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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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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태웅&발레리나 윤혜진 첫 만남에서 결혼까지 풀 스토리

“첫눈에 반해 사랑의 결실 맺었어요”

글 | 권이지 기자 사진 | 현일수 이기욱 기자, 동아일보 출판사진팀, 동아일보 사진DB파트

2012. 12. 14

노총각 엄태웅이 ‘1박2일’에서 깜짝 결혼을 발표했다. 상대는 발레리나 윤혜진. 엄태웅의 피앙세와 그의 아버지 원로배우 윤일봉에게 직접 두 사람의 러브스토리와 결혼 준비 전 과정을 들었다.

엄태웅&발레리나 윤혜진 첫 만남에서 결혼까지 풀 스토리


배우 엄태웅(38)이 11월 4일 방영된 KBS ‘1박2일’에서 평생의 반려자를 만났다고 깜짝 발표했다. 발표 당시에는 무용을 전공한 일반인이라 알려졌으나, 피앙세가 국립발레단 수석무용단 출신이자 모나코 몬테카를로 발레단에 입단한 발레리나 윤혜진(32)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또 한 번 화제가 됐다. 윤씨의 아버지는 한국 영화계의 산증인인 원로배우 윤일봉(78). 두 사람이 결혼에 이르기까지 러브스토리를 입체 취재했다.

His story 누나 엄정화가 맺어준 인연, 한눈에 반해 매일 만나
두 사람의 만남은 소개팅으로 시작됐다. 엄태웅의 누나 엄정화(43)는 나이가 꽉 찬 동생이 사귀는 상대가 없는 게 안타까워 지인에게 고민을 털어놓았다. 마침 지인은 “괜찮은 동생이 있다”며 윤혜진을 추천했다. 이렇게 두 사람은 6월 중순 처음 만났는데, 이 자리를 주선한 엄정화는 “편하게 만나라”며 30분 만에 자리를 떴다고 한다. 엄태웅은 처음엔 윤혜진을 보고 머쓱했지만 이내 시간이 흐를수록 대화가 잘 통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는 스포츠동아와의 전화 통화에서 “소개 받고 한눈에 반해 다음날부터 매일 만났다. 운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윤혜진은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엄태웅을 TV로 많이 봤지만 막상 만나보니 느낌이 또 달랐다고 털어놨다. 그는 “일이 너무 좋아 결혼은 아직 생각이 없다며 이야기를 시작했는데 생각 이상으로 말이 잘 통해서 놀랄 정도였다”고 첫 만남을 떠올렸다.
“오빠(엄태웅)가 헤어지는데 집 앞까지 데려다줬어요. 집 앞에서 제게 ‘앞으로 매일 보자’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그러자고 했죠(웃음).”
사람이 좋아 보여 한 번, 두 번 만나던 게 쭉 이어졌다. 6월 중순에 처음 만나 9월 초 윤혜진이 모나코로 떠나기까지 약 두 달간 거의 매일 만났다. 만날수록 서로에게 깊게 끌렸다.
엄태웅은 얼마 뒤 윤혜진이 원로배우 윤일봉의 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윤일봉은 1955년 영화 ‘구원의 애정’으로 데뷔해 1996년까지 50여 년간 ‘오발탄’ ‘미워도 다시 한 번’ 등 1백여 편의 영화에 출연한 원로 배우. 깊은 울림을 지닌 중저음 목소리와 이국적인 마스크, 큰 키의 소유자로 멜로 영화 주인공으로 인기를 끌었으며, 1984년에는 영화 ‘가고파’로 대종상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바 있다.
엄태웅은 “대배우의 딸이라는 사실을 알고 부담스럽긴 했지만, 내 직업을 그보다 더 이해해 줄 사람은 없다고 생각했다. 또한 발레 역시 온몸을 이용한 연기라는 점도 호감이 갔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가족들과 주변인에게 연애 사실을 밝히지 않았다. 두 사람 사이에 다리를 놓아준 사람인 누나 엄정화마저도 결혼 발표 불과 몇 주 전에 알았을 정도. 두 사람이 한창 연애를 할 때 윤혜진은 모나코 행이 예정돼 있었다. 몬테카를로 발레단을 이끄는 안무가 장 크리스토퍼 마이요를 만나 2012년 3월 초 프라이빗 오디션을 봤고, 3월 말 입단이 결정돼 9월 출국을 앞두고 있었다. 두 사람의 만남 횟수가 늘어나는 만큼 떠나는 날이 가까워졌다. 엄태웅은 만남 초부터 그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아쉬움은 깊어갔다.

