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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인 박정숙과의 시시콜콜 대화

다섯 살 연하 국회의원 남편과 운명적인 만남부터 결혼까지

글 | 김명희 기자 사진 | 조영철 기자

입력 2012.07.17 11:10:00

연예계의 골드미스 박정숙, 많은 사람들이 그가 어떤 남자와 결혼할지 내심 궁금해 했다.
그의 마음을 사로잡은 남자는 모친 도영심 씨에 이어 2대째 국회의원에 당선된 이재영 씨. 그는 최근까지 민간 국제기구에서 활동한 인물로 박씨보다 다섯 살 연하다. 5월 웨딩마치를 울린 박정숙이 한 달 만에 베일에 싸였던 연애와 결혼에 관한 이야기보따리를 풀었다.
방송인 박정숙과의 시시콜콜 대화


5월 초 결혼을 앞두고 박정숙(42)을 만났을 때 그는 “결혼 준비 때문에 여유가 없다”며 “다음 달에 인터뷰를 하겠다”고 말했다. “다음에 인터뷰 하자”는 말은 “언제 밥 한번 먹자”는 말처럼 시간이 지나면 흐지부지되기 일쑤다. 이번에도 빈말이겠거니 생각하고 기대하지 않았는데 마감을 앞두고 그에게서 연락이 왔다. 약속을 지키고 싶다는 것이었다. 그렇게 딱 결혼 한 달 만에 그와 마주 앉았다. 하늘하늘한 원피스가 그의 마음 상태를 보여주는 것 같았다. 날아갈 것처럼 편안하고 행복해 보였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주최한 만찬서 호감 느껴
박정숙은 5월 19일 새누리당 이재영(37) 국회의원과 결혼식을 올렸다. 박정숙은 현재 경희대 국제교육원에서 강의를 하는 한편, EBS ‘토킹 앤 이슈-영어 강국 코리아’ 진행을 맡고 있다. 이씨는 연세대 행정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고 한때 건설회사에 근무했으며, 스위스 다보스포럼을 개최하는 민간기구 세계경제포럼의 아시아팀 부국장으로 다년간 국제무대에서 활동했다. 그는 세계경제포럼 관련 업무를 마무리 짓느라 결혼식 이틀 전에야 제네바에서 귀국했다고 한다. 결혼식은 서울 강남의 한 작은 교회에서 양가 친척들만 초대한 가운데 치렀다. 축의금도 협찬도 없는 소박한 결혼식이었다.

