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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leb 인생 사용설명서 열한 번째 | 이게 바로 천생연분

“고민은 나누고 자기 계발은 함께~”

같은 해 입사해 같은 날 외환은행 부부 지점장 된 김학돈 최문형

글 | 김명희 기자 사진 | 현일수 기자

입력 2012.09.19 13:48:00

외환은행 김학돈·최문형 지점장은 같은 해 입사해 같은 날 지점장으로 승진했다.
이것만 해도 예사 인연은 아닌 듯싶은데, 쌍둥이 아들까지 두고 있다고 한다. 맞벌이를 하며 힘든 때도 있었지만, 둘이 함께했기에 고비도
슬기롭게 넘길 수 있었다는 이 부부의 대박 인생.
“고민은 나누고 자기 계발은 함께~”


외환은행 청담역점 김학돈(50) 씨와 대치점 최문형(45) 씨는 지난 7월 정기인사에서 동시에 지점장으로 승진했다. 같은 해 입사해 22년 만이다. 남편은 소매, 자금 등의 분야를 거쳤고 아내는 프라이빗 뱅킹(PB) 분야의 실력자다. 아내가 출산으로 1년 휴직하는 바람에 지금까지는 남편이 먼저 승진했지만 이번 인사에서는 PB 부문에서 근무한 아내의 실적이 높은 평가를 받아 동시에 승진한 것이다. 부부 지점장은 시중 은행에서는 처음 있는 일이다. 이를 두고 동료들은 기쁨이 두 배라는 의미에서 “2X카드”라며 축하를 건넸다고 한다. 외환은행에서 지난 5월 출시한 2X카드는 사용 기간에 따라 할인 혜택을 2배로 제공하는 신용카드다.
“입사는 제가 아내보다 두 달 빨랐어요. 신입 행원 연수를 마치고 돌아와보니 아내가 저희 부서에 신입으로 와 있더군요.”(김학돈)
두 사람 모두 사회에 첫발을 내디딘 직장 초년병. 선배들이 아무리 잘 챙겨준다고 해도 고충이 없을 수 없다. 더군다나 은행원은 돈을 다루는 직업인 만큼 스트레스가 많았다. 두 사람은 서로 애환을 나누며 자연스럽게 가까워졌다. 하지만 상사와 동료들의 눈을 피해 데이트를 하는 건 만만치 않은 모험이었다.
“휴대전화도 없던 시절이라 몰래 데이트하기 힘들었어요. 남편이 먼저 나가면서 사람들 눈을 피해 쪽지를 건네면 제가 따라 나가곤 했죠. 서울 태평로 지점에 근무할 때였는데 회사 사람들 눈에 띌까봐 명동 같은 데는 가지도 못하고, 종로 언저리에서 데이트를 하다가 헤어지곤 했어요.”(최문형)
이렇게 사랑을 키운 부부는 입사 이듬해인 1991년 5월 웨딩마치를 울리고 그 다음 해 쌍둥이 아들을 낳았다. 기쁨이 큰 만큼 가사와 육아에 대한 부담도 컸다.
“아이들은 시어머니와 친정어머니께서 번갈아 봐주셨기 때문에 크게 힘들지는 않았지만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지 못하는 게 미안하고 속상했어요. 집에 일거리를 갖고 들어가면 아이들이 ‘엄마 유치원은 숙제가 왜 그렇게 많아? 그만 다니면 안 돼?’ 하고 묻곤 했어요.”(최문형)
“동료들은 집에 들어가면 아내가 따뜻한 밥을 해놓고 기다린다는데, 저희는 번갈아가면서 아이들 돌보다 보면 어떤 날은 밤을 새고 파김치가 되다시피 해서 출근하는 날도 있었죠. 심각하게 아내가 일을 그만둘까도 고민했지만, 그만두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더라고요. 결과적으로는 아내가 계속 일을 하길 잘했다고 생각하지만요.”(김학돈)
“금융기관 남자 직원들이 꼼꼼하고 가정적인 편이에요. 서비스업이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기보다는 도움을 주는 것에 익숙하죠. 남편이 집안일, 육아를 도와준 덕분에 제가 덕을 많이 봤죠.”(최문형)

“어려운 일이 있을 때 내 일처럼 고민해주는 배우자가 큰 힘”

“고민은 나누고 자기 계발은 함께~”

시중 은행 최초로 지점장 부부가 된 최문형·김학돈 씨. 재테크는 남편 몫이라고 한다.