Her story 잠깐의 헤어짐 영원한 만남으로

엄태웅&발레리나 윤혜진 첫 만남에서 결혼까지 풀 스토리




엄태웅의 피앙세인 윤혜진. 그는 170cm에 달하는 큰 키와 긴 팔과 다리, 그리고 아름다운 몸의 곡선이 천생 발레리나다. 초등학교 5학년 때 다소 늦게 발레에 입문한 그는 서울예고에 진학했으나 1학년 때 미국 SAB(스쿨 오브 아메리칸 발레)로 유학을 떠났다. 귀국 후 세종대 주최 전국 발레 콩쿠르에서 1등을 하며 세종대에 수석 입학했다. 프로 입단의 꿈을 위해 대학을 휴학하고 2001년 국립발레단에 입단, 수석무용수의 자리에 올랐다. 2002년 모나코 몬테카를로 발레단이 ‘로미오와 줄리엣’을 공연할 당시 군무를 춘 뒤 몬테카를로 발레단 입단을 꿈꿔온 그는, 이 발레단을 이끄는 안무가 마이요의 여러 작품에 주연급으로 출연하며 인정을 받았다. 특히 2011년 마이요의 작품 ‘로미오와 줄리엣’에서 ‘캐플릿 부인’ 역을 맡아 탄탄한 연기력까지 갖췄다는 호평을 받았다.
5월 말 국립발레단은 윤혜진의 모나코 몬테카를로 발레단 입단을 발표했다. 그러나 6월 초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윤혜진은 “발레와 결혼할 거라는 친구들도 있지만, 내게 일은 일이고 삶은 삶이다”라 말할 만큼 결혼을 바라고 있었다. 자신의 일이라면 노심초사하는 아버지 윤일봉과 어머니가 딸의 결혼에 무관심으로 일관하니 오히려 결혼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는 것이다. 당시 그는 “결혼은 꼭 하려고 한다. 남편과 아이들 문제로 힘들어하는 친구들 보면 걱정도 되지만 부러울 때가 더 많다. 남자 친구가 없으니 공연 끝나고 집으로 돌아올 때 특히 허전하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평생 배우로 산 아버지는 늘 딸이 좋은 사람을 만났으면 하는 바람은 갖고 있었지만 딸의 상대로 예술인이란 직업을 가진 사람을 원치는 않았다. 예술인이란 밖에서는 반짝반짝 빛나는 것 같아도 때로는 무대 뒤에서 한없이 초라할 수 있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기 때문이었다. 아버지는 딸이 결혼보다 발레에 대한 열정을 더 불태우길 바랐다.
모나코로 떠나기 윤혜진은 엄태웅에게 “우선 서로의 일에 집중하자”고 말했다. 사실 몬테카를로 발레단 입단이라는 일생일대의 기회를 포기할 수 없었다. 윤혜진의 고민은 깊어갔다. 결국 남자친구를 한국에 두고 모나코로 떠났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리허설 도중 오른쪽 아킬레스건에 큰 부상을 입었다. 처음에는 자존심 때문에 발레단에 아프다는 말을 하지 못했다. 생각보다 부상의 정도가 심했고 결국 그 사실을 털어놓을 수밖에 없었다. 정식 비자가 나오지 않은 상태라 병원비 부담이 커서 발레단 측은 취업 비자 일정을 고려해 조금 일찍 귀국할 수 있게끔 도와줬다. 회복될 때까지 충분히 쉬고 오라고 했다.