▼ 신혼여행은 잘 다녀왔나요.
“아직요. 결혼식 끝나자마자 남편이 열흘 넘게 아시아 다보스 포럼이 열린 방콕에 다녀왔어요. 버마 민주화 영웅 아웅산 수치 여사가 가택 연금이 풀린 후 처음 참가한 국제 행사가 아시아 다보스 포럼인데, 남편이 그분을 담당했거든요. 그 덕분에 결혼하자마자 독수공방 했어요(웃음). 신혼여행은 이번 주 제가 홍보대사로 활동하는 여수 엑스포에 다녀오는 것으로 대신하려고요. 제가 가르치는 학생들과 후원하는 학생들도 함께 가기 때문에 정작 남편과 함께 있을 수 있는 시간은 하루 정도밖에 안 될 것 같아요.”
▼ 두 사람은 지구 반대편에 떨어져 있었는데 어떻게 만났나요.
“지난해 12월 부산에서 세계개발원조총회라는 행사가 열렸는데 저는 국제백신연합 한국 대표로, 남편은 다보스포럼 아시아 팀 부국장으로 참석했죠. 남편이 여러 행사 중에 우연히 저를 보고 괜찮다고 생각했나봐요. 그런데 마침 아는 선배가 저와 인사하는 걸 보고 소개해달라고 부탁했대요. 그래서 서로 명함을 주고받았죠.”
▼ 첫인상은 어땠나요? 단번에 ‘저 남자다’라는 생각이 들던가요.
“일 때문에 만난 거라 아무 생각이 없었어요. 그런데 그날 저녁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주최하는 만찬이 열렸는데, 거기서 한 테이블에 앉게 됐어요. 그때 얘기를 많이 나눴죠. ‘말이 잘 통한다’ 싶었는데 남편이 돌아가는 길에 에스코트를 해준다고 하더라고요. 12월이라 춥고 비도 오는데, 길에 나가서 택시를 잡더니 타라고 하더라고요. 저는 남편도 같은 호텔에 묵고 있는 줄 알았는데 그건 아니고 차 한 잔 마시자고 해서 로비 라운지에서 한 시간 정도 이야기를 나눴어요. 그 자리에서 사귀어보자고 하더라고요. 속으로 ‘사흘 있으면 한국을 떠날 어린 친구가 참 적극적이네’하며 웃었죠. ‘고맙지만 우린 세계 반대편에 있고, 만날 가능성이 별로 없지 않느냐, 어떻게 우리가 사귈 수 있겠느냐’ 했더니 남편이 ‘앞으로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니 일단 만나보자’고 하더라고요.”
▼ 그래서 다시 만났나요.
“네. 서울에 와서도 꼭 한번 만나자고 계속 연락을 해 남편이 출국하기 전날 만났어요. 주로 외국에서 지내는 사람이니, 한국 음식을 좋아하겠다 싶어 밥집으로 식사하러 갔는데 어떤 남자 분이 다가오더니 ‘두 사람이 어떤 사이인 줄 모르겠지만 꼭 결혼하라’고 하더라고요. 자신은 원래 쿠바, 중남미를 다니며 사람들 얼굴을 찍는 사진작가인데, 저희 두 사람이 결혼하면 좋은 일이 많이 생길 거라고 하면서요. 그분이 왜 그런 말씀을 하셨는지, 아직도 잘 모르겠어요. 제가 누나처럼 보였을 텐데….(웃음)”
▼ 혹시 박정숙 씨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남편이 몰래 준비한 이벤트가 아니었을까요.
“그런 건 아니고, 그때 그분이 저희가 결혼하게 되면 사진을 찍어 주겠다고 해서 남편이 명함을 드렸어요. 그러고는 시간이 지나서 ‘진짜 결혼하게 됐으니 사진을 찍어 달라’고 부탁했더니 자신은 결혼 사진을 찍어본 적이 없다며 스냅 사진을 찍어주겠다고 하셔서 그렇게 했어요.”

시어머니는 평소 멘토로 삼았던 분
이재영 의원의 모친은 도영심 유엔세계관광기구(UNWTO) 산하 스텝(STEP) 재단 이사장. 13대 국회의원, 국제전략연구소 자문위원, 한미연구소 소장 등을 지낸 국제통이다. 이 의원의 누나는 글로벌 뉴스 네트워크 CNN 부사장 일레이나 리씨. 도 이사장이 미국에서 활동하던 시절 플로리다에서 태어난 이재영 씨는 미국 국적을 포기하고 한국 국적을 취득했으며, 병역도 마쳤다고 한다.
도 이사장과 박정숙은 국제무대에서 활동하며 서로 안면이 있던 사이. 박씨가 지난해 미국 공영방송 PBS에서 ‘김치크로니클’(김치연대기)이라는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을 제작할 때 도 이사장이 관련 인물들을 섭외하고 인터뷰하는 데 도움을 많이 줬다고 한다. 아들이 박씨와의 교제 사실을 털어놓자 도 이사장은 “사랑한다면 반대할 이유가 없지 않느냐”며 흔쾌히 결혼을 허락했다고 한다.



▼ 연애 기간이 짧아 아직 서로에 대해 잘 모를 것 같아요.
“틈틈이 화상 전화로 통화했기 때문에 떨어져 있어도 같이 있다는 느낌이 들 때가 많았어요. 서로 일하는 모습, 집안이 어떻게 생겼는지, 회사가 어떤지 훤하게 다 알았죠. 결혼해서는 주로 전화나 문자메시지로 대화하니까 연애할 때보다 오히려 친밀감이 떨어지는 것도 같아요.”

