등으로 바른 생활 청년 이미지를 구축하며 오빠보다는 삼촌 쪽으로 이미지가 더 기울었다.

오레오
신화 멤버 중에서도 특히 김동완은 팬들과의 소통이 활발하기로 유명하다. 라디오 DJ 시절에도 매번 일상을 스케치해서 사이트에 올리고 엽기 사진을 올려 ‘자폭’ 하는 등 팬들에게 기쁨을 준 그였다. 트위터와 페이스북 같은 SNS가 대세인 지금도 여전히 블로그로 소통하고 있다. 블로그 제목이 ‘오레오박스’라 까무잡잡한 피부인 그를 ‘오레오’라고 부르는 팬들도 있다. 그래서인지 한때 별명은 ‘김과자(블로그 제목이 과자 이름이라서 붙은 별명)’. 신화 멤버 중에서도 유난히 별명이 많은 그에게는 ‘김고기(고기를 좋아해서 에릭이 붙인 별명)’ ‘김동산(맛동산과 발음이 비슷해서 붙은 별명)’ ‘김관장(운동을 좋아해서 에릭이 붙인 별명)’ 등 음식을 연상시키는 별명이 많다.
블로그에 글이 올라오는 시간은 대부분 ‘감성 터지는’ 새벽. 신화 멤버들의 일상 사진부터 김동완이 찍은 풍경 사진, 영화나 공연 리뷰 등 다양한 글이 올라오니 팬들에게는 좋은 ‘떡밥’인 셈이다. 블로그를 보면 연예인이나 아이돌이 아니라 우리 주위에서 볼 수 있는 생각 깊은 30대 청년이라는 인상이 든다. 최근에는 결혼에 대한 생각도 많아졌다. ‘힘내요, 미스터 김’ 제작발표회에서 “결혼하면 꼭 해야 하는 신화 활동 빼고는 다른 활동은 쉬고 싶다”고 했다.
“3개월 전쯤부터 부모님으로부터 독립했거든요. 그런데 “이대로는 안 된다’고 생각했어요. 사람은 혼자 살도록 프로그래밍돼어 있지 않더라고요. 결혼하고 나면 적어도 2년은 결혼 생활에 매진하고 싶어요.”

동구멍
“‘신화방송’에서 민우는 바보 콘셉트이고, 에릭은 4차원이다. 나는 허당이고.”
김동완은 올해 ‘중앙일보’와 인터뷰하며 JTBC 예능 프로그램 ‘신화방송’이라는 프로그램을 “진행도 없고, 리더도 없지만, 저절로 굴러가는 ‘방목형’ 예능”이라고 정의했다. 그는 “다른 연예인들과 섞이는 게 싫어 ‘신화방송’을 택했고, 하다 보니 각자 캐릭터가 잡혔다”고 했다.
‘신화방송’에서의 별명은 ‘구멍’. 이름과 합쳐져 ‘동구멍’이라고 불린다. 말 그대로 허술한 면모를 보임은 물론이고, 게임을 하면 제일 먼저 탈락하거나 지는 식으로 팀의 전력에 누수를 유발하기 때문이다.
‘신화방송’ 은밀한 과외 편에서는 이름마저 ‘구멍’인 남자가 됐다. 영화 ‘연가시’ 이후 신화 멤버 중 유일한 ‘4백50만 명 관객 동원 배우’였던 그는 악역 연기의 달인 정호근으로부터 악역 연기 비법을 전수받다 두 차례나 이름 굴욕을 당했다. 정호근은 KBS 드라마 ‘광개토태왕’에서 연기한 장면을 재연하게 했고, 김동완은 웃음을 주려고 연기한 멤버들과 달리 진지하게 임해 그의 칭찬을 받았다.
정호근은 그에게 “‘김동욱’ 씨가 제일 진지하고 안정된 연기를 보여줬다”고 했고 졸지에 김동완에서 김동욱이 된 그는 씁쓸한 미소로 상황을 넘겼다. 그러나 이어 고문당하는 연기를 가르치던 중 또다시 “우리 동욱 씨가 한 번 해보자”라고 부르자 화면에는 ‘김동완, 이름마저도 구멍인 남자…’라는 자막이 떠 웃음을 줬다. 김동완은 광복절 특집드라마 ‘절정’에서 이육사를 연기한 경험을 살려 즉석에서 뛰어난 연기를 선보여 박수를 받았다.

여성동아 2012년 12월 58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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