엄태웅&발레리나 윤혜진 첫 만남에서 결혼까지 풀 스토리

두 사람이 신접살림을 차릴 예정인 엄태웅의 빌라. 다른 층에는 그의 어머니가 거주하고 있다.



9월 말 귀국한 윤혜진은 보고 싶었던 남자친구를 만났다. 귀국 이후 결혼 이야기가 오고갔다. 처음에는 엄태웅이 새로 시작하는 SBS 드라마 ‘이순신 외전’을 마치고 드라마가 끝나는 2013년 6월쯤 할지, 촬영 들어가기 전인 1월에 할지 고민했다.
“오빠가 그렇게 아픈데 꼭 다시 모나코로 가야겠냐고 걱정스럽게 물었어요. 제게 얼마나 큰 기회가 찾아왔는지 잘 몰랐나봐요(웃음). 한국에 와서 다니던 병원에 갔더니, 의사 선생님이 오른쪽 아킬레스 부상이 회복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리고, 몇 번이고 재발할 수 있다고 하셨어요. 제 고민도 깊어졌죠.”
발레리나로서의 경력이냐 여자로서의 삶이냐. 이제 발레리나로서 적지 않은 나이라는 점과 몬테카를로 발레단에 입단한 한국 무용수는 그가 처음이라 제대로 하지 못하면 국립발레단의 명성에 누가 될 것이라는 부담도 있었다. 그때 뱃속에서 두 사람의 사랑의 결실이 자라고 있단 사실을 알게 됐다. 두 사람 다 나이가 있으니 아이를 원했는데, 막상 그 상황이 되니 당황했지만 기쁜 마음이 더 컸다. 결국 1월에 결혼식을 하기로 결정하고 발레단에 임신 소식을 알렸다. 발레단 쪽에서 축하한다는 말을 전해 그를 놀라게 했다. 그 덕분에 마음을 놓을 수 있었다.
“차라리 임신했으니 은퇴하라는 이야기를 했으면 미련이 남지 않았을 텐데 ‘혜진 씨 자리를 그대로 둘 테니 언제든지 다시 춤을 추고 싶으면 오라’고 마음을 써줬어요. 정말 감사하지만 한편 걱정도 돼요. 아이를 낳고 바로 무용을 시작할 수 있는 건 아니니까요.”
10월 31일 밤. 경기도 분당 율동공원 주차장으로 윤혜진을 이끈 엄태웅. 꽃다발을 한아름 안고 프러포즈했다. 엄태웅은 멋이 없다고 생각했지만 윤혜진은 웃으며 받아줬다. 그 후 엄태웅은 방송을 통해 예쁘게 만나고 있고, 결혼을 앞두고 있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공식 기자회견이 아닌 ‘1박2일’을 통해 깜짝 공개한 이유에 대해 그의 소속사인 심엔터테인먼트는 “예능 프로그램은 ‘1박2일’이 처음이었는데 여러모로 부족한데도 팬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 기쁜 소식을 ‘1박2일’에서 동고동락하는 식구들과 시청자, 팬들과 함께 하고 싶어서였다”고 밝혔다.
방송에서 엄태웅은 “예비신부가 어머니에게 무척 잘하고, 어머니가 다니는 절에도 함께 가는 등 마음을 쓰고 있다”며 여자친구에게 감동한 일화를 털어놓기도 했다. 또 ‘1박2일’을 통해 커플 사진까지 공개했다.

Wedding Story 임신 소식 알린 뒤 순식간에 진행된 결혼 준비

엄태웅&발레리나 윤혜진 첫 만남에서 결혼까지 풀 스토리

아버지 윤일봉과 딸 윤혜진. 엄태웅이 칭찬하듯 그의 몸은 아름다운 선을 지녔고, 외모 또한 출중하다.