방송인 박정숙과의 시시콜콜 대화

1 박정숙·이재영 부부는 만난 지 6개월도 안돼 웨딩마치를 울렸다. 2 국제교육위원회 일행이 방한했을 때 시어머니 도영심 씨(가운데)와 박정숙·이재영 부부도 함께 자리했다.



방송인 박정숙과의 시시콜콜 대화


▼ 남편이 프러포즈도 로맨틱하게 했을 것 같아요.
“만난 지 1백 일쯤 되는 날이었는데, 프랑스에 출장 가서 전화를 걸어 ‘아무래도 결혼을 해야겠다, 결혼할래요?’라고 묻더라고요. 그래서 ‘That’s good idea!’라고 대답했죠. 옆에 있던 남편 친구들이 전화기에 대고 ‘세상에서 이렇게 로맨틱한 프러포즈는 처음 봤다’며 웃으며 놀렸어요.”
▼ 단출한 프러포즈가 섭섭하지는 않았나요.
“남편이 이벤트에 약해요. 나중에 ‘어떻게 꽃 한 송이 안 주고 결혼할 수 있냐’고 했더니 자신도 미안했는지 집에 꽃이 떨어지면 말 안 해도 나가서 꽃을 사오더라고요. 비록 화려하게 포장은 못 하고 신문지에 둘둘 말아서 사 오긴 하지만, 그만큼 발전한 것도 고마운 일이죠.”
▼ 만난 지 6개월 만에 결혼까지 했는데 남편의 어떤 점이 좋았나요.
“요즘 사람 같지 않게 ‘밀당’ 없이 첫 만남에서부터 아무렇지도 않게 ‘사귑시다’라고 직설적으로 의사를 표현하는 게 좋았어요. 자신의 생활을 다 오픈하고, 제가 자신의 친구나 주변 사람과 만날 기회도 많이 만들고, 안부를 물을 때도 문자 메시지가 아니라 꼭 전화나 화상전화를 통해 목소리 들려주고, 얼굴을 보여주니까 더 정감이 갔죠. 또 한 번 하기로 한 일은 뚝심 있게 밀고나가는 점, 약속을 잘 지키는 점도 마음에 들었고요.”
▼ 그 나이에 국제기구 부국장이 된 걸 보니 남편은 대단한 분이군요.
“사실은 국장으로 승진할 기회가 있었는데, 한국에서 일 해보고 싶다고 사표를 내고 들어온 거예요. 한국 젊은이들에게 외국에 취업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는 게 꿈이래요. 국제 사회에서 한국의 위상이 높아져 한국 사람들이 필요한 부분이 굉장히 많은데 그럴 만한 인력이 없어서 지금까지는 교포들이 그 일을 했거든요.”
▼ 나이 차가 나는 결혼이라 조심스러웠을 텐데, 시어머니께는 어떻게 인사했나요.
“이전에 어머니께는 다른 일로 인사를 드린 적이 있어요. 국제 행사에서도 여러 번 뵈었고, 같은 헬스클럽에 다닌 인연도 있어요. 남편의 어머니가 그분이라는 건 프러포즈 받을 때 알게 됐어요. ‘프러포즈는 고맙지만 일하는 여자는 한국에서 별로 인기가 없다’고 했더니 남편이 엄마와 누나 이야기를 하며 ‘우리 어머니와 누나는 평생 일을 하셨다. 나도 열심히 자신의 일을 하는 여자가 좋다’며 도 이사장님 얘기를 하더라고요. 그때 알았죠. 그러고 보니 어머니도 언젠가 제게 당신 아들 이야기를 한 적이 있었어요. 외국에서 일하고 있다고. 그땐 아들이 어린 줄 알았는데…, 이렇게 될 거라곤 전혀 예상을 못 했어요(웃음).”
▼ 시어머니와 원래 알던 사이라서 오히려 더 불편하지 않나요.
“아뇨, 어머니가 딸처럼 스스럼없이 대해 주세요. 친정어머니가 몇 년 전 돌아가신 걸 알고는 예단도 준비하지 말라고 하시고, 무엇보다 저희 친정어머니를 시골에 모셨는데 결혼을 앞두고 인사드리고 오라며 어머니가 제사 음식을 직접 다 마련해 주셨어요.”
▼ 두 자녀를 글로벌 인재로 키운 시어머니의 교육법도 궁금해요.
“어머니도 그렇고, 남편이나 시누이도 외국에서 활동하니까 떨어져 지내는 시간이 많은데, 그럼에도 대화를 굉장히 많이 하더라고요. 어떤 일을 결정할 땐 항상 저희 생각을 물어보세요. 저는 며느리로서 어머니가 어려우니까 뭘 물어보시면 ‘예, 예’ 하는데, 그러면 어머니가 ‘정숙아, 너는 생각이 없니? 네 생각을 말해봐’ 그러세요. 남편이나 시누이는 어릴 때부터 그런 훈련이 돼서 어떤 사안에 대해 확실히 자기 중심이 있고 서로 생각이 다를 땐 토론하고 설득하면서 풀어나가더라고요.”

