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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Style Global edu talk

중국 고학력 부모들이 기숙학교를 선호하는 이유

글·사진 | 이수진 중국 통신원

입력 2012.11.06 10:48:00

중국 고학력 부모들이 기숙학교를 선호하는 이유


중국에서 살며 놀란 것 가운데 하나가 기숙사 생활을 하는 학생들이 많다는 사실이다. 대학의 경우 통학 거리와 상관없이 모두 기숙사에서 지내는데 보통 6~8명이 한 방을 쓴다. 강의실과 도서관, 기숙사를 오가면서 4년을 동고동락하다 보니 과 친구보다 기숙사 룸메이트와 더 친한 경우가 많다.
초중고생 가운데도 기숙사 생활을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심지어 유치원도 기숙사를 갖춘 곳이 있다. 최근 들어 교육열이 높은 고학력 부모들 사이에서 기숙학교에 보내는 것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어느 모임에서 중국 언론인들과 교육에 대한 이야기를 할 기회가 있었는데 같은 테이블에 앉은 5명 가운데 3명이 아이를 기숙학교에 보내고 있었다.
기숙학교 수요가 많은 가장 큰 이유는 대부분 맞벌이인 중국에서 부모가 아이의 등·하교와 숙제 등을 챙기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유치원부터 대학까지 기숙사가 갖춰져 있어 심리적인 저항감이 적은 데다 안정되고 규칙적인 학습 환경에 대한 기대 때문에 기숙학교를 선호하는 부모가 많다. 통학 시간이 절약되고 기상과 취침, 식사 등의 규칙적인 생활 습관과 독립성 및 사회성을 기를 수 있다는 것 또한 장점으로 꼽힌다.
실제로 대부분의 기숙학교에서는 밤 8~11시 소등, 아침 6시 기상, 이후 운동장 체조 등의 시간표에 따른 단체 생활이 이어진다. 보통 금요일 저녁에 집으로 돌아가 일요일 오후에 다시 학교로 돌아오는 5일제 기숙 생활이다. 초중고의 경우 기숙사생과 통학생이 함께 다니는 학교가 있는가 하면 전원 기숙사 생활을 하는 학교도 있다. 때로는 기숙을 희망하는 학생들이 많아 기숙사 자리가 부족해 다툼이 일기도 한다.

규칙적 생활과 공부 습관 키워주고 사회성도 높아져

중국 고학력 부모들이 기숙학교를 선호하는 이유

1 2 중국 기숙학교의 아침 조회와 기상 체조 풍경. 규칙적인 생활을 할 수 있다는 게 기숙학교의 장점이다.



일반화하기는 어렵지만 좋은 사립학교나 명문 학교일수록 기숙사를 갖춘 경우가 많다. 특히 일부 사립학교는 전원 기숙사제로 운영하면서 영어와 다양한 운동 프로그램을 갖춰 유학 전 단계 코스로 선택하는 부모들도 있다. 영미권 보딩 스쿨이나 대학으로 진학시키기 위해 미리 아이들을 기숙학교에 보내는 것이다.
하지만 감정 진폭이 크고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는 청소년기에 부모와 함께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다. 중3 아들을 기숙학교에 보낸 한 중국 친구는 “사춘기를 맞아 부쩍 예민한 아들과 주말에만 만나다 보니 오히려 애틋하고 특별히 부딪힐 일이 없어 좋다”면서도 “앞으로 갈수록 함께할 시간이 적어질 텐데 너무 일찌감치 관계가 소원해지는 것은 아닐까 염려도 된다”며 말끝을 흐렸다.
적지 않은 부모들이 자녀를 기숙학교에 보낼지 말지 고민하는 것은 인터넷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교육 관련 블로그나 게시판에는 ‘과연 아이를 기숙사 학교에 보내는 것이 좋을까요’ 상담하는 질문이 종종 올라오곤 한다. 찬성하는 쪽이든 반대하는 쪽이든 공통된 의견은 아이의 성향과 의사에 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지나치게 장난꾸러기라거나 내성적인 아이라면 기숙사 생활에 적응하기 어려울 수 있다. 무엇보다도 기숙학교의 선택이 아이에게 벌이나 방치로 느껴져서는 안 된다. 어디까지나 아이의 특성을 고려하고 아이와 충분히 상의해서 아이의 자발적 동의에 의해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마지막으로 기억해야 할 것은 기숙학교가 가정 교육의 대안이 될 수는 없다는 사실이다. 집에서 숙제는 나 몰라라 게임에만 몰두하고 늦잠 자는 아이를 기숙사에 보낸다고 달라지는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설령 해리포터가 다녔던 호그와트 마법학교의 그리핀도르 기숙사라고 해도 말이다.



이수진 씨는…
문화일보 기자 출신으로 중국 국무원 산하 외문국의 외국전문가를 거쳐 CJ 중국 법인 대외협력부장으로 근무 중이다. 중2, 중1 아들을 두고 있다.

여성동아 2012년 11월 58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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