엄태웅의 어머니는 결혼 발표 직후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두 사람의 결혼을 축하하고, 예비 며느리가 마음을 잘 써준다. 예쁘게 살면 좋겠다”라는 뜻을 전한 뒤 말을 아꼈다. 윤혜진은 “결혼 준비는 프러포즈 이후 재빨리 진행해서 지금은 거의 다 마무리됐다. 이제 결혼만 하면 된다”고 귀띔해주었다.
두 사람의 신접살림은 엄태웅이 살고 있는 서울 성동구 옥수동 빌라에 차릴 예정이다. 산 아래 위치한 이 빌라는 뒤에 공원이 있어 산책하기 좋고, 서울 한가운데임에도 공기가 맑고 조용한 편이다. 가까이에 엄태웅의 어머니와 누나 엄정화가 살고 있다. 결혼식은 2013년 1월 9일 서울의 한 호텔에서 비공개로 치를 예정이다.
이들의 결혼으로 인해 가족관계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 신랑 측은 가수 겸 배우 엄정화가 누나다. 신부의 아버지는 원로배우 윤일봉이며, 신부의 외삼촌은 유동근, 외숙모는 전인화다. 신부의 오빠 윤준호도 ‘1번가의 기적’ ‘퀵’등 에 출연하며 영화계에서 활동하고 있다. 이쯤이면 연예계 신 로열패밀리라 할 수 있다. 11월 19일 윤일봉이 ‘2012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상’ 시상식에서 은관문화훈장을 수훈하는 기쁨도 있었다.
기자와의 전화 통화 내내 윤혜진의 목소리에는 기쁨이 가득했다. 좋은 사람을 만난 것도, 여자로서의 기쁨을 누릴 수 있는 것도, 뱃속에 생명이 자라고 있는 것도 정말 행복하다고. 발레리나로서의 꿈을 잠깐 접어야 한다는 점이 다소 아쉽지만, 누구보다 잘 어울리는 커플인 만큼 오래도록 행복의 종소리를 울리길 바란다.

Mini Interview | 예비 장인 윤일봉 전화 인터뷰

엄태웅&발레리나 윤혜진 첫 만남에서 결혼까지 풀 스토리
딸의 결혼 소식이 전해지기 전인 6월 초 여성동아 인터뷰를 위해 만났던 윤일봉은 이번에도 전화상으로 기자를 반갑게 맞았다. 카랑카랑한 목소리는 여전했다. 전화로 축하 인사를 전한 뒤 두 사람의 결혼과 관련한 몇 가지 질문을 했다.
좋은 소식 축하드립니다. 6월 인터뷰 당시 윤혜진 씨는 남자친구가 없어 외롭다고 했는데 잘 됐네요.
“하하, 고마워요.”
배우 사위를 얻은 소감은 어떤가요?
“맡은 바 자신의 일을 잘 하고 있는 친구라서. 또 혜진이가 나를 보고 자랐으니 잘 하겠죠(웃음).”
두 사람의 교제 사실을 언제 알았나요?
“몇 주 전 함께 인사를 오기 전까지는 전혀 몰랐죠. 혜진이가 이야기를 안 했어요. 누구를 만난다고 일일이 말하고 다닐 나이도 지났고. 상대방이 유명한 배우다보니까 말을 아낀 듯해요.”
윤혜진 씨가 9월 모나코로 출국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귀국한 것 같던데요.
“9월에는 방문 비자로 갔는데, 취업 비자가 10월에 나온다고 해서 잠시 한국에 들어왔어요. 또 혜진이가 가서 연습 도중 발목을 다쳤고요. 발레단에서는 충분히 회복한 뒤 돌아오라고 했어요.”
임신 5주차라고 들었습니다. 앞으로 발레리나로서 활동은 어떻게 되나요?
“몬테카를로 발레단 쪽에서는 출산 후에도 자리를 보장할 테니 걱정 말라고 했습니다.”
현재 윤혜진 씨는 어디에서 머물고 있나요?
“분당 집으로 들어와서 가족과 함께 지내며 결혼 준비를 하고 있어요.”
딸과 예비 사위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두 사람이 각자의 맡은 일 잘 하고 행복하게 살면 좋겠습니다. 축하해줘서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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