객관적 입장에서 쓴소리 마다하지 않는 아내 될 것
박정숙은 이제 최명길, 심은하 등에 이어 정치인 아내 대열에 들어섰다. 스타 아내의 내조 방식은 극과 극이다. 최명길은 최근 민주통합당 대표 경선에서 적극적인 유세 활동을 펼쳐 ‘김한길 바람’을 불러일으켰다. 심은하는 남편 지상욱 씨가 지난 2010년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했을 때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그림자 내조를 펼쳤다. 박정숙은 비판적인 아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얼마 전엔 “19대 국회 회기가 시작됐음에도 아직 개원조차 못 했으니, 세비를 받으면 안 되는 것 아니냐”고 쓴소리를 했다고 한다. 이날 인터뷰를 마쳤을 때 새누리당 국회의원 1백50명 중 1백44명이 세비 반납을 결의했다는 기사가 보도됐다. 여기엔 그의 남편 이재영 의원도 포함됐다.

▼ 쓴소리도 적당히 해야지, 그러다 부부 싸움 하겠어요.
“남편은 따뜻한 내조를 기대했을 텐데, 제가 자꾸 감정적으로 건드리니까 서운할 때도 있는 것 같아요. 하지만 합리적인 사람이라 받아들일 부분은 받아들이는 편이에요. 또 실제로 겪어 보니 국회 활동이라는 게 밖에서 보는 것과 다른 점이 많아서 저도 배우고 있어요. 국회의원들은 등원하지 않을 땐 노는 줄 알았는데, 앞으로 어떻게 4년간 국회를 운영하고 의정활동을 펴 나갈 건지 회의도 많이 하고, 오리엔테이션도 받고…, 하는 일이 많더라고요.”
▼ 일만 하다가 살림까지 병행하려니 힘들겠어요.
“남편이 까다롭지 않는 편이라 살림하는 게 크게 어렵진 않아요. 또 예전에 궁중요리를 6개월 정도 배운 덕분에 음식 만드는 것도 그렇게 힘들지 않고요. 다만 남편이 새벽 5시에 일어나 운동하고 출근하는데, 저는 늦게 일어나는 편이라, 사이클을 맞추는 게 좀 힘들어요. 예전에 새벽 3시에 일어나 아침 방송을 한 적이 있는데 그때 너무 힘들어서 앞으론 절대 아침에 일찍 일어나지 않겠다고 마음 먹었거든요.”
▼ 2세 계획도 빨리 세워야죠.
“나이가 있으니까 주변에선 오히려 부담을 주지 않으려 더 신경 쓰는 것 같아요. 빨리 가져야겠다는 생각은 하고 있어요. 요즘은 쌍둥이들도 많던데, 그럼 더 좋을 것 같고요.”
▼ 남들보다 늦은 결혼인데, 그만큼 기다려서 한 보람이 있나요.
“온전한 제 편이 생겨서 든든해요. 뭔가 인생이 새로운 큰 무대로 넘어간 느낌이랄까, 내가 완벽하게 만들어가야 할 새로운 대상이 생긴 기분이에요. 남편은 그 일을 함께 할 수 있는 더 없이 훌륭한 파트너고요.”

장소협조 | 듀셀 브리앙(02-1688-5486)

여성동아 2012년 7월 58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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