흔히 지점장은 ‘은행의 꽃’이라고 불린다. 모든 행원이 꿈꾸는 자리지만 최근엔 경기 불황과 인사 적체 등으로 지점장에 오르지 못하고 퇴사하는 행원들도 수두룩하다. 외환은행은 예외였지만 다른 은행들은 외환위기 등 경영상 위기가 닥칠 때마다 부부 행원이 퇴출 1순위로 거론되곤 했다. 김 지점장 부부는 자신들에게도 언제 그런 위기가 닥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있었다. 그래서 더 많이 준비하고 열심히 일했다고 한다.
“인적 네트워크를 공유하고 함께 도서관에 다니며 국제공인재무설계사, 투자상담사, 금융자산관리사 등 자격증을 취득하는 등 자기 계발도 부지런히 했어요. 무엇보다 힘든 일이 있을 때 서로 공감하고, 솔루션까지 제시해줄 수 있다는 점이 큰 힘이 됐어요. 예를 들어 제가 시재(입출금액을 정확히 맞추는 것)가 안 맞아 고생하고 돌아온 날 남편에게 뭔가 하소연하고 싶을 때 다른 직업의 배우자였다면 시재가 뭔지 설명하다가 지쳤을 거예요. 그런데 남편은 자신도 겪어본 일이니까 충분히 공감하며 ‘그럴 땐 이렇게 해보는 게 어때’ 하고 조언까지 해주니까 도움이 많이 됐죠.”(최문형)
지금까지는 일하랴, 아이들 키우랴 숨 돌릴 틈이 없었는데 아이들이 대학에 들어가면서 가끔 주말에 함께 골프를 치러 다닐 만큼 여유가 생겼다. 대박 부부의 재테크 노하우도 궁금한데, 살림은 아내가 하지만 큰 규모의 돈 관리는 남편이 한다고 한다.
“제 경우엔 자산관리도 그렇고 고객을 대할 때도 리스크 관리를 중요하게 여겨요. 저희는 금융기관 중에서도 은행이고, 주로 강남권에서 근무했기 때문에 자산을 불리기보다 안전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권하는 편이죠. 그 덕분에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같은 고비도 잘 넘길 수 있었어요. 그전에 중국 펀드나 위험한 상품은 환매를 많이 해서 고객들이 위험에 노출되지 않았거든요.”(김학돈)
그렇다면 앞으로의 재테크 전략은 어떻게 짜야 할지, 물어보지 않을 수 없다. 김 지점장은 역시나 안전 위주의 포트폴리오를, 최 지점장은 자신의 상황을 고려한 맞춤형 포트폴리오를 권했다.
“유럽, 중국 등 세계 금융 시장에 전반적으로 불안 요소가 산재해 있어요. 크게 말씀드리자면 채권형 투자 상품과 지수가
-45%까지 하락하지 않으면 손실이 나지 않는 지수형 ELS 같은 상품을 권해드리고 싶어요. 10년 비과세 즉시연금 같은 상품도 추천할 만하고요.”(김학돈)
“친구가 입어서 아무리 예쁜 옷도 자신에게는 어울리지 않을 수 있는 것처럼 금융 상품도 절대적으로 좋거나 나쁜 건 없어요. 자신에게 맞느냐, 안 맞느냐의 문제죠. 그리고 지금은 단일 상품으로 자신을 코디하는 시기는 지났어요. 예전에는 뭐가 좋다고 하면 거기에 ‘몰빵’해 높은 수익을 내기도 했지만 현 경제는 그럴 수 있는 상황이 아니거든요. 기대 수익은 약간 낮추면서 나이, 상황, 자금 운용 스케줄 등에 따라 자신에게 어울리는 상품군으로 포트폴리오를 짜는 것이 좋아요.”
김 지점장은 원칙론적이고 신중한 반면 최 지점장은 야무지고 에너지가 넘쳤다. 김 지점장이 말문을 열면 최 지점장이 보완해서 완벽하게 매듭 짓는 모습이 마치 야구에서 호흡이 척척 맞는 선발과 마무리 투수 같았다. 인터뷰를 마치며 부부는 별로 특별할 것도 없는데 너무 많은 조명을 받는 것 같아 부끄럽다고 했다.
“공교롭게 같은 해 입행하고 같은 해 지점장이 되고 쌍둥이도 낳고 하니까 화제가 되는 것 같은데, 저희도 여느 맞벌이 부부와 다를 게 없어요. 우리 나이에 일이 있는 것도 감사하고 그 일이 이렇게 재미있는 것도 감사할 따름이죠.”(최문형)

여성동아 2012년 9월 58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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